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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독립영화제2009 12월11일부터… 경향을 알 수 있는 추천작 15편을 소개함
서울독립영화제2009가 12월11일부터 18일까지 9일 동안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와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다. ‘치고 달리기’(Hit & Run)라는 야구용어를 슬로건 삼은 이번 영화제 출품작은 모두 722편. 지난해보다 100편 이상 많아졌다. 이중 홍형숙 감독의 <경계도시2>를 비롯한 45편의 작품이 예심을 거쳐 경쟁부문에서 관객을 만난다. 개막작은 지난해 ‘인디 트라이앵글’ 프로젝트에 선정된 민용근, 이유림, 장훈 감독의 옴니버스영화 <원 나잇 스탠드>. 제목처럼 하룻밤의 섹스가 공통 주제다. 국내 초청부문에선 이지상 감독의 <몽실언니>, 애니메이션 <산책가> 등 24편이 상영된다. 장률 감독 특별전과 라야 마틴의 <필리핀 인디오에 관한 짧은 필름> 등 필리핀 독립영화 특별전도 해외초청 부문에 마련됐다. 올해 독립영화의 경향을 한눈
명랑하다 재미난다 독립영화탐구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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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닉과 노라의 인피니트 플레이리스트>
2008년 감독 피터 솔레트 상영시간 89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음성포맷 DD 5.1 영어
자막 한글, 영어 자막 출시사 (주)유이케이
화질 ★★★★ 음질 ★★★★ 부록 ★★★☆
당연히 21세기에도 주목할 만한 하이틴무비가 몇편 등장했다. <슈퍼배드>는 하이틴무비의 걸작으로 떠올랐고, <주노>는 평단과 흥행 양면에서 하이틴무비가 다다를 수 있는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뿐이다. 평단을 포함한 대부분의 어른들은 하이틴무비가 나올 때마다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게 마련이다. 매번 유치한 아이들이 나와 바보 같은 짓거리를 벌이는 시시한 줄거리의 영화를 좋게 보아줄 마음이 그들에겐 없다. 그런 가운데 <뉴문>이 등장했다. 실로 엄청난 흥행성적과 반대로 평단은 하이틴무비의 변종인 <뉴문>을 공격하느라 바쁘다. 십대와 성인의 시공간이 분리된 현실을 감안하면 이해 못할 현상은 아니다.
[dvd] 이것이 21세기 소년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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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외로운 남자’(이삭 드 번콜)는 규칙을 따르고 원칙을 숭배하는 조용한 남자로, 성격과는 상관없이 직업은 ‘무려’ 살인청부업자다. 짐 자무시가 쓰고 감독하고, 크리스토퍼 도일이 찍은 영화 <리미츠 오브 컨트롤>은 이 금욕적인 킬러의 여정을 따라간다. 그가 어떤 일을 맡고 처리하는 동안, 그에게는 철저한 규칙이 있다.
우선은 옷. 언제나 뒷자락이 양쪽으로 트인 사이드 벤트의 투버튼 슈트만 입는데 재킷 길이는 엉덩이를 덮을 만큼 길고 팬츠 길이는 구두의 뒷굽에 딱 떨어지게 맞춘다. 항상 재킷의 단추 두개는 모두 채우고 슈트와 비슷한 톤의 셔츠를 골라 제일 위의 단추만 풀고 입는다. 타이도 매지 않고 선글라스도, 벨트도, 반지도 없다. 구두는 안쪽에 밴드 장식이 있는 검정 고어 부츠.
이렇게 차려입고 틈만 나면 기체조를 한다. 화장실과 기차 안, 호텔방을 가리지 않는다. 그리고 금욕적인 중년 남자답게 클래식 음악과 갤러리 투어를 좋아한다. 술도 안 마시고 담배도
[그 액세서리] ‘성냥갑’은 절대 잊을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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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예술 분야를 탐했던 ‘르네상스 맨’ 장 콕토의 위대함은 영화예술로 인해 더 빛날 수 있었고 그 보답으로 그는 영화가 조금 더 위대한 매체가 되는 데 기여했다고 이야기된다. 그런데 그는 영화를 만들고 있을 때조차 자신을 영화감독으로 여기지 않았다. 자신의 모든 예술 활동을 시의 이름 아래 통합하려 했던 그는 무엇보다도 시인이었다. 시인의 표현력과 에너지, 유희 정신을 동원해 카메라를 가지고 관객의 눈과 귀를 자극할 몽환적인 시를 쓴 이가 콕토였다. 장 주네는 콕토를 비롯한 많은 프랑스 지성들이 문학적 천재 혹은 성인이라고 칭송한 인물이다. 그의 세계에서 키워드가 되는 것들 가운데 하나는 구원인데, 흥미로운 것은 순수함의 환상을 없애고 우리 안에 들어 있는 야수적인 면을 껴안음으로써 그것을 얻을 수 있다고 하는 생각이다. 무엇보다 이처럼 위반을 찬양하는 태도로 인해 그는 이후의 많은 예술가들에게 감화를 주었다. 서울퀴어아카이브에서는 콕토의 대표작과 주네와 관련된 영화들을 상영하는
도취의 영화, 도발의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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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그렇게 얘기한다. ‘한국 영화홍보마케팅 업계의 대모’라고. 채윤희 대표는 일간지에 제대로 된 영화지면조차 없던 시절 ‘올댓시네마’라는 전문 홍보사를 차려 <컬러 오브 나이트>(1994)를 시작으로 <쉬리>(1999)로 한국영화 흥행기록을 새로 썼고, 이후 <매트릭스>(1999)와 <친절한 금자씨>(2005) 등 딱히 구체적인 몇편의 제목만 나열하기가 머쓱할 정도로 수백편의 작품들을 매만져왔다. 부침이 심한 한국영화계에서 올댓시네마 이전까지 포함하면 20년 넘게 한국영화와 함께한 산증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 올댓시네마는 홍보는 물론 제작과 스탭 등 각 분야의 많은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기도 해 ‘여성영화인 사관학교’라는 얘기도 들으며 다른 후발 홍보사들의 모델이 되기도 했다.
올해는 올댓시네마의 창립 15주년이기도 하고, 준비위원장으로 시작해 또 하나의 ‘회장’ 직함을 갖고 있는 여성영화인모임이 10주년을 맞는 해이기도 하
[채윤희] 오기가 있다, 영원한 마케터로 남고 싶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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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태현이 베트남에서 한류스타로서 뜨거운 인기를 실감했다.
지난 4일 베트남에서 개봉된 영화 <과속스캔들>의 프로모션을 위해 베트남을 찾은 차태현은 예상치 못했던 현지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과 인기에 놀랐다.
차태현의 인기는 공항에서부터 실감할 수 있는데, 입국 게이트를 나서자마자 그 곳을 가득메운 팬들은 차태현의 이름과 사진으로 만든 플랜카드와 피켓을 흔들며 환호성을 질렀고, 차태현은 물론 함께 있던 스텝들까지도 예상치 못한 열렬한 환영에 놀랐다고.
다음 날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70여개의 매체가 참석해 열띤 취재열기로 현지에서의 차태현의 높은 인기를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매체 인터뷰가 끝난 후 차태현은 기다리고 있던 400여명의 팬들과 깜짝 팬미팅을 가지기도 했다.
“이렇게 인기가 있는지 몰랐는데, 정말 깜짝놀랐다”고 소감을 밝힌 차태현은 베트남에 차내현의 팬클럽이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다며 “너무 기쁘고, 또 초대해주신다면 많이 찾아오겠다”고 감사를 전했다
차태현, 베트남에서 뜨거운 인기 실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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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다기리 조는 주문이 많은 배우다. 기자회견 전, 구두가 도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자들의 발을 묶어둔 야사나, 얼마 전 한국에서 촬영한 CF 현장을 철저히 비공개로 할 것을 요구해 제작진을 애먹였다는 일화는 오다기리 조와 관련한 심심치 않은 ‘뒷담화’ 중 하나다. 이번 인터뷰에서도 소속사는 그와 관련된 사진 한장도 허투루 나오지 않도록 직접 사진 셀렉팅을 요구하는 까다로움까지 잊지 않았다.
그럼 이건 어떤가. 그가 <피와 뼈>에서 작은 배역도 마다하지 않았던 성실한 배우이자, <박치기!>의 코믹한 모습에도 개의치 않았던 변신형 배우라는 점, 김기덕 감독의 <비몽>에 선뜻 도전했던 모험심 강한 배우라는 점 등은 또 다른 오다기리 조의 모습이다. 그는 메이저영화와 독립영화를 자유롭게 오가며, TV와 영화 어느 하나도 구분짓지 않는 종횡무진의 잡식성 배우다. 그러니 배역에 관한 한 오다기리 조만큼 자유로운 배우도 없을 것이며, 활동에 관한 한 그만큼
[spot] 한국영화계의 섭외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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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눈매와 날렵한 입술선까지 비와 정말로 닮았다. <닌자 어쌔신>에서 그의 배역이 비가 연기한 라이조의 청소년기였으니 어쩌면 너무 당연한 사실이다. 이준은 데뷔작으로 덜컥 할리우드에 입성한 운좋은 영화배우이자 인기리에 활동 중인 아이돌그룹 ‘엠블랙’의 멤버다. 물론, 그와 비의 인연은 거기서 끝이 아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 엠블랙의 제작자는 바로 비. “소속사의 입김이 있었으리라는 추측에 속상하진 않았느냐”는 질문에도 난처한 기색없이 속 깊은 대답을 내놓는다. “그렇긴 하지만… 소속사 덕에 지훈이 형 콘서트를 보러 간 거고. 거기서 캐스팅 디렉터를 만난 거고.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해요. 덤덤하게 받아들이려고요.”
“원래 배우가 꿈”이요, 연기에 대한 갈망이 각별했던 이준은 <닌자 어쌔신> 오디션을 앞두고 “하루에 잠을 3시간밖에 자지 않”을 정도로 영어 공부에 매진했다. 베를린 현지 오디션에서 “시키지도 않은 턴이나 점프” 등 중학교 때부터
[이준] ‘불덩이 액션신’ 정말 끔찍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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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간: 12월1일~2010년 1월30일
출연: 송승환, 조재현, 정태우, 류덕환, 이양숙, 박인서, 김상규, 박서연, 김보정 외
말(에쿠우스) 카리스마 지수 ★★★★
원작 이해 지수 ★★★★
‘연극열전3’가 5년을 기다려온 무대 <에쿠우스>로 그 화려한 막을 올렸다.
이번 <에쿠우스> 공연은 5년 전 ‘2004 연극열전’ 때보다 관객과의 거리를 좀더 좁힌 무대였다. 5년 전에는 알런과 말들의 격정적인 모습에 다른 잔상이 남기 힘들었다. 당시 불혹의 나이에도 17살 소년 알런 역을 역동적으로 소화해낸 조재현의 카리스마가 아직도 뇌리에 선하다. 이번 무대는 배우들의 대사가 귀에 더 찰싹 달라붙는다. 심지어 극 중간 중간에 관객의 웃음까지 끌어낸다. 이 작품으로 연출가 데뷔식을 한 배우 조재현이 본지 727호 공연별책부록 인터뷰에서 밝힌 “난해한 원작을 쉽게 풀어내려 했다”는 포부가 헛되지 않은 결과리라.
<에쿠우스>와 가장 인연이 많은 배
[연극] 5년 만에 다시 만나는 걸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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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유도원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이이남 작가의 미디어아트로 재탄생한 <신-몽유도원도>는 안견의 그림으로 기억되는 그 지상낙원에 숨결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폭포에선 물이 콸콸 쏟아지고 오색빛깔 황홀한 꽃들은 절경을 뽐낸다. 안평대군이 이 광경을 보았다면 정녕 꿈에서 본 그곳이 맞다며 무릎을 쳤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이남 작가의 개인전 <사이에 스며들다>는 이처럼 추억의 명화를 디지털 작품으로 재구성한 40여점의 영상작업으로 구성되어 있다. <겸재정선과 세잔>에서는 1741년 안개 낀 남산의 밤풍경을 그린 정선의 <장안연월>과 세잔의 1904년작 <생 빅투아르 산>이 오버랩되며, 또 다른 정선의 작품을 참고한 <신-단발령 망금강>에서는 도포를 입은 선비들이 단발령-금강산을 오가는 케이블카를 줄서서 기다리는 웃지 못할 풍경이 펼쳐진다. 한국에도 잘 알려진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우는 여자>의
[전시] 몽유도원도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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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변했다. 노라 존스의 새 앨범 ≪Fall≫에 대한 반응이다. 아닌 게 아니라 ‘재지(jazzy)한 팝’보다 ‘록’처럼 들리는 트랙이 많아졌다. 양 끝에 록과 블루스라는 추를 가진 저울에 올라서 있는 것 같다. 타이틀곡 <Chasing Pirates>를 비롯해 <Young Blood> <It’s Gonna Be>처럼 귀에 확 꽂히는 트랙은 모던 록과 블루스 록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다. 물론 <I Wouldn’t Need You>나 <Man Of The Hour> 같은 노라 존스표 보컬 재즈도 있지만 로킹한 트랙들이 인상적이라 이런 변화는 직접적이다. 이건 분명히 노라 존스와 함께 작곡에 참여한 오케빌 리버의 윌 셰프와 라이언 애덤스(맨디 무어의 남편)를 비롯해 앨범의 프로듀싱을 맡은 자콰이어 킹 덕분이다. 그는 킹스 오브 리온의 프로듀서였다. 세션도 달라졌다. 벡과 R.E.M의 세션이었다가 최근 톰 요크의 프로젝트 밴드 ‘?
[음반] 록도 잘 어울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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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아이돌 밴드 출신 최고의 음악가라고? 그럴 리가 있겠는가. 밴드 테이크댓을 탈퇴한 로비 윌리엄스가 지난 10여년간 이룩해놓은 것들을 보라. 전세계 앨범판매 5500만장. 27곡의 영국차트 톱10 히트. 이 당대 최고의 영국 팝스타는 거대한 스타덤과 끝내주는 팝송을 능글능글한 섹시함으로 버무려내는 데 도가 텄다. 문제는 지난 몇년간 윌리엄스가 겪은 심각한 슬럼프다. 그 동네 타블로이드는 마약 때문이라고 조잘댔지만 진짜 문제는 음악적 방향성의 상실이었다. 지난 앨범 ≪Rudebox≫는 바로 그 음악적 방향성 상실에 관한 과학적 리포트에 가까웠다. 뭐, 상관없다. 새 앨범 ≪Reality Killed The Video Star≫는 ≪Sing When You’re Winning≫에 비견할 만큼 좋은 로비 윌리엄스의 재기작이니까. 프랑수아 아르디의 <Voila>를 샘플링한 <You Know Me>와 처음으로 싱글 커트된 <Bodies> 외에
[음반] 팝스타의 끝내주는 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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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짧은 휴가를 다녀왔다. 약속도 비우고, 사람도 비우고, 생각도 비우려 애썼던 3일이었다. 그때 스스로의 힘으로는 도저히 비울 수 없는 한 가지를 새삼 깨달았다. 그게 뭐냐면 바로 ‘위’다. 조금 황당하지만 당시엔 정말 심각하고 진지하게 이 깨달음을 놀라워했다. 아무리 생활을 가볍고 산뜻하게 만들어도, 내 위는 하루 세끼 꼬박꼬박 가득 채워지길 원했다. (음식)만들기-먹기-(그릇)씻기의 과정을 기계적으로 3일 아홉번 반복하면서 나는 음식이 내게 조용히 그리고 지속적으로 보내오던 메시지를 포착했다. 일을 그만두고 사람들이 떠나고 생각이 날아가버려도, 나는 너의 거역할 수 없는 동반자라는.
고양 아람미술관에서 열리는 <식사의 의미: 여덟 가지 이야기전>을 관람했다. 여덟명의 작가가 식사를 여러 각도에서 해석했고 그중 스위스 작가 바바라 카뱅의 작품이 특히 인상 깊었다. 그녀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는 ‘마지막 식사’, 즉 최후의 만찬이다. 인간은 자신의 최후를 알지
[아트 & 피플] 최후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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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명이란 단어는 더이상 함부로 발음되지 못한다. 종종 실패했고, 너무 많은 피를 빨아들였기 때문일 것이다. <고양이의 이중생활>은 그럼에도 지금 시대 혁명가는 존재하는지, 혹은 다시 한번 혁명의 시대가 오는 것이 가능한지 묻는 소설이다. 그렇다고 근엄하거나 사상적인 텍스트로 대부분을 채우는 그런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평범한 소시민적 인물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어렵게만 생각되던 혁명과 혁명가, 그리고 혁명이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생각하게끔 만드는 소설이다.
한 시절 유럽을 배회하던 혁명의 유령은 <고양이의 이중생활>에서 PtRe(Proletariat Revolution)라는 한국의 한 인터넷 카페에 내려앉는다. 니힐리스트, 헤르메스, 몽상가 등의 아이디로 활동하는 이 카페의 멤버들은 트로츠키와 <공산당 선언>, 스탈린과 관료주의로 게시판을 도배한다. 역사 너머로 사라진 사상을 추억하는 낭만주의자, 혹은 평등이란 유토피아적 이론에 매료된 지성인
[한국 소설 품는 밤] 혁명의 공허함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