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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생방송 SBS 인기가요>에서는 ‘여름방학특집 제2탄 - Girl Group Special’로 꾸며진다.
최근 Girl그룹 전쟁이라 불리며, 소녀시대, 2NE1, Brown Eyed Girls 등 실력 있는 Girl 그룹들의 활발한 활동으로 가요계가 뜨거워진 만큼, 인기가요 Girl Group Special은 더욱 큰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집 방송을 위해 각 팀의 멤버들이 한 자리에 모여 ‘소녀들의 수다’ VTR을 촬영했다. 이 날 촬영에서는 다른 그룹에 대해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과 부러웠던 점 등, 평소 쉽게 들려주지 못한 에피소드들을 공개했다. 특히 각 그룹의 막내들은 막내로서의 귀여운 불만을 토로하고, 경쟁 그룹의 멤버들이 아닌 친구들로서 즐거운 수다를 들려 주었다.
이 날 촬영한 ‘소녀들의 수다’ 영상과 Girl Group Special은 오는 9일, 생방송 SBS 인기가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대한민국 대표 Girl 그룹 총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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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 지수 ★★★★
고정관념 지수 ★
사진은 본질적으로 기록의 산물이(라고 생각한)다. 흐르는 시간을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 사진의 탄생을 부추겼고, 인간은 작은 프레임 안에 순간을 봉인함으로써 그 욕망을 기어이 채웠다. 그러다보니 사진은 본의 아니게 시대의 변화를 가장 빠르게 반영하는 예술 장르가 되었다. 한국의 사진을 예로 들어보자. 진실과 정의가 절실했던 1980년대 한국에선 보도·다큐멘터리 사진이 선전했다. 2009년의 한국 사진작가들은 세계화, 개인주의, 디지털화라는 현재의 키워드를 의식한 듯 나라 밖으로, 개인의 내부로, 가상현실로 무수한 가지치기를 시도한다. 그렇다면 사진이라는 현실의 작은 조각들을 이어붙여 시대의 큰 그림을 유추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포토코리아 2009 <슈팅 이미지 Shooting Image> 사진전은 한국 사진의 지난 10년을 되짚어보는 전시다. 전시를 기획한 예술총감독 전승보씨에 따르면 2000년대 들어 한국 사진계가 맞
[전시] 즐거운 중구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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탭댄스는 젊음의 춤이다. 그 잽싼 발놀림을, 관록만으로 따라가기는 불가능하다. 탭탭탭 소리가 심장 박동과 같은 박자를 이루고, 아찔한 스피드에 댄서들의 머리카락이 촉촉이 젖어간다. 군무에서 독무로, 다시 군무로. 늘씬한 아가씨들의 다리가 군복을 입은 남자들의 그것과 아무렇지 않게 뒤엉킨다. 절정의 순간을 넘긴 도로시 브록이, 새파랗게 젊은 페기 소여를 이기기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을까.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의 가장 큰 무기는 페기 소여의 ‘춤추는 다리’, 탭댄스다. 징 달린 슈즈가 바닥에 부딪혀 내는 소리에 관객은 숨 쉬기를 잊고, 놀라우리만치 정확한 스텝에 힘입어 펜실베이니아 출신 시골 소녀의 성공담은 현실이 된다. 브로드웨이 최고의 뮤지컬 연출가 줄리안 마쉬의 눈동자가 흔들리는 순간이다.
옥주현, 박상원, 김법래, 박해미, 이정화, 임혜영, 박동하 등 유명 배우들을 캐스팅한 이번 한국어 공연은 지난해 내한한 브로드웨이팀의 그것보다 드라마틱하다. 관객의
[공연이 끝난 뒤] 더 화려한, 더 극적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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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유명한 <Rent>를 한국어로 듣는 게 온전히 황홀한 느낌만은 아니었다. 한국 배우들의 노래 실력이 부족했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원곡의 리듬감은 어떨지, 영어로만 재현할 수 있을 디테일한 속뜻까지 제대로 옮겼는지 자꾸만 궁금하더라는 뜻이다. <Rent>의 파워를 원곡 그대로 느끼고 싶다거나 <Light My Candle>의 미묘함이라든지, <Tango: Maureen>의 기막힌 앙상블, <La Vie Boheme A & B>의 보헤미안적인 하모니, <Without You>의 애끓는 절규를 잔향 하나 남김없이 흡입하고 싶다면, 절호의 기회다.
뮤지컬 <렌트>의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이 9월8일부터 20일까지 한국을 찾는다. 특히, 로저 역의 애덤 파스칼과 마크 역의 앤서니 랩은 <렌트>의 최근 공연은 물론 동명영화에도 주연으로 발탁된 오리지널 캐스트라서 더욱 눈길을 끄는 이름. 최우수
[공연] 오리지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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훅이 반짝인다. 물론 이건 잘못된 표현이다. 하지만 이 앨범을 듣자마자 떠오른 게 이 문장이다. 매치박스 트웬티의 보컬 롭 토머스의 두 번째 솔로 앨범 ≪Cradlesong≫은 그런 노래들로 가득하다. 블루스와 컨트리 중간쯤 위치한 아메리칸 루츠 록의 흥겨운 비트가 충만하다. 그야말로 그루브가 넘실거린다. 첫 싱글 <Her Diamonds>를 비롯해 <Give Me The Meltdown>과 <Snowblind> 같은 트랙들은 카운팅 크로우즈 같은 90년대의 대단했던 밴드들을 연상시킨다. 귀에 쏙 들어오기 때문에 배경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들어야 할 정도다.
물론 전형적인 루츠 록 스타일이 다소 심심하게 여겨질지 몰라도 무난한 록 음악의 팬이라면 분명 즐거워할 요소가 많을 것이다. 멜로디와 훅에 대한 완고한 고집이 느껴지는 앨범이고 그래서 남다르게 들린다. 특히 브라스 세션이 맛깔스럽게 주도하는 <Wonderful> 같은 곡을 들으면 이
[음반] 훅이 반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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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아지캉’이라는 축약 애칭으로 불리는 일본 인디밴드다. 한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들을 위해 잠시 소개를 하자면 이들은 1996년 요코하마의 대학 밴드로 출발했고 2집의 몇몇 곡들이 애니메이션 <강철의 연금술사>와 <나루토>에 삽입되면서 대중적인 인기를 얻게 됐다. 솔직히 ‘아지캉’에 별 관심이 없다가 올해 지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 이들의 공연을 봤다. 생긴 것과는 달리 말랑말랑한 데 없이 스트레이트하게 뻗어나가는 사운드가 정말 근사했다. 일본 인디의 탄탄한 기본기와 저력이 드러나는 무대였달까(재미있는 퍼포먼스도 좋지만 진중하게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인디 밴드가 더 오래가는 법 아니겠나). ≪君繫ファイブエム≫는 지산밸리에 맞춰 국내 발매된 그들의 1집 앨범이다. 리드싱어 고토 마사후미는 “달리기 직전에 충분한 에너지가 필요한 것처럼 밴드의 사춘기 시절 젊디젊은 에너지가 넘쳐나는 앨범”이라고 말한다. 딱 그런 앨범이다. 올 7월에 발매한 최신곡
[음반] 젊은 기운이 팍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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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는 두살 터울인 언니가 있었어요. 인물이 고운 언니는 이웃 고을의 큰 부자에게 시집을 가게 되었지요. 언니가 시집을 가 더이상 아가씨가 아니게 될 일을 서운해하던 혼례 전날, 저는 언니에게 찰싹 달라붙어 산으로 꽃구경을 갔답니다. 그런데 언니가 그만, 호랑이처럼 커다란 괭이, 그러니까 산묘와 마주친 거예요. 놀란 언니는 실신했는데 정신이 들고도 어쩐지 멍해보였죠. 그런데 혼례날, 식 중에 언니가 없어진 거예요. 언니는 내게만 말해주었어요. 마음에 둔 사람이 따로 있다고. 결국 혼담은 깨졌는데, 언니의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어요. 언니는 산묘와 눈싸움을 했던 그 장소에서 남자 음색과 여자 음색을 나누어 쓰며 노래를 부르고… 그래요, 실성한 거지요. 결국 언니는 굶어죽었고, 시신 주위에는 산묘의 털이 많이도 떨어져 있었답니다.
<전설의 고향>의 한 장면을 떠올릴 만한 이 이야기는 에도시대 괴담을 모티브로 한 괴담집 <항설백물어>의 첫 번째 이야기다. 제목이
[여름에 읽는 장르소설] 귀신보다 무서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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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이냐 우연이냐의 문제는 재능이냐 노력이냐의 문제만큼이나 자주 질문되지만 성공적으로 그 답이 제시된 적은 없다. 모두 자기가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리는 게 유일하게 가능한 해결책으로 보이는데, <뉴욕타임스>의 수석 미술 비평가로 일하는 마이클 키엘만은 그 절충점인 ‘우연이 운명으로 이어지는’ 경우들을 미술사 속에서 탐색한다. 미술은 미술이되 미술인지 헷갈리는 미술인 “참 쉽죠잉”의 밥 로스 이야기부터 발품을 팔아야만 감상할 수 있는 대지미술에 대한 이야기까지, 다양한 예술가와 그들의 뒷이야기가 재미있게 실렸다.
특히나 현대미술에 관심을 집중한다는 점에서 다른 책들과 다른 읽을거리가 되어준다. 독특한 걸작들, 그러니까 ‘닥치는 대로 수집하다가 나온 걸작’은 신상 구두로 성이라도 쌓을 것 같아 보이는 서인영과 예술품 수집가가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음을 알게 해준다. 모나리자 앞에서만큼이나 이삿짐을 싸다가 발견한 다 해진 옛 사진(구도가 엉망이고 초점은 맞지도 않는)에
[도서] 어쩌다 보니 걸작이 됐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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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이 논문의 주제가 되는 일은 많지만 논문이 소설로 인정받는 일은 흔치 않다. 드물지만 그런 일이 일어나고, 이렇게 기적 같은 성공담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작가 커리드웬 도비의 <함정>은 원래 문예창작 석사 논문용으로 쓰였고, 2007년 출간되어 영미권 국가들에서 주목을 받았다. 독재정권이 쿠데타로 전복된다. 대통령과 그의 전속 화가, 이발사, 요리사가 포로로 억류된다. 그들과 관련된 여자들 역시 난폭한 정국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각기 안간힘을 쓴다. 가까스로 정권이 자리를 잡아가던 때, 또 다른 쿠데타가 일어난다.
도비와 마찬가지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인 노벨문학상 수상자 존 쿳시는 “오만한 권력, 그 황홀한 얼굴 뒤에 숨겨진 욕망의 실타래를 파헤치는 한편의 우화”라고 <함정>을 추어올렸다. 도비는 권력이건 욕망이건, 순수해 보이던 희망이건, 성취한 순간부터 부패해가는 모습을 그렸다. 인류학을 공부하고 다큐멘터리를 찍었던 저자의 뛰어난
[도서] 쿠데타, 그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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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담으로라도 책장이 술술 읽힌다고는 못하겠다. 존 드릴로의 <리브라> 이야기다. 미간에 주름을 잔뜩 잡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모래처럼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이야기와 의미를 파악해보기 위해 안간힘을 써도 혼란은 멈추지 않는다. 의기소침한 독자를 다독이는 힘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이 이야기에 대해 이미 꽤 잘 알고 있다는 사실. <리브라>는 JFK 암살사건을 둘러싼 세상을 그린다. 미국 안팎 정보기관의 음모, 리 하비 오스왈드의 어려서부터의 삶을. 이 이야기가 어떤 결말을 맺을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미국 대통령 암살), 어떻게 그런 결과로까지 이어졌는지 그 이유와 과정을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있기는 할까?).
소설가 존 드릴로가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암살사건(범인이 잡혔지만 그가 진범이라고 믿는 사람은 드물다)을 소설로 재구성했다. 방대한 자료가 밑바탕이 되었지만, 그래서 몇몇 장면에서는 마치 기억 속 장면을 낡은 사진으로 재확인하는 기분마저 들지만, 이
[도서] 암살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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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 M. 포스터에 따르면 사람은 두 부류로 나뉜다. 전망을 잊어버리는 사람들과 작은 방에 있을 때도 그걸 기억하는 사람들로. 인간이 집에 돌아온 뒤에 또다시 여행을 떠나거나(그 끝은 컴백홈) 사랑의 실패를 겪고도(사랑의 속성상 모든 성공 또한 실패로 귀결된다) 새로 사랑에 빠지는 이유는, 전망을 잊어버리기 때문일까 작은 방에 있을 때도 그걸 기억하기 때문일까. <전망 좋은 방>은 그런 질문에 대한 우회적이면서도 정곡을 찌르는 답이(라고 생각한)다.
<전망 좋은 방>은 <비포 선라이즈>의 원형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여행지는 유럽이고, 계절은 여름이고, 젊은 남녀는 사랑에 빠지고, 만날 기약이 없이 헤어진다. 둘의 차이라면 <비포 선라이즈>의 둘은 사랑이나 섹스라는 것에 대해 <전망 좋은 방>의 루시와 조지보다 더 많은 것을 알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루시와 조지는 <비포 선셋>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었다는 것. 내
[이다혜의 작업의 순간] 전망 없는 밤의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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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을 한다. 글에서.
아무나 욕하는 건 아니다. 나는 인격적으로 완성된 작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작가란 무릇 자신을 괴롭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여유있는 미소를 되돌려줄 인격을 지녀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마음을 그 상태 그대로 재빨리 동결건조시킨 다음 마음 한구석에 꾹꾹 눌러 담아야 한다. 그리고 화난 표정 대신 여유로운 미소, 온화한 한마디를 내밀 수 있어야 한다. 분노가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데.
하지만 아직 인격 수양이 부족한 탓에 나는 하루에도 몇번씩 소중한 재료들을 날려먹는다. 사실 나는 그다지 착한 사람이 아니다. 욱하는 일이 꽤 많다. 그러다보니 분노를 충분히 축적할 수가 없다. 웬만큼 험한 꼴을 당하게 만든 사람이 아니라면 나에게 싫은 소리를 좀 했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보통은 그 자리에서 화 한번 내고 휘발시켜버리니까.
그러니 안심하시라. 내가 아무나 글로 욕하는 건 아니니까. 그리고 욕을 한다 해도 본인은 자기 이야기인 줄도 모를 만큼
[나의 길티플레져] 욕하는 거야, 재밌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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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덕여왕>의 유신랑이 말했다. “분노가 먼저입니다. 정치가 먼저가 아니라 분노가 먼저입니다.” 왕궁의 사연을 담은 사극드라마에서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보는 건 당연한 거다. 그래도 유신랑의 말에 마음이 크게 동했다. 그의 다음 대사는 더 아찔했다. “분노가 먼저가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미실에게 놀아난 것입니다. 미실은 우리의 두려움을 이용하고, 하여 우리는 분노도, 생각도, 행동도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작가에게 정치적 의도가 없었을 수도 있다. 상관없다. 의도가 어떻든 정치보다 분노가 먼저라는 대사에 전율하면서 동시에 무력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니까.
지난 7월22일, 한나라당이 국회를 점거해 미디어법을 통과시키던 그날 하루 종일 문자가 날아왔다. 최근 <씨네21>이 가입한 언론노조에서 보낸 것이다. 국회로 모여달라는 내용이었다. 마감이 코앞이라 간간이 뉴스만 봤다. 야당 당직자들은 물론이고 국회의원들도 국회출입을 저지당했다. 한나라당 국회의원들은
[오픈칼럼] “정치보다 분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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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제에 가서 제일 좋은 것은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 머문 짧은 며칠 동안 몇편의 영화가 내게 그런 기쁨을 주었다. 그에 관한 소회를 풀어보고자 한다. 마크 하틀리의 다큐멘터리 <헐리웃과 맞장뜨기: 호주 B무비의 세계>(원제 <Not Quite Hollywood>)는 1970년부터 시작된 호주의 장르영화 붐을 조망한 영화인데, 미지의 신세계를 총괄적으로 들여다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수많은 영화의 클립과 호주 영화인들의 인터뷰를 속도감있는 편집으로 구성했다. 이런 데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쿠엔틴 타란티노가 인터뷰이로 나와 장광설을 펴는 것도 흥미롭다. 영화 보는 기계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특정 영화의 장면을 언급하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이를테면 어떤 영화의 과도한 신체훼손 장면을 묘사하면서 그 정도까지 나갈 줄 누가 알았겠어요, 라고 흥분해서 외치는 것이다.
솔직히 이 다큐멘터리를 보기 전까진 필자도 호주 장르영화의 역사
[김영진의 점프 컷] 미치광이같은, 기상천외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