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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주는 전혀 새로운 것, 화끈한 것 좀 가져와보라고 성화인데 그때마다 생각나는 글귀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 없다’뿐. 머리를 쥐어뜯고 담배를 뻐끔뻐끔 피워봐도 나오는 아이디어라고는 모두 퇴짜맞을 것이 예상되니 이 아니 난감할까. 뭐, 이와 같은 풍경은 광고회사에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것이라 역시나 새로울 것도 없다.
이렇게 일이 안 풀리거나 머리가 복잡할 때는 아예 기본의 기본부터 뒤집는 것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도 있는데 최근 열심히 방송을 타고 있는 스카이 블레이드 CF도 그런 자포자기(?)의 초심에서 나온 것이 아닌가 싶다.
광고란 모름지기 물건을 잘 팔기 위한 것이고, 그러려면 이 물건 어디가 어떻게 좋은지 알려주는 것이 기본이다. 한데 이 CF, 저게 물건을 팔자는 건지 뭐하자는 건지 한번 보면 잘 모르겠다. 그 짧은 15초 광고에 뚱딴지 같은 얘기만 늘어놓고 제품 설명도 뭐도 없는데다가 제품이 보여지는 컷도 딱 한컷. 게다가 팔고자 하는 물건은 아예 대놓고 ‘자
[도마 위의 CF] 기본에 기본을 뒤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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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4월5일(토) 밤 11시20분
민주당 상원의원으로 공적인 명예를 누리지만, 사적으로는 더없이 불행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불워스(워런 비티). 때마침 의료보험업계의 로비스트가 찾아오고 그는 범국민 의료보험안의 부결을 약속하는 대가로 자신의 딸에게 남길 어마어마한 생명보험에 가입한다. 그리고 적절한 때에 자신을 살해할 청부업자를 고용한다. 선거 캠페인 마지막 주, 이제 승패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진 불워스는 거침없이 진실을 밝히기 시작한다. 흑인 교회에 가서는 민주당이 당신들을 버렸다고 말하고 마이크만 주어지면 민간 보험업계와 정치인들간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한다. 그 과정에서 자유분방한 흑인 문화를 접하게 되고 사회에 대한 그들의 불만을 들으면서 그 역시 흑인들의 리듬, 몸짓으로 선거 캠페인에 임한다. 가식적인 정치인의 얼굴을 버리고 사회 밑바닥을 대변하는 불워스의 돌출적이고 솔직한 태도는 오히려 그의 인기를 상승시키는데, 상황이 그렇게 변하자 생에 대한 그의 의지도 커져간다.
진정한 정치인의 탄생, <불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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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안방에 ‘야하고 무서운’ 케이블 드라마가 쏟아진다. 영화채널 OCN은 지난 3월28일 드라마 <유혹의 기술>(금요일 밤 11시)을 선보인 데 이어 인기 시리즈 <메디컬 기방 영화관>의 두 번째 시즌 <경성기방 영화관>을 준비 중이다. 슈퍼액션은 4월3일 <도시괴담 데자뷰3>(목요일 밤 12시)를 첫 방영하고, 4월8일에는 이채널에서 제작한 공포드라마 시리즈 <기담전설>(화요일 밤 12시)이 시작된다. tvN에서 방영 중인 <막돼먹은 영애씨3>를 포함해, 케이블은 유례없는 ‘자체 제작 드라마 풍년’을 맞았다. 지난해 <직장연애사> <막돼먹은 영애씨> <별순검> 등이 대중적 인지도나 만듦새 면에서 성공적이라는 평을 받으면서 방송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제작에 나선 결과다.
방송을 앞둔 드라마들은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지상파에선 쉽게 볼 수 없는 소재를 다루고 표현도 과감하다
야하고 무서운 케이블 드라마의 침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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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덴 동산이라는 이름의 사유지에 GP외관 세트를 지었다. 일종의 놀이동산 같은 곳이라서 브라키오사우루스뿐 아니라 티라노사우루스, 코뿔소, 원숭이상도 있었다. 전혀 모르고 세트에 갔는데 처음에 보고는 정말 놀랐다. (웃음) 그것들 때문에 세트를 거기에 지어야 하나 고민이 많았는데, 결국 나중에 CG로 지우기로 하고 촬영을 진행했다. GP외관 세트도 어마어마하지만, 이 밖에도 GP내부용으로 만들어진 세트가 꽤 많았기 때문에 사진 찍을 게 많아서 지루하진 않았다. (웃음) 항상 밤신에 실외에서는 내내 비가 오는 설정이라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어떻게 스틸을 찍나 고민이 많았는데, 조명기사와 친하게 지낸 덕을 많이 봤다. 덕분에 오히려 멋진 그림도 많아서 만족스럽다.”
[숨은 스틸 찾기] 촬영장에 공룡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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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4분기를 마무리하는 3월 마지막주 북미 박스오피스는, 라스베가스를 무대로 펼처지는 도박 영화 <21>이 정상을 차지했다. 개봉성적은 2370만달러, <영광의 날: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와 <로빈슨 가족>이 개봉한 전년도 동기간과 비교하면 낮은 성적이지만, 3500만달러라는 제작비로 만들어진 <21>로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반응이다. <21>은 <금발이 너무해> <퍼펙트 웨딩> <내 생애 최고의 데이트>의 감독 로버트 루케틱 감독의 신작으로, 블랙잭 테이블에 앉은 MIT 학생 6명이 카드를 세는 방법을 이용해 카지노를 터는 이야기. 케빈 스페이시가 MIT 교수,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짐 스터지스와 케이트 보스워스가 학생으로 출연하고, <매트릭스> 시리즈의 로렌스 피시번이 카지노의 어깨로 등장한다. 배급사 소니 픽처스의 출구조사에 따르면, 남녀노소 모두에게
겜블러 영화 <21>, 박스오피스 잭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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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인 중국이 두 세기에 걸쳐 공산주의와 자본주의 시스템의 거대한 시험장이 된 것은 우발적인 과거가 아닌 필연적인 역사처럼 보인다. 문화혁명을 통과한 이전 체제가 상존하는 가운데 벌어진 자본주의의 실험은 제2의 문화혁명이다. 서구식 현대화와 발전에 뒤처진 걸 보상받으려는 듯 중국사회는 급속히 변해왔으며, 중국인의 빠른 행보는 한동안 멈출 것 같지 않다. 지아장커의 영화는 그러한 중국에 대항하는 자가 그려놓은 중국인의 자화상이다. 초현대식 건물을 찍으며 급성장하는 조국에 아부할 마음이 없는 그는 그렇다고 전통문화와 새로운 가치관이 맞서면서 벌어지는 드라마를 만들 생각도 없다. 그는 현대화의 뒷전으로 밀려난 사람들- 가난한 노동자, 돈벌이가 없는 낙오자, 그리고 의식의 변화없이 사회 분위기에 휩쓸리다 길을 잃은 젊은이에게 다가선다. 그러나 그들은 처연한 심정으로 바라봐야 하는 대상이 아니다(지아장커는 그들에게서 분노의 표출과 미래의 폭발을 본다고 했다). 그들
[신작 타이틀] “중국인들이여, 되돌아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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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전야> <하얀 전쟁> <크리스마스에 눈이 내리면> <텔미썸딩> 등의 시나리오를 썼던 공수창 감독이 두 번째 연출작을 완성했다. 시나리오까지만 쓸 줄 알았던 영화 <알포인트>를 연출하면서 캄보디아의 정글에서 전쟁을 치르듯 감독 데뷔했던 그가, 이번에는 촬영 중간에 제작비 문제로 촬영이 4달 동안 중단되는 일을 겪고 각본, 감독에 제작자라는 타이틀까지 덧붙이고는 폭우가 쏟아지는 비무장지대의 경계초소를 헤맸다. ‘군대영화’를 연달아 찍은 사람답게(?) 그의 말투는 굳이 따지자면 삐딱하고 거칠다. ‘굳이 따져야’ 하는 이유는 영화든 대화든 좀 덜 세련되더라도 하고 싶은 말을 명확히 하는 쪽을 택하는 그 진심 때문이다. 군인만 떼지어 나오는 영화에서 그 흔한 적과의 대치 상황 한번 연출하는 법이 없다. 그의 영화에서 두려운 것은 눈에 보이는 외부의 적이 겨눈 총구가 아니라, 언제고 유령처럼 출몰하는 내부의 망상이다. 군대는 그에게 소
[공수창] “죽어가는 병사들의 비명을 보여주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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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고야의 유령>은 신부에서 혁명가로 변신한 야심가와 종교재판의 광풍에 스러져간 여인의 이야기다. 밀로스 포먼이 탄생시킨 이 허구의 인물들을 지켜보는 관찰자는 바로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 18세기 후반에서 19세기 초반, 스페인의 궁중화가로 명성을 떨치던 그는 불후의 예술가인 동시에 스페인 사회를 생생한 이미지로 기록한 역사의 증인이었다. 혁명의 열기와 전쟁의 포화가 휘몰아치던 격변의 시대를 고야의 눈을 통해 살펴보자.
1. 무명의 견습생에서 궁중화가로
고야는 스페인 아라곤 지방의 시골 마을 후엔데토도스에서 도금공의 아들로 태어났다. 도금의 대가로 적지 않은 수익을 올리던 아버지의 뒤를 따라 대성당을 드나들던 그는 고향 선배였던 궁중화가 프란시스코 바예우의 여동생과 결혼하면서 대성당에 프레스코화를 그리는 작업을 시작한다. 사라고사 성당 벽화인 <신의 이름을 찬미하는 천사들>(1772), <순교자들의 성모>(1780∼82) 등
[알고 봅시다] 스페인 격변의 역사를 그림으로 기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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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0일 폐막한 올해 홍콩국제영화제는 아시안필름어워드(AFA)의 새로운 시상 부문으로, 아시아영화계의 주목할 만한 신예감독에게 수여하는 ‘에드워드 양 신인상’을 신설했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인 1983년생의 젊은 일본 감독 이시이 유야를 만났다. 몇편의 실험단편영화를 연출한 뒤 졸업작품인 장편 <무키다시 닛폰>(2005)으로 피아영화제에서 대상과 음악상을 수상했다. 그외 다른 작품들을 통해서도 사랑, 삶, 죽음에 관한 그만의 독특한 감성을 보여줬고 단숨에 일본영화의 미래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국내에는 전혀 소개된 바가 없기에 부산국제영화제 등과 차별화를 꾀하는 홍콩국제영화제의 선택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그동안 한국에 전혀 알려진 바가 없다. 소개를 부탁한다.
=그러게. 불러주지 않으니 한국 영화제에는 갈 일이 없었다. (웃음) 오사카 예술대학을 나왔는데 <마츠가네 난사사건>을 만든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이 나의 선배다. 지금은 니혼대학에서 미술 석사
[스폿 인터뷰] “사회에 대한 불만으로 영화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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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는 찰랑대는 머릿결을 날리던 샴푸의 요정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융통성없는 정시아’다. 2년간의 공백이 만들어낸 이 간극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두근두근 체인지>에서 연기했던 신비 덕에 안티 팬카페를 점조직으로 결집시켰던 그녀가 현재 <무한걸스>에서 보여주는 낯선 모습들은 언뜻 재기를 위한 치열한 몸부림처럼 보이기도 했다. 음정, 박자 맞는 곳 하나없이 노래를 부르거나, 졸면서 촬영하다 걸려서 난데없이 춤을 추거나, 성깔을 드러내다가도 김신영의 배치기를 당할까봐 움찔한다. 심지어 그녀를 잡은 원숏이 가장 많이 품는 자막은 “멍~”이다. “사실 처음에는 독한 마음도 있었죠. 여기서 살아남지 못하면 더이상 어떤 기대도 없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사실 저를 두고 예쁜 척한다, 공주병이다 그러는 건 억울해요. 저 정말 원래 그런 성격이거든요. (웃음)”
<무한걸스>의 여섯 멤버 중 한명으로 사는 동안 정시아는 이미 많은 정보를 노출했다. 초등학교
[정시아] 주문을 외워, 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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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인보다는 은인이다. 간호사, 선교사 출신의 선량하며 매력적인 그녀는 지독히도 폐쇄적이던 한 남자의 인생을 송두리째 변화시킨다. 누군가의 손이 몸에 닿기만 해도 비명을 질러대던 그는 걸음마를 떼듯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고, 나른했던 시골 마을은 새로운 이웃을 맞이하며 모처럼의 활기로 가득 찬다. 하지만 단 한 가지,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바로 그녀가 피와 살이 아닌 실리콘으로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는 ‘리얼 돌’(Real doll: 실제 사람 크기의 인형)과 연인이 된 남자, 라스의 이야기다. 시답잖은 농담으로 그칠 법한 설정을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동화로 완성한 것은 수줍고 예의바른 미소로 믿음을 전염시키는 라스. 아마도 <노트북>의 애절한 순정남으로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을 그 얼굴, 바로 라이언 고슬링이다.
캐나다 온타리오 출신의 고슬링은 열세살이던 1993년 디즈니의 어린이 버라이어티쇼 <미키 마우스 클럽&g
[라이언 고슬링] 묘하게 설득력있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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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 진척이 없다라고 느낀 30대 초반의 시나리오작가 저스틴 잭햄은 어느 오후, 책상에 앉아 앞으로 하고 싶은 일들 혹은 해야 할 리스트(버킷 리스트)를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 리스트에는 며칠 동안 비우지 않아 방 안 가득 냄새를 피우는 쓰레기통을 처리하는 것에서부터 인생의 동반자가 될 여인을 만나는 것, 그리고 스튜디오에 시나리오를 파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몇년 뒤, 저스틴 잭햄의 ‘버킷 리스트’는 전부 현실이 되었다.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미저리> <어 퓨 굿맨>의 롭 라이너 감독은 죽음과 싸우는 두 캐릭터의 이야기를 너무 심각하지도 않으면서,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게 다루는 이 잔잔한 코미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영화로 만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70대의 두 주인공이 죽음을 맞이한다라는 컨셉에 스튜디오가 그다지 열광적이지는 않았던 관계로 두 주인공이 방문하는 세계의 모습은 모두 컴퓨터그래픽의 도움으로 처리되었다. 모건 프리먼이 한때
[현지보고] “위대한 두 배우와 일하는 것은 축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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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영화 <스위니 토드: 어느 잔혹한 이발사 이야기>의 예고편을 자세히 보면 이상하게도 노래하는 장면이 하나도 없음을 알 수 있다. 스타 감독에 스타 캐스팅임에도 불구하고 할리우드는 이 영화를 뮤지컬로 팔거나 음악과 가사를 썼던 천재 스티븐 손드하임의 이름으로 광고하기를 두려워하는 것 같다.
손드하임은 <폴리즈> <어 리틀 나이트 뮤직> 같은 작품들을 통해 기존의 장르를 지적인 방식으로 요리하는 것으로 뮤지컬계에서도 높은 평판을 누려왔다. 그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한창 대중적인 오락으로 잘나가던 때에 경력을 시작해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57)의 가사를 썼고, <포럼에 가는 길에 생긴 재미있는 일>(1961)의 음악과 가사를 썼다. 그러나 1970년대에 이르러 전통적인 브로드웨이 뮤지컬이 팝 음악의 주류에서 밀려나게 되자 손드하임은 좀더 고급 관객에게 인기를 누리게 된다.
요즘은 최대한의 수익을 거두기 위해 뮤지컬영
[외신기자클럽] 노래하지 않는 스위니 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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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5년을 맞는 미국. 지난 3월23일 부활절 일요일에 미군 전사자가 4천명을 넘기면서 이곳은 또다시 반전과 철수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마치 시기를 계산이나 한 듯 개봉하는 이라크전 관련 영화가 있어 눈길을 끈다. <소년은 울지 않는다> 이후 9년 만에 작품을 발표하는 킴벌리 피어스 감독의 <스톱 로스>(Stop-Loss)가 바로 그 작품이다.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렌디션>, 폴 해기스 감독의 <엘라의 계곡에서>,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리댁티드> 등 이라크전을 다룬 영화들이 지난해부터 계속 참패하고 있지만, <스톱 로스>의 배급과 홍보를 맡은 MTV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3월28일 개봉을 앞둔 지금까지 특히 청소년과 20대를 겨냥한 대대적인 선전공세와 홍보에 열중하고 있다. 물론 주연을 맡은 라이언 필립을 비롯해 애비 코니시, 채닝 테이텀, 조셉 고든 레빗 등 잘생긴 남자 출연진을 어필하
[뉴욕] 이라크전 소재의 영화, 이번엔 흥행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