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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N이 <가족연애사>를 시작으로 성인드라마 시장에 제일 먼저 깃발을 꽂았다. 그 배경은 어떤 상황이었나.
=당연히 시청률에 대한 기대가 제일 컸다. 케이블이기 때문에 성인드라마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큰 것도 있었고. 지상파에도 <사랑과 전쟁> 같은 성인드라마가 있지만 내용은 성인물일 수 있어도 표현에는 한계가 많다. 하지만 케이블에서는 그런 선을 조금씩 넘나들 수 있고, 지금의 붐은 그것이 일정 부분 먹힌 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선정성 시비에 대한 논란은 피할 수 없는 문제일 텐데.
=언제나 고민하는 부분이다. 특히 지금이 과도기이다. 만약 지금 와서 몇년 전에 만든 성인드라마들을 재방영한다면 여전히 시청률을 기대해볼 수 있다. 퀄리티가 떨어져도 확실히 성인코드만 있으면 말이다. 그런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 게 가장 힘들다. 어쩌면 영화계에서 하는 고민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메디컬기방 영화관>이 그런 고민에서 나온 드라마 같다. 이
[케이블 핑크시대] “지금은 과도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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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게 그녀 때문이었어요. 어느 날 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침대에 누워 리모컨으로 여러 채널을 섭렵해가던 저의 눈이 한곳에 멎었답니다. TV 속에서는 불투명한 커튼과 난데없이 피어오르는 스모그 사이로 한 여자의 실루엣이 등장했지요. 그녀를 바라보는 TV 속 남자의 눈동자가 커졌어요. 저는 한눈에 지금 그녀가 나신인 걸 눈치챘죠. 이건 뭔가. 설마 지금 올 누드로 저 남자를 공략하려는 건가. 아무리 케이블이라지만 TV에서… 헉. 생각의 마침표를 찍기도 전에 그녀는 정말 올 누드로 조명을 받았어요. 손을 뻗어 남자의 얼굴을 쓰다듬던 그녀가 말했어요. “정말, 여기까지 올 줄은 몰랐어.” 카메라가 그녀의 가슴과 배와 다리를 훑던 도중 남자의 대답이 들렸죠. “난 한번도 기회를 놓친 적이 없거든. 그런데 내 휴대폰 번호는 어떻게 알았어?” 그녀는 팔로 남자의 목을 안고는 남자의 다리를 걸어 그를 넘어뜨렸어요. 당황한 남자의 몸 위로 올라간 그녀는 그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죠. “그렇게
[케이블 핑크시대] 19금 케이블 드라마에 중독된 30대 총각 직장인의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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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지고보면 그들이 탄생한 이유는 너무도 단순했다. 케이블 채널들은 지상파에 비해 열악한 제작여건과 낮은 관심도를 돌파하기 위해 브라운관을 핑크빛으로 물들였다. 여성들의 아찔한 몸짓이 작렬하는 소개팅을 주선하는가 하면, 옆집 부부의 내밀한 스캔들을 조작했고, 이국의 여성들까지 데려와 비키니 차림으로 해변을 내달리게 만들었다. 하지만 어느 때부턴가 그들에 대한 관심은 19금 드라마로 옮겨졌다. OCN이 <가족연애사>로 이 세계의 탄생을 알린 이후 각종 오락, 영화 케이블 채널들은 성인드라마의 붐을 일으켰다. <이브의 유혹>으로 단숨에 케이블의 신성으로 떠오른 서영은 이러한 붐이 만들어낸 스타일 것이다. 말하자면 당신이 지상파 채널에서 의사들과 왕들의 이야기에 빠져 있을 때, 케이블에서는 남녀상열지사의 향연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 과연 심야시간대의 케이블 채널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일까. 성인드라마에 빠진 한 30대 직장인 남성의 고백수기를 통해 이제껏
[케이블 핑크시대] 충격 고백!! 난 야한 드라마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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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줌마들의 힘이 괴물까지 제압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우생순>)이 전 예매사이트에서 약 30%의 예매점유율을 기록하며 우세가 예상되던 <클로버필드>를 누르고 3주연속 예매순위 1위를 기록했다. 맥스무비의 기준에 따르면 3주 연속 예매순위 1위는 <디워>이후 23주만에, <본 얼티메이텀> 이후 17주 만에 나온 기록이다. 제작사인 MK픽쳐스는 관객층이 넓은 데다 뒷심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흥행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월 20일,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가 <우생순>을 관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 40대 이상 관객의 예매율이 전주 대비 5%정도 상승했다는 후문이다.
2위는 <클로버필드>는 예매사이트마다 격차가 있으나 대략 15%의 예매율을 기록하고 있다. 전에 없던 UCC스타일의 괴수영화라는 점이 호기심을 자극하지만, 관객층에서 볼때 젊은층에게만 소구될 수 있는 영화라는 게 약점으로
아줌마의 힘!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3주 연속 예매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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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반전으로 믿어도 되는 걸까.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하<우생순>)이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1월 10일 개봉해 첫주에만 전국 6만여명의 관객을 동원한 <우생순>은 지난 주말까지 전국 170만명(배급사집계)을 돌파했다. 1월 22일(화요일)까지 모은 관객까지 합치면 총 187만명이다. 제작사인 MK픽쳐스측은 오는 25일(금요일)이면 전국관객 200만명 고지를 무난하게 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생순>의 기세에 다소 가려져있지만 같은 날 개봉한 <무방비도시> 또한 선전중이다. 당초 지난 주 수요일 발표된 예매순위에서는 <스위니토드 : 어느 잔혹한 이발사의 이야기>(이하 <스위니토드>)가 우세할 것으로 점쳐졌지만, <무방비도시>는 2주 연속 박스오피스 2위를 지켜냈다. 다른 영화에 비해 3배나 높은 지방관객의 호응 덕분이라는 후문. 개봉 11일째인 지난 1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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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5년 그해 영국의 가장 뜨거웠던 오후에 가문의 제일 비싼 도자기의 한쪽이 정원 분수대 안으로 빠지는 사건만 없었더라도 브리오니가 평생을 두고 속죄(atonement)해야 할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지 모른다. 탤리스가의 장녀 세실리아(키라 나이틀리)와 이 가문이 보살펴 케임브리지까지 보내준 가난한 이웃 청년 로비(제임스 맥어보이)가 분수대 앞에서 깨진 도자기를 두고 사랑싸움을 하는 것을 탤리스가의 당돌한 막내인 열세살 소녀 브리오니(시얼샤 로넌)가 목격하지만 않았더라도 될 일이었다. 혹은 로비가 세실리아를 그리워하며 “꿈속에서 나는 너의 부드럽게 젖은 보지에 키스를 해”라고 쓴 순진한 욕망의 낙서가 그녀에게 보내는 정중한 공식 사과 편지와 바뀌어 잘못 배달되지만 않았더라도, 로비가 그 편지의 전달을 하필이면 그를 남몰래 좋아하는 브리오니에게 부탁하지만 않았더라도, 브리오니가 그걸 뜯어보고 모욕의 감정에 휘말리지만 않았더라도, 세실리아와 로비가 마침내 마음을 열고 뜨거운 첫 정사를
올해 골든글로브 작품상 수상한 조 라이트 감독의 신작 <어톤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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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의 <아메리칸 갱스터>가 아니었다. 할리우드의 숨은 실력자 스티븐 킹이 몸소 자신의 칼럼에서 올해의 베스트 1위로 힘주어 꼽은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는 각본상과 남우조연상에 만족해야 했다. 할리우드의 올해의 얼굴이라는 상이 있었다면 수상했을지도 모를 <마이클 클레이튼>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 파업의 여파로 시상식이 열리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흥미로운 관심의 장이었던 65회 골든글로브는 쟁쟁한 후보들을 제쳐두고 신출내기 감독 조 라이트의 두 번째 장편에 작품상을 안겨주었다. 이 영화의 소개를 위해서는 한달 남짓 남은 개봉일까지 좀더 기다려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갑자기 상황은 바뀌었다. 여러분은 궁금하실 테고 <씨네21>도 말하고 싶어졌다. <어톤먼트>는 과연 어떤 영화인가.
<어톤먼트> 사랑, 오해, 그리고 평생에 걸친 속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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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 1월 23일 수요일
장소 : 서울극장 2관
말X3
"시대배경 상 여러 정치적 이슈가 나왔지만 이 작품은 극우나 극좌를 논하고자 하는 정치적 성향을 지닌 작품은 아니다"(박용우)
"노래부르는 장면에서 좀더 섹시하지 못했던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이보영)
"배우들과 촬영중 2, 3편 제작에 대해 농담처럼 얘기나눈적이 있다. 기회가 된다면 도전해보고 싶다."(정용기 감독)
이 영화
석굴암 본존불상의 이마에서 떨어져나가 오랜 시간 자취를 감추었던 전설의 보석이 발견된다. 이름하여 ‘동방의 빛’. 몇 십년간 동방의 빛을 찾아다녔던 총감은 입신양명의 기대를 품고 이 보석을 본국으로 이송하려 하지만 동방의 빛을 노린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화려한 말발로 조선의 보물들을 일본인들에게 팔아넘기는 사기꾼 봉구(박용우)는 ‘반도 제일의 가수’인 춘자(이보영)를 대동하고 동방의 빛 환송회에 잠입한다. 그러나 춘자 역시 희대의 도둑 해당화로 동방의 빛을 주시하고 있다. 한편, 명령의
박용우, 이보영 주연의 <원스어폰어타임>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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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크백 마운틴>의 카우보이, 히스 레저가 1월22일 화요일, 그의 아파트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침대에서 시체로 발견된 그는 알몸인 채 얼굴은 바닥을 향해있었고, 주변에서 처방받은 수면제가 발견됐다고 경찰은 발표했다. 히스 레져의 시체를 발견한 사람은 그가 예약한 출장 마사지 테라피스트로, 화요일 오후 3시30분경 가정부와 함께 발견했다. 의식이 없는 그를 발견하고 소생술 등을 시도했지만 이미 죽은 상태였다고 말했다. 뉴욕경찰청에 따르면, 사인이 자살이라고 설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화요일 밤 열린 기자회견에서 리져의 홍보담당자는 “모두가 깊이 슬퍼하고 충격에 빠져있다. 그의 가족과 그를 사랑하던 사람들에게는 특별히 어려운 시간이므로 정확한 사실들이 밝혀질 때까지 근거에 추측한 보도는 없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사인을 위한 검시는 1월23일 수요일로 예정됐다.
히스 레져는 최근까지 영화 2편의 촬영으로 바쁜 나날을 보냈는데, <배
<브로크백 마운틴>의 히스 레저, 28세로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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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 리스트가 발표됐다. 가장 빈번하게 호명된 영화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폴 토마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두 영화 모두 8개 부분에 후보로 올라 트로피를 향한 경쟁의 선두에 섰다. 돈가방을 발견한 남자를 쫓는 살인마와, 그 살인마의 뒤를 쫓는 수사관의 이야기 <노인을…>는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을 포함한 8개 부문 후보로 지명됐고, 석유 채굴이 한창이던 미국의 서부시대를 그린 <데어 윌 비 블러드> 역시 작품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등 8개 부문에 후보로 올랐다. 두 영화는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등 6개 부문에 함께 후보로 이름을 올려 접전을 벌일 예정이다.
아카데미 최고의 영예 작품상 후보로 오른 영화는 <어톤먼트> <주노> <마이클 클레이튼> <노인을…> <데어 윌 비 블러드> 5편이다
제80회 아카데미 시상식 노미네이션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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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일본의 모든 에너지와 우리의 바람, 인류의 미래, 살아남은 모든 생물의 생명을, 너에게 맡길게.” 두려움과 망설임을 뒤로하고 에바에 몸을 실은 신지에게 미사토가 말한다. ‘로봇만화영화란 어쩔 수 없어’라며 어깨를 으쓱할 만한, 실로 낯뜨거운 대사다. 그러나 장담건대, <에반게리온: 서(序)>의 클라이맥스에서 이 대사를 맞닥뜨린 관객 중 누구라도 울컥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만일 당신이 10여년 전 설레어 ‘복음’을 접했던 그들 중 한명이라면, 인류의 종말을 앞둔 급박한 상황에서도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민하고 고독을 곱씹던 신지의 여린 어깨가 안쓰러웠다면, 말할 것도 없다. 엔트리 플러그 안에서 홀로 분투하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구하는 것은 스스로를 구하는 것과 동의어다. 관객에게도 그것은 변함없이 급박한 문제다. 12년 전 TV시리즈 1화부터 6화까지의 재구성 버전이자 극장판 4부작의 1편에 해당하는 <에반게리온: 서(序)>는 여전한 뜨거움으로, 어른
로봇애니메이션의 신화 <에반게리온 :서(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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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 괴물이 뉴욕 맨해튼에 나타나고, 뉴요커 몇명이 아파트에 갇혀 있는 한 여성을 구출하기 위해 맨해튼 중심을 가로지른다. 요즘의 블록버스터치고 줄거리에 힘을 기울이는 영화가 어딨겠냐마는 <클로버필드>의 줄거리는 허무할 정도로 간략하다. 제작진의 의도를 최대한 고려한다면 ‘엄청난 재난에도 굴하지 않는 사랑의 용기’라는 <타이타닉>식의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영악하기 짝이 없는 <클로버필드>의 진정한 핵심은 ‘빌딩만한 괴수의 출현을 손바닥만한 비디오카메라로 담는다’는 기발함이다. 하지만 이 발상의 전환은 기대 이상의 파괴력을 선사한다. 비디오카메라의 영상은 특유의 역동성과 함께 괴물이 제대로 비쳐지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공포감마저 만들어낸다(물론 그 쉴새없이 출렁이는 영상 때문에 최고의 ‘구토유발자’로 기록되겠지만). 비디오카메라의 파괴력을 스크린에 옮긴다는 점에서 <클로버필드>는 그 어머니 격인 <블레어 윗치>와 유사하면서도 다르다
맨해튼에 나타난 거대 괴물 <클로버필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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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류소설가 엔젤 데브럴(로몰라 가레이)이 사랑한 건 오직 자기 자신이다. 단 하나의 혈육인 어머니조차 있는 그대로 사랑한 적이 없으면서 운명적인 사랑을 소재로 삼고, 비루한 소도시에서 식료품집 딸로 태어나 영국을 벗어난 적도 없으면서 베니스를 배경으로 택하는 그녀는, 베갯머리에서 읽힌 뒤 바로 잊혀지는, 말하자면 하이틴 로맨스를 쓴다. 책을 읽은 적도 없고 현실에 관심을 기울인 적도 없이 상상의 세계에서만 글을 쓰는 엔젤은 자신의 저택 ‘파라다이스’를 세상의 유행과 전혀 무관한 빅토리아풍으로 꾸미고, 사랑하는 남자에게는 먼저 청혼하여 사랑을 쟁취하며, 온 세계가 자유수호의 대의를 내건 1차대전 와중에도 사랑하는 남편 에스메(마이클 파스빈더)를 앗아간 전쟁을 무조건 반대한다.
그런데 잠깐. 세계를 일주하는 엔젤 부부의 신혼여행을 고전적인 매트촬영으로 묘사하며 갑자기 타임머신에라도 올라탄 듯 시치미를 떼는 이 영화는 다름 아닌 오종의 신작이다. 한때 악취미로 무장한 천재로 불렸던,
미워할 수 없는 천사의 이야기 <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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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멕스>의 ‘드라마’는 이야기를, ‘멕스’는 멕시코를 뜻한다. ‘멕시코에서의 드라마’쯤의 제목을 가진 이 영화는 휴양도시 아카풀코에 모인 다섯 남녀의 절박함을 재료로 만든 퀼트다. 먼저, 아름다운 페르난다(디아나 가르시아). 연락두절이던 전 남자친구 차노의 출현에 흔들려, 그가 억지로 범하는 것을 막지 않는다. 차노(에밀리오 발데즈) 역시 달라진 것은 없다. 섹스 뒤 마음이 풀어진 페르난다가 종알거리는 사이 나쁜 손버릇은 그녀의 부유한 살림을 더듬는다. 페르난다의 ‘현재진행형’ 곤잘로(후안 파블로 카스타네다)는 애인이 변심할까 불안하다. 중년의 제이미(페르난도 베세릴)의 삶은 버겁다. 짐가방도 없이 가정과 회사를 떠나기까지 그를 위로한 것은 무감각한 생의 끝을 약속한 권총 한 자루뿐. 어린 창녀 티그릴로(미리아나 모로)가 지갑을 훔치려고 제이미에게 다가가서야 그가 자살하려는 것을 알아챈다.
페르난다와 제이미가 중심인 두 가지 이야기는 주거니받거니 이어진다. 페르
멕시코에서의 드라마 <드라마/멕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