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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박함, 섹스중독자, 얼간이, 대마초, (여성의)누드…. IMDb가 집계한 조나 힐의 키워드다. 그가 연기한 <슈퍼배드>의 세스는 어린 시절 “어린이의 8%가량이 겪을지 모른다”는 성기 그리기에 몰두했고 친구 엄마의 풍만한 가슴에 매력을 느끼며, 여자들에게 술을 사주면 섹스를 할 수 있을 거라 믿는 얼간이다. 그런가 하면 <사고친 후에>의 조나는 친구들과 대마초를 즐겨 피우면서 영화 속 여배우의 누드장면을 기록하며 시간을 때우는 백수다. 말하자면 그들은 모든 엄마들이 “우리 애는 착한데, 나쁜 친구를 만나서”라고 변명할 때 이용되는 그 ‘나쁜 친구’이다. 하지만 엄마가 사귀지 말라는 친구가 때로는 제일 좋은 친구다. 나에게 술과 담배를 가르쳐주고 남녀상열지사의 비밀을 일깨워주며, 가출로 인도해 진짜 세상을 경험하게 해주는 친구. 그는 내가 애인과 헤어지면 아마 그녀를 욕해줄 테고, 회삿일로 스트레스를 겪을 때는 퇴사를 종용할 것이다. 그렇게 내가 백수가 되면 매
[조나 힐] 만사태평 나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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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영국 악센트에 대한 취향 때문이었다. 월요일 아침 일찍 담당영화사에서 <골2: 꿈을 향해 뛰어라>를 보는 동안, 단지 그가 데이비드 베컴을 연상시키는 금발의 꽃미남 실력파 미드필더라거나 여자와 파티를 좋아하는 습관을 버리지 못해 코치와 감독을 애먹이면서도 천진난만한 미소로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철부지 청년이라서 좋아했던 건 아니었단 말이다. 뻔한 금발에, 전형적인 귀염둥이(라고 쓰고 바람둥이라고 읽어도 좋다) 캐릭터인데 말씨까지 뉴욕 토박이라면 왠지 심심하다. 대한민국 경상도·전라도 말씨, 미국 남서부 깡촌의 억양, 영국의 잉글랜드/스코틀랜드/아일랜드 악센트. 좋은 표현으로는 쿨한, 좀더 솔직한 묘사로는 퉁명스러운 이런 억양들이 도회적인 느끼함과 부조화를 이뤘을 때 생기는 스파크를 본 것이다. 후배를 옆에 세워두고 “이래야 몸값 안 떨어져. 나이들어 보이면 끝장이야”라며 눈가 주름 위에 백색 컨실러를 슥슥 바르고 휙 사라지던 뒷모습. 스스로 제 인생을 망치고 있음
[알레산드로 니볼라] 미워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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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에게 캐릭터가 옷이라고 한다면, 오직 한벌의 옷으로 기억되는 배우가 있다. TV시리즈 <웨스트 윙>에서 대통령 보좌관 조쉬 라이먼을 연기한 브래들리 휘트퍼드도 그 경우일 것. 훤한 이마, 곱슬머리, 각진 턱 등 별 특징없는 얼굴을 가진 그가 대중의 주목을 끌 수 있었던 건 시속 60km의 말을 순식간에 쏟아내면서 비서 다나와 티격태격하는 조쉬라는 캐릭터 덕이었다. 그가 이후 TV시리즈 <선셋 스트립의 스튜디오 60>에서 자유주의를 신봉하는 프로듀서 대니 트립 역을 맡은 것도 <웨스트 윙>의 조쉬 없이는 불가능했다. 사실 <웨스트 윙> 이전의 휘트퍼드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그도 그럴 것이 휘트퍼드는 그동안 삼촌을 막 대하는 제당회사 부사장(<여인의 향기>)이나 뺀질거리는 에이전트(<뮤즈>), 양심불량 변호사(<필라델피아>)나 악덕 비즈니스맨(<빌리 매드슨>) 등 매우 적은 비중의 “여피 쓰레기
[브래들리 휘트퍼드] 영원히 기억될 단 한번의 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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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의 놀림을 견디다 못해 뛰쳐나간 ‘40살까지 못해본 남자’(스티브 카렐)를 따라잡기 위한 데이비드(폴 러드)의 웃지 못할 추격전이 시작되는 순간, 폴 러드에게 반했다. 집요하게 지분대다가도 미적지근하게 편을 들어주고, 그러다 어느새 놀림의 행렬에 동참하는, 한껏 사악하지도 힘껏 선하지도 않은 평범함. 13년 전, 그에게 청춘스타로서는 거의 유일한 스타덤을 안겨줬던 <클루리스>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폴 러드가 연기한 이복오빠를 향해 새삼스런 감정을 깨달은 주인공이 독백한다. “옷도 촌스럽게 입고, 귀엽지도 않고, 하루 종일 집안에서 빈둥대는 느림보잖아.” <앵커맨>부터 <포게팅 사라 마셜>까지 다섯편의 제작·연출작에 조연으로 러드를 캐스팅한 이 시대 최고의 익살꾼 주드 애파토우의 노림수가 눈에 선하다. 외모가 캐릭터인 ‘천생 루저’의 곁에는 ‘생긴 건 멀쩡한데 하는 짓은 싱거운 못난 친구’ 한명쯤 있어줘야 하는데, 그게 바로 러드다. 최고 별종 피
[폴 러드] 그냥 시시하게 늙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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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눈에 멋진 건 오다기리 조나 이세야 유스케다. 무기력한 일상을 어쩌지 못하는 평범한 회사원 가세 료는 오다기리 조를 만나서야 일탈을 처음 맛본다(<스크랩 헤븐>). <허니와 클로버>에선 가만히 있어도 여자가 따라오는 이세야 유스케의 화려함을 애써 외면하려는 듯 마음을 숨기고 여자의 뒤를 밟는다. 솔직히 말해 첫눈엔 어벙해 보였고, 두번 봤을 땐 바보 같았다. 그리고 본 영화는 가세 료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구마키리 가즈요시 감독의 <안테나>다. 욕조에 몸을 담근 깡마른 남자. 가정의 아픈 상처를 풀지 못한 채 자학의 세계로 빠져드는 그는 정말 뼈밖에 남지 않았다. 실패가 만든 굴 속에 하염없이 떨어질 것 같았다. 가세 료는 아픔을 적당한 냉소와 나르시시즘으로 체화하는 오다기리나 이세야와 달리 그냥 아파 보인다. 치한으로 오인받아 감옥에 갇힌 남자 가네코(<그래도 나는 하지 않았다>)를 연기할 때도 그랬다. 그는 정말 난처해 보였다. 기무
[가세 료] 미니멀리즘의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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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허영의 도시인 줄만 알았던 로스앤젤레스가 생전 처음 이름값하는 ‘천국’다워 보였다. 2004년 미국 <쇼타임>이 첫 방송한 레즈비언 드라마 <L워드>의 LA는, 레즈비언/바이섹슈얼 여성들이 폼나게 일하고 진짜배기 고민과 우정(걸핏하면 애정으로 변질돼 탈이지만)을 나누는 쾌청한 낙원이다. 한데 성 정체성만 빼면 각양각색인 그녀들은 어쩌다 패거리를 이루게 됐을까?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의 소우주 중앙에 태희(배두나)가 있다면, <L워드>의 태양은 양성애자 알리스(리샤 헤일리)다. 프리랜서 잡지 에디터 알리스는 친구 무리 중 늘 한명쯤 있게 마련인 중재자/관찰자/기록자다. 수레국화 모양 금발을 찰랑이는 그녀는 태양된 자답게 매번 재가 될 때까지 사랑하고 날이 새도록 파티를 즐긴다. 그리고 지쳐 쓰러진 친구들의 어깨 위에 골고루 햇살을 뿌린다.
<L워드> 캐스트 중 유일하게 공식 커밍아웃한 레즈비언인 리샤 헤일리에게 알리스는
[리샤 헤일리] 총명하고 사랑스러운 자유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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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남자의 시대는 갔다. 불행히도 그렇다. 장 폴 벨몽도와 알랭 들롱의 비천하고 능글능글한 밑바닥 남자의 매력은 70년대 이후 스크린에서 씨가 말랐다. 제2의 벨몽도나 들롱이 될 뻔했던 배우들? 제대로 싹이 트지도 못했다. 기욤 카네(<비독>)는 에비앙 생수처럼 담백해서 영 재미가 없다. 뱅상 페레(<여왕 마고>)는 영화를 제대로 선택할 줄 모른다. 올리비에 마르티네즈(<언페이스풀>)는 팝스타 카일리 미노그의 결혼 상대로 가십 잡지에나 등장할 따름이다. 카스파 울리(<인게이지먼트>)는 그냥 예쁜 바비인형 같다. 세상이 원하는 건 단정하게 수염(과 가슴털)을 정리한 영미권 남자들뿐이란 말인가. 통곡하고 있을 즈음 로맹 뒤리가 나타났다. 시작은 <스페니쉬 아파트먼트>(2002)였고 절정은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2005)이었다.
뒤리는 자크 오디아르의 <내 심장이 건너뛴 박동>에서 부동산업자 아빠의 뒤
[로맹 뒤리] 프랑스 남자적 로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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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으로 영화를 본다는 건 일반적인 짐작만큼 즐거운 일이 아니다. 짬날 때 즐기는 게임과 프로 게이머로서 임하는 게임이 다르고, 블로그에 올리기 위한 글과 마감시간에 맞추기 위해 쓰는 글이 다르듯, 아무런 부담없이 보는 영화와 무언가 목적의식을 품고 보는 영화는 정말 다르다. 시사회장, 개봉관, DVD 등에서 1년에 100편 넘는 영화를 보며 ‘이건 기사가 될까?’, ‘이 부분은 이렇게 써야겠군’ 하면서 하염없이 머리를 굴려야 하는 영화기자들은 영화를 보는 순수한 즐거움이 무엇이었는지 깜빡깜빡 잊곤 한다. 물론 영화기자라고 해서 사심(私心)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그들의 사사로운 마음 안에는 ‘완소배우’들이 있다.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그들 각자의 어떤 이유 때문에 관심을 갖고 사랑을 품어왔던 배우들 말이다. <씨네21> 기자 12명이 각자의 마음속 신전에 고이 모셔뒀던 12명의 배우들을 이젠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난 네게 반했어, <씨네21> 기자들의 완소 배우 12인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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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체 아이언맨은 누구인가?
아이언맨은 토니 스탁이라는 남자의 얼터에고다. 토니 스탁은 뉴욕의 부유한 공장경영자 하워드 스탁의 아들로 은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났다. 그것만으로도 배가 아플 지경인데 그는 15살 나이에 메사추세츠공대(MIT)에 입학할 정도로 타고난 영재였다. 부모가 비극적인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자 토니 스탁은 젊은 나이에 거대한 ‘스탁 엔터프라이즈’의 회장이 된다. 그의 제국이 그렇게 도덕적인 재벌가의 용모를 갖추고 있었던 건 아니다. 스탁 제국의 주요 생산물은 미 군부에 납품하는 치명적인 살상무기들이었고, 토니 스탁은 술과 여자를 끼고 방탕한 생활을 보내는 전형적인 젊은 재벌의 삶을 마음껏 누렸다. 하지만 토니 스탁의 운명은 새로운 무기를 시연하기 위해 향한 베트남전쟁에서 완전히 흔들린다. 새 무기를 시연하던 중 가슴에 치명상을 입고 적군에 생포된 토니 스탁은 적을 위해 새로운 무기를 개발해야 하는 운명에 놓이고 마는 것이다. 다행히 동료 죄수의 도움으로 몰래
비전형적 슈퍼히어로, <아이언맨>을 알기 위한 여덟 가지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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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이 웬 철갑을 두른 사내인가. 아이언맨이라는 슈퍼히어로는 한국 관객에게 낯선 존재다. 아니, 생판 모르는 이 철갑 두른 남자가 언제부터 유명한 슈퍼히어로였는지조차 알 길이 없다. 하지만 마블 코믹스를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낸 북미 대륙의 영화인과 관객에게는 사정이 좀 다르다. 그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간절하게 아이언맨의 스크린 데뷔를 바라왔다. <아이언맨>의 영화화를 희망했던 감독들의 리스트를 한번 보자. 입이 딱 벌어진다. 지난 1999년 철갑 사내를 영화로 만들고자 무던히 애를 썼던 사람은 쿠엔틴 타란티노였다. 그는 각본과 감독을 모두 겸하려다가 제작사의 확답을 듣지 못해 결국 꿈을 접었다. 다음으로 뛰어든 감독은 <버피와 뱀파이어>의 창조자 조스 웨든이었다. 그는 2001년 <아이언맨>의 감독을 맡기 위해 마블 코믹스와 지루한 협상을 벌이다가 스스로 떨어져나갔다. 2004년에는 존 카사베츠의 아들인 닉 카사베츠가 감독직에 낙점됐다가 밀려났다.
<아이언맨> 진정 21세기다운 슈퍼히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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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아름다운 여자와 마주쳤다. 넋을 잃고 고개를 돌려 그녀를 바라보고 있는데 우아한 자태의 그녀는 뇌쇄적인 눈길을 보내며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이렇게 말을 건넨다. “내가 당신을 괴롭게 하나요?”(Am I Abusing You?) 질문을 받았으니 답을 주어야 할 차례. 벌써 표정과 몸짓은 어색해지는데, 뇌에서 입까지 전달하려는 대답은 또 의식적으로 상황을 부인한다. 닮고 싶거나, 다가가고 싶거나. 다양한 욕망이 드러나는 무의식적인 반응과 이를 감추려는 의식적 반응이 제각각 작동하는 와중에 바로 이런 모습 자체가 그녀가 이미 알고 있었던 답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진짜 답을 알고 있는 사람은 스위스 작가 다니엘 부에티다. 기존 대중매체 속의 이미지를 작품에 차용해온 그는 여성 모델들이 등장하는 사진에 라이트 박스와 작은 조명기기로 화려한 빛을 넣고, 글자를 만들어 넣어 마치 모델들이 질문을 건네는 것처럼 보이는 작품을 만들었다. 그가 서울에서의 첫 개인전을
사진에서 어떤 욕망이 느껴지나요? <다니엘 부에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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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 김현아 지음 / 호미 펴냄
<파리는 여자였다> 안드레아 와이스 지음 / 에디션더블류 펴냄
역사가 승자의 기록이라는 말은, 왜 재능이 뛰어난 여성에 대한 역사 기록이 (남성들의 그것에 비해) 적은가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이 된다. 남자의 헌신적인 조력자일 때 여자의 존재가 인정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경우 창작의 주체이기보다 영감의 대상이 될 때, 권력의 집행자보다는 우아한 내조자가 될 때 여자의 존재는 기록되고 숭배받을 수 있었다. 김현아의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와 안드레아 와이스의 <파리는 여자였다>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여성의 기록을 담은 책들이다. 두 책 모두 사료 조사라는 역사적 충실함에서나 사진자료를 통한 생생한 이야기 전달력이라는 면에서나 높은 점수를 받을 만하다.
<그곳에 가면 그 여자가 있다>는 절반쯤 여행서이고 절반쯤 에세이다. 저자는 경주에서는 신라 여성들의
우리가 몰랐던 여자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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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라 그런가, 요즘 유독 의류 광고들이 늘어난 것 같다. CF의 내용이나 개인적인 호불호와 상관없이 그냥 이런 현상이 기분 좋은 것은 꽤나 오랜 기간 공중파 CF를 선보이지 않던 의류 업종들이 조금씩 다시 말 많은 광고판으로 돌아온다는 반가움 때문이다. 통신사와 휴대폰, 가전제품들만 넘실대는 CF 사이에서 어쨌든 조금은 다양한 모습을 보는 기분도 들고 말이다. 게다가 이런 의류 CF에는 옷발 잘 받는 최고 모델들이 가장 멋진 모습으로 등장하니 눈 또한 즐겁지 아니한가.
이런 의류 CF 사이에서 눈에 자주 보이는 두편의 남성 정장 CF가 있다. 한동안 기억 뒤편으로 사라졌던 슈트 광고라 더욱 반갑다. 넥타이를 매야 하는 대한민국 평범한 회사원으로 살아온 아버지의 옷장이라면 기본으로 한벌쯤은 걸려 있을 법한 갤럭시와 로가디스가 새 봄 새 CF를 내놓았다. 우리 아버지 옷장에도 그 브랜드가 하나씩 있더라. 최근 젊은 남성들 사이에서는 더 젊고 가늘고 캐주얼한 느낌의 젊은 브랜드가
[도마 위의 CF] 묵직함인가, 솔직함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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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 4월20일(일) 오후 2시40분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만큼 여러 차례, 여전히, 다양한 장르로 재탄생하고 있는 작품도 없을 것이다. 시대적 배경이 달라지고, 배우가 달라지고, 제목이 달라져도 두 원수 집안, 운명처럼 사랑에 빠져 비극으로 끝나는 사랑의 뼈대는 그대로 유지된다. 이 진부한 서사가 사랑의 원형처럼 빛나는 건 셰익스피어의 원작에서만 국한된 일로 여겨질 만도 한데, 수많은 영화들은 이상하리만큼 집안싸움 때문에 파국이 정해진 그 사랑에 유난히 매혹된다. 1996년, 바즈 루어만이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클레어 데인즈를 데리고 만든 <로미오와 줄리엣>도 그렇다. 올리비아 허시를 전세계의 연인으로 만들어준 1963년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시대적 배경도, 내용도 원작에 충실했다면, 바즈 루어만의 작품은 고풍스러운 원작에 최첨단 기술력을 입혔다. 그걸 <로미오와 줄리엣>의 현대적인 재해석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무국적, 무시대적 액션 멜로 <로미오와 줄리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