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 왜 그렇게 사니?
=네?
-답답해서 그래. 스물여섯살짜리 계집애가 아무것도 안 하고 빈둥빈둥 시간만 죽이면서 사는 게 갑갑해서 그래.
=저 빈둥거리긴 했지만 아무것도 안 한 건 아닌데요.
-뭐야. 말이 앞뒤가 안 맞잖아. 빈둥거리는 게 바로 아무것도 안 하는 거거등?
=왜 빈둥거리는 게 아무것도 안 하는 건데요?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아무것도 안 하는 거죠. 빈둥거리는 건 빈둥거리는 거고요.
-너 정신세계 정말 아스트랄하다. 요즘 홍대 앞 여자애들 유행이 빈티지 드레스와 4차원 애티튜드라더니 널 보고 하는 소리구나. 뭐 그렇게라도 자기 캐릭터 만들어서 팔아먹어야지 어쩌겠니. 그건 그렇고 돈도 한푼 못 벌면서 유학 보내달라고 부모한테 떼나 쓰는 건 또 웬일이래.
=유학 안 보내주니까 그렇죠.
-유학 가면 뭐할 건데?
=영국 리버풀에서 음악 공부 할 거예요.
-왜 하필 리버풀이냐?
=비틀스가 리버풀 출신이거든요.
-근데 거기 들어갈 만한 실력은 있어? 너 피아
[가상인터뷰] <여기보다 어딘가에>의 꿈없는 88만원 세대 수연
-
극장판 다큐멘터리 <지구>는 아마도 세계 여러 나라에서 다큐 흥행사를 새로 쓴 작품일 것이다. 2007년 독일 개봉 당시 3천만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렸고, 프랑스에서는 그해 프랑스 박스오피스 3위 안에 들었으며, 스페인에서는 자연 다큐 개봉작들 가운데 역대 최고 개봉성적을 냈다. 일본에서는 당시 흥행 1위를 달리고 있던 <나는 전설이다>를 순위에서 끌어내리고 개봉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다. 스크린 수 규모는 <나는 전설이다>의 절반에 불과했고, <지구>는 지난 10년간 일본에서 가장 흥행한 다큐멘터리로 남았다. 전세계 관객을 매료시킨 자연다큐 <지구>에 관한 이모저모.
1. 촬영 뒷이야기
-코끼리를 덮치는 사자떼
칠흑 같은 밤. 40~50마리쯤 되는 사자떼들이 새끼 코끼리를 덮치려는 모습이 HD카메라에 포착됐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그 카메라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댄 여성 카메라맨
[알고 봅시다] 신념과 모험으로 전하는 지구 곳곳 야생의 이야기
-
필름을 가지고 즐겁게 놀아보자. ‘유희’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제5회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벌(이하 EXIS)이 9월4일부터 10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 인디스페이스, 스페이스 셀에서 열린다. 49개국 180편의 실험영화를 상영하는 이번 영화제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핸드메이드 필름의 비중을 늘리고 무성영화와 퍼포먼스의 결합을 시도한 ‘EX-라이브’란 프로그램을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다. 이와 함께 관객이 직접 실험영화 만들기에 동참하는 ‘랩 데이’처럼 대중과의 거리를 가깝게 만들 다양한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제5회 개막작으로 선정된 헬렌 힐의 <윙어부인 영화 만들기: 21세기 생존법>과 애비게일 차일드의 <자비>(Mercy)는 영화제가 지향하는 ‘유희’의 의미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수공예적 영화 만들기로 유명한 헬렌 힐은 사람들이 모여앉아 매니큐어와 마커를 필름에 덧칠하고 그것을 긁어내며 즐거워하는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그녀의 작품이 창작의 즐거움
실험영화로 즐겁게 놀아보자
-
대단한 단편들만 모았다. 시네마 상상마당(이하 상상마당)이 개관 1주년을 맞아 ‘2회 대단한 단편영화제’를 연다. 9월4일(목)부터 10일(수)까지 ‘After 2000, 다시 만나는 단편영화 20선’, ‘단편영화 감독 특별전’, ‘단편영화 배우 3인방: 이채은, 유형근, 서영주’라는 섹션들로 구성된 이번 영화제에서는 2000년 이후 화제가 된 단편들, 주목할 만한 배우들의 우수 단편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먼저 ‘After 2000, 다시 만나는 단편영화 20선’의 경우 <후회하지 않아>(2006)를 만든 이송희일의 <굿 로맨스>(2001), <내 청춘에게 고함>(2006)을 만든 김영남의 (나는 날아가고… 너는 마법에 걸려 있으니까)(2002), <신성일의 행방불명>(2004)을 만든 신재인의 <그의 진실이 전진한다>(2002) 등 이미 장편 극영화로 데뷔한 감독들의 영화도 포함돼 있지만 기본적으로 여전히 ‘입봉’을 기다리고 있
단편영화 완전정복
-
-
“다양성을 기반으로 작품의 완성도에 주력했다.” 올해로 4회를 맞는 KBS프리미어페스티벌의 목표다. 매년 이 영화제를 통해 세계 각국 미공개 신작을 소개해온 KBS 이관형 PD는 “내적인 완성도를 추구하지 않으면 식상하게 느껴질 수 있는 시기”라고 4회 영화제의 위치를 설명했다. 그의 말을 반영하듯 올해 영화제는 16편의 상영작을 절반으로 줄인 대신 더욱 탄탄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지난 3년간 고정 관객층도 늘어나 단관에서 전국 7개지역 10개관으로 상영관도 대폭 늘렸다. 8월28일부터 열리는 제4회 KBS프리미어페스티벌의 변화된 점과 지난 3년간의 성취를 이 PD에게 들어보았다.
-4회를 맞아 주력한 점이 있다면.
=3회까지는 다양한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 목적이었다면 올해는 작품의 완성도를 가장 중요한 상영 기준으로 보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완성도란 영화평론가들이 생각하는 종류의 작품성이 아니다. 우리 영화제가 지상파TV를 기반으로 하는 만큼 대중의 보편적인 정서를 충족시킬
[이관형] “온라인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
데칼코마니를 연상시키는 이미지들로 이루어진 오프닝 시퀀스가 인상적인 <미러>는 김성호 감독의 2003년 <거울속으로>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으로 <언덕이 보고 있다>의 프랑스 출신 알렉상드르 아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거울 속의 존재가 살인을 일으킨다는 기본 전제와 특히 원작의 엔딩이 놀라웠다는 감독은 어디서나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스스로의 이미지가 주는 공포감을 영화에서 극대화하고 있다. 은회색에 옅은 핑크색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고 나타난 키퍼 서덜런드는 누구보다도 온화한 느낌을 주는 배우였다. 그는 영화사 직원이 지정된 시간이 다 되었다고 재촉하자 “내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날 테니(시간을 끌어줄 테니), 그동안 질문을 계속해요”라며 마지막 질문까지 친절하게 대답해주었다.
-어렸을 때 무서워했던 것이 있다면.
=그때그때마다 달랐던 것 같은데. 굳이 들자면어머니가 나 때문에 화가 난다거나 바닷가에서 나를 향해 밀려오는 파도 정도? 나는 꽤 평범
[키퍼 서덜런드] <24>로 유명해지니까 예전 내 경력이 그렇게 형편없었나 싶다
-
어떻게 된 일일까. 중국의 여배우들이 하나둘씩 중국을 떠나고 있다. 지난 8월24일 홍콩과 중국 언론들은 <색, 계>의 탕웨이가 홍콩 국적을 취득했다는 소식을 알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공리가 싱가포르 국적을 취득한 소식을 연이어 보도했다. 탕웨이는 리안 감독의 <색, 계>에서 친일파 간부 ‘리’를 유혹하여 사랑에 빠진 ‘왕치아즈’ 역을 맡아 신인답지 않은 과감하고 여유있는 연기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당시 중국 정부는 논란거리였던 섹스신과 영화가 중국 역사를 왜곡하고 친일파를 미화했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 내에 <색, 계> 상영을 중단시키고, 그녀에게는 방송, 영화, CF 등 모든 연예활동을 금지시켰다. 그 뒤 그녀는 연기 활동을 재개하기 위해 대륙사회 각 분야에 기여한 중국인에게 홍콩 영주권을 주는 ‘우수인재 영입 프로젝트’(배우 장쯔이, 피아니스트 리윈디, 랑랑 등이 이 제도를 통해 중국 국적을 버리고 홍콩 국적을 선택했다)를 신청했고, 최근에 홍
[공리] 굿바이, 차이나!
-
4주째 1위다. <다크 나이트>가 이번 주 에도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전국관객 361만7907명을 기록했다. 근래 들어 한달 이상 정상을 차지했던 작품이 없었던 점을 볼 때, 주목할 만한 결과다. 하지만 이번 주 박스오피스는 <다크 나이트>의 4주 연속 1위 보다도 더 눈여겨 봐야할 결과를 나타냈다. 오는 9월 4일 개봉할 <신기전>과 <맘마미아>가 개봉 전 유료시사회 만으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신기전>의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주말 이틀 동안 1일 3회 상영만으로 23만3000명의 관객을 동원했다고 밝혔다. <맘마미아>의 직배사인 UPI도 주말 이틀동안 14만7000명의 관객을 불러모았다고 발표했다. 두 영화모두 입장료도 할인하지 않은 채, 유료시사회를 열어 얻은 수치다. 하지만 유료시사회를 연 스크린 수는 <맘마미아>가 235개, <신기전>이 약 350개다. &l
<신기전>과 <맘마미아>, 유료시사로 2,3위. <다크 나이트>는 4주 연속 1위
-
지난 8월 22일 오후 5시 용산 CGV에서는 아주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2008년 최대 흥행작인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이하 <놈놈놈>)의 마니아 팬들만을 위한 '관객과의 대화(GV)'가 이례적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이는 반복 관람, 극장판 관람, 칸 버전 관람, 영문 자막판 관람 등 단발성 1회 관람이 아닌 적극적인 마니아 층의 열기에 보답하기 위한 김지운 감독의 팬 서비스 차원에서 열렸다고.
<놈놈놈> 공식 카페를 거점으로 디씨 <놈놈놈> 갤러리, 김지운 감독 개인 팬카페 등을 통해 그 엄청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는 소위 '놈빠'들은 제작진도 예상 못했을 정도로 뜨거운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팬들은 김지운 감독과 <놈놈놈>의 열성팬답게 감독의 의중을 완전히 넘어서는 뛰어난 상상력으로 허를 찌르는 질문을 이어갔다.
관객과의 대화가 종료된 이후에는 김지운 감독의 팬사인회가 열려 다시 한번 그 성원에 보답했
<놈놈놈> 마니아를 위한 ‘만주 아이돌’ 김지운 감독의 특별한 GV ①
-
[팬더댄스와 명화극장] <사탄의 인형> 두고보자, 처키!
[팬더댄스와 명화극장] <사탄의 인형> 두고보자, 처키!
-
20년 뒤면 로봇이 인간의 지능을 따라잡을 것이라고 믿는 ‘과격한 미래주의자’ 한스 모라벡 교수(미국 카네기-멜론대 로봇공학연구소 소장)에게 한 과학기자가 이런 질문을 던졌다. “당신이 만든 로봇이 <A.I.>나 <바이센테니얼맨>에 나오는 로봇처럼 행동하는 날이 정말 올 거라고 믿습니까?” 그러자 한스 모라벡은 이렇게 대꾸했다. “우리 연구실의 로봇은 조만간 <A.I.>의 데이빗이나 <바이센테니얼맨>의 앤드류를 능가할 겁니다. 하지만 제 로봇은 영화 속 로봇들처럼 인간이 되고 싶어 안달이 나 있진 않을 거예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인간을 가르치고 싶어할지는 모르겠네요.”
영화 속 로봇들이 하나같이 수동적이라며 투덜거리는 한스 모라벡 교수도 즐겁게 볼 만한 로봇영화 한 편이 나왔다. 디즈니-픽사에서 만든 <월·E>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지적으로 자극적이며, 과학적 상상력으로 충만한 영화다. 테크놀로지를 이토록
[영화읽기] 생명 재창조의 우화
-
“저는 18살 때 처음으로 기차를 봤습니다….” 무대에 올라 수상소감을 말하기 시작한 중국 위광이 감독의 눈가는 금세 촉촉해졌다. 그는 <살아남은 자의 송가>로 8월26일 폐막한 시네마디지털서울(CinDi) 2008에서 4명의 감독 심사위원이 수여한 레드 카멜레온상을 받았다. 지난해 데뷔작 <마지막 벌목꾼>으로 바로 이 영화제에서 두개 부문의 상을 공동 수상했던 그에게 또다시 트로피를 안겨준 <살아남은 자의 송가>는 한 사냥꾼 집에 더부살이하는 사람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살아남은 자의 송가>는 사람들로부터 모멸과 무시를 당하며 살아가는 샤오리라는 주인공의 ‘인간다움’에 초점을 맞추는 감동적인 영화다. 1961년 장백산(백두산) 인근 마을에서 태어나 18살이 될 때까지 기차 한번 보지 못한 채 이곳에서 살았던 위광이 감독은 마흔이 넘어서야 처음 붙잡은 카메라로 고향 마을과 사람들을 담아왔고, 지금도 같은 지역에서 세 번째 영화를 만들고 있다
[위광이] “나를 감동시키는 걸 찍는다”
-
영화 <중경>의 배우 샤오허가 시네마디지털서울2008 영화제를 계기로 한국을 찾았다. <중경>에서 그가 연기한 인물은 경찰관 왕위다. 폭발 직전의 사람들에게 꽂힌 뇌관을 건드리는 이야기인 이 영화에서 왕위는 등장인물 중에서 가장 극한의 폭발을 경험하는 사람이다. 그의 폭발은 애인을 향한 폭력부터 전라로 거리를 활보하는 것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드러난다. 샤오허는 왕위에 대해 “자신이 품고 있는 격한 감정들을 폭력으로 드러내면서 주변 환경을 파괴하는 남자”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실제로 만난 그는 줄곧 ‘감사합니다’란 한국말을 내뱉는 선한 인상의 남자였다. 그가 서울에서 처음으로 아침식사를 했던 지난 8월26일, 남산을 훑어보고 온 그를 서둘러 만났다.
-영화 속의 모습보다 훨씬 젊은 것 같다.
=(한국말로) 감사합니다. (웃음) 사실 서른세살밖에 되지 않았다.
-원래는 록밴드를 이끄는 가수라고 들었다. <중경>에는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장률 감
[샤오허] “창작에 있어서 가장 큰 적이 경험이다”
-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백만명의 여성들은 이 역할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칠 것이다. <맘마미아!>의 사랑스러운 딸, 소피 셰리던 말이다. ‘악마 같은’ <런웨이> 편집장(메릴 스트립)이 엄마로 출연해 그녀의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리고, 제임스 본드(피어스 브로스넌)와 미스터 다아시(콜린 퍼스), 캐리비안의 해적 빌 터너(스텔란 스카스가드)가 서로 자신을 아빠로 여겨달라며 애걸복걸하는데 어떤 소녀가 이 역할을 마다하겠는가. 이 대단한 행운은 올해 스물세살이 되는 금발 미녀 아만다 시프리드에게 돌아갔다. 하지만 그리스 해변과 숲속을 자기 집처럼 뛰어다니며 파워풀한 가창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건대 행운은 그냥 오는 것이 아니다. 오디션 당시 아만다가 소피의 메인 테마곡인 <아이 해브 어 드림>을 부르자마자 <맘마미아!>의 음악감독을 맡은 아바의 멤버 베니와 비욘은 그 자리에서 그녀를 캐스팅했다
[아만다 시프리드] 가창력으로 마법을 이룬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