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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줄리엣 비노쉬의 중년 버전 <비포 선셋>
증명서 Certified Copy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이란, 프랑스, 이탈리아/ 2010년 / 106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국인 작가 밀러는 책 홍보차 방문한 이탈리아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과 만난다. 즉흥적으로 토스카나 교외 여행을 떠난 두 남녀는 그때부터 복제 미술품에 관해 열띤 논쟁을 펼친다. ‘진짜’와 ‘고유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하던 그들은 어느 순간 15년을 함께 산 부부의 역할놀이를 시작한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그들을 사람들은 진짜 부부로 착각하고, 결국 그들의 토론 주제였던 진짜의 문제와 연결된다.
최근 디지털 작업에 골몰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란 밖에서 만든 첫 장편영화. 예술품에 대한 진위여부를 시작으로, 결국 인간의 감정의 진실도가 측정가능한지 묻는다. 사건이 아닌 오로지 대화와 소요로만 전개되지만, 꼬
부산국제영화제 머스트40 - 거장귀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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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15회다. 부산국제영화제가 15번째 생일을 맞는다.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로 역할해온 부산영화제는 기념할 만한 새로운 프로그램과 행사로 관객을 유혹한다. <씨네21>은 40편의 부산영화제 추천작을 엄선했다. 또한 부산영화에서 발견할 새로운 한국영화의 경향을 프로그래머를 통해 짚어보고, 부산을 찾는 스페인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내한에 앞서, 프랑코 정권 시대 스페인영화의 흐름을 홍성남 영화평론가의 해설로 살펴본다. 영화에 대한 가이드가 전부가 아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올리버 스톤 감독을 비롯해 윌렘 데포, 줄리엣 비노쉬, 아오이 유우 등 부산을 찾는 스타들을 소개하는 ‘부산을 찾는 게스트들’과 부산에 간다면 꼭 해보아야 할 ‘부산 머스트10’도 함께 수록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7일 개막하여 15일까지 열린다. 67개국 308편의 영화와 만나는 기회, 잔치는 시작됐다.
映都 부산 그곳에 영화가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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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로맨스영화를 보고 나면 심장에 조그맣게 구멍이 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무언가가 심장에 콕 박히고, 무언가가 콕 박힐 때 난 조그만 구멍으로 바람이 들어왔다가 빠져나가는 느낌. 구멍을 통해 환상이 새로 생겨나고 그 환상은 커졌다 작아졌다를 반복하다 마음에 작은 문양을 새긴다. 싱숭생숭하다는 말은 이렇게 심장에 구멍이 나 별별 환상을 품게 되는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레터스 투 줄리엣>을 보고 나면 아마도 싱숭생숭한 마음에 수첩을 꺼내 이런 메모를 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탈리아의 베로나에 가면… 줄리엣의 하우스에 들러 줄리엣의 발코니 앞을 서성이다, 그 순간 떠오르는 옛사랑의 추억을 건져올려 손글씨로 꾹꾹 눌러 편지를 써야겠어.’
소피(아만다 시프리드)는 잡지사 <뉴요커>의 자료조사원으로 일하고 있는 작가지망생이다. 소피에겐 식당 개업을 앞두고 있는 약혼자 빅토(가엘 가르시아 베르날)가 있다. 함께 떠난 이탈리아 여행에서 빅토는 자신의
사랑은 50년의 기다림이 아닌 현재다. <레터스 투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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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 폴린 카엘은 <대부2>를 가리켜 “우리가 태어나기 전 부모의 모습이 어땠는지, 그들이 겪은 일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고 싶어하는 인간의 기본적 욕망을 채워주는 영화”라고 썼다. <대부2>는 가족을 잃은 아홉살 시실리 소년 비토 콜레오네(로버트 드 니로)가 뉴욕으로 도망쳐 이탈리아 이민자 사회의 ‘대부’로 변모하기까지와 후계자 마이클(알 파치노)이 미국 최대 마피아 조직의 냉혹한 보스로 군림하는 과정을 나란히 보여준다. 인서트에 가까운 한 장면을 제외하면 총 열두 토막으로 구성된 <대부2>는 정확히 여섯 단락씩 차지하는 과거와 현재를 오간다(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는 끝내 한 프레임에 잡히지 않는다). 성스러운 결혼식과 세례식을, 은밀한 거래 및 피투성이 학살과 교차편집하며 서스펜스를 높였던 <대부>의 시퀀스 편집 기법을 영화 전체의 구성 원리로 확대한 셈이다.
<대부2>는 ‘파트2’라고 제목을 표
<대부>가 암시하고 예고한 모든것을 보여준다<대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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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한 아이들이 꿈과 희망의 길로 가게 하소서. 그 속에서 시대를 변화시킬 영웅이 탄생하게 하소서.” 다큐멘터리 <희망의 별: 이퀘지레템바>의 주인공 임흥세 축구감독의 마음속엔 늘 이 기도문이 자리잡고 있다. 임흥세 감독은 성수중학교, 광희중학교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축구 선수 김주성, 홍명보 등을 길러낸 이로 이름을 떨쳤다. 그런 그가 2006년, 축구 선교를 하러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떠났다. 2010년 월드컵 개최지인 남아공은 케이프타운, 요하네스버그 등의 관광지로 유명하지만 조금만 도시를 벗어나면 살인과 강간, 마약과 에이즈의 위험이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임흥세 감독은 고아원과 에이즈센터를 돌며 나면서부터 위험에 노출된 남아공 아이들에게 축구로 희망을 심어준다. 이 아이들이 아프리카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 스타 드로그바와 아데바요르처럼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제목의 ‘이퀘지레템바’는 아프리카어로 ‘희망의 별’이란 뜻이다.
<희망의 별
임흥세 축구감독의 다큐멘터리<희망의 별:이퀘지레템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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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나라 시대의 전설적인 두 실존 인물인 측천무후(유가령)와 적인걸(유덕화)이 스크린에 불려왔다. 그들에게 숨결을 불어넣은 건 서극 감독이다. <적인걸: 측천무후의 비밀>은 서극이 <칠검> 이후 5년 만에 내놓는 무협영화다. 영화의 배경은 경제적으로도 문화적으로 풍요로웠던 당나라 시대. 중국 최초의 여황제 측천무후와 중국인들의 영웅으로 추앙받는 천재 수사관 적인걸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이다. 측천무후의 황제 즉위식이 있기 얼마 전인 서기 690년, 영문 모를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난다. 즉위식에 맞춰 완성 예정인 거대 불상 ‘통천부도’ 작업 현장에서 두명의 대신이 불타죽는다. 뚜렷한 외부 발화 원인 없이 신체가 타버리는 인체자연발화.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측천무후는 변방으로 내쫓았던 천재 수사관 적인걸을 궁으로 불러들인다. 적인걸은 측천무후의 최측근인 정아(이빙빙)와 범죄수사관인 배동래(등초)와 함께 살인사건의 배후세력을 밝혀낸다. 그 과정에서 적인걸은 가
추리극에 액션이 어우러지는 영화 <적인걸:측천무후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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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속편의 법칙’이란?
한국식으로 풀자면 ‘형만 한 아우 없다’ 정도쯤 될까? 속편의 법칙이란 속편치고 전편보다 나은 영화 드물다는 할리우드의 오랜 신앙이다. 이를 깨지 못한 대표작으로 언급되는 작품들은 <스피드2> <아이언맨2> 등이 있고 국내로 보자면 <몽정기2> <색즉시공2> <동갑내기 과외하기2> 등이 떠오른다. 물론 전편이 여러모로 성공한 경우에 통용되는 말이기도 한데 그만큼 속편이 더 높은 기대치와 싸울 수밖에 없다는 숙명의 다른 표현이고, 전편에서 각인시킨 캐릭터나 이야기를 좀더 새롭게 전개하기가 힘들다는 기능적인 의미의 어려움이기도 하다. 더불어 ‘안일한 속편’이라는 표현도 종종 같은 의미로 사용된다. 그때는 단지 몸집과 러닝타임만 키운 속편을 질책하고 경계하는 상황이 주를 이룬다.
2. 속편의 법칙을 깬 영화는 <대부2> 외에 또 어떤…?
보통 속편의 법칙을 깬 영화로 항상 언급되는 영화가 <
[무비딕] 거절할 수 없는 제안, 소포모어 징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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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두해 전, 영국에서 태어났다. 지금은 백발의 할머니가 됐지만 예전의 카리스마는 나이를 먹어도 여전하다. TV와 연극, 영화를 두루 섭렵한 레드그레이브가 영화로 뚜렷한 인상을 남긴 건 1966년. 이 해에 레드그레이브는 미켈란젤로 안토니오니의 <욕망>과 카렐 라이츠의 <모건>에 출연했다. <모건>으로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그녀는 이후 <줄리아>(1977)로 아카데미까지 접수한다. 레드그레이브는 20대 때부터 인권운동가로도 활동해왔다. 지금도 유니세프 친선대사로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행동으로 보여주고 있다. 레드그레이브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아마도 정치 지도자가 되지 않았을까. 재밌게도 <레터스 투 줄리엣>에서 레드그레이브의 손자로 나오는 찰리는 이런 얘기를 한다. 클레어(바네사 레드그레이브)는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못지않은 사람이라고. 50년 전의 첫사랑을 찾아나
[나우앤덴]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Vanessa Redgra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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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이 좀 독특하시네요. 은하연방 론리스타 수명은행의 포인트맨이라고…. 정확하게는 무슨 일을 하시는 건가요?
=뭐, 간단합니다. 루저들의 생명을 적립해서 나이 들고 돈 많은 분들의 수명을 연장해주는 일을 하고 있죠.
-쉽게 이해가 안되는데요.
=거 참. 영화기자라 경제 관련 상식이 부족하구먼. 외환은행 론스타 사태 기억하죠? 텍사스 부동산투자 전문 헤지펀드인 론스타가 여러 가지 상황을 조작해서 외환은행을 헐값에 매각한 건 잘 알고 있죠?
-당연히 알고 있죠. 외환은행에서 헐값에 주식을 산 다음 국민은행에 되팔았고, 오른 주식가격 덕분에 4조3천억원의 차익을 얻었는데도 한국에 세금을 한푼도 안 내고 토꼈잖아요.
=토낀 건 아니죠. 공정하게 미국과 유럽의 여러 지역에 걸친 출자구조를 통해서 매각했기 때문에 과세 대상이 아니었던 거죠.
-그것도 사기는 사기잖아요.
=이 사람아. 그게 왜 사기야. 사기당한 외환은행과 너네가 바보지…. 아이고, 말이 좀 거칠었네요. 죄송합니다,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그분들이 오래 사는 이유를 알려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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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딧 보기 전까지 베트남 사람으로 오해했다.
=칭찬으로 듣겠다. (웃음)
-베트남어도 따로 배웠나.
=촬영 전 유학 온 베트남 친구를 사귀어 자주 만났다. 육상효 감독님도 베트남 사람들이 한국말을 할 때의 특징을 정리해서 주시기도 했다. 극중 장미가 많이 하는 욕이 ‘개시끼’인데, 베트남 사람들은 ‘개’를 ‘캐’에 가깝게 발음한다더라. 그런데 촬영 때는 베트남 사람들처럼 삼키는 느낌으로 말하려다 보니 발성이 잘 안되더라.
-액션장면은 어땠나.
=몸 쓰는 게 쉽지 않았다. 바지 벗겨지는 장면도 내가 제대로 해야 김인권 선배님이 리액션을 할 수 있었는데. 오토바이 타는 장면에선 넘어져서 다치기도 했다. 나 아픈 건 둘째고 함께 탄 아역배우가 안 다쳤나 걱정했는데 무전기에서 ‘이번 컷 오케이!’라는 감독님의 매정한 목소리가 흘러나오더라. (웃음)
-외국인 배우들과 소통하는 게 어렵진 않았나.
=촬영기간 3개월 동안 양수리와 안산의 숙소에서 합숙하면서 찍어서인지 서먹서먹한 게
[who are you] 신현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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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승엽의 <찬찬찬>이 이토록 애절한 곡인지 <방가? 방가!>를 보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다. 방가(김인권)가 위장 취업해 들어가는 의자공장의 작업반 알리 반장 역을 맡은 모하매드 아사드자만 칸은 <찬찬찬>이라는 노래 한곡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다. 알고 보니 칸은 2009년 전국노래자랑 음성군 편에서 외국인 최초 최우수상 수상자라는 경력을 지니고 있었다. 칸은 21살에 “돈을 벌기 위해” 방글라데시에서 한국으로 건너왔다. 모국의 4년제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한 이력도 눈에 띈다. 인터뷰는 자연스럽게 한국어로 진행됐다. 시나리오를 읽고 해석할 정도니 그에게 인터뷰는 어쩌면 식은 죽 먹기였는지도 모르겠다.
-평범한 직장인이라고 자기소개를 했다.
=한국에 산 지 15년 됐고, 건설회사에 다니는 평범한 직장인이다. 힘든 일을 하는 바람에 일하면서 신나게 노래 부르는걸 좋아한다. 방글라데시에 가족을 놔두고 혼자 한국에 와 있기 때문에 조금 외롭다. 외로움을 떨치
[모하매드 아사드자만 칸] <슈퍼스타K 시즌3>에 나가보시면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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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사람들이 참 아끼는 사람이구나.’ 카를로 리자니 감독의 초대전이 열린 첫날 시네마 트레비로 들어서자마자 그런 느낌을 받았다. 리자니 감독이 영화관에 들어서자 영화관계자와 마니아들이 그를 둘러싼 채 칭얼거리고 응석부리고 보채는 어린아이처럼 뭐라도 하나 더 주워들으려 열심이었기 때문이다. 한국인에게는 참 생소한 이름이지만 카를로 리자니는 지난 세기 이탈리아 영화판을 생생히 목격한 몇 남지 않은 감독 중 한 사람이고, 1979년부터 3년간 베니스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시네마 트레비는 9월16일부터 30일까지 카를로 리자니 감독 초대전을 통해 20세기를 들여다볼 요량으로 그의 영화 마흔편을 상영하고 있다.
카를로 리자니는 루키노 비스콘티, 로베르토 로셀리니, 피에르 파올로 파졸리니, 조세페 데 산티스 등 20세기 이탈리아 영화계를 풍미한 감독들과 함께 네오리얼리즘 시대를 거쳐온 살아 있는 박물관 같은 영화감독이다. 그는 <꼽추>(il Gobbo), &
[로마] 파졸리니 터프남? 목소리는 미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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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베트남국제영화제가 하노이의 천년 역사를 기념하며 10월 중순 하노이에서 열린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열리게 될 베트남영화제는 내년에는 11월로 시기를 옮길 예정이다. 11월은 동남아시아 영화계가 각종 영화제로 바쁠 때고, 캄보디아에서 새롭게 시작되는 영화제와도 시기가 겹친다.
나는 베트남이라는 나라, 베트남의 영화 역사, 스타들에 대해 거의 아는 것이 없기 때문에 이 영화제가 더없이 좋은 기회가 아닐 수 없다. 1996년 부산영화제에 맞추어 처음 한국에 갔을 때, 나는 영화제 기간을 미리 정확히 알 수 없어서 아예 4주를 계획하고 갔다. 내 여행 일정과 영화제 기간이 겹치기만을 바라면서 말이다. 한국에서 나는 영화제에 자원 봉사로 참여한 가족과 함께 머물렀고, 그 가족은 내게 영화제 패스를 위조해줬다.
베트남영화제 개막작은 부산 뉴커런츠 부문에서 월드 프리미어 상영을 먼저 하는 응유엔 판쿠앙 빈의 멜로영화 <떠도는 삶>이다. 한국 배우 강수연이 심사위원으로
[외신기자클럽] 베트남도 국제영화제 팡파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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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시간을 갓 넘긴 평일 오전, 서울 강남 을지병원 앞 사거리를 지나가던 사람들이 하나같이 한곳을 흘끔거렸다. 그곳에 몸에 꼭 붙는 누드톤 스커트를 입고 급박한 걸음으로 차에서 내리는 김윤진이 있었다. 잠깐 담배 사러 나온 듯 트레이닝복 차림을 한 박해일이 어디선가 쓱 나타났다. 스탭들은 차량과 사람들을 통제하느라 분주했다. “빨리 좀 지나가주세요.” “신경 쓰지 말고 걸어가주세요.” 9월14일, 을지병원 앞에서 윤재근 감독의 <심장이 뛴다> 35회차 촬영이 진행됐다.
<심장이 뛴다>는 딸을 살려야 하는 엄마 연희(김윤진)와 엄마를 지켜야 하는 아들 휘도(박해일)의 이야기다. 연희의 딸은 한시가 급하게 심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고, 휘도의 엄마는 사고로 식물인간이 됐다. 연희는 휘도 엄마의 심장이 꼭 필요하지만 휘도는 쉽게 제안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박해일이 맡은 휘도는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거칠게 자란 인물이다. 밤 업소에 나가는 아가씨들의 콜을 받고
[씨네스코프] 내 딸을 살려줘, 울엄마도 살아야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