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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Best Restaurant>이라는 외식전문 잡지사에서 기자로 일한 적이 있다. 현재 <씨네21>에서 ‘그 요리’라는 멋진 칼럼을 연재중인 요리사 박찬일씨가 편집장이었고, 나는 요리의 ‘요’자도 모르지만 한국말을 비교적 정확하게 쓸 줄 안다는(게 어디냐며!), 또 나이가 많다는 이유로 수석 기자가 되었다. 수석기자와 수습기자는 습자지 한장 차이였다. 나는 선배들이 추천해주는 음식 잡지와 각종 전문서적을 읽으며 (그래요, 저, 요리를 글로 배웠어요) 용어를 익혔고, 사전보다 두꺼운 와인 책을 읽으며 카베르네 소비뇽이니 메를로 같은 외계인의 언어나 다름없는 생소한 단어들을 처음 대했다.
추어탕집 전격해부, 정말 고역이더라
나에게 처음 배당된 기사는 ‘서울의 유명 추어탕집 전격 해부’라는 꼭지였는데 이름만 거창했지 실은 ‘네가 이 바닥에서 굴러먹으려면 처음부터 한번 된통 당해봐야 하지 않겠느냐, 하하하’라는 음험한 의도가 밑바닥에 찐득하게 깔려 있는 ‘
[나의 친구 그의 영화] 맛있는 대한민국을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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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고의 톱스타, 한국과 일본 최정상의 작가가 만나 큰 이슈를 불러일으킨 <텔레시네마 7> 작품으로 영웅재중과 한효주의 만남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영화 <천국의 우편배달부>가 11월9일 CGV 왕십리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되었다.
"처음으로 한국과 일본이 함께 공동작업으로 작품을 완성하는 텔레시네마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싶었다" 며 이번 작품에 함께하게 된 의의를 전한 이형민 감독의 소감에 이어 이번 작품을 통해 가수에서 연기자로 첫 도전을 선보인 영웅재중은 "첫 스크린 데뷔작이어서 감회가 새롭다. 열심히 촬영한 만큼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기대와 설렘을 전했다.
스크린을 통해 노래 만큼이나 연기에 있어서도 특별한 매력을 보여줄 영웅재중과 섬세한 감정연기를 선보인 한효주의 커플 호흡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천국의 우편배달부>는 오는 11월11일 전국 CGV 극장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영웅재중 첫 연기] 굉장히 신선한 도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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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 베일에 싸여있던 KBS 특별 기획 드라마 <추노>의 스틸컷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
이번에 공개된 스틸은 드라마의 주인공 장혁을 포함해 영화 <국가대표>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김지석, 선 굵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한정수가 몸담고 있는 추노패의 모습이다.
드라마 타이틀이기도 한 ‘추노’는 도망노비를 쫓는 인간사냥꾼을 일컫는 말로, 장혁은 이 추노패의 대장 대길 역을 맡았다.
극 중에서 대길은 자신의 집안을 패가망신 시킨 도망노비 송태하(오지호 분)와 정인으로 생각했던 언년(이다해)을 찾기 위해 추노패를 만들었다.
<한성별곡>으로 많은 매니아팬을 거느리고 있는 곽정환 PD가 2년의 준비 끝에 야심차게 준비한 이번 드라마 <추노>는 영화 <7급 공무원>의 천성일 작가가 집필하고, 하이킥 시리즈 등 많은 히트작을 만든 초록뱀 미디어에서 제작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된 바 있다.
<아이리스> 후속으로 2010
KBS 특별 기획 드라마 <추노>스틸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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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한복판에 거대한 구멍이 생기고, <천지창조> 속 신과 아담의 손가락이 ‘끊어지며’ 달리던 기차가 ‘은하철도 999’처럼 허공으로 추락한다. <타이타닉>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대형 크루즈호가 실감나게 뒤집힌다. 롤랜드 에머리히의 <2012>가 보여주는 재난 스펙터클은 그날 밤 악몽으로 재현될까 두려울 만큼, 단연 압도적인 현실성으로 능란하게 펼쳐진다. 지난 11월1일 LA 베벌리힐스에서 열린 <2012> 프리미어 시사회에서 감독과 각본가, 주연배우들을 만났다.
“우리에게 시간이 좀더 있을 줄 알았는데….” <2012>의 과학자 애드리언이 망연자실하게 내뱉을 때, 열렬하게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요즘처럼 지구멸망설이 실감나는 때가 또 있었던가. 이건 온갖 휴거설과 밀레니엄 바이러스 앞에 덜덜 떨던 1999년보다 더하다. 극지방의 빙하는 놀라운 속도로 사라지고, 북극곰은 서커스 묘기하듯 얼음덩어리 위에 불편하게 버티다가 결국
<2012> 묻자, 누구를 구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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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13일은 배우 최무룡이 눈을 감은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날을 한달 앞둔 지난 10월,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영화 <그때 그사람들>에서 대통령을 보좌하던 양 실장을 연기했고,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서 극중 손예진을 치료하던 의사를 연기한 배우 권병길의 전화였다. 그는 외국의 배우는 추억하면서도 한국영화사에서 오랫동안 기억돼야 할 배우에게 주목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씨네21>은 최무룡의 오랜 팬이라는 그에게 글을 부탁했고, 그는 글과 한장의 사진을 보내왔다. 다음의 글은 최무룡의 연기와 삶을 담은 기록이자, 한 배우를 사랑한 또 다른 배우의 고백록이다.
어린 시절, 옆 동네 대천해수욕장에서는 해마다 ‘바다의 여왕’ 선발대회가 열렸다. 그해 피서객을 대상으로 한 미인대회쯤 되는 행사다. 사진을 좋아하던 권병홍 형님은 해마다 대천을 찾아 사진을 찍곤 하셨다. 김진규와 최무룡, 김지미가 함께 찍힌 이 사진도 어느
[최무룡 10주기] 모범답안의 위선을 연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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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이승기가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승기의 소속사 후크엔터테인먼트는 “9일 저녁 이승기가 고열을 동반한 심한 두통 및 기침을 호소해 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신종플루 의심 환자로 판단돼 타미플루를 처방 받았다. 10일 검사결과, 양성 확진 판정을 받아 7일간의 격리 및 치료를 요하는 의사의 진단을 받게 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이승기는 오는 14일 미국 LA 헐리웃볼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승기 손담비 LA 콘서트’에 참석할 수 없게 됐다. 소속사 관계자는 “오랜 시간동안 좋은 공연을 준비해 오신 많은 분들과 공연을 기다려주신 많은 관객들에게 거듭 죄송스러운 마음뿐이다.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승기, 신종플루 확진 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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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범이 영국 런던에서 영화 <러브 액츄얼리>식 프로포즈를 선보여, 화제를 모으고 있다.
<it Travel> 블로그를 통해 런던 버킹엄 궁전을 배경으로 한 ‘로맨틱 스케치북 프로포즈’로 네티즌들에게 감동을 선사한 것. 김범은 지난 10월 23일부터 11월 2일까지 10박 11일에 걸쳐 스타가 테마를 가지고 여행을 하고 그에 대한 느낌과 감상, 여행정보를 담아 시리즈북과 DVD 등으로 발간하는 <it Travel>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런던여행을 다녀왔다.
특히, 김범의 이번 런던 여행은 네티즌들과 함께 해서 더욱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it Travel> 블로그를 통해 여행 전부터, 네티즌들에게 영국에 대한 호기심과 미션을 전달 받고, 이를 수행하고 돌아온 것. 김범이 진행한 ‘러브 액츄얼리’식 프로포즈도 한 네티즌의 미션 중에 하나로 영화 속에서처럼 애절한 사랑 고백을 스케치북에 글로 전해달라는 미션을 받고, 영국의 버킹엄
김범, 런던에서 로맨틱 프로포즈 선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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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란 도통 믿을 만한 게 못 된다. 박예진의 인터뷰를 준비하기 위해 <씨네21>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다가 2001년 <광시곡> 이후 그녀를 만난 적이 없다는 사실에 적이 놀랐다. 그도 그럴 것이 그 뒤 박예진이 출연한 영화는 <뚫어야 산다>와 <그녀는 예뻤다>같이 대중적 반향이 적은 영화들이었다. 그런데도 박예진을 드라마 연기자라기보다 영화배우로 느끼는 건 연기 데뷔작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1998)의 반향이 여전히 쟁쟁하기 때문이리라. “거의 10년 만에 큰 배역을 갖고 영화로 돌아오게 됐는데, 뭔가 시작 같은 느낌도 있다”는 그녀의 말은 그래서 이해가 된다.
박예진에게 ‘영화 두 번째 이야기’에 해당하는 첫 작품은 <청담보살>이다. 그녀는 여기서 신내린 점쟁이 태랑을 연기한다. 화려한 외모와 타고난 재능으로 청담동 일대에서 소문난 무녀인 태랑은 어머니(김수미)가 점지해준 남성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 하
[박예진] 비련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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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11월 10일(화) 오후 2시
장소 왕십리CGV
이 영화
출소한 지 얼마 안 된 한 남자가 잔인하게 살해당한다. 이 사건이 14년 전 발생한 한 살인사건과 연관되어 있음을 안 수사팀은 담당형사였던 한동수(한석규)를 찾아가고, 그는 본능적으로 당시 피해자의 아들이었던 김요한(고수)이 연루되어 있음을 직감한다. 한편, 재벌총수 승조(박성웅)의 비서실장(이민정)은 승조를 위해 그의 약혼녀 유미호(손예진)의 뒤를 쫓는다. 모든 면에서 완벽한 미호. 하지만 비현실적일 만큼 완벽했던 미호에게 석연치 않은 과거의 흔적이 발견되면서, 그녀 곁에 그림자처럼 맴돌고 있는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요한과 미호의 과거에 관한 충격적인 사실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한다. 14년 전 발생했던 사건의 살인용의자가 미호의 엄마, 피살자가 요한의 아빠였으며, 새로운 삶을 살고 있는 미호와 달리 요한은 여전히 어둠 속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말말말
“<백야행>은 나에게 운명같은 작
손예진과 고수, 그리고 한석규의 미스터리 <백야행> 첫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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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자랑하며 올해 최고 인기작으로 명성을 이어온 MBC 월화 드라마 <선덕여왕>의 일등공신 미실역의 고현정이 오늘 죽음을 끝으로 퇴장한다.
그 동안 미실은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깊은 통찰력과 강한 카리스마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과 지지를 받아왔다.
특히 덕만공주 역의 이요원과 마주 앉아 정치와 백성에 대해 토론하는 장면에서 등장한 미실의 대사는 네티즌 사이에서 ‘어록’으로 불리며 퍼지기도 하는 등 선덕여왕에서 미실의 입지는 그저 덕만을 방해하는 악역 그 이상으로 컸던 것이 사실이다.
그녀의 최후가 알려지자 수많은 네티즌들은 ‘미실 없는 선덕여왕이라니...’‘내가 본 가장 멋진 악역이었다’‘좋은 연기 감사하다’며 그녀를 보내는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촬영장에 많은 취재진들이 대기하고 있었지만, 고현정이 마지막 촬영인만큼 조용하게 마무리 짓기를 원해 별다른 공식적인 자리 없이 스텝들에게 꽃과 케이크를 선물 받으며 마지막 인사를 나누었다.
미실, 죽음과 함께 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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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영광(김낙형)은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피붙이들조차 반겨주지 않는다. 동네 양아치 후배 종만(최영환)은 영광에게 고향 마을이 아파트 재개발 사업으로 들썩인다는 사실을 전해준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가 남겨준 작은 유산으로 땅을 사들인 영광은 5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딸과 함께 사는 중년 여성 선숙(김현주)과 동거에 들어간다. 재개발만 되면 모든 고생이 끝난다고 큰소리쳤던 영광은 얼마 뒤 선숙이 바람을 피운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재개발 사업마저 물거품이 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는다.
“이 동네 정말 이상해졌네.”
슈퍼마켓에서 목판두부를 팔지 않다니, 식당에서 담배를 피울 수 없다니. 망치로 때린 것도 아니고 그냥 주먹으로만 사람을 쳤을 뿐인데 경찰서에 끌려가다니. 주영광으로선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망나니질하다 콩밥 먹게 된 사연이야 과거지사 아닌가. 마냥 코흘리개로만 봤던 막내동생마저 자신의 술잔을 거부하고 버럭 화를 낼 때는 정말이지, 주영
인생 역전을 꿈꿨던 남자의 얼굴 <낙타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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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1582년. 일본의 통일을 눈앞에 두고 오다 노부나가는 아케치 미츠히데의 모반으로 죽는다. 노부나가의 오른팔인 도요토미 히데요시(오쿠다 에이지)는 미츠히데를 토벌해 전국을 통일한다. 그러나 히데요시의 철권 통치 아래서 빈부격차는 늘고 서민들의 삶은 위태롭다. 이런 와중에 나타난 대도둑 이시카와 고에몬(에구치 요스케)은 부자들의 금품을 털어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면서 영웅으로 떠오른다. 그러던 어느 날 고에몬은 기노쿠니야 분자에몬(무사카 나오마사)의 집에서 괴이한 상자를 훔치게 되고, 그 속에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비밀을 발견한다.
<폭렬닌자 고에몬>은 실재 일본의 역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 판타지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니 오다 노부나가니 하는 이름은 잠시 잊자. 더 중요한 건 영화의 감독인 기리야 가즈아키의 이름이다. 이 젊은 감독은 2004년작 <캐산>으로 데뷔한 유학파 감독으로, 한국에서는 싱어송라이터인 우타다 히카루의 전남편으로 더 잘
기리야 가즈아키표 영화 <폭렬닌자 고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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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nopsis
과학자 햄슬리(치웨델 에지오프)는 2012년 지구가 멸망한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태양 흑점의 폭발로 튀어나온 뉴트리노가 지구 내부를 끓어오르게 만들어서 급속한 지각 변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어쨌든 미국을 주축으로 한 강대국들은 3년 동안 선별된 지구인을 피난시킬 계획을 수립해왔고, 2012년이 되자 결국 전세계는 멸망하기 시작한다. 이혼한 소설가 잭슨(존 쿠색)은 정부 계획을 알아채고는 무너지는 LA에서 가족을 구해서 피난길에 오른다.
다시 한번 <2012>가 주장하는 지구 멸망의 시나리오를 검토해보자. 태양에서 분출된 뉴트리노라는 물질이 지구 내부의 액체를 변이시켜서 엄청난 지각 이동과 그에 따른 화산 폭발, 지진과 쓰나미로 지구가 멸망한다. 말이 되냐고? 물리학적으로나 천문학적으로나 말이 안된다. 어쨌거나 중요한 건 1999년에 이어 또다시 전 지구를 휩쓸고 있는 2012년 멸망설이다. 마야문명과 주역과 노스트라다무스가 모두 2012년에 지구가
롤랜드 에머리히 장단점이 극대화된 영화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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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의 ‘포춘살롱’에는 용하기로 소문난 ‘청담보살’ 태랑(박예진)이 있다. 어머니에게서 신기를 물려받은 그녀는 운명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사람들의 미래를 예단한다. 운명에서 자유롭지 못한 건 그녀 스스로도 마찬가지다. 태랑의 앞날은 어머니가 점지해준 사주의 사나이와 사랑하면서 지내도록 결정돼 있다. 그런데 우연한 교통사고로 만난 승원(임창정)이 그 남자일 줄이야. 이제 태랑은 가진 것 하나 없고 되는 일 하나 없어 보이는 승원을 사랑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태랑과 승원은 ‘운명의 사랑’이라고 말하기엔 좀 거시기한 커플이다. 태랑의 어머니가 일러준 ‘1978년 5월16일 밤 11시생 남자’ 승원은 지독한 찌질남이기 때문이다. 대학생 시절 짝사랑하다가 우연하게 만난 호준이 외려 운명의 남자처럼 보이는데도 태랑이 승원에게 굽신거리기까지 하면서 연을 맺으려는 것은 운명을 거스를 수 없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기 때문이다. 그 운명을 회피하려고 만났던 다른 남자들이 기이한
‘나까’ 코미디에서 벗어난 평이한 드라마 <청담보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