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지윤의 속마음이 궁금해 지수 ★★★★★
’진짜 아티스트’ 운운은 금물 지수 ★★★★
어쿠스틱 악기는 전자 악기보다 진정성 있는 사운드를 만들까. 대부분의 수용자들, 그리고 창작자들도 이 말에 어느 정도 동의한다고 생각한다. 진정성 어쩌고가 너무 과하다면 ‘더 가치있는’이나 ‘더 좋은’으로 바꿔도 좋다(본질은 비슷하니까). 일단 내가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걸 밝혀두자.
박지윤의 7집이자 새 앨범 ≪꽃, 다시 첫 번째≫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그녀는 <성인식>의 주인공이자 꽤 오랫동안 JYP엔터테인먼트(혹은 가요계)를 대표하는 섹시 여가수였다. 그런 그녀가 6년 만에 피아노, 첼로, 어쿠스틱 기타와 차분한 목소리가 마블링처럼 회전하는 앨범을 냈으니 생각이 많아지는 게 당연하다. 너무 집중해서인지 이런 반응마저 의도한 게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비평에 대한 얘기가 아니다. ‘들어보니 (의외로) 좋네요’란 보편적인 반응에 대한 얘기다. 사실 이 앨범은 탄탄하다.
[음반] 어른이 된 소녀는 무엇을 욕망하나
-
90년대 중반 만화방에서 <2001밤이야기>라는 만화를 빼들었다가 기절하는 줄 알았다. 기대를 뛰어넘는 역작이었다. 과학적 고증없이 오락의 흥취 하나로만 질주하는 당대 소년지풍의 만화가 아니었다. 책은 아서 C. 클라크의 오마주로 시작되더니 무려 4세기에 걸친 인간의 우주 진출을 다양한 각도에서 그려냈다. 멋진 하드 SF였다. 장르 특유의 경이감을 극대화한 훌륭한 문학이었다. 그걸 만화방에서 훔치지 않은 걸 천추의 한으로 생각한 지 어언 15여년. 호시노 유키노부의 <2001밤이야기>가 <2001 SPACE FANTASIA(2001야화)>라는 제대로 된 이름을 달고 총 3권으로 출간됐다(알고보니 90년대 읽었던 책은 해적판이었다). 사실 <2001 SPACE FANTASIA(2001야화)>가 온전하게 창의적인 건 아니다. 호시노 유키노부는 서구 SF문학의 걸작 단편들에서 꽤 많은 영감을 얻었다. 중요한 건 제대로 된 영감을 제대로 표현했다는
[도서] 멋진 하드코어 SF!
-
한국인이 유독 사랑하는 보컬리스트들이 있다. 이를테면 나나 무스쿠리. 노르웨이의 재즈 보컬 잉거 마리도 훌륭하게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흔히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재즈 보컬’로 불리는 잉거 마리의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를 우연히라도 듣지 않은 한국인은 거의 없을 테니까 말이다. 1집과 2집은 국내에서만 3만장 이상 팔려나갔다.
세 번째 정규앨범 ≪My Heart Would Have A Reason≫이 한국 팬들을 향한 연서처럼 느껴지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양희은의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영어로 리메이크한 보너스 트랙 <Have I Told You Lately That I Love You>를 한번 들어보시라. 잉거 마리는 새 앨범 발매를 기념해 오는 5월19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스웨덴 출신의 재즈 기타리스트 울프 바케니우스가 스페셜 게스트다. 이 글에서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재
[음반] 동양적인 재즈의 매력
-
로로스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시규어 로스’와 비슷하다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다소 난해한 듯하면서도 자연스레 귀를 감고, 몽환적이면서도 따스한 울림을 전하는 그들의 사운드가 일렉트릭 기타와 첼로 사운드가 초월적인 화음을 이루는 아이슬란드의 전설적 그룹 시규어 로스를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지난해 데뷔작 <Pax>로 한국대중음악상 ‘올해의 신인상’을 수상한 6인조 로로스를 가리켜 보통 장르적으로 ‘포스트 록’, ‘슈게이징’이라 칭하기도 하지만 사실 이들의 정체불명(?) 사운드를 뭐라 딱히 규정하기는 애매하다. 시규어 로스가 그러하듯 정말 ‘꿈결’처럼 들려오는 음악이다. 10분 안팎의 기나긴 세편의 ‘꿈’의 곡들로 이어지는 이번 EP 앨범 역시 재킷 제목 그대로다. 이를 두고 음악평론가 성문영은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영화의 사운드트랙, 천국과 지상이 맞닿은 미세한 틈 사이, 영원을 잡은 것 같았던 찰나의 기억, 분출, 흩어짐, 여운, 상처, 독백, 목탁 구멍 속의 칠흑 같
[음반] 꿈결같은 멜로디
-
-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이 매력적인 것은 그 안에 울림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단조로운 공간에 우두커니 앉아 있는 호퍼의 인물들은 마음속에 품고 있던 고독과 공허의 정서를 캔버스 바깥의 관객에게 선뜻 드러내보인다. 얼굴 표정이 아니라 맨 등을 보여주더라도 말이다.
데이비드 코티의 그림에는 에드워드 호퍼의 작품에서 느꼈던 울림이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코티의 그림은 좀더 청각적인 울림을 전달한다는 것이다. 잿빛으로 채색된 사람들은 개성이 없고 단조롭게 표현되었지만, 그들이 한데 모여 있는 공간에서는 금방이라도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올 것 같다. 개별적으로 보면 별 의미없는 오브제들이 전체가 되었을 때 하나의 커다란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작품의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코티의 그림에는 공공장소가 유독 자주 등장한다. 한낮의 공원, 공항 대합실, 전철역은 공간과 사람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재구성할 줄 아는 작가에 의해 활력과 소음을 얻는다.
데이비드 코티의 개인전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
[전시] 청각적 울림이 있는 회화
-
2009년 상반기 한국미술계의 이슈메이커는, 아이러니하게도 미술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두 사람이었다. 바로 은퇴한 여배우 심은하와 디자이너 미우치아 프라다다. 서울오픈아트페어에서 자신이 그린 동양화 4점을 전시한 심은하는 출품작이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주목받았다. 서울 경희궁에서 ‘프라다 트랜스포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프라다의 경우 브랜드의 세계적인 명성과 영화와 미술을 아우르는 프로젝트의 거대한 규모가 화제였다. 한국 안팎의 톱스타가 한달 간격으로 미술계의 아이콘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하필 미술일까?
하긴 미술만큼 스타에게 안전한 선택도 없어 보인다. 미술은 여전히 진입 장벽이 높은 예술 장르다. 일종의 신화적 판타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미술작품 고유의 아우라, 미술은 난해한 것이라는 일반 대중의 심리, 기하급수적으로 치솟는 미술품의 가격이란 세 요소가 미술의 위상을 높인다. 이미지 관리가 그 무엇보다 중요한 스타에게 미술이란 장
[아트&피플] 심은하와 프라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7일 개봉된 영화 '스타트렉:더 비기닝'은 다양한 국적의 승무원들이 우주선 엔터프라이즈호 안팎에서 펼치는 활약을 그린다. 그중에서도 1등 항해사 술루는 빠른 판단력과 화려한 검술 실력을 보여주는 눈에 띄는 조연이다.이 일본인 항해사 술루를 연기한 배우는 '아메리칸 파이', '해롤드와 쿠마' 등을 거치며 할리우드에서 주연급 배우로 자리잡은 한국계 미국인 존 조(36)다.11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만난 존 조는 영화 속 술루처럼 가벼운 질문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는, 날카롭고 진지한 배우였다.그는 J.J 에이브럼스 감독이 '스타트렉:더 비기닝'을 만든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에이전트에게 연락할 정도로 배역을 따내려고 적극 나섰다고 말했다."어린 시절 아시아인을 긍정적으로 묘사한 작품이 거의 없었는데 '스타트렉'은 예외적이었죠. 또 어렸을 때 남동생과 함께 2가지 놀이를 많이 했는데, 하나는 우주선을 운행하는 것이었고 또 하나는 검술이었어요
존 조 "아시아계 배우들 'NO'할 줄 알아야"
-
(서울=연합뉴스) 강종훈 기자 = 양익준 감독의 독립영화 '똥파리'가 바르셀로나 아시안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았다.11일 배급사 진진에 따르면 '똥파리'는 10일 폐막한 스페인 바르셀로나 아시안 영화제(Barcelona Asian Film Festival)에서 대상(Golden Durian)을 차지했다.바르셀로나 아시안 영화제는 1999년에 시작돼 올해로 11회째를 맞았으며 대상에는 트로피와 함께 스페인-아시아 교류단체인 카사 아시아(Casa Asia)가 제공하는 6천 유로가 수여된다.이로써 '똥파리'는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도빌 아시안 영화제에 이어 세 번째로 영화제 최고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해외 영화제 8곳에서 11개의 상을 받았다.한편 독립 극영화로는 처음으로 관객 수 10만 명을 넘어선 '똥파리'는 관객 12만 명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double@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무
'똥파리', 바르셀로나 아시안영화제 대상
-
(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SBS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 연기 변신에 성공한 탤런트 박시후가 일본에서 첫 팬미팅을 개최한다.
출연작 '넌 어느 별에서 왔니'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 '일지매' 등이 이미 일본에 소개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박시후은 오는 7월 5일 도쿄의 구단회관에서 첫 팬미팅을 연다.
박시후 측은 "최근 일본 팬들이 더 늘었다고 들었다. 주신 사랑만큼 활발한 활동으로 보답하겠다"며 "이번 드라마로 많이 배웠다. 앞으로도 '가문의 영광' 만큼 좋은 작품 보여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gounworld@yna.co.kr
(끝)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가문의 영광' 박시후 日 팬미팅 연다
-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배우 구혜선의 연출 데뷔작이 7월 16∼26일 열리는 제13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에 진출했다.12일 PiFan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영화제에 접수된 한국 단편영화 512편 가운데 성당을 찾은 한 남자의 1주일을 그린 '유쾌한 도우미'(구혜선)와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먼지아이'(정유미), 캐나다국제영화제에 초청된 '언빌리버블 포'(신석원) 등 35편이 예심을 통과했다.예심을 맡은 장병원 전 필름2.0 편집장은 "기성의 상상력과 영화 문법을 거부하고 감독 특유의 색깔을 보여주는 작품이 많았다"고 총평했다.이들 35편은 '판타스틱 단편 걸작선'과 '부천 초이스'를 통해 상영되며, '부천 초이스'에 선정된 작품은 총 상금 1천300만원의 4개 상을 놓고 경쟁한다.cherora@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저작권자(c)연합뉴스. 무단전재-재
구혜선 감독 데뷔작, 부천영화제 진출
-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제대로 된 첩보 드라마를 보여드리겠습니다."배우 이병헌이 200억 원 규모의 첩보액션 드라마 '아이리스'를 통해 6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12일 오후 구로 나인스애비뉴에서 열린 '아이리스'의 제작발표회에서 이병헌은 "그동안 국내에서 제대로 된 첩보 드라마가 없었던 것으로 알고있다"며 "'아이리스'는 여러가지 면에서 기존과는 차별화한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스파이물은 특히 남자들에게는 어린 시절부터의 로망인 장르입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런 특수한 상황에 처한 나라에서 만들어진 스파이물은 과연 어떤 느낌일까 궁금했고, 또 바로 그런 부분이 외국에서 만들어지는 스파이물과는 다를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동시에 바로 그 점 때문에 해외에서도 이 작품이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그는 '아이리스'에서 NSS(국가안전국
이병헌 "제대로된 첩보 드라마 보여드리겠다"
-
‘촛불시위 1주년 기념 영화.’
아무도 그런 이름을 붙이지는 않았다. 그냥 나 혼자 붙여보았다. 신동일 감독의 <반두비>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영화는 최근 개막된 전주국제영화제 상영작이다. 아직 전주에 내려가지는 않았지만, 미리 볼 기회가 있었다. 영화의 표면을 구성하는 방글라데시 출신 이주노동자와 여고생의 만남은 MB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 그 시대를 향한 감독의 경멸적 시선이 촛불을 떠올리게 했다. 더구나 주인공인 여고생 민서(백진희)는 영락없는 ‘촛불소녀’다.
신동일 감독은 한결같은 영화 노선을 고집한다. 그는 우직하면서도 직설적이다. 전작인 <방문자>와 <나의 친구, 그의 아내>를 보면 그렇다. <반두비>도 그 연장선이다. 곳곳에 정치적인 기호와 메시지가 장착됐다. 학교 앞으로 달려오는 원어민 영어학원 버스엔 ‘MB’라는 글자가 붙고, 편의점의 취객은 “명박이 믿고 뉴타운 믿다가 좆돼버렸다”며 행패를 부린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에디토리얼] 촛불소녀의 재림
-
일시 5월 11일(월) 오후 2시
장소 롯데 시네마 건대 입구
이 영화
2018년 지구. 자각력을 가진 스카이넷은 인류를 말살하기 위해 기계 군단을 만든다. 이에 대항해 저항군이 나서고 그 우두머리에 존 코너(크리스찬 베일)가 선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기계 군단과 싸우던 중 존 코너는 2003년 장기의식에 동의하고 사형당한 살인마 마커스(샘 워딩턴)를 만나고 그에게 카일 리스가 스카이넷에 있다는 사실을 듣는다. 카일 리스는 사라 코너를 지키기 위해 미래에서 과거로 보내진 존 코너의 아버지. 카일 리스를 구하기 위해 존 코너는 마커스와 손을 잡는다.
100자평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영향 아래 새로운 제임스 본드가 태어났듯 <트랜스포머>의 영향으로 색다른 <터미네이터> 시리즈가 만들어졌다. 더불어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논스톱 액션신들이 더해졌다. 시간여행과 터미네이터의 희생이라는 테마를 진중하게 더듬진 않지만 여러모로
I'm Back,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언론 공개
-
시네마테크 KOFA가 개관 1주년을 맞아 아주 특별한 기획전을 마련했다. 한국영상자료원에서 5월12일부터 29일까지 개최되는 이번 기획전의 테마는 고전영화의 숨결을 충분히 만끽할 수 있는 ‘발굴과 복원, 그리고 초기영화로의 초대’다.
총 11편의 고전이 상영되는 '발굴과 복원’ 섹션은 식민경험과 전쟁, 가난 등의 시대적 환경으로 인해 잃어버리고 비워진 한국영화사의 퍼즐을 맞추는 의미있는 작업으로 마련된 섹션이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의 완전 복원 버전과 <연산군>의 복원 버전을 비롯하여 올해 일본에서 수집한 허영 감독의 <너와 나>(1941)와 2007년 홍콩필름아카이브에서 수집한 유현목 감독의 <분례기>(1972), 강대진 감독의 <청춘극장>(1967) 등이 공개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테크니스코프’ 복원작들이다. 1970년대 열악한 제작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영화인들의 자구책에서 비롯된 테크니스코프는 제작방식 자체가
복원된 <돌아온 외다리>를 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