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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각각 서로 다른 문을 통해 세계에 도달하며 이 문 가운데 하나는 전적으로 소설의 몫이다.” 밀란 쿤데라는 <커튼>에서 소설에 주어진 문제의 ‘몫’을 규명한다. 삶의 산문성과 대결하는 데에 탁월한 소설의 본질과 그것이 문학사와 역사 속에서 어떻게 출렁거렸는지 돌아본다. <커튼>은 소설이 아니지만, 드라마보다 엄격한 통찰로 독자를 매료해온 쿤데라의 소설 <농담>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불멸>이 그린 포물선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저자는 다시 한번, 예술이 역사의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브라스밴드가 아님을 명백히 한다. 두쪽에서 네쪽 사이 분량의 아담한 에세이들은 네개의 장으로 분류됐으나, 독서의 리듬을 제어하는 것 외에 딱히 구획의 의미는 없다. 유럽 문학 지형도에 관한 균형잡힌 통찰은 저자가 중부 유럽 출신이기에 독자가 얻는 선물이다. 톨스토이와 카프카의 성취에 대한 해설은 어떤 비평가의 그것보다 명쾌하다. 그럼 왜
유럽 문학 지형도에 대한 균형잡힌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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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추는 이 몸이 제 조국이에요.” “아름다움을 이해하지 못하는 권력은 아무것도 구할 수 없어.” 한 여자의 입에서 나온 말이 이렇게도 다르다. 시점이 다르다면 가능한 일이다. 여자가 말하는 여자는 춤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제 한몸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지만, 지인들의 눈에 비친 그녀는 자신의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지독한 에고이스트다. 김선우는 조선의 천재무용가 최승희의 삶을 그린 <나는 춤이다>에서 시점의 차이로부터 발생한 빈틈을 무한한 상상력으로 채운다. 소설의 밑바탕이 되는 건 인간 최승희에 대한 사실적 기록이지만, 그녀의 주변을 맴도는 사람들과 그녀의 분신이기도 한 춤에 대한 묘사는 작가의 펜끝에서 새롭게 태어나 생명력을 얻는다. 보는 내내 뛰어난 무희가 등장하는 한편의 영화를 연상하게 되는 이유는 이 소설의 모태가 시나리오이기 때문이고, 작가의 본업이 이미지를 능숙하게 다룰 줄 알아야 하는 시인이기 때문이다. 시집 <내 몸 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펜끝으로 재탄생시킨 무희의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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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잠실종합운동장에 다시금 빅탑이 솟아오른다. 2007년 <퀴담>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던 서커스단 ‘태양의 서커스’의 또 다른 공연이 한국을 찾는다. <퀴담>의 강렬한 무대를 경험한 관객이라면, 혹은 그 명성의 일부라도 전해 들은 이라면, 가슴 설렐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이번 공연의 제목인 ‘알레그리아’(Alegria)는 스페인어로 환희 또는 희망이라는 의미. 발랄한 체조와 텀블링 연기가 일품인 ‘파워 트랙’, 단장을 짚고 우아하게 균형을 잡는 ‘핸드 밸런싱’, 공중 기교의 절정을 보여주는 ‘플라잉 맨’, 일사불란한 군무가 압권인 ‘러시안 바’ 등이 인생의 즐거움을 암시할 환상적인 묘기들이다. <퀴담>을 관람한 이라면 누구나 기대를 품을, 상상의 세계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 괴이하고 개성있는 캐릭터들의 등장도 빼놓을 수 없다. 관객에게 알레그리아의 세계를 소개하는 가이드 격인 플러, 어떤 담대한 심장이라도 녹일 듯 관능적인 아름다움을 자랑하
환상과 환희, 태양의 서커스 그 두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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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를라 브루니가 프랑스 대표 여성이 된 지 1년 반이다. 사르코지의 부인이자 프랑스 영부인으로서 내국인들로부터 격렬한 애증의 대상이 된 지 1년 반이 지났다는 얘기다. 2년 전 세상을 떠난 그의 오빠 바지니오 브루니 테데스키를 기리는 그녀의 새 앨범 <<Comme Si De Rien N’etaite>>는 프랑스 차트 1위와 유럽 전체 차트 3위를 기록했다.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한국에서 공개된 이 앨범에는 밥 딜런의 <You Belong To Me’>를 비롯해 체 게바라에게 바쳐진 이탈리아 싱어송라이터 프란체스코 구치니의 <Il vecchio e il bambino>와 줄리앙 클레르와의 합작 <Je suis une enfant> 등이 수록되었다. 불어 발음에 꼭 맞춘 것 같은 촉촉한 음성은 그대로지만 다소 시니컬하고 담백한 전작들을 좋아한 팬이라면 이 앨범이 좀 낯설지도 모른다. 사랑에 빠진 여자가 부르는 러브송 모음집이기 때문이다
프랑스 영부인, 그녀의 달콤 촉촉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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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드로잉으로 그려진 사람들의 모습 사이사이로 혼란스러운 풍경이 떠오른다. 붉은빛을 띤 캔버스는 마치 참혹하도록 황폐해진 도시 풍경을 묘사한 듯 보인다. 치열하면서도 절박한 무질서의 이 그림 아래에는 새의 발을 본뜬 브론즈상이 캔버스를 받들고 있다. 매혹적으로 느껴지는 이 브론즈상은 오히려 그림 속의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4.8m에 달하는 이 작품은 인도 현대 작가 지티쉬 칼랏의 신작 시리즈 <Skinside Outside>다. 1974년생인 젊은 작가의 눈에 포획된 인도의 현재는 근대화의 기치와 경제성장 이면의 고민과 혼란의 이미지다. 작가는 특정 작품의 형태 안에 작가가 보고 느낀 인도의 현대 모습을 빼곡하게 새겨넣음으로써 메시지를 전달한다. 제작한 뼛조각으로 실물 크기의 자동차 형상을 만든 <Collidonthus>는 그 뼛조각 속에 거리 폭동이나 폭격 이미지 등을 표현했고, 하트 모양으로 구부러진 다리 교각의 조각 <Lipid Opus>
인도의 현재를 바라보는 내부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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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타샤 베딩필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심정은 이거였다. 또 하나의 재능없는 팝계 혈연(血緣) 마케팅이 시작됐구나. 어쩔 수 없는 오해였다. 나타샤 베딩필드의 오빠는 2002년 <If you’re not the one>으로 전세계 팝시장을 휩쓸어버린 재능있는 싱어송라이터였다. 그런 오빠의 여동생이 음반을 낸다 하니 썩 고운 시선으로만 바라볼 수 는 없었던 거다. 하지만 나타샤 베딩필드의 데뷔앨범 ≪Unwritten≫은 오빠의 것에 비견할 만한 역작이었고, 그녀는 49회 그래미에서 최우수 여성보컬부문 후보에 오르며 성공적으로 미국시장 진출까지 해냈다. 다들 2집 앨범 ≪N.B.≫를 소포모어 징크스라 칭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I wanna have your babies>는 그해 최고의 팝송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2008년 1월 발매된 3집 앨범 ≪Pocketful of Sunshine≫은 어떠냐고? 빌보드 차트 3위에 오르며 2집의 부진을 씻어버린 이 앨범은 지금까
또 한걸음 진화된 베딩필드 가문의 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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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올림픽 중계방송은 평균 시청률 30%를 웃돌며 ‘대박’을 터뜨렸지만 중계를 지켜본 댓글가엔 코웃음이 넘친다. 한마디로 “방송사는 삼류고, 대표팀 선수들은 일류”(김승원)란다.
언론에서 앞다퉈 비난한 ‘막말 중계’ 때문일까? 수영선수 박태환을 응원하다 “펠프스, 힘내라!”고 외쳐버린 해설자, 내내 괴성만 지르다 금메달을 따자 “울어도 좋아요!” 하며 울음을 터뜨린 캐스터, “밀어붙여! 안 돼!”라며 반말로 일관한 심권호 전 국가대표에 대한 반응은 뜻밖에 “완전 재밌었음”(한나)이다.
“다 괜찮아! 소리 질러…막 질러! 해설자가 안 시끄럽고 조용하면 경기가 재미없는 거 아세요?”(민우올시다) “다 좋아 죽는데 무슨 해설이냐. 같이 소리 지르는 게 낫지. 중계석에서 바늘로 허벅지 찌르며 침묵수행하리?”(세상에 단 하나) 해설자의 흥분을 북돋우는 댓글이 줄은 잇는 가운데 ‘해설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렇게 하면 수비를 잘할 수 있고 공격은 이렇게 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거,
[댓글로 보는 TV] 금메달 못 따도, 애국가 안 나와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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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스파이가 007처럼 폼나는 건 아니다. 수재들만 모이는 명문대학을 나왔지만 마트에서 컴퓨터 수리공으로 일하는 척은 어느 날 CIA 요원이 된 동창생으로부터 정부의 극비 메일을 받고 영문도 모른 채 스파이가 된다. 가족에게도 비밀로 숨긴 채 스파이가 됐지만 척의 생활은 그전과 똑같다. 세계를 무대로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하지도 않고, 기상천외한 무기를 들고 적과 육탄전을 벌이지도 않는다. 그저 지금처럼 지리멸렬한 생활을 하며 알 듯 모를 듯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는 게 전부다. 제임스 본드가 세계를 무대로 뛴다면 척은 동네를 무대로 뛰는 ‘생활밀착형’ 스파이인 셈이다. 2007년 9월 미국 <NBC>에서 방영한 코믹첩보물인 <척>은 <가십걸> <The O.C>를 연출한 조시 슈워츠 감독이 총괄 프로듀싱 및 극본을, 영화 <미녀 삼총사>의 감독 맥지가 연출을 맡았다. 치열한 두뇌싸움이 빚는 긴장감보다는 유머와 재치가 넘치는 코믹
[이주의 추천프로] 코믹해, 동네를 뛰는 생활밀착형 스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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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마셨는데 이물질이 들어 있다면? 새로 산 선풍기 바람의 세기가 부채질보다 못하다면? 업체에 항의하거나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한다. 그럼 호랑이 기운이 솟는다는 광고를 보고 시리얼 제품을 사먹었는데 힘이 나지 않는다면? 새로 산 남자 팬티에 구멍이 있는 걸 발견한다면? KBS2 <개그콘서트>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에 제보하면 된다.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패러디한 개그답게 풍자성이 짙다. 알루미늄 호일에 싼 김밥을 통해 중금속 문제를 짚고, 끝이 뾰족한 핫바의 꼬치가 흉기로 변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한다. 런치 타임에 3천원에 팔던 햄버거 세트를 5천원에 판다며 업체가 ‘착한 척’한다고 꼬집거나, 시중에서 파는 샌드위치가 빵 하나를 반으로 잘라 두개로 속여 판다며 “음식 가지고 장난치면 응징하겠다”는 뼈있는 말을 뱉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태도로 억지를 부리기도 한
허를 찌르는 고발의 폭소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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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7: 장강7호>(이하 <장강7호>)에서 주성치의 아들 샤오디를 연기한 서교는 사실 여자아이다. 착한 눈매에 깜찍한 연기력을 과시하는 서교는 무려 10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성치가 발굴한 아이다. 그 역시 남자 역할을 맡긴다는 데서 고민이 많았지만 그 모험은 멋지게 성공했다. 사춘기에 이르지도 않은 아이들의 성별을 바꿔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 깊이있게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젠더를 바꾸는 일은 홍콩영화계에서 흔한 전통이기도 하다. 서극이 <양축>(1994)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이한상 감독의 고전 <양산백과 축영대>(1963)에서 무남독녀 축영대는 남장을 해서 남자학교에 들어가고 그에게 사랑을 느낀 양산백은 고민을 거듭하던 중 한참이 지나고서야 그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안심한다. 축영대는 물론 양산백을 연기한 배우도 여자인 능파다.
<동방불패>(1991), <신용문객잔>(1992)에서
[울트라 마니아] 여자면 어때, 머리를 밀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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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캐스팅] <월·E> 에피소드
[대박 캐스팅] <월·E>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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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삼양목장이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8마리 양들이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쉬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제멋대로인 양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오랜만에 주인공을 맡으신 임원희 선배 또한 가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스탭들을 도와 양치기 소년을 자임했다. 눈 때문에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데 목장에서 양들과 결투를 벌인 셈이다. 나중에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어서 양들의 다리를 쇠사슬로 묶기까지 했다. 나중에 컴퓨터그래픽으로 모두 지웠지만.”
[숨은 스틸 찾기] <다찌마와리> 다찌마와리는 양치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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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닿았을 때만 해도 장선우 감독이 얼마나 외로워하고 있을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인 이혜영 감독과 함께 나타난 장선우 감독의 얼굴에는 고요한 평화와 조용한 행복이 감돌고 있었다. 몽골의 마두금 전설을 소재로 만들려 했던 <천개의 고원>이 무산된 2005년, 아내와 함께 홀연히 제주도로 떠난 그는 3년의 세월 동안 조용한 포구가 깃들어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에 살면서 그동안의 비난과 조롱, 질투와 시기, 고통과 분열증을 다 벗어던지고 절대적인 평온을 찾은 듯 보였다. “별채로도 쓰고, 찾아오는 손님도 받고, 유흥비도 버는 차원”에서 카페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느라, 인근 펜션 사장님이 물가에서 잡은 문어를 먹으러 가느라, 5일장이 열린 서귀포에 가서 장 보느라,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와 뭔가 상담을 하느라, 그리고 또 여러 가지의 소소한 일을 하느라 즐거움에 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선우 감독을 제주도에서 만났다. 그의 답변 안에는 함께 자리했던
[장선우] 길은 찾았으니 성불할 날이 멀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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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빈도 지수 ★☆
<챔피언 마빡이> <짝패> 촬영현장 엿보기 지수 ★★★☆
배우들에 대한 호감 지수 ★★★★☆
2004년 서울액션스쿨 8기 오디션이 끝난 뒤, 강도 높은 훈련 속에 10명 안팎이 대열에서 이탈했고 마지막 시점에선 15명만이 버텨냈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권귀덕, 곽진석, 신성일, 전세진, 권문철 등 그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괴물>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남자 대역을 했던 권귀덕, 전직 미용사 출신 권투선수인 곽진석, 잘생겨서 <쩐의 전쟁>에서 박신양 대역을 하기도 했던 신성일, 십자인대 파열로 스턴트 생활 불능으로 연예계 오디션을 보러 다니게 된 권문철, 그리고 제주도에서 풍운의 꿈을 안고 올라온 전세진 등 오로지 액션배우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모인 친구들이다.
역시 8기생이었던 정병길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각자 살아온 환경도 달랐고 꿈도 달랐던 그들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껏 보지
카메라 바깥 스턴트맨들의 이야기 <우린 액션배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