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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광역시와 두 바다가 손을 잡는다. 우선 동남권 촬영클러스터 구축을 위한 부산시와 울산시의 영상산업 MOU 체결이 13일 오후 6시 노보텔앰배서더 5층에서 이뤄진다. 부산영상위원회는 지난 2월 김해, 진해, 합천과의 MOU 체결을 시작으로 ‘동남권 영상클러스터’ 추진을 본격화했다. 부산시와 울산시의 만남은 ‘동남권 영상클러스터’ 구축을 더욱 공고히 한다는 데 의의가 있다. 초대형 야외 오픈세트장 건립이 용이해 새로운 로케이션지로의 부상을 꿈꾸고 있는 울산시와 실내촬영스튜디오를 가진 부산시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이어 6시 50분에는 부산영상위원회와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이 MOU를 맺는다. 남해지방해양경찰청은 경비함정, 순찰정, 헬기 등 물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다. MOU 체결로 부산영상위원회는 해양 관련 로케이션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에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부산·울산시, 영상산업 MOU 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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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노근리 사건’을 다룬 <작은 연못>이 12일 저녁7시반 신세계 센텀시티 문화홀에서 갈라프레젠테이션 기자회견을 가졌다. 허문영 영화평론가의 사회로 진행된 이 자리에는 이상우 감독을 비롯해 이우정 제작자, 장성호 제작자, 배우 문성근, 민복기, 김승욱, 김뢰하, 신명철, 이대연이 참석했다.
역시 가장 많이 나온 질문은 “왜 이렇게 오래 걸렸나”다. “CG분량이 워낙 많아서”라는 이우정 제작자는 “오래 걸리더라도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게 중요했다”고 한다. 연극연출가 출신인 이상우 감독에게 “이번 첫 영화 연출을 통해 앞으로의 작업에 어떤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나”라는 질문도 나왔다. 그는 “이번 영화를 통해 ‘거짓말을 하지 말 것’ ‘무엇을 원하는지 분명히 밝힐 것’ 등을 배웠다”고 말했다. 영화는 2009년 하반기에 개봉할 예정이다.
7년 만에 개봉하는 <작은 연못> 기자회견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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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낮12시 해운대 피프관객라운지에서 필리핀 독립영화의 선두 주자인 레이몬드 레드 감독과 닉 데오캄포 감독의 아주담담 행사가 열렸다. 두 감독은 이번 영화제의 ‘필리핀 독립영화의 계보학’이라는 특별전에서 <사카이>와 <올리버>로 부산을 찾았다. 이 행사에서는 두 감독이 활동하던 1970,80년대 필리핀의 정치상황과 독립영화 활동 등에 대한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당시 시대상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하게 오갔다. 두 사람은 1970,80년대 필리핀 군부독재 시절에 활동했다. “1970년대가 필리핀 뉴웨이브의 시작”이라는 레이몬드 레드 감독은 “이후 1980년대에 활동했던 감독들의 대부분이 70년대 뉴웨이브에 영향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것이 저항으로 표출된 것이다. 400여 년 동안 스페인의 식민지, 50여 년 동안의 미군정 지배, 그리고 독재 정권까지 보냈으니 그럴 만도 하다. 그러나 닉 데오캄포 감독은 “더 중요한 게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아에
필리핀 군부독재와 독립영화의 상관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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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The Legacy
베르나르 에몽│캐나다│2009년│96분│월드 시네마
<유산>은 매우 건조한 영화다. 마치 정물화 그림을 한 장 한 장 넘기듯 정적이다. 각종 효과는 최대한 배제한 채 인물에만 집중한다. 그것은 사람을, 사람의 죽음을,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를 얘기하기 위함이다.
오랫동안 자신의 고향을 지키며 마을 사람들의 건강을 돌봤던 의사 레인빌은 자신에게 남겨진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팍팍한 도시에서의 삶이 버거웠던 디옹은 후임을 구하던 레인빌을 만나 조용한 소도시 노르메탈에 발을 들인다. 레인빌은 자신이 늘 해왔던 마을 사람들의 방문 진료를 디옹에게 부탁한다. 조용한 소도시의 조용한 일상을 예상했던 디옹은 그들의 삶이 곧 바스라질 낙엽 같다는 데 놀란다. 겉으로 보이는 조용한 일상은 그들이 자존심이라는 가면으로 가려 만든 것이었다. 게다가 자신이 돌보던 마을 사람들이 한명씩 생을 마감하고, 레인빌 박사조차 세상을 뜨자 디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태도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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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비와 함께 간다> Come with the Rain
트란 안 훙/미국/2009년/110분/갈라 프레젠테이션
이병헌은 역시 또 멋지다. 최근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창이’에 이어 <지.아이.조: 전쟁의 서막>의 ‘스톰 쉐도우’에 이르기까지 빛나는 간지를 자랑한 이병헌이 <나는 비와 함께 간다>에서도 홍콩 삼합회의 보스 ‘수동포’로 매력적인 연기를 펼친다.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을 검거한 이후 경찰을 그만두고 사립탐정일을 시작한 클라인(조시 하트넷)은 한 중국 재벌에게서 아들 시타오(기무라 다쿠야)를 찾아달라는 의뢰를 받는다. 멩(여문락)의 도움으로 시타오를 찾던 그는, 마침 그때 수동포의 아내 릴리(트란 누 엔케)를 인질 삼아 달아나던 조직원과 교통사고가 난다. 우왕좌왕하던 사이 릴리는 시타오가 사는 곳까지 흘러들고, 클라인과 수동포 모두 시타오를 찾아 나서게 된다.
<히어로>에서도 만난 적 있던 이병헌
라디오헤드의 뮤직비디오처럼 흘러가는 영화 <나는 비와 함께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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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알로> Giallo
다리오 아르젠토/ 이탈리아, 영국/ 2008년/ 92분/ 다리오 아르젠토 특별전
다리오 아르젠토의 신작 제목을 처음 듣는 순간 머리가 멍해졌다. 지알로(이탈리아어로 ‘노란색’이란 의미)라니. 지알로는 다리오 아르젠토가 거의 창조하다시피한 이탈리아 호러 스릴러 장르를 총칭하는 단어다. 영화 제목을 굳이 <지알로>라고 지었다면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첫째. 자기가 창조한 장르의 완벽한 총정리를 보여주거나, 둘째. 자신이 만든 지난 작품들을 오마주 혹은 패러디 하거나.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지알로>는 두 가지 사례에 모두 해당하는 영화다.
영화 속 옐로우(지알로)는 외국인 미녀들을 택시로 납치해서 얼굴을 훼손한 뒤 죽여버리는 뒤틀린 살인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명한 영국인 패션모델 셀린이 옐로우에게 납치당한다. 동생을 보러 이탈리아 토리노에 온 언니 린다는 동생의 행방을 수소문하던 중 뉴욕에서 온 이탈리아 형
어쩔 도리 없는 다리오 아르젠토 영화 <지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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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끝> At the End of Day Break
호유항/ 말레이시아, 홍콩, 한국|2009년|94분|아시아영화의 창
청춘은 늘 불안하다. 언제 어디서나 금방이라도 깨질 수 있다. 젊은이들이 자신을 드러낼 부담이 없는 인터넷으로 몰리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과 인터넷을 착각하는 순간, 모든 것이 무너질 수 있다. 인터넷 채팅에서 만난 16살의 ‘잉’을 임신시킨 23살의 ‘툭’처럼 말이다. 미성년자인 딸의 임신에 분개한 잉의 부모님은 그에게 거액의 보상금을 요구한다. 가난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자기 소유의 오토바이를 파는 것 뿐. 곤경에 처한 툭을 구하기 위해 그의 엄마는 주위에 돈을 구걸하러 다닌다.
혈기왕성한 청춘들의 방황. 새로울 것 없는 소재이지만 말레이시아 뉴웨이브의 기수 호유항 감독은 이야기에 입체감을 불어넣는 법을 아는 듯하다. 그 비결은 촬영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모든 것이 바뀌어버릴 위기에 처한 툭과 갑자기 임신이라는 신
혈기왕성한 청춘들의 방황 <새벽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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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기억> Memory of Love
왕 차오 | 중국 | 2009년 | 90분 | 아시아영화의 창
영화는 잔잔한 호수로 몸을 내던지는 한 여자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마치 모든 것을 체념한 것 같은, 자신을 둘러싼 그 모든 것들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몸부림처럼 느껴진다. 어쩌면 그것이 <사랑의 기억>이 말하고자 하는 것의 전부일지도 모른다. 또한 그것은 이전 작업들로부터 변화를 모색하고자 하는 중국 6세대 감독 왕 차오의 의지이기도 하다. 자신의 단편소설을 각색한 장편 데뷔작 <안양의 고아>(2001)로 중국 지하전영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던 그가 담담한 멜로 장르에 다다른 것이다. 왕 차오는 베이징영화학교를 졸업하고 첸 카이거의 조감독으로 경력을 쌓고, 영화평론가로도 활동했던 인물이다.
의사 리는 교통사고로 실려 온 어느 커플의 수술을 맡게 된다. 그런데 그 부상자가 바로 자신의 아내라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진다. 이것저것 따져 묻고 싶지만
삶과 사랑에 대한 깊은 성찰 <사랑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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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문화대혁명 이후 여전히 혼란스런 중국사회를 밝고 씩씩한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상주의자 소녀로 등장했을 때, 그러니까 구창웨이의 <공작>(2005)이 베를린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면서 국제무대에 알려졌을 때 장정초는 공리와 장쯔이의 뒤를 잇는 중화권의 뉴 페이스로 떠올랐다(그러고 보면 공리와 장쯔이 모두 베를린을 통해 그 이름을 알렸다). 이후 <러시아워3>(2007)에 성룡이 보호하던 LA 중국 대사의 딸 ‘수영’으로 등장하면서 활동범위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영어가 서툴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병원에 있는 아빠를 보고 화내는 신을 오디션으로 연기했다. 바로 OK였다”며 웃는다. 당시 <러시아워3>의 수영을 보고 실제 미국에 거주하는 중국계 3세 배우로 생각한 사람들이 많았던 것을 보면 남다른 애착을 읽을 수 있다.
피폐한 마약중독자 역할로 등장한 이동승 감독의 <문도>(2007)는 그녀의 존재를 본격적으로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
더 사랑스럽게, 더 굳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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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젊은 감독, 젊은 영화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된 뉴 커런츠 섹션의 감독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12일 오전 11시 신세계센텀시티 문화홀에서 열린 뉴 커런츠 감독 프레젠테이션에는 총 12명의 감독 중 11명이 참석했다. <체리를 먹은 남자>의 페이만 하가니, <만성중독>의 리타 후이, <도쿄의 실낙원>의 시라이시 가즈야, <킥 오프>의 샤우캇 아민 코르키, <우물>의 우메쉬 비니약 쿨카르니, <미장원집 딸>의 샬롯 림, <파주>의 박찬옥, <윗마을 아랫마을, 그리고 국경선>의 노시르 사이도프, <나는 곤경에 처했다!>의 소상민, <우주의 역사>의 아노차 수위차콘퐁, <안녕 할아버지>의 지앙 웬리 감독 이상 11명이다. <마닐라의 청춘, 빛과 그림자>의 GB 삼페드로 감독은 항공편의 문제로 도착이 늦어져 불참했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의 감독 소개가 끝난
다음 10년의 주인공은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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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COM2009(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 이하 ‘비프콤’)가 12일 오전 11시 파라다이스 호텔 2층 행사장 입구에서 부산영상위원회 박광수 운영위원장을 비롯 뉴질랜드 대사관 그레엄 솔로웨이 상무참사관, 일본필름커미션 테라와키 켄 회장, 장춘영화스튜디오 한지준 부사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테이프 커팅 행사를 시작으로 3일간의 여정을 선포했다. 아시아의 주요 영상위원회와 영상산업 업체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촬영장소와 최신의 제작기술을 교류하고 치열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는 비프콤은 올해로 9번째를 맞이한다. 그동안 비프콤은 PPP, 아시안필름마켓과의 공동 개최로 프로젝트 개발부터 로케이션은 물론 프로덕션 및 포스트 프로덕션, 세일즈까지 아우르는 토탈 마켓의 핵심으로 성장해왔다.
어느덧 부산국제영화제의 핵심 이벤트로 자리 잡은 비프콤은 전시장의 화려한 부스들은 물론 최신 제작기술을 다루는 세미나와 기술시연, 그리고 400여회의 미팅 등을 통해 실질적인 영화제작의 비즈니스장
아시아 영상기술의 최첨단을 보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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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양국을 대표하는 촬영감독들이 만났다. 주인공은 <무사> <살인의 추억> <괴물> 등을 촬영한 한국의 김형구 촬영감독과 <요시노 이발관> <코끼리의 등> <미안해> 등을 촬영한 일본의 우에노 쇼고 촬영감독이다. 우에노 쇼고 감독은 다른 9명의 일본촬영감독과 함께 ‘일본영화촬영감독협회 부산 사진전’으로 부산을 찾았다. <맨 얼굴의 부산>이라는 제목의 이번 사진전을 기념해 부산영상위원회는 ‘동갑내기’인 두 사람의 대담을 마련한 것. 다음은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인 이승무 감독(<전사의 길> 연출)의 사회로 12일 오후 4시 해운대 파라다이스 호텔에서 열린, 아주 특별한 현장의 기록이다.
사회자: 이번 대담에 참여하게 된 소감을 말해 달라.
우에노 쇼고: 9명의 일본 촬영감독들과 함께 부산을 찍었고, 영화제 기간 동안 부산에서 사진을 전시할 수 있게 되어 기쁘다. 부산에서 사진을 찍다가 직업병
사진 찍다가도 “한번 더” 외치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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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얘기 좀 들어보실래요? 저는 자폐아를 둔 어머니입니다. 그 아이의 이름은 켈리지요. 켈리는 3년째 울고 있어요. 왜 우는지 이유를 알 수 없죠. 무릎의 통증 때문에 우는 건데도 그 고통이 어디서 오는지 말하지 못하죠. 소통에 어려움이 많아요.”
프리드릭 토르 프리드릭슨 감독은 전화 한통을 받는다. 전화를 건 켈리의 어머니는 자신의 가족 얘기를 들려주며 다큐멘터리 제작을 부탁한다. “처음엔 켈리의 어머니 얘기를 믿지 않았다. 와 닿지도 않았고. 그러다 기적을 보았다.” 아파도 말 못하던 켈리가 영화의 막바지 작업 때쯤 소통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다. 켈리네 가족에게 뿐만 아니라 프리드릭슨 감독에게도 그것은 기적이었다. “사람들이 자폐증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 겉모습이 남과 다르다고 저능아로 보기 일쑤인데 게 중엔 영리한 아이들이 많다. 천재와 자폐아의 차이가 실은 종이 한 장일 수 있다.”
확실히 <선샤인 보이>를 찍으며 프리드릭슨 감독은 새로운 무엇을 경
천재와 자폐아는 종이 한 장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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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기자가 사무실로 뛰어들어오며 외쳤다. "조시 하트넷이 분식집에서 떡볶이랑 땡초김밥 먹고 있대요!" 다들 하트넷의 할리우드스타답지 않은 소박함을 상찬하느라 야단이 났다. 다음날 조시 하트넷 떡볶이 사건은 풍문으로 밝혀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하트넷은 시장 분식집에서 땡초김밥을 먹은 일이 전혀 없단다. 그래도 혹시 아는가. 해운대를 열심히 돌아다니다 보면 유명 배우나 감독과 마주치게 될지. 어제만 해도 다리오 아르젠토 감독이 묘한 눈빛으로 데일리 사무실 앞을 지나가더라만.
[behind PIFF] 조시 하트넷, 땡초김밥 먹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