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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홍콩영화의 침체와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던 홍콩국제영화제(HKIFF)가 제2의 도약을 향해 기지개를 켜고 있다.1970-80년대 홍콩영화의 전성기와 함께한 HKIFF는 한때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자리매김했으나 90년대 접어들면서 홍콩 영화가 힘을 잃으면서 함께 쇠락의 길을 걸었다.그러나 영화를 사고파는 홍콩필름마트가 지난 4-5년간 꾸준히 성장, 아시아 최대의 필름마켓으로 부상하면서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고 있다.올해 홍콩필름마트에는 50여 개국에서 약 540개 업체가 참가했다. 역대 최대 규모다. 라트비아,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는 처음으로 왔다.◇T.V,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 전시 = 필름마트는 영화뿐 아니라 드라마, 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사고팔 수 있는 장이다.애초 4-6월에 열렸으나 제10회 대회인 2006년부터 영화제 기간에 맞춰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를 매매하는 엑스포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영화제 기간과 맞물리면서 필름마트는 해마
홍콩영화제, 아시아 최대 필름마켓으로 '우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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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청첩장에 넣을 이미지를 권해 달라는 친구의 청을 듣고 곧장 오귀스트 로댕의 <대성당>을 떠올렸다. 학창 시절 교과서에서 <대성당>을 처음 접한 뒤로 오랫동안 나는 로댕이 조각한 것이 기도를 위해 막 모아지려는 누군가의 양손이라고 무심코 믿어왔다. 최근에야 <대성당>의 아치가 각기 다른 몸에 속한 오른손, 자세로 미루어 아마도 가까이 마주 보고 선 두 사람의 손으로 이뤄졌음을 알아차렸다. 닿을락 말락한 <대성당>의 두손은, 남은 생을 공유하기로 결단한 연인에게 선사할 만한 이미지다. 손바닥 전체를 깊이 맞댄다면 처음에는 흡족해도 시간이 갈수록 상대의 촉감이 둔해지고 결국 사라질 것이다. 심지어는 땀이 배어 불쾌해질지도 모른다. 손을 잡는 행위로 구애를 시작한 연인들은 결혼을 통해 서로의 몸과 영혼을 구석구석 탐사한 다음, 노년에 이르면 다시 가볍게 손을 잡고 산책하게 되리라.
로댕은 손의 위대한 감식자이자 창조자였다. 한때 그의 비
[김혜리의 그림과 그림자] 성스러운 미소를 담은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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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정법을 위반했다고 판단되는 용의자 두명이 체포되어 독방에 수감됐다. 용의자들은 각별한 친구 사이다. 용의자들의 유죄를 입증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갖고 있지 못한 경찰은 용의자들에게 협상을 제안한다. 협상안의 내용은 친구의 죄를 증언할 경우, 석방시켜주겠다는 것이다. 반면, 친구는 3년 옥살이를 해야 한다. 둘 다 협상을 거부할 경우, 경찰은 주된 죄목 이외의 혐의로 이들을 추궁할 계획이다. 이 경우, 용의자들은 각각 1년씩 감옥살이를 해야 한다. 둘 다 증언할 경우 주된 죄목을 적용해 똑같이 2년형을 받는다.
게임이론에 나오는 ‘죄수의 딜레마’ 중 흔한 예다. 당신이 용의자 중 한명이라 가정해보자. 친구의 처지를 고려할 만한 여유가 없다면, 당신은 무조건 밀고해야 한다. 친구가 협상을 거부했다 치자. 당신도 협상을 거부하면, 1년형을 선고받는다. 대신 밀고하면 풀려난다. 친구가 당신의 죄를 불었다면? 협상을 거부하면 3년을, 친구의 죄를 고하면 2년을 감옥에서 산다. 즉, 당신
[오픈칼럼] 죄수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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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가 프랑스 사회의 인종적 타자, 아랍인을 다루는 방식은 대담하다. 대담하다는 표현은 물론 양가적이다. “더러운 아랍 놈들”과 같은 인종차별과 증오에 가득 찬 언어들이 영화 속에 횡행한다. 동시에 아랍계 청년의 감옥에서의 삶을 통해 프랑스 사회의 인종문제를 축약해 보여주는 것처럼 보인다. 감독 자크 오디아르는 자신의 이미지가 없는 아랍인들을 위해 이미지를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발언 자체는 문제가 있다. 자신이 속하지 않는 어떤 그룹을 재현하고 대변하려는 욕구는 오만하거나 생색내는 방향으로 흐르기 쉽다. 그래서 이런 식의 자신감보다는 윤리적 주저함이 중요하다. 미국의 인권운동가 두보이스는 세계와 유색의 베일을 쓰고 살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장벽인 ‘물어보지 않은 질문’에 대해 언급한다. 그 질문은 “문제로 살아가는 기분이 어떤가?”라는 것이다. 유색인종이 문제라는 생각은 인종차별적 사고의 핵심이다.
직설법의 <예언자>가 지닌 허장성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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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객잔] 말하자면 톨레랑스이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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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 했던가. <인 디 에어>의 오프닝 시퀀스는 항공 촬영한 부감숏의 나열을 통해 조형적 관점에서 대도시의 전경을 실로 아름답게 구성한다. 하지만 평화롭기까지 한 이 지상 풍경에 망원경이 아닌 현미경을 들이대는 순간, 영화는 울고 분노하고 좌절하고 허망해하는 실직자들의 얼굴을 카메라 바로 앞까지 바싹 당겨온다. 금융위기 이후 밀어닥친 경기침체의 시대상과 불안을 예리하게 파고든 이 영화가 ‘지금 우리’의 이야기로 해석될 수 있는 것은 동시대를 공유하는 이러한 시대감각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인 디 에어>에는 단순한 물리적 거리를 포함하여, 카메라의 원경과 근경, 다큐멘터리적 기법과 기발한 허구의 경계, 대량해고 시대의 해고전문가라는 아이러니와 그것을 가로지르는 인간성처럼 우리가 지각할 수 있는 일종의 ‘거리감’에 관한 역전과 균열이 엿보인다. 영화 제목 그대로 ‘공중에서’, 혹은 ‘결정되지 않은’ 삶을 사는 라이언
[영화읽기] 그 남자, 실로 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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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손가락은 한 나라의 수도이고 다른 손가락들은 지방이다.-러셀 셔먼
암브로즈 비어스에 의하면 피아노 연주란 건반과 관객의 영혼을 동시에 누름으로써 소리를 만들어내는 방법이다. 뉴욕 태생의 피아노 연주가이며 부소니와 쇤베르크의 제자로서 오늘날 가장 아름답고 정교한 음악 에세이 중 하나라고 불리는 저서 <피아노 이야기>를 남긴 러셀 셔먼은 훌륭한 피아노 연주란 광활한 영역에서 태어난 소리가 미지의 곳으로 소멸되어가는 하나의 소화 과정이라고 했다. 그는 수면 중에도 그 소화 과정은 멈추지 않는다고 했다.
셔먼은 피아니스트의 엄지를 두고 짐승으로 태어나 귀족이 되는 손가락이라고 명명한다.
피아노 독주를 예매하려고 할 때마다 좌석표를 보고 신중을 기한다. 피아니스트들의 손가락이 잘 보이는 좌석을 예매하는 습관이 시작된 것은 그의 손가락 예찬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 손가락들이 질서를 유지하는 사회에 초대받기 위해서는 피아니스트의 얼굴보다 피아니스트의 손가락이 보이는 좌석쪽이
[김경주의 섬세함을 옹호하다] 피아니스트들의 손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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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구혜선의 첫 장편 연출작 <요술>이 상반기 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영화 <요술>은 젊은 음악가들의 사랑과 우정을 그린 음악 영화로 서현진, 김정욱, 임지규 등이 출연한다.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말까지 한달 반동안의 빡빡한 촬영 일정을 마친 후 현재 후반작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 <요술>은 구혜선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한 첫 장편 영화로 그 동안 <유쾌한 도우미>등의 단편 영화를 작업하며 영화감독의 꿈을 키워온 구혜선이 상업영화감독으로 데뷔하는 작품이다. 구혜선의 소속사 YG 엔터테인먼트에서 제작비 전액을 지원하기로 해 화제가 되었고, 배급은 CJ 엔터테인먼트가 맡았다.
한편 구혜선은 이사오 사사키와 함께 본인의 자작곡을 담은 소품집을 발표하고, 「탱고」라는 소설을 발표한 데 이어 동명으로 일러스트 전시회를 개최하는 등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다. 첫 영화를 연출한 뒤로는 시상식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드
구혜선 연출작 <요술>상반기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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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 북디자인>은 1935년부터 2005년까지 출간된 펭귄 책 표지 디자인의 역사를 담았다. 한권의 책에 도판 500개. 현대 출판물의 역사를 아우르는 의미로도 부족함이 없는 저작이다. 한국 독자들에게는 ‘펭귄 클래식’으로 가장 익숙한 출판사로 현대적이고 대담했던 초기 문고본 디자인부터 두루 눈에 익은 책들이 등장하지만 내용 면에서 낯선 시리즈도 있다. ‘펭귄 스페셜’이라고 불리는 TV 시사프로그램에 어울릴 법한 폭로적 저널리즘 시리즈가 대표적. ‘펭귄 스페셜’은 전운에 휩싸인 유럽의 분위기를 반영한, 신문과 잡지보다 깊은 읽을거리를 보급판으로 선보인 것이었다. <전쟁과 평화에 대한 상식>(1940), <통일을 위해 투쟁하는 중국>(1939), <왜 영국은 전쟁에 뛰어들었는가>(1939), <전쟁의 새로운 방법>(1940)과 같은 책들이 공격적인 수평선과 강렬한 타이포그래피의 표지로 선보였다. 이 시리즈는 1960년대 들어 각종
[도서] 책덕후 최후의 유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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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이 소설 속 젊은이들더러 그렇게 무기력하게 살지 마, 라고 말한다면 꼰대 소리를 들을까? 어쩔 수 없다. 책을 보는 내내 한숨이 나왔단 말이다. 이 반짝이는 청춘들이 왜 그토록 밋밋하게 사는가. 주인공 ‘나’, 성실하게 편의점 알바 뛰는 모습이 예쁘기만 하다. 또 ‘나’의 지인들, 평균 이상으로 멋지다. 동료 J는 마르고 키가 크고 피부가 희어 뮤지션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청년으로, 특별히 무언가를 이루어야 한다는 압박감이 없어 몇년간 알바를 하며 자유로이 살아왔단다. 또 J가 짝사랑하는 카페 알바, 별칭 물고기는 흉터를 자랑스럽게 내보이고 길고양이와 낡은 책을 좋아하며 거리 아무 데나 털썩 주저앉을 줄 아는 아가씨다. 패션잡지 빈티지 의상 모델이 떠오르는 모습이다.
콤플렉스 없이 어여쁜 청춘, 상큼하다. 늘어지지 않는 산뜻한 문장들도 한몫한다. 그런데 이 사람들, 단체로 무기력증에 빠진 모양이다. 꿈도 없고 야심도 없다. 사회질서에 편입되기 싫어하건만 바깥으로 탈주하고픈
[한국 소설 품는 밤] 이 상큼한 무기력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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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프로야구 개막 카운트다운이 시작되었다. 추위가 가시지 않았는데 시범경기가 치러지는 야구경기장에는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인파가 몰려 야구를 즐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딱 알맞은 때 <야구생활> 1호가 발간되었다. 각 팬덤을 대표하는 ‘야구생활자’들이 모여 만든 이 책은 잡지를 지향하는, 일단은 1호가 발간된 책인데, 시시각각 뜨거워지는 야구 팬덤의 분위기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책이다. 2009년을 결산하고 2010년을 내다보는 의미의 팀별 에세이들이 실려 있어, 감격적이었던 추억이나 울컥 속상했던 순간을 정리하게 해준다. <프로야구 카툰>을 연재하는 최훈과의 긴 인터뷰도 실렀다. MBC ESPN 박상언 PD와 <해태타이거즈와 김대중>을 쓴 김은식, <리더 김성근의 9회말 리더십>을 쓴 ‘이데일리’ 정철우 기자 등이 필진으로 힘을 보탰다. 한참 야구열기가 뜨겁던 80~90년대와 참 많이 달라진 팬덤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책이다. ‘망한’
[도서] 야구는 생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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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 혹은 나뭇잎 한장. 장편소설(掌篇小說)이나 엽편소설(葉片小說)이라고 불리는,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콩트 모음집이다. 작은 판형에 290여쪽, 그런데 68편이나 실려 있는 건 그래서다. 이야기 하나가 두세 페이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설국>으로도, 노벨문학상 수상으로도 유명한 가와바타 야스나리 문학의 고향이라고 부를 수 있는 책이다. 그가 젊은 날에 (이십대였던 1921년부터 1935년 사이) 쓴 이야기들이라 <설국>과 <잠자는 미녀> 같은 작품들에 이르는 단초가 되는 ‘발상’을 만날 수 있어 흥미롭다. 여자의 몸, 어린 여자의 몸, 생명, 삶, 죽음, 희생을 비롯한 죽음과 맞닿는 탐미주의적인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이야기도 있고, 예상외로 쿨한 연애담도 있고, 환상담도 꽤 있다.
이야기 내용 자체에 집중해 호불호를 가르는 일도 의미있겠으나, 그보다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는 방법이 있다. “많은 작가들이 젊은 시절에 시를 쓰지만, 나는 시 대
[도서] 거장의 젊은 손바닥에서 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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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력충전 지수 ★★★★★
셸 위 댄스 지수 ★★★★★
관능적이고 격정적인 댄스가 온다. 1999년 초연 이후 브로드웨이 등 세계 무대를 땀으로 흠뻑 적셔온 공연이다. 오는 4월2일부터 7일까지 세종문화회관에서 브로드웨이 오리지널팀이 선보이는 <번 더 플로어>는 제목처럼 무대를 불태워버릴 듯 현란하고 화려한 춤을 파노라마처럼 펼친다. 차차, 비엔나왈츠, 폭스트롯, 스윙, 린디, 자이브, 삼바, 룸바, 왈츠, 퀵스텝, 살사, 탱고, 파소도블레. 이 13가지의 춤을 각종 댄스대회를 석권한 세계 최고의 무용수들이 2시간 동안 흔든다.
그런데 춤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춤과 음악의 역사는 늘 함께였다. 미그 에이사와 레베카 타피아, 두 보컬이 볼룸 비트로부터 재즈나 라틴팝 로콘롤 R&B 팝에 이르기까지 25곡의 노래를 영어나 스페인어 등을 오가며 라이브로 들려준다. 25개의 곡은 1900년대 초부터 2000년대까지 세기를 거슬러 오른다. 마치 20세기와 21세기를 합
[공연] 더이상의 춤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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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링크에 아는 사람 없어?” 개막전 티켓을 구하지 못한 선배(기아팬)가 혹시 있을지 모를 요행을 얻으려고 분주하다. 시범경기에서 롯데자이언츠가 연승을 거둘 때마다 롯데 팬들은 불안해진다. 올해도 시범경기만 1등 하는 거 아닐까 하고. 아직 봄기운이 완연하지는 않지만 야구 시즌은 벌써 시작되었다. 그리고 2주 동안 부산에 출장간다던 블루엔젤스의 에이스 투수 오찬호가 무려 1년6개월 만에 돌아왔다. 장이의 <퍼펙트 게임 시즌2>가 시작된 것이다.
<퍼펙트 게임>은 생선가게 주인, 수제비집 사장, 빵집 사장 등 시장 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사회인 야구를 소재로 삼은 웹툰이다. 아리랑볼 투수, 알까기 전문 유격수가 활약하는 이들의 야구는 생각보다 재밌다. 시즌2는 시즌1의 스토리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2부리그 1위팀 블루엔젤스와 1부리그 1위팀 DM자이언츠의 라이벌 관계는 여전하다. 리그에서는 슈퍼서머야구대회가 개최되었다.
시즌1이 끝나고 시즌2가 시작되기까지
[스크롤잇] 플레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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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마뉘엘 자이그너는 (최근 30여년 전 성추행 사건으로 체포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부인이자 배우다. 영화광들이라면 폴란스키의 <비터문>에서 온몸으로 색정을 발산하던 그녀의 모습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을 거다. 1985년 장 뤽 고다르의 <탐정>(Detective)으로 데뷔한 그녀는 솔직히, 연기력이 좀 엉망이긴 하다. 최근작인 다리오 아르젠토의 <지알로>에서 그녀의 연기는 정말로 눈뜨고 보지 못할 지경이었다.
다만 그녀의 가냘프고 새된 목소리는 참 묘한 데가 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첫 번째 불어 음반인 ≪Dingue(Crazy)≫를 내놨다. 한마디로 말하자면 ‘제인 버킨의 후예’. 가창력이 아니라 프랑스적인 섹시함을 떨리는 목소리에 실어서 듣는 이를 유혹한다(특히 자신의 이름을 딴 <Emmanuelle>은 딱 제인 버킨 희대의 히트곡 <Yesterday Yes A Day>다!). 로만 폴란스키가 직접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
[음반] 떨리는 목소리의 유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