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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아이 엠 러브>는, 이를테면 루키아노 비스콘티의 <레오파드>에 대한 21세기 이탈리아의 대답이다. 귀족가문의 몰락을 다루기 때문만은 아니다. <아이 엠 러브>는 그 옛날 전성기의 이탈리안 시네마처럼 우아하고 새로운 영상언어로 가득한 예술작품이다. 감독 루카 구아다니노는 (지난 2002년 <틸다 스윈튼: 러브 팩토리>라는 다큐멘타리를 함께 만들기도 했던)20년 지기 틸다 스윈튼과 이 영화를 완성하는 데 무려 11년의 세월을 바쳤다고 말한다. “이건 야심적인 영화다. 상업적인 의미가 아니라, 경계를 밀어붙인 복잡다단하고 드문 방식의 영화라는 의미에서다.” 그는 자신을 예술가로서 한 발짝 올려놓은 이 야심작으로 부산에 찾은 것을 “영광”이라고 표현한다. 공치사가 아니다. “<아이 엠 러브>는 이미 베니스와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바 있다. 하지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 하는 시사회는 부산이 거
두뇌와 심장은 언제나 목마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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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또 다른 틸다 스윈튼의 서커스가 있다. 틸다 스윈튼은 <아이 엠 러브>에서 러시아 출신 이탈리아 여자를 연기한다. 그런데 미국인과의 만찬에서 영어를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장면에서 뒤로 넘어갈 뻔 했다. 케이트 블란쳇이 액센트의 서커스를 보여준다면 스윈튼은 언어적 뉘앙스의 서커스를 보여준다. “이탈리아어와 러시아어를 할 줄 아는 척 했을 뿐”이라는 대답을 온전히 믿어서는 안 된다는 소리다.
틸다 스윈튼은 “한국에 왔다는 것에 대해 희열 이상의 희열을 느낀다”고 말한다. “박찬욱이나 봉준호 같은 감독들의 영화 속에서 이미 한국을 방문할 수 있었다. 한국은 상업영화의 스타일조차도 다른 국가들과 달리 독특하다. 히치콕은 ‘감정은 내용이 아니라 스타일 속에 있다’고 말한 적이 있지 않나.” <나니아 연대기> <마이클 클레이튼> 등을 통해 대중적 명성을 얻었지만 스윈튼은 할리우드가 최종 정착지는 아님을 명확히 한다. “데릭 저먼 같은 비주얼 아티스트들과
그녀의 뉘앙스, 이게 바로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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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연식 감독은 지난 2005년, 자신의 첫 번째 장편영화인 <좋은 배우>로 부산영화제를 찾았다. 연기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담은 이 영화는 175분이란 긴 상영시간이 무색하게 치밀한 연출과 구성으로 호평을 받았다. 좋은 배우의 길을 모르는 영화 속 배우들은 자신의 불안을 방향 없는 행동으로 발산한다. 결국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온갖 위악을 부렸던 배우들의 깨달음은 체념이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게 편해요. 어떤 인생을 살든 버리는 게 있는 거죠.” 우연 때문에 인생을 즐기는 사람인 척 했던 그들은 사실 우연으로 가득 찬 인생을 두려워했다. 신연식 감독의 상업영화 데뷔작인 <페어러브>는 <좋은 배우>의 마지막 체념에서 다시 시작한다. 이상의 욕망을 체념하며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살던 50대의 남자에게 사랑이란 우연히 찾아온다. <페어러브>는 이 남자의 성장담을 유쾌한 화법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바티칸 교황청 사진사의 삶에서 출발
서른세 살 첫사랑에 모든 게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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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공동제작 시스템을 선보인 프로젝트가 있다. 한국의 김성수 감독과 정훈탁 iHQ 전 대표가 기획하고 중국의 폴리보나, 썬드림픽쳐스에서 투자하며, 홍콩의 다니엘 유 옥토버픽쳐스 프로듀서가 진행, 이공락 감독이 연출을 맡은 <연애합시다>가 바로 그것이다. 10일 오후3시 해운대 그랜드호텔. 부산국제영화제 피프아카데미 한중영화포럼에서 홍콩옥토버픽처스 김철수 프로듀서의 진행으로 ‘색다른 합작-한국이 기획한 중국인을 위한 중국이야기‘라는 주제의 세미나가 열렸다. <연애합시다>의 공동제작 사례를 통해 새로운 형식의 제작시스템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김철수/ <연애합시다>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김성수/ 이 영화를 처음 기획한 건 2006년이었다. 지인이 중국의 유명작가인 리 웨이의 소설 <전 아내와 연애하기>를 번역해서 보냈는데, 읽어보니까 너무 재미있더라. 해서 바로 판권 계약을 맺고, 중국의 실력 있는 시나리오 작가와
한·중·홍, 영화로 연애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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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디그 바르막 감독의 <아편 전쟁>은 유머러스한 영화다. 미군 2명이 아프가니스탄의 한 마을에 불시착해 마을사람들과 함께 지내야한다. 서로에게 조심스럽기도 하고, 때로는 소소한 일상을 통해 친해지기도 한다. 그런 풍경들을 감독은 유머러스하게 묘사한다. 하지만 이 코믹한 표현 안에는 아프가니스탄 사회에 대한 시선과 생각이 진중하게, 또 묵직하게 담겨져 있다. 14일 오후 세디그 바르막 감독을 만나기 전, 영화 수입사 관계자들로부터 “아직 한국에는 판권이 안 팔렸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처럼 재미있는 영화는 더 많은 사람들이 볼 권리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아편전쟁>의 한국 개봉을 촉구한다.
-이야기는 어떻게 구상하게 됐나.
=두 가지 사연이 있다. 하나는 칸다하르 지역에 있는 친구가 해준 이야기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라크로 가야 하는 미 공군 병사 2명이 전쟁의 희생양이 되기 싫어서 일부러 아프가니스탄의 한 마을에 불시착하게 된 사연이다. 이 이야기를 처음
비극으로 쌓아올린 희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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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6일 폐막식을 끝으로 9일간의 여정을 마무리한다. 올해는 영화제 내적인 운영과 별개로 개막 오래 전부터 외적인 몸살을 앓았던 만큼, 안정적인 운영은 물론 외향적인 모양새에도 꽤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99억5천만원의 예산은 역대 최대 규모이며 70개국 355편이라는 작품 편수 역시 역대 최다이다. 이에 최종관객집계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역대 최다 관객을 동원한 해는 바로 작년으로 19만여 명이었다.
개막 전 신종플루에 대한 우려가 있었고 경제 불황의 여파로 유수 해외영화제들이 규모를 다소 줄이는 경향 속에서도 이처럼 부산은 더욱 몸집을 불린 것이다.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대표 프로듀서로 나서 ‘부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사랑에 관한 스토리’라는 큰 틀 아래 한국의 장준환, 일본의 유키사다 이사오, 태국의 위시트 사사나티앙이 참여하는 <부산 프로젝트>(가제)의 시작도 그 일환이다. 더불어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등의 영화를 발굴
신종플루, 경제불황… 축제 앞에 무릎 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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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와 손담비가 2009년 광고주들이 뽑은 올해의 좋은 모델에 선정되었다.
이승기는 KBS 예능 프로그램‘1박 2일’과 SBS 드라마 ‘찬란한 유산’으로 국민 훈남 이미지를 부각시켜 지펠 냉장고, 하늘보리, 맥스 맥주, KB금융, 농심 둥지면 까지 다양한 제품의 모델로 활약했다.
손담비 역시 섹시한 이미지로 삼성전자 애니콜 햅틱 아몰레드, 롯데칠성 현미쏙차, 엔프라니, 도미노피자, 제일모직 빈폴진 등의 모델로 활동 중으로, 특히 손담비가 광고한 아몰레드 폰은 동종 핸드폰 판매 1위를 하는 등 손담비 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그 외 광고주가 뽑은 좋은 프로그램은 드라마 부문의 SBS‘카인과 아벨’, 예능부문에는 MBC의 ‘황금어장’이, 보도교양부문에는 KBS ‘VJ 특공대’가 선정되었다.
광고주가 뽑은 좋은 모델에 이승기, 손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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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열린 '프랑스 영화의 밤' 에서 배우 전도연이 안-마리 이드락 프랑스 통상담당 국무장관으로부터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 기사장을 수상했다.
프랑스 문화예술 공로훈장은 프랑스 정북 문화예술 분야에 공훈을 쌓은 외국인에게 주는 것으로, 1975년 제정됐다.
훈장을 받은 전도연은 아직 경력은 보잘 것 없고 이제부터 시작이라 생각하며 앞으로 더 좋은 배우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2009PIFF] 전도연, 프랑스 문화예술공로훈장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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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프리젠테이션 초청작[나는 비와 함께 간다] 공식 기자회견이 9일 부산 해운대 신세계 센텀시티에서 열렸다.
조쉬 하트넷은 이병헌과 기무라 타쿠야의 첫인상에 대해 이병헌씨는 울퉁불퉁한 몸에 운동복을 입고 있어 위압감을 느꼈었고 필리핀에서 처음 본 기무라 타쿠야는 진흙더미에 파묻힌 채 눈에 애벌레 같은 것을 집어넣은 상태여서 프로정신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함께 작업해 보고 싶은 한국 배우로 <친절한 금자씨>의 이영애씨가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며 함께 작업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2009PIFF] 이병헌, 기무라 타쿠야, 조쉬 하트넷 부산에서 뭉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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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COM 2009(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 이하 ‘비프콤’)가 14일 저녁 7시30분 노보텔 1층 가든에서 폐막식을 가진다. 지난 12일부터 3일 동안 열린 이번 행사에서는 아시아의 최첨단 영상기술을 접할 수 있었다. 많은 참석자들은 총 400여회의 미팅을 통해 영상 비즈니스의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특히 ‘디지털 시네마 캠코더 SRW-9000 개발’을 비롯해 ‘영상복원기술 연구’, ‘원격조정 애니매트로닉스 기술개발’ 등의 시연회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 이날 폐막식에서는 지난 13일에 개최된 제2회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의 폐막식도 함께 열릴 예정이다. 이번 정책포럼에서는 아시아각국의 영상 책임자들이 참석한 국제공동제작 세미나를 비롯해 김형구·우에노 쇼고 촬영감독의 대담 등 아시아네트워킹을 목적으로 한 행사가 열렸다.
비프콤 폐막… 400여회 미팅 등 높은 비즈니스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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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외부소음으로 인한 야외상영관 소동으로 문제가 됐던 <존 라베>의 무료 재상영 일정이 정해졌다. 10월15일 목요일 오전 10시, 해운대 스펀지 메가박스6관이다. 티켓소지 여부와 관계없이 선착순 입장이다. 상영이 취소됐던 한국영화의 오늘 - 비전 상영작인 <뭘 또 그렇게까지>는 추가상영을 마련했다. 10월14일 수요일 오후 6시, 메가박스8관이다. 역시 무료이며 선착순 입장이다. 한편, 14일 오후 8시 CGV에서 예정된 <2인조 강도>의 관객과의 대화는 게스트의 사정으로 취소됐다.
<존 라베> <뭘 또 그렇게까지> 상영시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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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클레이튼>으로 2008년 오스카 여우조연상을 수상한 영국 여배우 틸다 스윈튼이 부산에서 관객을 만난다. 신작 <아이 엠 러브>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틸다 스윈튼은 14일 수요일 오후 5시30분 신세계 센텀 야외무대에서 일반인 대상으로 갈라 포토존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갈라 프레젠테이션 부문에 초청된 <아이 엠 러브>는 밀라노 귀족 가문의 몰락을 다룬 이탈리아 영화로 올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오리종티를 수상했다.
틸다 스윈튼, 포토존 행사로 관객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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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보이>를 읽는 새로운 방법! 13일 오후 4시에는 아시아필름마켓 세미나의 일환인 ‘미니 EAVE' 프로그램 중 ‘시나리오 구조와 <올드보이> 영화분석’이라는 흥미로운 주제의 강연이 열렸다. <보더라인>(1993) 등을 제작하고 <언더벨리>(2009) 등의 시나리오를 썼으며, 1989년 EAVE에서 시나리오 분석 팀을 설립해 국제적으로 시나리오 개발을 위한 워크샵을 진행 중인 클레어 다운즈 강사는 ‘영국에서 가장 많이 DVD로 빌려본 아시아 영화’라는 <올드보이>를 가지고 시나리오 구조 분석 강의를 해 많은 청강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올드보이> 시나리오의 비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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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점> Zero
파벨 보로브스키/ 폴란드 / 2009년 / 110분 / 플래시 포워드
불가능을 모르는 나폴레옹도 <원점>의 이야기를 한 줄로 요약하기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주인공도, 내러티브도 없는 이 영화는 다중인물, 다중플롯 전략을 활용해 기승전결의 이야기 구조에 익숙한 우리의 머리를 세게 후려친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A라는 인물이 알약을 쏟는다. 그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전화를 건 사람은 흥신소 직원으로 보이는 남자 B. 시간을 살짝 되감아 보면 B는 전화를 걸기 전 C라는 여자의 집에 도청 장치를 설치한다. 여자는 누군가와 바람을 피우고 있다. (많은 인물과 이야기들이 등장한 뒤)D라는 인물이 술집에 들어가 바텐더 E에게 술을 시킨다. 바텐더의 엄마 F가 버스를 탄다. G라는 사람이 그녀에게 자리를 양보하고 버스에서 내린다. G가 식료품 가게에 들어가면 택시기사 H가 등장한다. H는 가게를 나와 손님 I를 태운다. (많은 인물과 이야기들이 등
새로운 방식으로 관객을 긴장하게 만드는 독특한 영화 <원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