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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배우. ‘소녀시대’ 멤버이자 영화 <노브레싱> <돌핀>, 드라마 <굿잡> <보쌈-운명을 훔치다> 등 출연
‘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
아직도 헤어나오지 못했다. 대본집도 샀다. 복잡한 인간관계나 삶을 바라보는 철학적인 관점이 무심하게 그려지는 게 인상적이다. 각자도생을 꾀하지만 결국 모두가 얽혀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영화 <존 윅> 시리즈
그중에도 단연 3탄을 가장 좋아한다. 스타일리시하고 화려한 미술이 시각적 만족도를 높인다. 어쩜 키아누 리브스는 늘 그대로인지…. 언젠가 내가 <존 윅>에 출연하는 상상을 해보기도 했다. 시네마 그 자체라 할 수 있는 작품.
책 <생에 감사해>
김혜자 선생님 삶의 바이블이 이 한권에 담겨
[LIST] 권유리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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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27일 제68회 필름페어어워즈가 뭄바이에서 열렸다. 1954년 내셔널필름어워즈와 함께 개최된 필름페어어워즈는 인도를 대표하는 영화제다. 명실상부 최대 규모인 내셔널필름어워즈가 비정기적으로 열리며 정부 임명의 심사위원이 수상작을 선정한다면 필름페어어워즈는 연례행사로 전문가 위원회와 대중이 함께 투표해 수상작을 선정하는 등 예술과 대중성을 아우른다는 점에서 인도영화계의 정례 이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볼거리 또한 다채로운데 올해도 다섯 시간에 걸쳐 30개 부문에 대한 시상식을 진행하는 동안 많은 스타들이 참여해 화려한 공연을 펼쳤다. 살만 칸이 처음으로 행사의 호스트를 맡았고, 고빈다, 비키 카우샬, 타이거 슈로프 등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해 청중을 매료시켰다.
지난해 주요 작품들을 후보로 한 이번 영화제의 주인공은 산제이 릴라 반살리 감독, 알리아 바트 주연의 <강구바이 카티아와디>였다. 입지전적인 한 여성을 조명한 이 영화는 최우수영화상, 감독상, 여우주연
[델리] 제68회 필름페어어워즈와 살만 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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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기를 품고 이전의 자신과 전혀 다른 타입이 되는 캐릭터를 두고 ‘점을 찍고 돌아왔다’고 한다. 현모양처가 팜므파탈이 되어 남편과 시댁을 박살내는 SBS <아내의 유혹>이 낳은 숱한 패러디를 거치며 역으로 ‘점을 빼고 돌아온’ 캐릭터를 상상해본 적이 있다. 기껏해야 얼굴이 환해졌다는 덕담을 들을 테고, 여전히 나는 나인데 전보다 더 만족스러운 정도겠지. 자연스러운 나의 일부라고 여겼거나 거슬렸어도 내버려뒀던 무엇을 손보기로 한 이의 이야기는 점 찍는 드라마보다 싱거울 거라고 묻어뒀었다. JTBC <닥터 차정숙>은 46살 전업주부가 20년 만에 종합병원 가정의학과 레지던트로 복귀하는 드라마다. 외도하는 남편, 며느리를 종처럼 부리는 시어머니, 목숨을 구해준 근사한 연하남에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귀인의 등장까지 <아내의 유혹>과 다를 바 없어 초반엔 정숙(엄정화)도 딴사람처럼 각성하는가 했더니, 자기 얼굴을 찬찬히 바라보다 이젠 점을 빼겠다고 결심한 사
[유선주의 드라마톡] ‘닥터 차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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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체어>
넷플릭스 ▶▶▶▷
펨브로크대학 영문학과에 역사상 최초로 한국계 미국인인 김지윤 박사(샌드라 오)가 학과장으로 취임한다. ‘인문학의 위기’를 미국이라고 피해가지는 못했을 터, 가뜩이나 가면 증후군에 시달리는 지윤은 최초의 유색인종 여성 학과장이라는 독이 든 성배를 받아들고 비인기학과의 부활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위로는 매사 서글픈 노년의 백인 교수들, 아래로는 학과의 스타 교수인 남성 동료가 벌이는 사고도 수습해야 한다. 능청맞고 억척스럽게 위기 국면을 타개해가는 샌드라 오는 예의 그랬듯 넉넉한 공감과 호감을 담보한 코미디를 책임진다.
<인어공주>
디즈니+ ▶▶▶
롭 마셜의 <인어공주> 실사판을 기다리며 다시 들춰본 1989년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에서 최고의 캐릭터는 여전히 은발의 두족류 우르술라였다. 말하자면 디즈니 최고의 마녀, 빌런 시대 이전의 진정한 빌런. 멜리사 매카시의 우르술라 역시 만만치 않을 것이란
[OTT 추천작] ‘더 체어’ ‘인어공주’ ‘리틀 조’ ‘마스터 오브 제로 시즌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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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크리에이터 데보라 칸 / 출연 케리 러셀, 루퍼스 슈얼, 알리 안, 아토 에산도, 데이비드 자시, 로리 키니어 / 플레이지수 ▶▶▶▶▷
일견 건조한 정치 드라마처럼 보이지만 8부작 시리즈 <외교관>의 가장 큰 매력은 짜릿하게 웃기다는 것이다. 그것도 고도의 방식으로. 사건은 이란 연안을 항해하던 영국 항공모함이 의문의 테러를 당하면서 시작된다. 해군 41명이 목숨을 잃고 전운이 감도는 섬나라를 의식한 백악관은 유능한 외교관 케이트(케리 러셀)를 영국 주재 미국 대사로 파견한다. 이 어려운 미션이 실은 곧 사퇴를 앞둔 여성 부통령의 자리를 대신할 새 후보를 테스트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케이트 자신만 모른 채 말이다. 국제 군사위기뿐 아니라 여성 외교관의 지위를 약화시키는 각종 성차별적 매뉴얼들, 나아가 부통령 수업까지 돌파하는 어느 걸출한 여성 전문가의 직업 탐색기는 <웨스트 윙> <홈랜드> 등 굵직한 정치 드라마를 일궈온 데보라
[OTT 리뷰] ‘외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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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르맹(프랑수아 베를레앙)에게 춤은 먼저 떠난 아내에게 띄우는 러브레터다. 오래전 아내와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제르맹은 아내가 소속됐던 라 리보트의 무용단에 입단한다. 평소 거리가 멀던 무용에 새롭게 도전하면서 제르맹은 인생의 전환기를 맞이한다. 부족한 실력에도 묘하게 시선을 잡아끄는 그에게 라 리보트가 공연의 주연을 맡기고, 건강을 걱정하는 가족들의 눈을 피해 제르맹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공연 연습에 참여한다. 제르맹의 몸짓으로 애정과 유쾌함을 선사하는 <사랑하는 당신에게>는 신예 델핀 리허리시 감독의 행보를 주목하게 하는 영화다. 2020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황금사자상을 거머쥔 현대무용가 라 리보트가 작품의 안무가이자 본인 역으로 출연해 제르맹의 유려한 표현을 이끌어낸다. 제75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관객상을 수상했다.
[Coming soon] 사랑하는 당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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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3일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시상식이 전북대학교 삼성문화회관에서 진행됐다. 국제경쟁 부문 대상은 오타 다쓰나리 감독의 두 번째 장편영화 <돌을 찾아서>에 돌아갔다. 강가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녀 주인공이 함께 물수제비를 뜨며 시간을 보내는 잔잔한 작품으로, 예측하기 어려운 방향으로 흘러가는 두 남녀의 관계를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이다. 국제경쟁 부문 작품상은 마리아 아파리시오 감독의 <구름에 대하여>가, 심사위원특별상은 폴 B. 프레시아도 감독의 <올란도, 나의 정치적 자서전>이 수상했다. 한국경쟁 부문 대상의 쾌거는 <당신으로부터>의 신동민 감독에게 돌아갔다. 배우상은 <믿을 수 있는 사람>의 이설, <잔챙이>의 김호원에게 주어졌고, 한제이 감독의 <우리는 천국에 갈 순 없지만 사랑을 할 수 있겠지(우.천.사)>와 심혜정 감독의 <너를 줍다>가 ‘왓챠가 주목한 장편’상을 수상했다. 유형준 감독의
제24회 전주국제영화제 수상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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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페이스는 트위터의 실시간 음성 대화 기능입니다. ‘배동미·남선우의 TGV’는 개봉을 앞둔 신작 영화의 창작자들과 함께 작품에 대해 대화를 나누는 코너입니다. 스페이스는 실시간 방송이 끝난 뒤에도 다시 듣기가 가능합니다.
첫 연기, 첫 주연작, 처음 도전한 장르
<해피메리엔딩> 공개 첫날 열린 스페이스에 참석한 배우 이동원, 성태, 신명성은 유난히 ‘처음’을 자주 얘기했다. 아이돌 ‘크나큰’ 멤버인 이동원은 <해피메리엔딩>으로 처음 연기를 했고, 함께 호흡한 성태는 이 작품으로 첫 주연작을 완성시켰기 때문이다. 신명성 또한 “배우로서 꼭 한번 해보고 싶던 장르”인 BL(Boy’s Love)에 첫발을 내디뎠다. 세 배우에게 많은 ‘처음’으로 남을 <해피메리엔딩>은, 연애 트라우마를 가진 웨딩홀 축가자 승준(이동원)이 끊임없이 애정을 퍼붓는 반주자 재현(성태)을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BL 뮤직 로맨스 드라마다. 그런 두 사람의 곁을
[트위터 스페이스] 배동미·남선우의 TGV, <해피메리엔딩> 배우 이동원, 성태, 신명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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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수행이 필요했던 저연차 기자 시절. 백흥암에서 수행 중인 비구니들의 삶을 기록한 다큐멘터리 <길 위에서>를 감명 깊게 보고 이창재 감독을 인터뷰했다. 이후로도 감독의 차기작에 늘 관심은 기울이고 있었지만 대면할 기회는 좀처럼 없었다. 그러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이하 전주영화제)에서 10년 만에 그를 다시 만났다. 다큐멘터리 <문재인입니다>를 들고 전주를 찾은 그는 미소를 머금은 편안한 얼굴로 고생담을 술술 들려주기 시작했다. 최소 1박2일은 들어야 전말을 파악할 수 있을 것 같은 이야기. 이번주 특집 ‘전주에서 만난 사람들’ 인터뷰 기사에서도 그 고생담의 일부를 확인할 수 있는데, 여기선 기사에서도 빠진 뒷이야기 일부를 전하려 한다. 기사에선 이창재 감독이 영화를 만드는 동안 이가 하나 빠졌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2.5개의 이가 빠졌을 만큼 문재인 전 대통령을 섭외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한다. “대통령을 직접 만나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전공과
[이주현 편집장] 전주를 기억하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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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회 칸영화제에서 클레르 드니의 <스타즈 앳 눈>과 공동으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루카스 돈트의 <클로즈>가 개봉한다. 올해 아카데미 시상식의 국제장편영화상 후보에도 오르면서, 샹탈 아커만과 다르덴 형제 등으로 대표되던 벨기에영화계에 새로운 기대를 안기기도 했다. 루카스 돈트는 이미 5년 전, 데뷔작 <걸>로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과 퀴어종려상을 거머쥐며 열렬히 환대받은 젊은 연출자다. 전작에서 발레리나를 꿈꾸는 트랜스젠더 소녀의 이야기를 다뤘던 그가 이번에 동행한 이들은 13살 소년들. 영화는 매일 붙어다니고, 머리를 맞대고, 같은 침대에 눕는 게 자연스럽던 두 친구의 사춘기로 접속한다.
어두운 아지트에서 두 소년이 바깥을 살핀다. “소리 내지 마.” 무엇 때문에 이들은 속닥거리는 걸까? 대화를 듣고 있자니 80명쯤 되는 군대가 돌진해오고 있는 것 같다. 지붕을 에워싸는 병사들을 피하기 위해 두 소년이 택한 방법은 셋을 센 뒤 힘껏 달리기. 물
[기획] ‘클로즈’와 벨기에영화의 신성 루카스 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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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윤은 폴 슈레이더의 <퍼스트 리폼드>, 아리 애스터의 <유전>, 셀린 송의 <전생> 등의 영화에서 프로덕션 디자인을 맡아왔다. 그는 에이미가 처한 상황과 내면의 모양을 상상했다. 호화로운 취향과 근사한 성공 이면에 자리한 실존적 공포감을 에이미의 집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다. 콘크리트 벽과 나무 칸막이를 활용한 건물은 모던한 스타일을 뽐내지만 한편으로는 높고 차가운 벽의 감옥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레이스 윤은 “어떤 식으로든 꿈에 갇힌 것 같은 느낌, 또는 자신이 만든 삶에 갇힌 것 같은 느낌”을 주고자 했다. 실제 에이미의 집 내부와 외부에 존재하는 뚜렷하고 묵직한 수직선은 무겁고 갇힌 느낌을 가중시키는데, 그레이스 윤은 나중에 대니의 사촌 이삭이 수감된 감옥 공간과 시각적으로 연결성 있게 디자인했다. 에이미의 집에서 곡선은 남편 조지의 도자기가 유일하다. 이는 에이미의 삶과 스타일에 연결되지도 어울리지도 않는 조지와의 관계를 드러낸다.
[기획] '성난 사람들', 대니의 집은 작은 실패들의 콜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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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에서 비롯한 보편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이야기
모든 것은 흰색 SUV에서 시작됐다. 대니와 에이미의 강렬한 첫 만남은 <성난 사람들>의 제작자, 쇼러너, 총괄 프로듀서인 이성진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됐다. 마트 주차장이 아닌 로스앤젤레스 중심가의 한 교차로에서였다. 신호등이 녹색으로 바뀌자마자 뒤에 있던 BMW 차량이 경적을 울리며 욕설을 퍼붓고 지나갔고 이성진은 충동적으로 그 차를 뒤쫓아 달리다 집으로 돌아왔다. 이 불쾌한 경험이 시리즈의 아이디어를 촉발했다.
스티븐 연과 앨리 웡은 이성진이 작가로 참여했던 애니메이션 시트콤 <투카 앤 버티>에서 합을 맞춘 적이 있다. 이성진은 친구처럼 지내던 스티븐 연과 난폭운전 아이디어에 관해 1년 동안 이야기를 나누며 이야기를 구상했다. “앨리 웡의 스탠드업 코미디를 보면서 그녀가 삶의 어두운 진실을 솔직하고 재미있게 말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 그게 이 작품에 매우 필요했다”는 이성진은 앨리 웡에게 전화를
[기획] ‘성난 사람들’, 그들이 화가 난 진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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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간 일은 묻어둬라. 참는 자에게 복이 있나니. 살면서 한번쯤 들어봄직한 익숙한 조언이지만 <성난 사람들>의 두 주인공 대니(스티븐 연)와 에이미(앨리 웡)는 참지 않는다. 대형마트 주차장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차가 경적을 연신 울려대며 화를 돋울 때, 정말로 참지 않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지나간 분노를 향해 끝까지 응징에 나서면 어떻게 될까? <성난 사람들>의 작가 이성진은 이런 상상을 계속 이어나갔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98%를 달성한 넷플릭스 드라마 <성난 사람들>은 4월6일 공개 직후부터 20여일이 지난 지금까지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시리즈 3위 내 순위를 유지하고 있다. A24가 제작한 이 미국 드라마는 아시아계 크리에이터가 배우 및 제작진으로 대거 참여하고 아시아계 이민자를 주인공으로 한다. 총괄 프로듀서(Executive Producers)로 함께 이름을 올린 이성진과 배우 스티븐 연, 앨리 웡은 구체적이고도 사실적인 동양계 이민
[기획] 이성진, 스티븐 연, 앨리 웡⋯ 아시아계 크리에이터들이 만든 ‘성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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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에는 다락방이란 게 있었다. 집을 짓다 보면 생기게 마련인 허드레 공간인 셈인데, 좀 작으면 그냥 ‘다락’이었고, 사람이 들어갈 만한 여지가 있으면 다락‘방’이 되었다. 어릴 적 나는 이 다락방에서 많은 걸 했다. 사촌 동생과 놀아준다는 핑계로 어른들의 눈을 피해 나는 갖지 못했던 좋은 장난감을 충분히 만져볼 수 있었다. 보퉁이에 싸인 잡스러운 것들을 뒤져보는 재미에 더해 가끔씩 요긴한 물건을 ‘득템’하는 행운도 찾아왔다.
대개는 그곳에서 책을 읽었다. 퍽 학구적인 아동기를 보낸 것 같지만, 실은 계통이 잘 잡히지 않는 독서였다. 이른바 ‘남독’에 빠져 있던 셈인데, 삼중당문고 한국 근대문학 소설에서부터, 일본 대하소설 <대망>의 해적판, 고모가 보던 하이틴 잡지, 할아버지가 길거리에서 산 <생활상식백과>에 이르기까지, 말 그대로 손에 잡히는 대로 읽었다. 꿈을 해몽하는 법을 배웠고, 일본의 전국시대를 머릿속에 그려넣었으며, 이름이 비슷한 김동인과 김동리
[정준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다락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