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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료수를 마셨는데 이물질이 들어 있다면? 새로 산 선풍기 바람의 세기가 부채질보다 못하다면? 업체에 항의하거나 소비자보호원에 신고한다. 그럼 호랑이 기운이 솟는다는 광고를 보고 시리얼 제품을 사먹었는데 힘이 나지 않는다면? 새로 산 남자 팬티에 구멍이 있는 걸 발견한다면? KBS2 <개그콘서트>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에 제보하면 된다.
‘황현희 PD의 소비자 고발’은 시사교양 프로그램인 KBS1 <이영돈 PD의 소비자 고발>을 패러디한 개그답게 풍자성이 짙다. 알루미늄 호일에 싼 김밥을 통해 중금속 문제를 짚고, 끝이 뾰족한 핫바의 꼬치가 흉기로 변할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한다. 런치 타임에 3천원에 팔던 햄버거 세트를 5천원에 판다며 업체가 ‘착한 척’한다고 꼬집거나, 시중에서 파는 샌드위치가 빵 하나를 반으로 잘라 두개로 속여 판다며 “음식 가지고 장난치면 응징하겠다”는 뼈있는 말을 뱉기도 한다.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태도로 억지를 부리기도 한
허를 찌르는 고발의 폭소 퍼레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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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7: 장강7호>(이하 <장강7호>)에서 주성치의 아들 샤오디를 연기한 서교는 사실 여자아이다. 착한 눈매에 깜찍한 연기력을 과시하는 서교는 무려 10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주성치가 발굴한 아이다. 그 역시 남자 역할을 맡긴다는 데서 고민이 많았지만 그 모험은 멋지게 성공했다. 사춘기에 이르지도 않은 아이들의 성별을 바꿔 출연시키는 것에 대해 깊이있게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젠더를 바꾸는 일은 홍콩영화계에서 흔한 전통이기도 하다. 서극이 <양축>(1994)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이한상 감독의 고전 <양산백과 축영대>(1963)에서 무남독녀 축영대는 남장을 해서 남자학교에 들어가고 그에게 사랑을 느낀 양산백은 고민을 거듭하던 중 한참이 지나고서야 그가 여자라는 것을 알고 안심한다. 축영대는 물론 양산백을 연기한 배우도 여자인 능파다.
<동방불패>(1991), <신용문객잔>(1992)에서
[울트라 마니아] 여자면 어때, 머리를 밀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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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캐스팅] <월·E> 에피소드
[대박 캐스팅] <월·E> 에피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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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관령 삼양목장이다. 이날 주인공은 단연 8마리 양들이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하루 쉬고 촬영에 들어갔는데 제멋대로인 양들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오랜만에 주인공을 맡으신 임원희 선배 또한 가만 보고 있을 수만은 없어서 스탭들을 도와 양치기 소년을 자임했다. 눈 때문에 무릎까지 푹푹 빠지는데 목장에서 양들과 결투를 벌인 셈이다. 나중에는 도저히 통제할 수 없어서 양들의 다리를 쇠사슬로 묶기까지 했다. 나중에 컴퓨터그래픽으로 모두 지웠지만.”
[숨은 스틸 찾기] <다찌마와리> 다찌마와리는 양치기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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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에 닿았을 때만 해도 장선우 감독이 얼마나 외로워하고 있을까, 측은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아내인 이혜영 감독과 함께 나타난 장선우 감독의 얼굴에는 고요한 평화와 조용한 행복이 감돌고 있었다. 몽골의 마두금 전설을 소재로 만들려 했던 <천개의 고원>이 무산된 2005년, 아내와 함께 홀연히 제주도로 떠난 그는 3년의 세월 동안 조용한 포구가 깃들어 있는 서귀포시 안덕면 대평리에 살면서 그동안의 비난과 조롱, 질투와 시기, 고통과 분열증을 다 벗어던지고 절대적인 평온을 찾은 듯 보였다. “별채로도 쓰고, 찾아오는 손님도 받고, 유흥비도 버는 차원”에서 카페를 만드는 공사를 진행하느라, 인근 펜션 사장님이 물가에서 잡은 문어를 먹으러 가느라, 5일장이 열린 서귀포에 가서 장 보느라, 지나가는 동네 아저씨와 뭔가 상담을 하느라, 그리고 또 여러 가지의 소소한 일을 하느라 즐거움에 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는 장선우 감독을 제주도에서 만났다. 그의 답변 안에는 함께 자리했던
[장선우] 길은 찾았으니 성불할 날이 멀지 않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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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빈도 지수 ★☆
<챔피언 마빡이> <짝패> 촬영현장 엿보기 지수 ★★★☆
배우들에 대한 호감 지수 ★★★★☆
2004년 서울액션스쿨 8기 오디션이 끝난 뒤, 강도 높은 훈련 속에 10명 안팎이 대열에서 이탈했고 마지막 시점에선 15명만이 버텨냈다. <우린 액션배우다>는 권귀덕, 곽진석, 신성일, 전세진, 권문철 등 그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다. <괴물>에서 한강으로 떨어지는 남자 대역을 했던 권귀덕, 전직 미용사 출신 권투선수인 곽진석, 잘생겨서 <쩐의 전쟁>에서 박신양 대역을 하기도 했던 신성일, 십자인대 파열로 스턴트 생활 불능으로 연예계 오디션을 보러 다니게 된 권문철, 그리고 제주도에서 풍운의 꿈을 안고 올라온 전세진 등 오로지 액션배우가 되겠다는 목표 하나로 모인 친구들이다.
역시 8기생이었던 정병길 감독의 내레이션으로 각자 살아온 환경도 달랐고 꿈도 달랐던 그들의 현재를 들여다본다. 흥미로운 것은 이제껏 보지
카메라 바깥 스턴트맨들의 이야기 <우린 액션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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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디 달리기 지수 ★★★★
아역배우 성장 기대 지수 ★★★
감동 지수 ★
귀여운 동물 캐릭터는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두루 사랑받는다. 동물이 직접 출연해 연기를 펼치는 동물영화의 경우, 동물들의 빼어난 감정 연기는 영화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도 한다. 그런 면에서 <달려라 루디>는 아쉬운 게 많은 영화다. 영화는 꼬마돼지 루디의 캐릭터를 십분 활용하지 못한다. 동물영화와 가족영화 사이를 어정쩡하게 오가며 어설프게 줄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디는 ‘전설의 레이싱 돼지 가문’ 출신에, 잡티 하나 없는 핑크빛 피부, 영롱한 눈과 촉촉한 코를 가졌다. 엄마를 여의고 아빠 토마스와 단둘이 사는 니켈(모리스 타이체르트)은 농장 견학에서 그런 루디를 보고 ‘이 돼지가 내 돼지구나’라는 느낌을 받는다. 니켈이 루디와 동거하는 사이, 출장 갔던 아빠는 새 여자친구 아냐(소피 폰 케셀)와 그녀의 딸 필리를 집으로 데려온다. 죽은 엄마를 잊지 못하는 니켈이 그들을 받아들
동물영화와 가족영화의 사이 <달려라 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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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없는 진목승 감독 지수 ★★☆
스턴트액션 아찔 지수 ★★★
오경의 악당 지수 ★★★☆
진목승 감독의 액션영화가 으레 그러하듯(멀게는 <천장지구>에서 큰 굉음과 함께 활화산처럼 폭발하는 자동차 뒤로 유덕화가 오천련을 오토바이에 태우고 가는 오프닝 장면에서부터 가깝게는 <뉴 폴리스 스토리>에서 성룡이 죽은 동료들과 달리 시한폭탄에서 혼자 살아나오는 오프닝 장면까지) <남아본색> 역시 폭파장면으로 시작된다. 홍콩 시내 한복판에서 천양생(오경)이 이끄는 7인조 강도단이 1억달러를 수송하던 장갑트럭을 덮친다. 강도단은 현금을 탈취하고 트럭을 폭파한다. 트럭이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폭파되면서 근처 상가들은 산산이 부서지고, 그때 보석가게에서 약혼반지를 고르던 형사 아진(사정봉)의 약혼녀가 죽게 된다. 그리고 1억달러는 어떤 연유로 강도단이 차지하지 못하고 행방을 알 수 없게 된다. 6개월 뒤, 도로 순찰 중 천양생의 무리로부터 공격당하는 경위 방
다양한 액션의 즐거움 <남아본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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틴드라마 지수 ★★★
고어 지수 ☆
R. 리 어니 카리스마 지수 ★★★★
십대는 괴담과 분신사바로 여름을 보낸다. 바다 건너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은 모양이다. 메간(엘리자베스 하노이스)과 친구들은 예년처럼 루이지애나의 별장으로 여름휴가를 떠난다. 풍광 좋고 넉살 넘치는 여행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메간은 자살한 쌍둥이 동생인 소피가 자꾸만 마음에 걸린다. 자살 직전에 소피의 전 남자친구인 크리스천(숀 애시모어)과 좋은 관계가 되어 질투를 일으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여장을 풀자마자 기현상이 이어진다. 아닌 밤중에 자동차의 조명이 켜지고 소피의 유품인 열쇠가 장소를 바꿔가며 눈앞에 나타난다. 소피의 영혼이 구천을 떠돌고 있다는 의혹이 점차 짙어지는 가운데 마을의 수상한 노인 레너드(R. 리 어니)가 별장 주변을 기웃거리기까지 한다. 자살의 원인이 질투에 있었다고 믿었던 메간은 기현상과 노인을 잇는 새로운 끈을 눈치채고 자살에 얽힌 의혹을 해결하기 위해 동생의 영혼을
미국 십대 호러와 동양적 정서의 만남 <썸머 솔스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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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보다 생생한 다큐멘터리 지수 ★★★★☆
젊은이보다 펄펄한 노인 지수 ★★★★
음악평론가보다 해박한 영화감독 지수 ★★★★
마틴 스코시즈가 기획한 무대의 디자인을 믹 재거가 탐탁지 않게 여기고, 공연 시작 직전까지 연주될 곡의 목록을 받지 못한 마틴 스코시즈가 신경질 부리는 모습이 비쳐지는 영화 초반부까지만 해도 <샤인 어 라이트>는 롤링 스톤스의 공연을 찍는 과정을 담는 메타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우여곡절 끝에 무대의 막이 오르자 이 영화는 록 밴드의 공연실황 DVD처럼 밍숭맹숭하게 진행된다. <샤인 어 라이트>는 롤링 스톤스가 <Jumpin’ Jack Flash>를 시작으로 <As Tears Go By> <Sympathy for the Devil> 등을 거쳐 <(I Can’t Get No) Satisfaction> 등 대표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생동감 넘치게 보여주는 데 온 힘을 기울이는 영화다.
공
노장들의 ‘음악혼’ <샤인 어 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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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소동 부르스 지수 ★★★★
일본 배우들의 변신 지수 ★★★
쓴웃음제조기술 지수 ★★☆
매일 마감에 쫓기는 프리랜서 기자 아스카(우치다 유키). 덤벙대긴 하지만 일 욕심이 많은 그녀는 결국 800자 기명 칼럼을 따낸다. 첫 번째 원고를 쓰다 남자친구 텟짱(구도 간쿠로)과 말다툼을 벌인 그녀는 안정을 위해 수면제를 먹고 잠이 들지만 눈을 뜨고 보니 정신병원의 폐쇄병동에 갇혀 있다. 이틀 동안이나 의식불명 상태였고, 게다가 자살 시도를 했다는 간호사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는 아스카. 퇴원을 요구하지만 강제입원당한 터라 이마저도 뜻대로 할 수 없다. 게다가 보호자이자 남자친구인 텟짱은 소식이 두절되고, 아스카는 꼼짝없이 정신병동에서 재활을 위한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위노나 라이더, 안젤리나 졸리의 <처음 만나는 자유>를 기억한다면, <콰이어트룸에서 만나요>는 생소하지 않은 설정이다. 아스카의 처지는 불면증 때문에 수면제를 입 안에 털어넣었다 급기
침묵과 단절의 공간 <콰이어트 룸에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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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의 눈망울 초롱 지수 ★★★★★
라틴음악의 서정성 지수 ★★★★
미국에 대한 복합적 상념 지수 ★★★
‘전쟁과 소년’은 문학이나 영화의 중요한 소재이다. 아이들은 다 힘겹게 성장하는 법이지만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라난 아이들은 그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성장통을 앓을 수밖에 없다. <이노센트 보이스>의 주인공 차바(카를로스 파딜라)도 그런 아이이다. 11살 차바는 엄마와 누나, 남동생과 함께 살고 있다. 전쟁을 피해 미국으로 간 아버지 대신 가장 역할을 하는 차바는 옷을 만들어 생계를 꾸리는 엄마를 돕는 착한 아들이다. 장난을 좋아하는 밝은 성격의 차바는 같은 반 여자아이 크리스티나를 좋아하지만 어떻게 고백해야 할지 몰라 고민한다. 가난하지만 행복했던 차바의 유년 시절은 내전이 점차 심각해지자 어두운 그늘로 뒤덮인다. 미군이 건네주는 껌을 거리낌없이 받던 차바는 점차 자신을 둘러싼 환경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된다. 정부군과 게릴라 지역 사이에 위치한 차바의 마을은
전쟁이 불러오는 피폐함 <이노센트 보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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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타 완소 지수 ★★★★
미스터리 지수 ★★★
밥 딜런 즐청 지수 ★★★★
대학에 들어가면서 집을 떠나 센다이시로 이사 온 시이나(하마다 가쿠)는 의문의 남자 가와사키(에이타)를 만난다. 옆집에 사는 이 남자는 밥 딜런의 노래 <Blowin’ in the Wind>를 아냐며 접근하고 평소 그 노래를 곧잘 흥얼거렸던 시이나는 가와사키와 곧 친해진다. 하지만 가와사키는 시이나에게 이상한 제안 하나를 한다. 또 다른 옆집에 사는 남자 도르지를 위해 고지엔 사전을 훔쳐주자는 거다. 도르지는 현재 일본에서 유학 중인 부탄인 학생으로, 얼마 전 친구 둘을 동시에 잃어 슬픔에 잠겨 있다. 다소 엉뚱한 제안에 시이나는 가와사키를 멀리하려 하지만 가와사키는 끈질기게 시이나를 꼬여내 서점 습격사건을 계획한다. 장난감 총을 들고, 바보 같아 보여도 치밀한 작전으로 서점을 턴 두 남자. 하지만 가와사키는 고지엔 사전이 아닌 고지린 사전(고지엔은 2차대전 이후 발행된 대형 국어사전으로 다이
미로 같은 방식의 이야기 <집오리와 들오리의 코인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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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액션배우다>는 올해 독립영화계의 화제작이다.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먼저 본 친구들로부터 재미있다는 말을 듣고 나 역시 개봉을 기다렸다. 서울액션스쿨 8기생의 이야기라는 말만 듣고 스턴트맨의 애환을 다룬 눈물나는 다큐멘터리를 예상했는데 웬걸 킥킥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코미디다. 등장인물들이 한결같이 귀엽고 바보 같다는 느낌을 줄 만큼 솔직해서 보는 내내 미소를 머금게 된다.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그 자연스러움은 무엇보다 감독 정병길이 그들의 친구이자 동료, 액션스쿨 동기생이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가까운 인물에 카메라를 들이댄다고 무조건 명랑쾌활하란 법은 없다. 주성치를 동경해 영화를 시작했다는 정병길의 고백에서 묻어나듯 이 영화는 주성치의 미학에 젖줄을 대고 있다. 주성치는 언제나 사회적 약자 혹은 마이너리티인 등장인물들을 놀리고 고난에 빠트리지만 그들에 대한 진한 애정으로 가슴 뭉클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화장실 유머는 없어도 <우린 액션배우다>는
[편집장이 독자에게] <우린 액션배우다>의 정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