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대소설 지수 ★★★★
미스터리 지수 ★★★
“요즘 일본에서는 경찰소설이 큰 인기입니다.” 지난해 가을 취재를 위해 만났던 일본 <미스터리 매거진> 편집장은 일본 미스터리 소설의 최근 경향을 한마디로 설명했다. 왜 경찰소설인가. 그 질문에 대답할 소설 한권을 꼽으라면 바로 사사키 조의 <경관의 피>가 아닐까 한다. 2008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를 차지한 이 소설은 전후 일본사회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경찰 3대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후 일본. 안조 세이지는 생활고로 고민하다 경찰이 된다. 경찰이 되기 그리 어렵지 않던 시기, 세이지는 성실한 근무 태도로 도쿄 덴노지 주재소에서 근무를 시작한다. 경찰 끄나풀로 의심받던 남창 살인사건과 비슷한 사건이 터지자 세이지는 혼자 탐문을 하며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데 그 인근에서 큰 화재사건이 발생하고 세이지는 사고로 죽는다. 경찰인 아버지를 존경했던 세이지의 아들 다미오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경찰이 되지만
[도서] 아들은 아버지의 모든 것을 보고 자란다
-
불황에는 밝고 긍정적인 코미디영화가 잘된다고 한다. 그 법칙이 미술계에도 적용되는 것이라면 미국 작가 에디 마르티네즈의 작품만큼 적절한 대상을 찾기도 어렵다. 마르티네즈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단어는 ‘에너지’다. 그는 주변에서 누구나 쉽게 보는 사물을 그리되 그것들을 과장되고 우스꽝스러운 방식으로 묘사한다. 전화기 손잡이는 바나나로 변하고, 어릿광대는 두눈을 동그랗게 뜬 채 관객을 빤히 쳐다본다. 우는 사람의 눈에서는 눈물이 수도꼭지처럼 넘쳐 흐른다. 그림 속의 사물과 사람은 보는 이에게 어떤 메시지라도 전달하려는 듯 힘껏 자신을 드러낸다. 그런 과장성이 한편으로는 웃음을 유발하지만 한편으로는 정겹다. 마음을 꼭꼭 억누르고 사는 도시의 현대인에게는 더욱 그렇다.
서미앤투스하우스갤러리에서 열리는 에디 마르티네즈 개인전은 그의 과장된 회화법을 감상할 좋은 기회다. 코네티컷 출신의 마르티네즈는 2002년 매사추세츠주에서 열린 <We are Custard 전>을 통해
[전시] 우스꽝스럽지만 정겨운
-
최근 미국의 핫이슈는 단연코 ‘버락 오바마’다. 그는 확실히 혁신적이다. 진보적인 성향의 예술가들도 하나같이 ‘러브 오바마!’를 외치는 지경이라 외려 거북할 정도다.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Working On A Dream≫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남성)노동자들로부터 ‘보스’라 불리는 이 ‘계급적인 록스타’의 신보는 오바마가 열게 될 새 시대에 대한 서정시, 지독한 서정시다. <My Lucky Day> <Surprise, Surprise> <Working On A Dream> <Life Itself> 같은 제목은 놀랍게도 기존의 반어나 풍자가 아닌, 문자 그대로의 의미다. 특히 지난해 오바마 선거유세에서 처음 공개된 <Working On A Dream>은 ‘언젠가 이뤄질 날을 위해 일하지’란 노랫말처럼 희망적이고 달콤하다. 이라크전을 반대하며 보수층이 싫어할 가사(스타벅스는 ‘건전한 고객’을 위해 앨범 판매를 거부했다)로 가득 채운
[음반] 오바마 시대에 바치는 서정시
-
어느 작은 마을에 상상하기 좋아하는 소년이 살고 있었다. 그는 마을과 집을 행성과 밀림으로 상상했으며, 잠들기 전에는 시계와 로켓, 코끼리 등이 새겨진 자기 방의 벽지를 바라보며 그것들이 맘껏 뛰어노는 꿈을 꿨다. 머리가 조금 커진 뒤에는 다빈치, 미켈란젤로, 뒤러의 그림을 습관적으로 탐닉했다. 그들의 모범적인 그림이 지겨워질 때면 마그리트나 달리 같은 초현실주의자의 익살맞은 작품을 보며 머리를 식혔다. 예술적 자양분을 듬뿍 먹고 자란 소년의 유년 시절은 여느 화가 지망생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다. 다만 어른이 된 그는 화가가 되지 않았다. 그 선택이 큰 차이를 만들었다.
물론 소년은 그림을 좋아했다. 하지만 순간을 포착한 그림보다 그 작품과 연결되는 앞뒤의 이야기에 더 많은 관심을 보였다. 그림도, 이야기도 포기할 수 없었던 그는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는 그림책 제작이야말로 자신의 천직임을 깨닫는다. 그리고는 단 한줄의 텍스트도 포함되지 않은, 그림만으로 이야기할 수 있는
[아트&피플] 화가가 되기를 거부한 소년
-
-
플라멩코 멋져 지수 ★★★★
주지훈의 노래 궁금해 지수 ★★★★★
돈 주앙, 하면 떠오르는 것들을 적어보자. 모르긴 몰라도 비슷한 단어들이 리스트에 오를 것이다. 스페인 귀족. 사랑을 울리다 사랑에 죽은 로맨티스트. 자유의 표상. 검술의 달인. 제레미 레벤이 연출한 영화 버전을 본 사람이라면 파릇파릇한 시절의 조니 뎁. 마지막으로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 <키친>으로 연이어 주목받은 주지훈이라는 이름 석자.
주지훈의 뮤지컬 데뷔작으로 호기심을 자아낸 <돈 주앙>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돈 주앙이라면 역시 스페인 영혼의 정수라고 생각했던 이들에게 의외겠지만 이 뮤지컬, 알고 보면 혈통이 꽤나 복잡하다.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하는 이 뮤지컬의 작사·작곡가는 놀랍게도, 스페인이 아닌 프랑스 가수 겸 작곡가 펠릭스 그레이. 게다가 초연된 곳 역시 2004년 2월 캐나다 몬트리올이다. 프랑스와 캐나다가 공동 제작한 이 작품의 오리지널팀은 200
[뮤지컬] 옴므파탈의 정수를 보여주마
-
차를 사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이왕이면 외제차를 사고 싶었다.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첫째는 디자인 때문이다. 둥글둥글 원만원만한 국산차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아이리버보다 아이팟을 더 선호하는 것과 비슷한 이유에서다. 둘째, 광고 때문이다. 구매욕을 당기는 광고가 없더라. 내 차로 젊음을 과시하며 달리고 싶지도 않고, 내 차를 신분증으로 이용할 마음도 별로 없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그랜저로 대답했다 벤츠로 화답받으면 어쩔 것이냔 말이지. 그러다 광고를 하나 봤다. 7.5초짜리 광고였다. 색색깔의 차가 바닐라 셰이크와 블루 스톤과 섞이고 휙휙 뒤집어지면서 ‘씽 어 쏘울!’이라고 노래했다. 짧았다. 간결했다. 발랄했다. 구매욕이 치솟았다. 이런 불황에 지갑을 열게 만드는 이 광고는 대체 누구의 솜씨냐. 광고를 만든 자는 광고회사 이노션에 재직 중인 김정아 CD(Creative Director)라고 했다. SKY 핸드폰의 자매품 광고 시리즈도 이 여자
[김정아] “죽기 전 직업 4개 정도는 해봐야지”
-
박용우는 확실히 물 같은 배우다. 갈색빛이 어린 눈동자나 여릿한 얼굴 윤곽만으로 꺼낸 말은 결코 아니다. 부드럽다가도 눈썹을 찡그리면 가슴 철렁할 만큼 날카로워지는 분위기나 제멋대로 진로를 바꾸는가 싶더니 유유히 순항하는 필모그래피도 그렇다. 온건한 연인의 광채와 냉정한 범죄자의 그늘. 박용우가 껴안은 아이러니는 잔혹한 시대극 <혈의 누>에서 못 말리는 로맨틱스릴러 <달콤, 살벌한 연인>으로 가파르게 항로를 꺾으면서 비로소 빛을 발했다. 세상사 삼세번이라고, 삼수 만에 대학에 입학하고 두번의 낙방 끝에 탤런트 시험에 합격한 이 끈덕진 남자의 걸음은 그때부터 바빠지기 시작했다. <조용한 세상> <호로비츠를 위하여> <지금 사랑하는 사람과 살고 있습니까?> 등 스릴러에서 드라마로, 또 멜로로 긴장어린 줄다리기가 끊이지 않았다. “있는 척, 멋있는 척, 잘생긴 척, 매력있는 척, 폼재”기 일쑤인 경성 최고의 사기꾼 봉구를 유들유들하게
[박용우] 물처럼 차분하게
-
엄태웅에겐 벽이 있었다. 영화 <실미도>로 이름을 알리기 전, 드라마 <부활>로 도약하기 전 스스로를 둘러싸고 있던 벽이다. 그는 연기자가 되겠다고 결심한 뒤 꽤 오랜 무명 시절을 보냈고, 시간보다는 작품의 빈도로 세월을 느꼈다. 몇개의 작은 역할과 또 다른 몇개의 작은 역할들. 느리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 느림은 오히려 스스로 만들어낸 리듬이다. 거창한 의도가 섞이진 않았지만 엄태웅은 본인에게서 떨쳐낼 수 없는 어떤 망설임과 주저 속에서 작품을 골랐다. 절반은 불안, 두려움 때문이었고, 나머지 절반은 그냥 어찌할 수 없는 기질적인 망설임 탓이었다. 엄태웅은 그렇게 말한다. 끼로 통하는 연예계에서 다소 투박해 보이는 그의 기질은 일종의 벽이다. 그래서 엄태웅이 <부활>의 엄포스로 활짝 피었을 때 왠지 그는 벽을 하나 넘어온 것 같았다. 조금 과장하면 덜커덩 소리도 났다. 하지만 사실 그건 자기 주변을 꽤 오래 맴돌던 엄태웅이 스스로의 벽을
[엄태웅] 발화점까지 타오르다
-
엄태웅과 박용우, 핸드폰을 놓고 목숨을 건 한판 승부를 벌이다
핸드폰, 고작 핸드폰 하나로 일어난 일이다. 하지만 한손에 쏙 들어가는 그 자그마한 물건은 어이없게도, 잘나가던 그들의 생을 나락으로 빠뜨리고 만다. 약간의 우연과 어긋남, 객기와 무례함이 뒤범벅되면서. <극락도 살인사건>으로 주목받은 김한민 감독의 신작 <핸드폰>은 매니지먼트사 대표인 오승민과 우연히 그의 핸드폰을 습득한 정이규를 뒤쫓는 스릴러다. 욕설을 입에 달고 사는 뜨거운 발신자 오승민 역에는 엄태웅이, 서늘하게 명령을 내리는 정체불명의 수신자 정이규 역에는 박용우가 캐스팅돼 한판 대결을 펼친다. 그들의 핸드폰에는 대체 어떤 비밀이 숨어 있기에 그렇게 치열하게 서로를 추적했던 걸까. 2월9일 바람이 거센 야외로 두 남자를 불러내 그 이야기를 들었다.
[엄태웅, 박용우] 냉정과 열정의 맹렬한 추격전
-
일시 2월 17일 화요일
장소 CGV 왕십리 8관
이 영화
부잣집 ‘망나니’ 아들의 갱생기. 엄마의 금고에서 훔친 돈으로 밤문화를 즐기던 정환(최성국)은 어느 날, 딱 걸린다. 택시회사를 운영하는 엄마가 아들에게 선고한 처벌은 직접 택시를 몰아 돈을 벌라는 것. 물론 운전대를 잡은 정환이 제대로 일을 할리는 없다. 근무태만은 물론이고 승차거부도 모자라 택시를 담보로 사채까지 쓰던 정환은 어느 날 택시비 대신 반지를 담보로 맡기겠다는 은지(이영은)를 만난다. 며칠 후, 택시비 정산 차 다시 만난 두 사람. 그 사이 반지를 잃어버린 정환은 하는 수 없이 은지의 몇 가지 소원을 들어주게 된다. 2월 26일 개봉
100자평
<구세주2>는 전편과 마찬가지로 나를 구원한 그가 결국에는 나로 인해 구원받는 이야기다. 기본적인 틀 거리는 같지만, 색깔은 달라졌다. 1편이 <가문의 위기>를 연상시키는 가족주의 조폭코미디였다면, 2편은 <파이란>의 정서에 기
부잣집 '망나니'아들의 갱생기, <구세주2> 첫 공개
-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MBC TV '황금어장-무릎팍도사'는 손태영과 결혼해 최근 첫아들을 얻은 배우 권상우의 출연분을 18일, 25일 2부 특집으로 내보낸다.18일 밤 11시5분 1부에서는 권상우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배우로 데뷔하기까지의 이야기가 소개된다.권상우는 지난 11일 녹화에서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청소년 시절 에피소드와 함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애틋한 형제애를 보였던 가족 이야기를 전했다.또 학창시절 선생님으로부터 매를 많이 맞았다는 일화도 소개했다. 덜 아프게 맞는 요령 등에 대해서도 재미있게 알려줬다.이어 권상우는 논산 훈련소에서 조교로 군 복무한 이야기와 함께 드라마 '맛있는 청혼' 등을 통해 인기를 얻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전했다.25일 2부에서는 손태영과의 연애 과정, 결혼 이야기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펼쳐간다.제작진에 따르면 권상우는 "아기 사진을 보여달라"는 MC의 요청에 "카메라에 담기에는 너무 예쁘다"며 완
권상우 "거침없는 성격 때문에 손해본다"
-
(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제19회 니가타국제영화제가 일본 니가타((新潟)시에서 지난 14일부터 열리고 있다.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영화제에서는 '사랑-LOVE'를 테마로 전 세계 24개국에서 출품된 29편의 작품이 상영되고 있다.
한국 작품으로는 이창동 감독의 '밀양'과 허진호 감독의 '행복' 등 두 작품이 일본 영화팬들과 만난다.
21일에는 니가타 출신의 납북 피해자이자 영화 '행복'의 원작소설을 번역한 하스이케 가오루 씨의 토크쇼도 열릴 예정이다.
하스이케 씨는 지금까지 김훈의 '칼의 노래'를 '고장(孤將)'이라는 제목으로 옮긴 이래 영화 '말아톤'의 원작인 '달려라 형진아', 영화로도 히트한 공지영의 베스트셀러 소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을 번역해 한국 문화를 의욕적으로 일본에 소개하고 있다.
gounworld@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밀양' 日 니가타국제영화제 초대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영화 '말리와 나'의 주인공은 존(오언 윌슨)과 제니(제니퍼 애니스턴), 그리고 이들의 유일한 애완견이자 사고뭉치인 말리다. 그렇다면 말리 역을 맡은 견공 배우는 몇 마리일까? 정답은 22마리다.17일 직배사 20세기폭스 코리아에 따르면 '말리와 나' 촬영에는 강아지 11마리와 성견 11마리 등 래브라도 리트리버 22마리가 동원됐다.통상 동물 영화를 찍을 때는 한 배역 당 복수의 동물 배우들이 동원된다. 인간과 달리 촬영에 쉽게 집중할 수 없는 동물들에게서 원하는 연기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촬영 분량을 하루에 소화하려면 여러 마리의 동물 배우가 필요하다.이를 고려해도 '말리와 나'에 동원된 22마리는 많은 수준이다. '말리와 나'에서 말리는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모든 장면에 얼굴을 내미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보통의 동물 영화보다 출연 분량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또 이 영화에 나오는 강아지 시절이 성인기보다 훨씬
'말리와 나' 주연맡은 견공은 총 22마리
-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1. 16일 KBS 2TV '꽃보다 남자'를 보던 시청자 A씨는 마카오 베네시안 호텔이 집중적으로 조명되는 것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화려하고 으리으리한 호텔 구석구석이 화면에 소개됐고, 카메라는 각종 명품 브랜드 숍은 물론이고 카지노 등 위락시설까지 훑었다.A씨는 "호텔의 외관부터 내부까지 아주 샅샅이 보여주려는 것 같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2. SBS TV '유리의 성'을 보던 시청자 B씨는 주인공 민주가 동료 아나운서를 분장실에서 만나는 장면에서 혀를 끌끌 찼다.두 여자 아나운서의 대화에 갑자기 진동 마스카라가 등장했고 "그게 뭐하는 거냐"는 질문에 "진동으로 컬을 확실히 말아 준다"는 친절한 답변이 나왔기 때문이다.B씨는 "민주가 휴대전화를 들고서 그 기능에 대해 동료와 구체적으로 대화하는 장면도 있었다"면서 "이야기 흐름과 아무 상관없이 '이건 광고예요'라
<'막장','된장' 드라마 간접광고 위험수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