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맬러뮤트 실피드와 로트바일러 바치 기르는 김소영
토종닭들을 묻고 우리는 쫓겨났지
(어쩔 수 없는 스포일러 있음)
김혜리 기자가 전화를 하더니, ‘전영객잔’의 김소영과는 다른 스타일로 ‘재미있게’ 쓸 수 있는 영화로 <말리와 나>를 추천했다. 우리 둘은 시네필이며 애견인이라는 공통의 장점이 있긴 하다. 물론 나는 “왜 이러세요! 전영객잔은 재미없다는 말?”이라고 히스테릭하게 대꾸했다. 그러나 김혜리 기자의 가녀리면서도 강인한 부탁을 거절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네필이며 동물을 사랑하는 친구에게 영화를 함께 보러 가자고 말하자 다음과 같은 답장이 왔다. “거기 나오는 개에게 어떤 나쁜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으면 가지 않을 거야. 시놉시스를 보니 여피 부부가 개를 기르는 뻔한 이야기. 제니퍼 애니스톤도 질색이고. 영화가 끝날 무렵 그 개가 안젤리나 졸리에게나 가버리라지.”
그럼에도 우리는 함께 영화를 보러 갔다. 래버라도 리트리버종인 말리가 제니(
<말리와 나>, 애견인 3인3색 에세이 [2] 김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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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완동물과 함께 사는 건 본래 슬픈 일이다. 서로 사는 시간축 자체가 다르니 그들과의 동거엔 애초에 이별이 포함되어 있다. 인간보다 세배 빨리 산다는 고양이나, 인간의 1년이 7년과 같다는 개. 가벼운 마음에 귀엽다고 기르기 시작해도 언젠가는 이 무서운 진실과 마주해야 한다. 책임감도 중요하고 용기도 필요하다. ‘개와 함께 보낸 젊은 날’이라 요약할만한 영화 <말리와 나>에도 개와의 이별이 나온다. 영화의 시사회가 있었던 극장에선 여기저기 훌쩍대는 소리가 났고, 몇몇 좌석에선 그 소리가 꺽꺽 울렸다. 과거에 개를 길렀거나, 현재 개를 기르는 이라면 이 영화에서 보이는 아프고 무거운 진실을 그냥 지나치지 못했을 거다. <씨네21>은 애견인 3인에게 영화의 관람을 권했고 그들의 경험이 살아 있는 에세이를 받았다. 눈물도, 감동도, 경우에 따라선 불만도 묻어나는 이야기지만 함께 살아가는 동물을 추억하기엔 더없이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싶다. 나, 너, 그리고 우리의 말
<말리와 나>, 애견인 3인3색 에세이 [1] 김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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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들도 보셨다. <과속스캔들>과 <워낭소리>의 흥행으로 나타난 현상 중 가장 눈에 띄는 지표는 중·장년층 관객의 증가량이다. 물론 이들의 잠재력은 이미 <색, 계>와 <미인도> <쌍화점>의 흥행을 통해 입증됐다. 전국 500만명이 넘는 대박영화들은 모두 1년에 영화를 1편 이상 볼까 말까 하는 이들을 극장으로 끌어들였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이야기도 오래전에 나왔다. 하지만 <색, 계>에서 <쌍화점>으로 이어진 중·장년층의 극장 나들이가 ‘벗는’ 코드로 설명됐다면, 벗는 영화도 아닌데다 지금까지의 대박영화들처럼 블록버스터도 아닌 <과속스캔들>의 800만명 달성은 무엇으로 설명해야 할까. 또한 500만명을 넘으면 중·장년층도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게 이치라고 한다면, 이제 30만명을 넘어선 <워낭소리>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이 두편의 영화가 일으킨 중·장년층 관객의 관람 현상은
벗지 않고도 중·장년층 유혹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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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속스캔들>은 블록버스터가 아닌데도 흥행한 게 놀랍다
놀랍다. 하지만 한국은 원래 코미디 장르가 강세였다는 점도 중요하다.
로맨틱코미디가 휩쓸고 조폭코미디가 휘저었던 나라가 아니던가. 물론 그럼에도 “재밌지만 TV드라마 같다”는 평가를 받기까지 한 코미디영화가 대박을 쳤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유감스러운 도시>는 좋은 비교대상이다. 조폭코미디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던 영화의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하는데다, 그들의 텃밭이나 다름없는 명절 연휴에 개봉했지만 결국 한주가 지나자 <과속스캔들> 밑으로 순위가 하락했다. 이제 관객은 욕도 없고 뒤통수를 때리지도 않는 정극 코미디에도 호응한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영화의 이러한 장점은 20대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연령층 포섭도 가능케 했다. 여기에서 차태현의 강점은 다시 평가받는다. 만약 차태현이 아니었다면 한 남자의 성적 속도위반 행위를 편하게 받아들였을까라는 질문이다.
<과속스캔들>
<과속스캔들> 흥행분석- 입소문과 대진운의 찰떡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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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소문만으로 상영관을 늘리다니, 놀랍다
놀랍다. 하지만 <워낭소리> 흥행에는 상영관의 정교한 전략이 작용했다.
“원래 목표 관객 수가 22만명이었다.” <워낭소리>의 고영재 PD는 독립다큐멘터리로 전례없는 22만 관객을 예상했다. 작품에 대한 자신감은 이미 있는 상태. 그가 수립한 극장 확장 원칙만 잘 지켜진다면 꿈의 수치가 아니었다. 그러자면 초기 입소문을 토대로 한 장기상영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씨네큐브, 하이퍼텍나다, 씨너스 이수, 아트하우스 모모, CGV 무비꼴라쥬 등 7개 아트극장이 시작이었다. 와이드 릴리즈로 소구되는 기존 상업영화의 권력구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상영으로 초기 관객의 집중도를 확인했다.
개봉 첫주 7500명의 관객을 동원, 15위로 좋은 반응을 이끌자 서울, 지방 할 것 없이 프린트 요구가 시작됐다. 그러나 무분별한 극장 늘리기 대신 개봉 첫주 7개관에서 유지했던 40~50%의 점유율을 그대로 유지, 입소문을 유지하는 데 중점을
<워낭소리> 흥행분석- 22만을 향한 치밀한 전략전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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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계에 이변이 도래했다. 톱스타, 메이저 영화사, 대형 제작비 어느 하나도 갖추지 않은 <과속스캔들>이 800만명 고지를 눈앞에 두고 흥행 기록을 다시 쓰는데다, 아트 상영관 위주에서 상영됐던 독립다큐멘터리 <워낭소리>가 스크린 수를 확장하며 30만 관객을 코앞에 두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영화 자체의 힘으로 어느 정도의 성공을 예상했지만, 지금의 과속 흥행은 어느 누구도 예상 못한 신세계다.
<과속스캔들>과 <워낭소리>는 각각 다른 의도로 기획된 다른 영역의 영화지만, 이 두 영화가 같은 시기에 흥행을 한 데는 일정 부분 공통점이 존재한다. 먼저, 콘텐츠적인 요소에서 두 영화는 불황의 시기를 극복해 나가는 코드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만약 이 영화의 개봉 시기가 지금이 아니었다면 사정은 달라졌으리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한다. 또 하나는 이들 영화가 이른바 스타파워와 대형 제작, 메이저 배급이라는 관행에 굳어진 기존의 충무로와는 전혀
한국영화 흥행공식이 바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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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안용수 기자 = 지난해 KBS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예인과 아나운서 중 출연료를 가장 많이 받은 것은 `대왕세종'에 출연했던 탤런트 김상경인 것으로 나타났다.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 안형환(한나라당) 의원이 18일 KBS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상경은 지난해 KBS로부터 출연료로 8억4천600만원을 받았다.또 `상상플러스'와 `불후의 명곡', `꼬꼬관광'에 출연한 탁재훈이 8억800만원을 받아 2위를 차지했고 이어 신동엽(샴페인.경제비타민. 5억9천200만원), 김제동(연예가 중계.스타골든벨. 5억92만6천원), 이휘재(스펀지.상상플러스.두뇌왕 아인슈타인. 4억7천450만원)의 순이었다.또 남희석(미녀들의 수다.노래가 좋다. 4억5천60만원), 강호동(1박2일. 4억4천600만원), 유재석(해피투게더. 4억4천200만원), 정은아(스펀지.경제비타민. 4억3천950만원), 신정환(상상플러스.불후의 명곡. 4억2천300만원)도 많은 편에 속했다.회당 출연료로는
"지난해 KBS 출연료 1위 김상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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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도시가 엄청나게 화려해졌지만, 한국 사람들의 열정은 여전한 것 같네요. 한국을 사랑합니다."1980~1990년대 한국 팬들을 사로잡았던 홍콩 누아르의 스타 저우룬파(주윤발ㆍ周潤發)가 15년 만에 한국을 방문했다. 저우룬파의 공식 방한은 '화기소림' 홍보차 내한한 1994년이 마지막이었다.그가 한국을 다시 찾은 것은 다음 달 12일 개봉하는 영화 '드래곤볼 에볼루션'을 홍보하기 위해서다. '드래곤볼 에볼루션'은 1984년 첫 출간 이후 2억부가 팔려나간 만화 '드래곤볼'을 실사화한 영화다.저우룬파가 이 영화에서 맡은 역은 무천도사. 주인공 손오공 역은 저스틴 채트윈이, 부르마 역은 에미 로섬이 각각 연기했다. 18일 기자회견에는 이들 외에도 야무치 역을 맡은 god 출신의 한국 배우 박준형과 무술소녀 치치역을 맡은 재미교포 2세 배우 제이미 정, 이 영화의 감독 제임스 왕도 참석했다.검정 상하의 차림에 콧수염을 기른 채 특유의 자신
주윤발 "한국 팬 여전히 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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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진흥위원회는 올해 극장을 찾는 관객이 지난해보다 5.8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영진위 영상산업정책연구소는 18일 '2009년 한국 영화산업 전망 분석' 보고서에서 "1997~2008년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2009년 극장관객수는 회복세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2008년보다 883만명(5.85%)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연구소는 한국영화의 극장관객 점유율에 대해서는 "지난해 42.1%보다 올해 0.6% 포인트 늘어나 42.7%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극장과 부가시장 매출을 합한 전체 소비시장 규모는 지난해보다 1천388억원 많은 1조1천795억원으로 예측됐으며 한국영화의 수출액은 2008년보다 7.54% 적은 1천899만 달러로 전망됐다.연구소는 보고서에서 "한국 영화산업은 기존의 급속한 성장과 경제위기의 영향으로 잠시 성장폭이 둔화했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
영진위 "올해 극장관객 5.85% 증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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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독립영화 '워낭소리'가 주요 영화사이트의 예매율 집계에서 신작들에 앞서고 있어 박스오피스 정상 등극이 기대되고 있다.'워낭소리'는 18일 오후 9시 현재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의 예매율 집계에서 26.93%로 13.61%의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와 11.89%의 '핸드폰'을 멀찌감치 따돌렸다.맥스무비에서는 23.11%로 25.95%의 '벤자민버튼…'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그는 당신에게 반하지 않았다'(11.28%), '문프린세스-문에이커의 비밀'(9.84%), '핸드폰'(7.46%)을 큰 차이로 제쳤다.'워낭소리'의 높은 예매율에는 이번 주 들어 한층 더 거세진 관객들의 반응이 큰 동력이 됐지만 상영시간이 78분으로 '벤자민버튼…'(166분), '핸드폰'(139분), '그는 당신에게…'(129분) 등 경쟁작들보다 짧아 상영 회차가 많다는 점도 도움이 됐다.이번 주말에는 '워낭소리'와 '벤자민버튼…'의 아성에 도전하는 신
<주말영화> 예매1위 워낭소리 정상밟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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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소지섭ㆍ신현준 주연의 SBS TV '카인과 아벨'(극본 박계옥, 연출 김형식)이 18일 수목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출발했다.19일 TNS미디어코리아에 따르면 '카인과 아벨'은 18일 첫회에서 15.9%의 전국 가구 시청률을 기록했다. 15.6%를 기록한 KBS 2TV '미워도 다시 한번'을 근소한 차이로 누르고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MBC TV '돌아온 일지매'는 10%의 시청률을 보였다.'카인과 아벨'의 이런 출발은 전작인 '스타의 연인'보다 좋다. 최지우ㆍ유지태 주연의 '스타의 연인'은 지난해 12월10일 9.5%의 시청률로 시작했다.'카인과 아벨'은 외과의사 형제의 엇갈린 운명을 그린 드라마. 본격 의학드라마는 아니지만 첫회에서는 시선을 끌기 위해 고난도의 수술 장면을 집중적으로 배치, 긴박감을 높였다.pretty@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
SBS '카인과 아벨' 수목극 1위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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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세주2>
2006년 1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영화<구세주>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구세주2>가 나왔다.
대한민국 최고의 바람둥이 택시기사 임정환(최성국)과 그의 택시를 탄 이은지(이영은)의 좌충우돌 택시 드라이브를 담은 영화 <구세주2>(감독 황승재 제작 익영영화, 씨와이필름)의 언론시사회가 17일 왕십리 CGV에서 주연배우 촤성국, 이영은, 안문숙, 조상기가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아무도 기다리지 않은 것을 알고 있다"
연기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심하게 슬럼프를 앓았지만 <구세주2>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것 같아 다시 한번 스크린 앞에 섰다는 최성국은 지난 3년 동안 동료배우들과 영화인들에게 받은 설움을 이야기 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구세주>를 재미있게 보신 분들도 <구세주2>를 기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과장하거나 포장하지 않는 솔직한 마케팅으로 관객들에게
<구세주2>"아무도 안 기다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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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잔의 차>는 착한 책이다. 한잔의 차를 함께 마시면 당신은 이방인, 두잔을 마시면 손님, 세잔을 마시면 가족이라는 히말라야 기슭 작은 마을의 사고방식에서 따온 제목만 봐도 알 수 있으리라. 히말라야의 오지 마을에 78곳의 학교를 세운 한 미국인의 이야기를 담은 이 논픽션은 희망과 가치를 긍정하게 만든다.
여동생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K2 등정을 갔다가 조난을 당한 그레그 모텐슨은 작은 마을 사람들에게 구조되었다. 건강을 되찾은 그는 신세를 갚기 위해 가진 물건을 죄다 나눠주고 외상 전문 간호사로 받은 기술을 동원해 사람들을 도왔다. 그는 그 마을에 학교가 없어 82명의 아이들이 허허벌판의 얼어붙은 맨땅에 무릎을 꿇고 앉아 일주일에 세번 오는 교사에게서 수업을 받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그는 학교를 지어주겠다고 약속하고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는 수잔 서랜던과 오프라 윈프리와 정치인과 전국 방송사 뉴스 앵커들을 비롯한 저명인사 580명에게 학교를 세우는 일을
[도서] 78개의 학교를 세운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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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이상 아무도 죽지 않는 사회. <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가 <죽음의 중지>에서 만들어낸 또 다른 디스토피아다. 죽음의 직무유기는 느닷없이 찾아온다. 1월1일, 아무도 죽지 않은 것이 시작이다. 노인은 마지막 숨을 놓지 않고, 사산이나 다름없던 아기는 그저 살아만 있다. 영생의 기쁨에 도시가 환희에 겨웠던 것은 잠시다. 생명보험회사, 장의업체, 종교 등 죽음을 팔아온 집단은 그들의 생존을 위해 대책을 강구한다. 극단적 고령화 사회를 앞둔 정부, 영원히 사는 부모들을 공양해야 하는 자식들도 조용히 패륜에 동조한다.
사라마구의 특기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여기는 것을 제거한 다음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것이다. 노작가의 예리한 통찰력과 명석한 두뇌는, 이번엔 인간의 본질적인 두려움이자 구원의 대상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소설의 전반부는 아수라장이 된 사회를 관찰하고, 후반부에서는 ‘죽음’(여성이다)을 등장인물로 불러온다. 인용부호는 찾아볼 수 없고
[도서] 영생이라는 디스토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