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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시드니. 본디 비치. 오전 11시2분. 모래사장에서 일광욕을 즐기는 이들. 이른 시간이지만 해변엔 인파가 가득하다. 잠깐 멍하니 그들을 바라본다. 같은 시각, 크로아티아의 젊음의 해변도시 스피릿 국제공항으로 간다. 활주로에 서 있는 비행기 한대. 저기서 곧 여행객들이 쏟아지겠지. 모나코 몬테카를로에 정박해 있는 요트로 눈길을 옮긴다. 내친김에 베네수엘라 아루바섬의 부쿠티비치에 들어서니 야자수들 사이로 오토바이 두대가 지나간다.
휴, 같은 시각. 여긴 마감이 한창인 공덕동 사무실. 시네마테크 공모제 취재에 열중인 후배의 전화통화 소리에 간신히 내 위치를 확인한다. 그러니 사무실에 앉아 전세계 각지의 저 어마어마한 이미지들을 한꺼번에 제공받을 수 있는 건 순전히 ‘Earth Cam’이라는 스마트폰의 어플 덕택이다. ‘Earth Cam’ 사용자는 전세계 각지에서 바로 지금 일어나는 일을 볼 수 있다. 하루 24시간, 일주일에 7일 동안.’ 매혹적인 설명대로라면 파리 에펠탑이 보이
[오픈칼럼] 어플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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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의 첫 공포는 섬을 벗어날 수 없다는 설정으로부터 온다. 마틴 스코시즈는 이 영화를 만들면서 <셔터 아일랜드>와 마찬가지로 고립된 공간이 배경인 여러 고전영화를 참고했다고 밝혔다. 그 일부를 여기에 소개한다. <셔터 아일랜드>의 어떤 장면과 겹치는지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재미있을, 고전 호러영화 4편.
<혐오> Repulsion, 1965
감독 로만 폴란스키, 출연 카트린 드뇌브
<악마의 씨> <테넌트>로 이어지는 ‘로만 폴란스키 아파트 3부작’의 첫 작품. 정신분열증으로 서서히 미쳐가는 여자의 모습을 폐쇄된 공간을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평소 성적 결벽증을 가지고 있던 캐롤(카트린 드뇌브)은 함께 살던 언니가 여행을 떠난 사이 아파트에 칩거한다. 홀로 지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녀의 강박증은 정신분열로 이어지고, 캐롤은 아파트에 찾아온 집주인과 남자친구를 잔인하게 살해한다. 이 영화에서 두번
갇힌 공간에서 그놈 목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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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건재 감독의 <회오리바람>을 CGV 무비콜라쥬 상영 때 소개하기 위해 봤다. 밴쿠버영화제에서 상을 탔다는 소문으로만 듣던 영화였는데 청춘기의 억압과 해방을 다루는 에너지의 배분이 꽤 섬세하게 조율된 영화라는 인상을 받았다. 상영 때 만난 장건재는 자신감이 충만한 젊은 감독이었다. 자신이 통제한 영화언어에 깊은 자부심을 표하면서 1억여원의 예산이 든 <회오리바람>이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금을 받아 예상보다 규모가 더 커진 경우이며 다음 영화부터는 더 작은 규모로 자주 찍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가 독립영화라고 부르는 유형의 영화에 맞는 창작자 정신을 지닌 감독으로 자신이 장악할 수 있는 영화예술의 형태에 대해 명확한 그림을 갖고 있었다.
2주 전 <씨네21>에 <회오리바람>을 밴쿠버영화제에 초청한 토니 레인즈는 비평가이자 영화제 관계자로서 이 영화에 대해 더할 나위 없이 세심하고 따뜻한 호의가 묻어나는 평론을 썼다. 그는 이
[김영진의 점프 컷] 좀더 역동적이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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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환자인 영화감독 P는 공포영화를 준비하고 있다. 투자상담 회의에서 P가 장광설을 늘어놓자, 투자 실무자인 젊고 아름다운 여인이 말을 끊고 어떤 영화인지 알기 쉽게 설명하라고 짜증 섞인 말투로 다그친다. P는 갑자기 테이블 위를 기어가더니 만년필로 그녀의 눈을 찌르려 한다. 놀란 주변 사람들이 부들부들 떨리는 그의 팔을 잡고 있고 만년필 촉은 그녀의 눈에 거의 닿아 있다. 하얗게 질린 여인에게 P는 태연하게 말한다. “뭐, 이런 거라고나 할까요.”
<마녀의 관>의 첫 에피소드의 한 장면이다. P는 지금 알기 쉽게 설명하라는 요청에 답하고 있는 중이다. 그런데 이 설명은 여전히 애매한 것이다. 이 여직원은 이 순간의 공포감을 오히려 전통적인 호러의 방식에 가깝게 느낄 것이다. P는 제대로 설명한 것일까. 내 생각에 P는 지금 관객에게 설명하는 중이다. 이렇게 물어보자. P가 만일 그녀의 눈을 찔렀다면? <마녀의 관>은 아마도 전통적인 공포영화가 되었을 것
[전영객잔] 이 변형의 활력을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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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으로부터 재능에 걸맞은 작품을 만난 숀 펜이 영화 <밀크>의 모든 것이라는 평판을 들었으되, 그 실체를 확인하고 나서야 나는 구스 반 산트의 확고부동한 개성이 이 영화의 진면목이라고 믿게 되었다. <밀크>는 구스 반 산트의 위업을 말할 때 첫 번째로 거론되어야 할 영화는 아니다. 현대영화에서 반 산트의 작품이 가한 획기적인 충격을 논하자면 여전히 <엘리펀트>와 <라스트 데이즈>가 가장 앞자리에 놓일 것이기 때문이다. 외견상 <밀크>는 스테레오 타입화된 전기영화이며, 심지어 <굿 윌 헌팅> <파인딩 포레스터>와 함께 반 산트의 가장 주류 지향적인 영화로 평가될 만하기까지 하다.
잘 알려진 대로 <밀크>는 미국 내 성정치학뿐 아니라 진보정치운동의 시금석이 됐던 게이 액티비스트이자 최초의 게이 정치가였던 하비 밀크의 인생유전을 묘사한다. 하지만 늘 그랬듯이 액면 그대로의 사실은 반 산트의 영화에서
[영화읽기] 애타게 천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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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에서 맴돌 땐 혐의가 없는데 뱉어지는 순간 제 말을 배신하는, 적어도 그 말의 실없음을 증명하는 말들이 있다. 가령 “저는 겸손한 사람입니다”라든지 “나 유명한 사람이야”. 정말 자신을 낮춘다면 굳이 남 옆구리를 찌르며 제 미덕을 자랑할 필요가 없겠고, 사람들이 그토록 알아본다면 제 유명세를 부러 누구에게 상기시킬 필요가 없겠지. 새벽에 전화해 “나는 이제 너를 잊었어”라고 말하는 지난 연인은 그 소식을 알릴 배터리 여분만큼 그대를 마음에서 남겨둔 것이고, 지인들에게 “나는 왜 이렇게 생겼지?”라고 투정할 수 있는 사람은 실은 자부심을 깔고 상대의 정색하는 반응(“너 예뻐!”)을 유도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집 가난해”라고 쉬 말할 수 있던 친구는 어느 정도 사는 집 자식이게 마련이었고, “나 이번 시험 망쳤어”, 얘기할 수 있는 학생은 그래도 평균 이상의 등수일 때가 많았다. 어쩌랴, 그렇게 우리의 하루를 지켜주는, 서로 알고도 모른 척해주는 작은 모순들. 약한 개인들이 속
[윤성호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스스로 배신하지 않는 말을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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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의 현실을 소설적으로 파고들면 그 끝에 범죄소설이 있다. 진심으로 그렇게 믿고 있다. 미국의 급소에 대해 쓰고 싶다면, 아무도 보고 싶어하지 않는 미국의 다른 얼굴에 대해 쓰고 싶다면, 범죄소설에 관심을 갖게 되어 있다.” 데니스 루헤인은 <살인자들의 섬> 출간 직후 가진 인터뷰에서 말했다. “범죄소설 작가로 한정지어 나를 표현하는 데 불만은 없다. 하지만 나는 도시의 현실에 관한 소설을 쓴다. 챈들러와 해밋의 전통을 따르는 동시에 윌리엄 케네디(<내가 너를 사랑한 도시>로 1984년 퓰리처상 수상)나 피트 덱스터(<멀홀랜드 폴스>)의 전통도 따르고 있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마틴 스코시즈가 데니스 루헤인에게 관심을 가진 이유도 거기 있을 것이다. 충격적인 범죄, 아찔한 속도감, 눈이 번쩍 뜨이는 식의 반전이 다가 아니다. 개인의 노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정신적 외상을 키운 사회나 시스템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있다.
‘언뜻’ 보면 배우 에
사회의 급소를 찌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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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터 아일랜드>는 데니스 루헤인의 <살인자들의 섬>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을 먼저 읽었나, 시나리오를 먼저 읽었나.
=시나리오가 먼저였다. 심지어 나는 이 이야기가 어떤 내용인지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읽었다. 그때가 밤 10시30분이었다. 다음날 아침에 일이 있어 잠자리에 일찍 들었어야 했는데 도저히 대본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더라. 시나리오는 고전영화의 문법과 고딕소설의 본질을 모두 갖추고 있었다. 그건 유혹적인 이야기였다.
-실제로 이 영화는 1940~50년대의 누아르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지점이 있다. 혹시 영화를 만들면서 염두에 둔 고전영화들이 있나.
=1940년대 초 발 루튼이 제작한 저예산영화의 분위기와 정서를 참고했다. <캣피플> <죽은 자들의 섬> <일곱 번째 희생자> <나는 좀비와 함께 걸었다> 등의 작품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마크 러팔로에게는 <로라>와 <과거로부터>를
“고전에 오마주 바치길 두려워해서는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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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틴 스코시즈가 새롭게 주목하는 곳은 하드보일드 추리스릴러의 대가 데니스 루헤인의 베스트셀러 <살인자들의 섬>의 ‘셔터 아일랜드’다. 도심에서 고립과 정체성의 혼란을 겪었던 그가 지옥의 정신병동이 존재하는 탈출 불가능의 섬에 착륙한 건 궁금증을 자아낼 일이다. 스코시즈는 그의 페르소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를 끝까지 밀어붙이며, 영화광으로서 그간 그가 섭렵한 지식을 스릴러 형식으로 훌륭하게 담아낸다. 그러나 매끈하고 유려한 심리스릴러라는 도전 외에 스코시즈가 진짜 원하는 목적은 따로 있었다. 이 수상한 섬으로의 여정은 결국 스코시즈의 머릿속 탐험이 될지도 모르겠다. 복잡한 무의식과 자기 분열로 점철된 ‘셔터 아일랜드’의 실체를 탐구한다. 수수께끼의 실마리를 풀기위해 스코시즈의 인터뷰를 비롯해 그가 참고한 밀실공포영화, 그리고 원작자 데니스 루헤인의 작품 세계를 첨가한다.
닫힌 섬 셔터 아일랜드. 마틴 스코시즈가 도시를 떠났다는 점에서 <셔터 아일랜드>의 출발은
불안은 미국을 잠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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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장실의 강선생님> 강유미가 MBC 특별기획드라마 <동이>에 캐스팅됐다.
강유미는 극 중 감찰부 나인 ‘애종’으로 출연, 드라마 곳곳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애종’은 허풍쟁이로 수다스럽고 입이 싸며, 궐 안에서 얻어들은 대소사를 잠시도 담아두지 못하고 여기저기 전달하는 캐릭터다.
강유미는 “대작드라마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어서 영광이다. 아무래도 나를 캐스팅한 이유는 드라마의 코믹 요소 담당, 감초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일 것이다. 최선을 다해 웃겨드리겠다.”며 캐스팅 소감을 밝혔다. 또, “사실 「이산」때 시쳇말로 까였었다.(웃음) 오디션을 받는데 연락을 주겠다고 했는데 전화가 없더라. 그 때 못하게 돼서 정말 아쉬웠었다. 대작에다가 훌륭하신 감독님과 함께 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강유미는 4월 중 촬영에 들어가 본격적으로 <동이>에 합류할 예정이다.
강유미, MBC <동이>에 합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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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하다. “막 암전되는 화면처럼 어두운 눈”을 지닌 여자가 어떤 사람인지. 소년 같은 얼굴과 곧게 뻗은 팔다리, 매혹적인 목소리도 지녔단다. <바람이 분다, 가라>의 서인주 얘기다. 그림은 그리는 순간만이 중요하다며 캔버스 대신 곧 퇴색될 산성지를 택한 화가. 모두가 그녀에게 끌린다. 예술에 매혹되듯. 그리고 모두가 그녀의 내면을 속속들이 파악했다고 믿는다. 예술을 분석하듯. 서인주의 평생지기인 희곡작가 이정희도 마찬가지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맹렬하게 살던 서인주가 자살했다는 말을 믿을 수 없다.
<바람이 분다, 가라>는 서인주의 죽음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그러나 본격 추리를 기대하면 곤란하다. 이정희는 서인주를 자살한 천재 화가로 미화하려는 평론가 강석원에 맞서 그녀의 죽음을 조사하기로 결정한다. 탐정이라면 서인주가 죽은 당시 상황이 어떠했는지, 목격자와 증거는 있는지 조사하겠지. 대신 이정희는 서인주의 작업실에 침입해서 유품을 매만지며 기억을 더듬는다.
[한국 소설 품는 밤] 서늘한 미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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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당신의 ‘고향 도시’에 생각해보라. 도시는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멜랑콜리와 그리움으로 가득한 영혼의 공간이기에, 그에 얽힌 감정을 설명하기란 쉽지 않으리라. 세계 최대 규모의 열두 도시에 살고 있는, 혹은 살았던 작가들이 ‘고향 도시’에 대한 글을 썼다. 그들은 자신이 태어났거나 오래 살았던 한 도시에 대해 사랑하고 미워하는 도시와 삶의 풍광을 자유롭게 그려냈다. <스테이>는 열두 도시에 대한 열두 작가의 글을 담았는데, 모두 다른 이야기지만 어찌보면 서로 닮아 보이는 감상을 자아낸다. 복합적이고도 복잡한. 냉소적이고 자조적이지만 애정을 부인할 수는 없는. 돌아는 가는데 그 안에 살아가는 사람들을 모두 돌아버리게 만드는 현실에 대한 농담이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아마 당신이 가장 뼈아픈 감정으로 읽게 될 글은 김영하가 쓴 서울에 대한 글 ‘단기기억상실증’일 것이다. “서울은 어쩌면 정신과적 상담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미치지는 않았을지 몰라
[도서] 단기기억상실증에 걸린 서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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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에서 선으로. 요즘 여행의 방식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 선을 그려야 하니 걷기 좋은 길, 오랫동안 깊숙이 들어가고 싶은 길이 주목을 받는다. 주말에 서울 성곽을 따라 걸었다거나 휴가를 내 제주 올레길을 일주했다는 이야기를 주변에서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그 숲, 그 섬에 어떻게 오시렵니까>는 그렇게 천천히 선을 긋는 여행을 시작해보고 싶은 사람에게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그 숲, 그 섬에 어떻게 오시렵니까>는 녹색연합에서 오랫동안 활동한 생태환경작가 박경화가 쓴 국립공원 탐방기다. 저자는 2007년에 국립공원 도보순례에 참여해 전국 국립공원을 탐방한 뒤 자료조사를 하고 다시 찾아 돌아보고 썼다. 저자의 이력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이 책에는 산성과 사찰, 자연생태계를 비롯한 국립공원의 생태학적 읽을거리가 많다. 2006년 벼락을 맞고 쓰러진 할아버지나무의 위용부터 다도해해상국립공원의 새들 사진까지, 사진자료도 풍부하다. 여행정보는 기본. ‘왜 과일
[도서] 나를 부르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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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은 아주 나약한 영혼을 가진 미국인에게도 비교적 가벼운 질병인데 반해, 무익함은 강인한 사람과 나약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모든 미국인을 매번 파괴합니다. 우린 해결책을 찾아야 합니다.”(<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 이 세상에 만연한 악덕과 물신 숭배와 생명 경시 풍조를 비난하는 어떤 문장들이 이제 너무 나약하고 진부하게 들린다고 생각한다면, 대신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을 읽기를 권한다. 이토록 관대하고 지적이고 따뜻하며 동시에 숨넘어가게 웃긴 작가의 뒤를 3박4일 따라다니는 그루피가 되고 싶어질 테니.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는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 중 국내 초역작이다. 보네거트가 자신의 작품들을 직접 평가한 리스트에 따르면, <신의 축복이 있기를, 로즈워터씨>는 당당히 A학점을 받았다. <타이탄의 미녀> <마더 나이트> <제일버드>와 같은 순위다(제일 점수가 안 좋은 작품은 <제일버드>
[도서] 보네거트! 이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