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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647호에는 <식코>에 관한 기획기사가 실렸다. 나는 이 글에서 김은형과 오창익의 글에 대한 몇 가지 반론과 더불어 <식코>의 문제점을 언급하고자 한다.
1. 김은형은 <식코>에 등장한 사례들을 조롱하다가 영국 의사의 처우와 한국 개원의 수입을 언급하고, 건강보험에 대한 기대를 접고 각종 약과 건강보조제에 의지한다며 글을 맺는다. 여기엔 의료소비자의 몰이해가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더욱 악화시키는 순환 고리가 담겨 있다. 한국 의사들이 ‘의료자본주의’를 원하는 건 정부의 파행적인 의료관리에 염증을 느껴서이지 영국 의사보다 부유하길 원해서가 아니며, 의사들의 반대로 영국식 시스템이 도입되지 못하는 것도 아니다. 영국식 시스템을 도입하려면 91%에 달하는 민간의료기관을 정부가 사들여야 함에도 (개원의는 개원 자금을 투자한 소자본가로, 봉급생활자와 수입을 단순 비교할 수 없다) 재원 마련에 대한 논의없이 의사의 탐욕을 질타하는 손쉬운 비판이 행해진다.
[영화읽기] <식코> 논쟁 ① 건강보험료 더 내는 게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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납작한 낱말 카드. 충분히 자주 쓰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들어본 양 심드렁해져버린 말들을 생각한다. 바르고 온당하지만 핼쑥해져버린 단어들. ‘인권’ 또는 ‘독립’이란 지붕 아래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떠올린다. 잘못 쓰고, 잘못 들었으므로, 오해하고 실망했던 말들. 그 수북한 단어장 위에 내가 서 있는 모습을 본다. 고유명사를 고유명사로만 아는 것. 추상명사를 추상명사로만 아는 것. 생명을 생명이라 읽고, 권리를 권리라고 읽는 것. 그러고 마는 것. 그런데도 얼마간 그것에 대해 늘 안다고 생각해온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무언가를 알고 이해한다는 건 결코 추상적인 행위가 아닐 것이다. 내가 누군가를 좋아하고 걱정할 때, 추상적으로 좋아하고 추상적으로 걱정하는 게 아닌 것처럼. 원망하고 미워할 때조차 그러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어느 날 그 길에서>를 보다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아는 그 단어는 그 단어가 아니었다고. 상식과 사실은 다르다고. 많은 독립영화들의 가치는
[냉정과 열정 사이] 그 길에서 만난 동물들을 애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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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의 장르적 공간과 김동현의 길
같은 질문을 한국 신진 감독들의 영화로 옮겨보자. 지금 인기를 끌고 있는 나홍진의 장소는 망원동이다. 그곳은 장르적 미끼다. 그곳을 벗어나서는 안 되는 필연적인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인물들은 벗어나도 다시 그곳으로 모인다. 나홍진 스스로 걸어둔 장르적 제약의 공간이 망원동이며 술래잡기는 거기에서 일어난다. 조창호의 공간은 아직까지 김기덕처럼 개념이다. 그는 공간이나 장소의 설정에 구애받지 않고 판타지를 진전시킨다. 김기덕처럼 그게 조창호가 차지할 힘이기도 하다. 그리고 같은 비중의 판타지를 갖고 있지만 신재인의 관심은 ‘그들’에 집중된다. 그녀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에 대해 예민하다.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가 고문하는 집단을 상대하는 피해자의 환상적 서커스였다면 <재능있는 소년 이준섭>과 <신성일의 행방불명>은 그들 사이에서 삐져나온 한 괴인의 차력술이다. 그녀에게는 장소가 아니라 그들, 즉 괴력의 성자와 맹목적인
[전영객잔] 떠나거나 혹은 정착하거나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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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숙집 주인의 여식과 가난한 하숙생 사이의 사랑은 오래된 소재다. 그들의 관계는 조그만 앞마당에서 은밀한 눈인사로 꽃피며 결과는 대체로 둘 중 하나다. 둘의 사랑이 믿을 수 없을 만큼 단단하고 지속적일 때 그들은 죽어서도 잊지 않는 사랑의 전범으로 남으며 행복한 결말에 도착한다. 슬픈 결말에 이르러야 할 때는 하숙생이 하숙집 딸을 배반한다. 남자가 그 집을 떠나고 여자가 홀로 남는다. 하지만 여자는 홀로 남지 않고 그가 남긴 혈연의 징표를 갖고 남는다. 여자는 임신한 채 남는다. 집 바깥을 벗어나며 다시 돌아오겠다고 맹세한 남자가 돌아오지 않을 때 여자는 기약없는 기다림의 인생을 시작한다. 우리에게 익숙한 멜로드라마의 소재 혹은 허름한 동네 어딘가에서 들어본 풍문 혹은 철지난 농담 속의 하숙집 딸과 하숙생의 이야기는 상투적이지만 그렇게 둘 중 하나다.
시작이라면 오점균의 <경축! 우리사랑>도 다를 바가 없다. 하숙생은 배운 것 없고 가진 것 없이 고아로 자란 청년 구상
[전영객잔] 떠나거나 혹은 정착하거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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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윤계상의 <씨네21> 표지 촬영현장과 영화 <비스티 보이즈>에 관한 인터뷰 영상입니다.
영상 중간에 배우가 직접 내는 돌발퀴즈가 있습니다. 재미있는 퀴즈도 풀고 배우가 주는 선물도 받아가세요.
정답은 2008년 5월 11일까지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당첨자는 커뮤니티 '씨네21 소식'에서 확인해 주세요.
[윤계상] “이제부터가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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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테크 부산의 '수요씨네클럽' 프로그램에 영화 <밤과 낮>이 초청되어 홍상수 감독의 GV가 진행되었다. 영화평론가 허문영 원장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 행사는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매달 여는 특별상영회로 배우와 감독들이 추천하는 영화를 상영하면서 관객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이다.
'수요씨네클럽'은 지난 2006년부터 감독, 배우, 평론가 등 저명한 영화인이 추천한 영화를 소개하고 대화의 시간을 마련하는 시네마테크 부산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6월 25일에는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를 연출한 민규동 감독을 초청할 예정이다.
민규동 감독은 자신이 추천한 영화 <까마귀 키우기>(1976, 카를로스 사우라)를 관객과 함께 보고 강연의 시간을 갖는다. 오전 11시30분, 오후 2시, 오후 4시30분, 저녁 7시로 4회 상영되며, 관객과의 대화는 저녁 7시 상영 후 이루어진다.
예매는 6월 17일부터 홈페이지(
[cine club] <밤과 낮> 홍상수 감독, 관객과의 만남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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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베이커가의 망령>
'코쿤'이라는 시뮬레이션 게임의 개발자가 의문의 살인사건을 당한다.
게임에 사건의 실마리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코난은 50명의 아이들과 함께 게임에 참여하게 된다.
연재만화로 시작해 단행본 발행 그 후 애니메이션에서
영화까지 일본 최고의 애니메이션 흥행작
<명탐정 코난-베이커가의 망령>은 오는 5월1일날 개봉할 예정입니다.
[개봉작 NEW] <명탐정 코난 : 베이커가의 망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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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알리는 따스한 햇살과 꽃들이 만발했던 4월 11일 영화<아내가 결혼했다>의 촬영현장은 웃음꽃이 멈추질 않았다. 정윤수 감독의 영화 <아내가 결혼했다>는 박현욱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한 작품으로 두 명의 남편을 둔 인아(손예진 분)와 다른 남자와 결혼해 버린 아내를 지켜보는 인아의 첫 번째 남편 덕훈(김주혁 분)의 모습에 웃음의 코드를 버무린 영화다.
촬영현장에서 만난 배우 손예진을 통해 <아내가 결혼했다>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동영상을 보시려면 동영상보기를 클릭해주세요
<아내가 결혼했다> 촬영현장에서 만난 ‘손예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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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과 대륙 무술의 드림팀, 성룡과 이연걸이 영화사상 최초로 함께 출연한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가 개봉 첫주 북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포비든 킹덤…>의 첫주 수입은 2087만달러, 무술영화가 1위에 오른 것은 쿠엔틴 타란티노 <킬 빌> 시리즈가 개봉한 뒤 4년만에 처음이다. <포비든 킹덤…>은 <라이온킹>과 <스튜어트 리틀> 시리즈를 만든 롭 민코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서유기에서 손오공과 여의봉 등의 가벼운 소재만 가져와 새로운 이야기로 탄생시켰다. 성룡과 이연걸이 마이클 안가라노가 연기한 백인 소자 제이슨에게 무술을 전수하는 스승으로 출연했고, <매트릭스 2,3> <야연> <무인 곽원갑>의 원화평이 무술감독으로, <와호장룡> <무극> <거침없이 쏴라! 슛뎀업> 등의 촬영을 맡았던 포덕희가 촬영감독으로 크레딧에 이름을 올렸
성룡-이연걸 콤비 <포비든 킹덤>으로 할리우드 정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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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을 선언한 지 1년, 올해는 연대를 꿈꾼다. 오는 5월30일부터 6월5일까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인디포럼2008의 슬로건은 ‘편대비행’. 어깨를 맞대고 함께 날겠다는 의미다. 526편의 공모작 중에 선정된 국내신작 30편이 공개됐는데, 지난해 상영작 59편에 비해 절반 규모다. “대부분 공모작의 만듦새는 굉장히 뛰어났지만, 좀더 많은 고민과 새로운 시도에 힘을 실어주고 싶었다”는 송승민 사무국장의 설명으로 배경을 짐작할 수 있다. 양이 줄어든 이상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절반에 해당하는 15편을 프리미어 상영작으로 채운 상영작의 면면은 제법 화려하다. 김진열, 장형윤, 김우정 등 익숙한 감독들의 신작이 포함되어 있다. 그중에서도 개막작 <파인더>(김미영)와 폐막작 <낙타는 말했다>(조규장) 등은 절대 추천작. 예년과 다른 메뉴로 해외신작 또한 준비될 예정이다. 아, 인디포럼을 인디포럼스럽게 만들기 위해서는 상차림을 위해 십시일반하는 마음이 무엇보다 중
[인디스토리] 인디포럼2008, 연대를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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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가장 많은 성(姓)은? 다나카? 나카무라? 틀렸다. ‘사토’라는 성이다. 한국으로 말하면 김씨나 이씨, 혹은 박씨가 이에 해당할 것이다. “전국의 사토상! 당신들은 너무 많기 때문에, 조금만 그 수를 줄이겠습니다.” 뭔가 섬뜩하면서도 흥미로운 이 문구는 지난 2월2일 개봉하여 2개월 반이 지난 지금까지 흥행 행진을 멈추지 않고 있는 화제작 <리얼 술래잡기>(リアル鬼ごっこ)의 홍보 카피다. 30개관에서 개봉한 이 영화는 현재 약 4억엔의 박스오피스를 향해 돌진 중이다.
언제부턴가 원인도 이유도 없이 사람들이 하나둘 죽어간다. 감전사, 돌연사, 자살 등 사인은 여러 가지지만 공통점은 단 하나, 전원이 ‘사토’라는 성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던 어느날 ‘삼십육계 줄행랑’이라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불량학생 사토 쓰바사가 상대 패거리에게 걸려 위기에 처한다. 바로 그 순간 그는 이상한 힘에 의해 평행우주로 빨려들어간다. 이 세계에서는 일본 국왕의 명령으로 새까만 도깨
[도쿄] 사토를 찾아 죽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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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지 <사이트 앤드 사운드>가 창간 75주년을 맞아 꼽은 ‘잊혀진 75편의 보석’ 중 가장 이상한 선택은 <수퍼스타>였다. 제목조차 낯선 미지의 걸작들 사이에서 하이틴코미디인 <수퍼스타>는 번지수를 잘못 찾은 것처럼 보였다. <수퍼스타>는 <나폴레옹 다이너마이트> <미스 리틀 선샤인>, <주노> 같은 영화에 영향을 끼친 선구적 작품으로 주목받아 마땅하나 지금껏 싸구려라는 평가를 면하지 못했다.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의 인기 캐릭터 매리 캐서린 갤러허를 스크린으로 끌고 왔던 배우 몰리 섀넌의 운명도 영화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같이 공연한 윌 페렐이 승승장구한 것과 반대로 그녀는 <록스베리 나이트>부터 <탈라데가 나이트: 리키 바비의 발라드>에 이르는 작품에서 그의 그늘에 늘 가렸고, 그 밖의 영화에서도 웃기는 조연에 머물렀다. 그녀를 재발견한 사람은 <스쿨 오브 락&
몰리 섀넌의 재발견, <수퍼스타> <이어 오브 더 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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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성은 현재 <살파랑>(2005)에서 견자단과 골목 액션신을 벌인 오경, <쿵푸허슬>(2004)에서 십이로담퇴를 구사하던 짐꾼 석행우와 더불어 홍콩영화계의 주목할 만한 차세대 고수이다. 하지만 그는 1967년생이라 벌써 마흔살의 노장. 최근에는 엽위신 감독의 <도화선>(2007)에서 견자단과 길고 긴 라스트 결투를 벌여 화제가 됐다. K-1과 프라이드를 연상시키는 이 무지막지한 대결은 홍콩영화계의 마지막 고수들이 맨손 대결에 있어 끝장을 본 경지다. 예성의 다음 영화가 바로 <포비든 킹덤: 전설의 마스터를 찾아서>로, 그는 부담스러운 눈 화장을 하고 있던 제이드 장군으로 출연했다. 그보다 앞서 이연걸이 출연을 거부했던 <매트릭스2 리로디드>(2003)에 동그란 선글라스를 낀 동양 고수 세라프로 출연하고, <DOA>(2006)에 하야테로 출연하면서 본격적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이연걸과 견자단 이후 거의 맥이 끊긴 정통 쿵
[울트라 마니아] 예성, ‘짝퉁 이연걸’이라 부르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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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찾아라!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신선한 소재를 찾아 책과 잡지, 신문에 그 어느 때보다 열렬한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워너브러더스는 직장에 사표를 던지고 남자 친구들과 1년 동안 전세계를 돌아다닌 두 여성의 여행기 <더 로스트 걸스>, 자연 재해를 예언하는 초자연적인 능력을 가진 한 소녀의 이야기를 다룬 영국 작가 리즈 젠슨의 소설 <더 랩처>의 판권을 취득했다. 또 드림웍스는 거대한 인양선으로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침몰한 배를 구조하는 남자 리치 하비브에 대한 <와이어드>의 기사를, 미라맥스는 27살의 살인범과 48살의 사회복지사가 사랑에 빠져 도주길에 올랐던 실화를 추적한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사를 손에 넣었으며, 유니버설은 여성들에게 젊었을 때 결혼하고 30살 이전에 이혼할 것을 독려하는 <LA위클리>의 도발적인 에세이를 획득했다. 그 밖에도 <히어로즈>의 제작자이자 작가인 팀 크링이 구상 중인 3부작 소설
책과 잡지에서 보석을 찾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