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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부산이 1월25일(금)부터 2월21일(목)까지 여는 ‘장 르누아르 회고전’은 르누아르의 무성영화에서 시작해 1930년대 중·후반의 인민전선 시절과 1940년대 할리우드 망명 시절, 프랑스로 복귀한 이후의 영화까지 르누아르 영화의 ‘다양함’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총 22편이 상영되는 이번 르누아르 회고전에서 더욱 반갑게 느껴지는 작품이 있다면, 국내에서 아직 상영된 적 없는 5편의 작품, <지하세계>(1936), <시골에서의 하루>(1936), <이 땅은 나의 땅>(1943), <하녀의 일기>(1946), <해변의 여인>(1947)이다. 특히 르누아르의 인생을 영화로 이끈 채플린에 대한 애정이 한껏 묻어나는 <지하세계>와 봄날의 설렘이 나비의 날갯짓에 담긴 감각적인 영화 <시골에서의 하루>, 자크 리베트가 르누아르의 걸작 3편 중 첫 작품이라 칭송한 <해변의 여인>은 놓칠 수 없는
더없이 풍요롭고 자유분방한 리얼리티, 장 르누아르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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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작가이론에 동의합니까?” 미국에서도 한창 ‘작가’라는 단어가 유행할 때인 1972년, <필름 코멘트>와의 인터뷰에서 은퇴한 감독 프랭크 카프라가 받은 질문이다. 그는 작가 개념 따위가 만들어지기도 전인 30, 40년대에 전성기를 보낸 감독이다. 카프라는 ‘작가’라는, 자신에겐 생경한 단어를 직접 쓰진 않았지만 ‘영화는 감독의 예술’이라는 작가이론의 주장에 동의하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표현한다. “나의 영화는 오직 한 사람이 만든 하나의 영화(One man, One film)였지요.” 비록 스튜디오 시스템 속에서 작업했지만, 언제나 자기의 스타일대로 만들었고(One man), 일관되게 하나의 이야기(One film)만 했다는 뜻이다. 짧고 간결하지만 그만큼 작가의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한 감독도 흔치 않을 것이다.
‘One man, One film’의 작가감독
‘One man, One film’, 이는 빈센트 미넬리에게도 그대로 적용되는 개념이다. 미넬리도 작가
할리우드 뮤지컬의 아버지, 빈센트 미넬리 회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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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만큼 보인다던가. 세계 정치가 얽혀드는 복잡한 대사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찰리 윌슨의 전쟁>에 더없이 어울리는 충고다. 찰리 윌슨의 전쟁이 무엇인지, 그는 어떤 사람인지, 이 이야기에 달려든 각본가의 장기는 무엇인지. ‘남의 나라 전쟁에 끼어들어 기어코 냉전을 종식시켰다는 평가를 받는 실존인물’을 다룬 정치코미디, 이상의 텍스트로 영화를 활용하고 싶다면, 알고 봅시다.
1.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
영화의 제목은 원작이 된 조지 크릴의 논픽션 <찰리 윌슨의 전쟁: 하원에서 가장 거친 남자와 CIA의 건달 요원이 우리 시대를 바꿔놓은 놀라운 이야기>에서 따온 것이다. 찰리 윌슨의 ‘전쟁’은 일차적으로는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을 의미한다. 1978년 쿠데타를 통해 정권을 장악한 마르크시스트 민중민주당 정부에 대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자헤딘 반군의 대항이 거세게 일었고, 이를 종식시키기 위해 1979년 12월25일 소련이 국경을 넘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알고 봅시다] 무자헤딘의 지원자, 찰리 윌슨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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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이카리 신지의 성장담을 스크린에 펼쳐낸 쓰루마키 가즈야 감독으로부터 서면 인터뷰가 도착했다. 쓰루마키는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를 시작으로 TV판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부감독을 맡으며 가이낙스의 중심인물로 부상한 애니메이터 출신 감독이다. 안노 히데아키 총감독에 관한 질문에는 “나만이 언급하기는 힘들고, 총감독의 의향이 따로 있으니 답변은 못 드린다”며 미안함을 전했다(솔직히 거기까지 바라지는 않았다). 쓰루마키가 말하는 새로운 <에반게리온>의 시작.
-당신도 안노 히데아키처럼 10년 전 극장판의 결말에 동의하지 않았던 건가.
=당시에도 그랬고 현재도 마찬가지지만, 개인적으로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 일반적인 영화 장르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일종의 영상 작품으로서 현재도 최고봉이라고 자부할 수 있다.
-이카리 신지는 TV시리즈보다 덜 정신병적인 인물이 됐다. 미사토의 대사 “전 일본의 마음을 담아…”
[쓰루마키 가즈야] “‘서비스! 서비스!’ 정신의 본질은 관객에 대한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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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터뷰는 2월16일에 열릴 브욕(Bjork, ‘뷰욕’이라고도 하고 ‘비요크’라고도 한다)의 내한공연에 맞춰 이뤄진 것이다. 그녀에 대해서 제대로 얘기하자면 이런 머리글 정도로는 어림도 없다. 그러니 몇 가지 사실만 언급하자. 그녀는 싱어송라이터이고 작곡가이자 프로듀서이며, 또한 칸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배우다. 줄여 말하면 ‘예술가’다. 그녀는 1965년생으로 지금까지 총 6장의 스튜디오 정규작과 한장의 영화음악 사운드트랙, 한장의 비디오아트 사운드트랙을 발매했다. 이 음반들은 모두 비평적으로 높은 평가를 얻었고, 몇몇은 상업적으로도 좋은 결과를 거뒀다. 그녀는 숭배자들 사이에서는 ‘여신’이고, 패션잡지 에디터들 사이에서는 최악의 패션으로 회자되는 바로 그 ‘백조 드레스’의 주인공이다.
비욕은 미디어와 그리 친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전화 인터뷰를 위한 질문들을 보내긴 했지만 이렇게 옹골찬 답변으로 돌아올 것이라고는 솔직히 생각 못했다(전화 인터뷰는 공연기획사에서
[비욕] “지금의 할리우드 문화는 정말 걱정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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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보다 달콤한 꿈이 있다. 만약 세상이 팍팍하다고 느낄 때 아름다운 꿈을 꾼다면 누구라도 그 안에서 빠져나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세파에 상처입은 한 남성이 꿈속에서 아름다운 여성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굿나잇>은 이러한 소박한 소망을 담은 영화다. 무엇보다 이 영화가 관심을 끄는 것은 기네스 팰트로의 동생인 제이크 팰트로 감독이다. 데뷔작에 누나인 기네스뿐 아니라 페넬로페 크루즈, 대니 드 비토, 마틴 프리먼, 사이먼 페그처럼 대단한 배우들을 출연시킨 그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이 영화를 어떻게 떠올렸나. 혹시 당신도 꿈에 집착하곤 하나.
=영화 속 이야기와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꿈을 꾼 뒤 당시의 느낌을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꿈에서 깨어난 뒤 다시 잠들어 그 꿈을 붙잡기를 바란 적이 있을 것이다.
-<굿나잇>의 주인공 개리는 꿈과 현실 속을 헤매다 결국 현실에서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먹는
[스폿 인터뷰] “유명세를 치르는 것은 누나 기네스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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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스의 작품 중 처음으로 입체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된 <호튼>(Horton Hears a Who!)은, 그러나 2D가 아니라 3D라는 점을 강조하는 작품은 아니다. 작품성있는 영화에서 CG가 그저 스토리텔링의 도구로만 이용되는 것처럼 <호튼> 역시 닥터 수스가 만들어낸 다양한 캐릭터들에 생명을 불어넣는 수단으로 최신 애니메이션 기법들이 이용된 듯하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1월 초, <호튼>의 미국 개봉을 몇 개월 앞두고 막바지 작업이 한창인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를 찾았다. 영화는 아직 미완성이라 기자들은 감독 지미 헤이워드와 스티브 마티노의 설명을 곁들인 일부 장면들만 볼 수 있었다. 10대 청소년처럼 에너지가 넘치는 헤이워드는 몇몇 장면을 보여주기 전 기자들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보이지 않는 목소리를 들었다면 어떻게 하겠나? 모두가 당신을 미쳤다고 생각하는데, 끝까지 보이지 않는 존재를 위해 희생할 수 있겠는가?
[현지보고] 3D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한 닥터 수스의 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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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가신의 신작 <명장>이 중국어권 아시아 국가들에서 거둔 유례없는 성공은 홍콩영화협회 회장 우디청이 한 말을 상기시킨다. “중국과 홍콩 관객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영화를 만들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는 중국 관객들의 광범위한 취향의 차이를 언급하며 위처럼 말한 바 있다. 대만 역시 그 말에 포함될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은 공통의 문자와 문화로 결속되어 있지만 다양한 정치적 유산과 사회적 발전도와 서구문화의 영향력(혹은 영향력의 결핍)으로 융합된 각각의 분리된 시장으로 이루어져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중화권의 관객 분리 현상이 유일무이한 것은 아니다. 지난 40여년 동안, 1945년에서 1990년까지 독일영화는 두 종류로 나뉘어져 있었다. 하나는 서독의 ‘자본주의적’ 영화들, 또 하나는 동독의 ‘사회주의적’ 영화들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독일이 통일하자 사회주의적 가치와 정부후원-시스템 속에서 성장해온 동독 감독과 배우들은 새롭게 연합된 영화계를 풍성하게 만
[외신기자클럽] 둘이 하나되어 더욱 풍요로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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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5일 시작된 미국작가조합(Writers Guild of America, WGA)의 파업이 급기야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취소라는 파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연말부터 계속되고 있는 찌푸린 하늘 아래, 로스앤젤레스는 피켓을 든 빨간 티셔츠의 파업 지지자들을 거리에서 간간이 마주칠 수 있는 것 외에는 조용해 보인다. 그러나 이 도시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는 영화인들은 파업 효과를 몸으로 체감하고 있다. 이제 배우 모집공고는 찾아보기가 확실히 힘들어졌으며, 프로덕션 회사들은 경비 삭감을 위해 직원들의 노동시간을 대폭 줄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파업 효과를 가장 실감하는 쪽은 일거리를 못 찾고 공중에 붕 떠버린 현장 스탭들일 것이다.
그런 까닭에 지난 1월17일, 미국연출가조합(Directors Guild of America, DGA)과 영화및텔레비전제작자협회(Alliance of Motion Picture and Television Producers, AMPTP)가 긍정적인 재계약
[LA] 펜의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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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스키의 섹스 스캔들, 선댄스를 달구다
30년도 더 지난 로만 폴란스키의 섹스 스캔들로 선댄스가 뜨겁다. 선댄스영화제에서 공개된 <로만 폴란스키: 원티드 앤드 디자이어드>는 1977년 폴란스키 감독이 미국에서 연루된 미성년자 성희롱 사건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다큐멘터리를 만든 마리나 제노비치 감독은 “폴란스키를 위한 변명은 아니지만, 그 당시 미국이 보여준 정의와 미디어의 선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웨인스타인 컴퍼니에서 전세계 배급권을 샀다.
<클로버필드> 액션피겨 출시
<트랜스포머> 장난감을 만든 하스브로(HasbroToyShop.com)에서 <클로버필드>의 장면을 재현한 액션피겨를 출시해 예약주문을 받고 있다. 선주문가는 100달러로, 맨해튼에 나타난 거대 괴수와 10마리의 포식자들, 바닥에 뒹구는 자유의 여신상의 머리도 포함될 예정이지만 9월30일까지는 기다려야 손에 넣을 수 있다. 영화를 성공으로 이끈 극비
[해외단신] 폴란스키의 섹스 스캔들, 선댄스를 달구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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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닉슨에 이어 이번엔 부시다. 올리버 스톤 감독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생애를 영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이름 그대로 <부시>(Bush)라는 제목을 내건 영화는 “알코올 중독의 낙오자가 어떻게 세계 최고의 권력자가 되었을까”를 조명하는 이야기로, “젊은 시절 방탕하게 살아가던 부시가 기독교 신앙에 투신하면서 변화해가는 과정”을 그리게 될 것이라고 스톤은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 전했다. 최근 <아메리칸 갱스터>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에서 호연을 펼친 조시 브롤린이 부시를 연기하며, 스톤과 공동으로 <월 스트리트>의 각본을 썼던 스탠리 와이저가 이미 시나리오 작업을 마친 상태다.
올리버 스톤은 과거 이라크 전쟁이나 아프가니스탄 침공 등 부시 정부의 정책에 관해 “성급하고 잘못된 선택”, “미국을 10년은 후퇴시켰다” 등 종종 비판적인 발언을 던져왔다. 때문에 그가 연출하는 작품이 결국 ‘안티 부시’
[What's Up] 알코올 중독의 낙오자, 어떻게 미국 대통령이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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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80회를 맞는 아카데미 시상식의 후보작이 발표됐다. 가장 빈번하게 호명된 영화는 코언 형제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폴 토머스 앤더슨의 <데어 윌 비 블러드>로, 두 영화 모두 작품상과 감독상을 포함해 각각 8개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트로피를 향한 경쟁의 선두에 섰다. 거액의 돈가방을 발견한 남자를 쫓는 살인마와 그 살인마를 쫓는 수사관에 대한 이야기인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와 석유 채굴이 한창이던 미 서부시대를 그린 <데어 윌 비 블러드>는 2007년 연말부터 각종 평론가협회의 시상식을 휩쓴 주인공들로, 이번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음향상 등 6개 부문에서 접전을 벌일 예정이다. 이 두편 외에도 <어톤먼트> <주노> <마이클 클레이튼>이 작품상 후보에 선정됐다. <버라이어티>는 조엘 코언을 제외한 작품상 후보 감독들이 이전까지 오스카 경험이 전무하다는
올해 오스카의 주인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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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공인한 사람만이 매니저를 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인가. 지난 1월21일 오후 7시, 고진화 국회의원 의원실에서 ‘공인(公認)연예인관리자의 업무 등에 관한 법률안’ 발의에 관한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발의안을 한줄로 요약하면 ‘앞으로 연예기획업(매니지먼트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업자가 국가공인의 자격증을 취득해야 하고, 연예인들도 이들과 계약을 맺음으로써 모든 공식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 고 의원은 “현재 최소한의 기본 관련법조차 전무한 법의 사각지대인 연예산업 위에 시스템적인 기초 뼈대를 세우자는 것”이라고 발의의 취지를 밝혔다.
이 법안을 공동 구상·연구·발의한 사람은 변희재 빅뉴스(bignews.co.kr) 대표이사 겸 미디어평론가와 하윤금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정책연구팀 책임연구원 등이다. 고 의원을 비롯해 간담회에 참여한 3인의 발의자는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고, 문광위 차원에서 소위원회가 꾸려지면 오는 2월쯤 공청회가 열릴 것”이라고 추후 일정을 밝혔다. 코
[쟁점] 매니저 고시 시대 열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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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보와 스파르타의 군사들이 만나면? 실제로 어떨지 몰라도, 지난 주말 북미 극장가에서는 스파르타 군사들이 1승을 올렸다. 같은 날 개봉한 <미트 더 스파르탄>과 <록키 발보아>에 이어 과거 출연작에 또 한번 출연한 실베스터 스탤론의 <람보4: 라스트 블러드>가 1위를 놓고 경쟁한 결과, <미트 더 스파르탄>이 1872만달러로 정상에 올랐다. <미트 더 스파르탄>은 2007년 개봉한 <300>을 패러디한 영화로, <해피 피트> <스파이더맨3> <록키 발보아> 등 흥행작들의 장면들과, 브리트니 스피어스 삭발 사건, 패리스 힐튼, 유튜브 등 엔터테인먼트 뉴스란을 뜨겁게 했던 팝 컬처 아이콘들을 이용해 코미디를 구성했다. 1815만달러로 2위가 된 <람보4: 라스트 블러드>와의 수입차가 적어 확정된 수치가 나온 후 순위가 뒤바뀔 가능성도 있다.
박스오피스 순위 집계업체인 ‘미디어
<300> 패러디한 <미트 더 스파르탄>, 북미 극장가 1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