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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녀>는 과연 계급에 관한 영화일까? <하녀>가 계급과 무관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자본주의 사회에서 적대적으로 출현하는 계급간의 충돌과 대립을 다룬 영화라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하녀>가 이 시대의 계급에 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라는 것을 부정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계급으로 환원될 수 없는 요소들과 함께 그것이 이야기되어야 한다고 본다. 질문을 던지자면 이런 거다. 김기영의 <하녀>에서는 하녀라는 직업이 그에 상응하는 하나의 계급과 만났다. 그러니까 김기영에게 있어 하녀는 직업이자 계급이었다. 그렇다면 임상수의 <하녀>에서 ‘하녀로 묘사되는 자들’을 고려할 때, 김기영의 영화처럼 ‘하녀’와 ‘계급’이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는가? 달리 말해, <하녀>에 등장하는 다양한 하녀‘들’을 과연 하나의 계급으로 묶을 수 있는가? 나는 아니다, 쪽이다. 원작과 달리, 임상수의 ‘하녀’에는 하나의 계급으로 환원될 수 없는
[전영객잔] 추락뿐인 계단 위에서 냉소하다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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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내 말을 들으려고도 하지 않죠?” 소년의 마지막 말조차 아버지에겐 닿지 않는다. 두 사람은 같은 공간에 있지만 서로 다른 말을 풀어놓는 동안 얼굴 한번 제대로 마주치지 못한다. 이윽고 대화 아닌 전달이 끝나고 문 밖을 나서는 순간 아버지의 얼굴에 묻어 있는 지치고 두려운 표정.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이 장면은 이웃집 거실이 아니라 드래곤과 바이킹이 생존을 위해 투쟁하고 있는 벌크섬 족장의 집에서 일어난다. 나는 확신한다. 드림웍스의 새 애니메이션 <드래곤 길들이기>가 관객과 교감하는 순간은, 히컵의 아버지 스토이크의 얼굴에 묻어 있고 상처입은 드래곤 투슬리스의 얼굴에서 발견할 수 있는 이 섬세하고 익숙한 표정에서 출발한다고. 드림웍스의 야심은 <아바타>의 이크란 비행신마저 능가한다고 평가받는 드래곤의 아름답고 역동적인 활강장면에 있었을지언정 이 장면을 쉽게 휘발되는 쾌락으로 소비되지 않도록 만드는 힘은 추상적 움직임이 품는 현실과의 유사성에서 기인한다.
[영화읽기] 3D기술과 고전적 서사가 만났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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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엔터테인먼트와 1492픽처스가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1492픽처스는 <해리 포터1, 2>,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을 제작한 할리우드 제작사. 지난 5월28일 오전 11시 서울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두 회사는 세 작품의 기획개발을 함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킬러 피자>는 피자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16살 소년이 피서지에서 사람들을 습격하는 괴물을 물리치는 액션호러 코미디, 주부 퇴마사가 주인공인 <카르페 데몬>은 액션코미디, 닐 게이먼의 동명 소설이 원작인 <더 그레이브야드 북>은 공동묘지 유령들에게 길러진 소년 이야기로 닐 조던 감독의 복귀작이다. 세편 모두 가족영화다. “세 작품의 진행사항이 각기 다르지만, 이르면 내년 말이나 늦어도 2012년에는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나아가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영화뿐만 아니라 TV, 인터넷, 게임 등 부가판권 사업도
[크리스 콜럼버스와 마이클 바네이단] 한국 감독, 배우, 스탭들 할리우드로 함께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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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 미션 임파서블 >의 IMF 요원들과 < A특공대 >의 네 남자는 무엇이 다른가. IMF 요원이 컴퓨터를 이용할 때, A특공대는 용접기를 사용한다. IMF가 국가간 첩보전쟁에 뛰어들 때, A특공대는 미국 전역에 살고 있는 악당들을 처단한다. 무엇보다 다른 점은 그들의 직업을 대하는 태도다. IMF 요원들은 정말 요원처럼 보이지만, 전직 군인이라는 A특공대는 전쟁놀이를 하고픈 밀리터리 마니아와 다를 게 없다. 드라마 < A특공대 >가 전시한 쾌감은 이 점에서 비롯된다. 파면된 군인이고 복직을 소망하지만, 정색하지 않는 군인인 그들의 활약은 신나는 총놀이에 가깝다. 영화 < A-특공대 > 역시 그들이 군인이라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니발과 B.A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보자. 그들은 서로의 팔뚝에 새겨진 문신을 확인한다. 군인으로서 갖는 동지애는 서로를 바라보는 의미심장한 눈빛으로 드러난다. 전쟁영화였다면 그들의 눈빛교환
최고의 해결사 A-특공대가 되어 다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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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편의 옴니버스 공포영화인 <귀>는 외로운 소녀 귀신 이야기다. <부르는 손>(조은경 연출)의 연극반 학생 란(김예리)과 친구들은 선배에게 폐허가 된 옛 학교건물에서 소품을 찾아오라는 명령을 받는다. 무서움보다는 호기심을 느끼던 란은 함께 건물에 들어간 친구들이 하나씩 사라지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공포를 느낀다. <내 곁에 있어줘>(홍동명 연출)의 남희(김꽃비)와 소영(신지수)은 서로를 ‘달링’이라 부르는 절친이자, 전교 1, 2등을 다투는 경쟁자다. 어느 날 남희가 임신을 하면서, 둘의 우정이 흔들린다. 앞의 두편이 하이틴 호러영화의 결을 갖고 있다면 <귀(鬼)소년>(여명준 연출)은 퇴마액션극에 가깝다. 귀신을 볼 줄 아는 철민(이민호)은 어느 날 교실을 떠도는 소녀 귀신 서희(최혜경)를 발견한다.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된 서희는 자신과 함께 귀신이 된 살인범에게 쫓기는 신세. 철민은 서희를 돕기로 마음먹는다.
학교에 사는 귀신이 더이상
학교와 학생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드러나는 하이틴 호러영화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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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해석이 통했다. <춘향전>을‘색’다르게 각색한 김대우 감독의 <방자전>이 개봉 첫 주 60만9064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을 동원하면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배급사에 따르면, 총 관객수 88만여명을 기록한 <방자전>은 평일에도 10만여명 이상을 관객을 모으고 있다. 주말 전까지 총 관객수 100만 돌파는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1위였던 <페르시아의 왕자 :시간의 모래>는 약39만명을 추가하는데 그쳐 2위로 내려앉았다. 3위 <드래곤 길들이기>는 약30만명을 기록하면서 총 관객수 200만을 돌파했다. 무려 8년 만에 영화로 복귀한 멜 깁슨의 신작 <엣지 오브 다크니스>는 약9만 명을 동원하면서 4위를 차지했다. 멜 깁슨의 이름값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다. 약 7만 명을 기록한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정치영화 <유령작가>가 5위에 올랐다. 이번주에는 TV시리즈를 원작으로 하는 <
'색'다르게 통한 <방자전>, 박스오피스 1위 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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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첫 싱글 <Not Myself Tonight>의 직설적인 톤이 전체 앨범을 휘어잡는, 대담하고 거침없는 비트와 보컬이 주도하는 앨범이다. 요컨대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마돈나가 전설로 남을 미래(마돈나의 나이 벌써 52살이다)를 정조준한다. 야심만만한 팝이다.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 앨범에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는 어디 있는가? 데뷔한 지 10년이 넘었고, 정규 앨범 수만도 4장이 되는 가수가 어떤 모조품에 가까운 앨범을 냈다면? 이 앨범에서 어떤 곡은 M.I.A 같고, 어떤 곡은 산토골드 같다. 게다가 난 이 가수들의 음악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10년차 보컬리스트 아길레라는 처음엔 우수 십대 아이돌로, 2집에선 관능의 상징으로, 그리고 3집에선 재즈와 블루스를 제대로 소화하는 뮤지션으로 보기좋은 변화의 양상을 보여줬다. 그런데 그동안 너무 오래 쉬어서 감이 떨어졌나. 4
[Hot Tracks] 아길레라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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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예르모 델토로 <호빗> 연출 포기
--> 제작사 MGM 재정문제가 연출 포기의 직접적 원인. 각색 작업엔 참여 의사를 밝혔지만, ‘중간계’ 연출을 대신할 감독이 쉽게 떠오르진 않는다. 피터 잭슨, 팀 버튼 정도가 거론되는 중.
할리우드 관객, 속편은 더이상 NO!
-->속편도 모자라 요즘은 리부팅까지 판을 친다. 올여름만 해도 <아이언맨2> <섹스 앤 더 시티2> <슈렉 포에버> <토이 스토리3> <이클립스>까지. 할리우드 관계자 왈, “나날이 줄어드는 <섹스 앤 더 시티2>의 관객 수치를 보고 있노라면 놀라울 뿐”이라고.
인기 TV드라마 <스킨스>가 영화로 제작된다
--> 십대의 섹스, 마약, 자살이란 자극적 소재로 화제를 모은 <스킨스>가 영화화된다. 연출자 찰스 마틴을 비롯해 TV시리즈의 스탭이 그대로 참여한다. 캐스팅은 아직 쉬쉬하는 단계. 제작진은 “TV
[댓글뉴스] 기예르모 델토로 <호빗> 연출 포기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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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빠돌이 마이클 무어 감독이 또 열받았습니다. 지난 6월3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의 경기에서 디트로이트의 선발 투수 아만도 갈라라가가 심판의 어이없는 오심 때문에 퍼펙트 게임을 놓쳤기 때문이죠. 그는 “오우~ 노~~~ 우~~ 난 방금 범죄를 목격했다”고 울분을 토했습니다. 그의 트위터에는 명백한 아웃임을 증명하는 캡처 사진이 올라가 있는 등, 완전 난리가 났습니다. @MMFlint
2. 6·2 지방선거를 통해 트위터의 위력을 실감했습니다. 투표율을 높이는 데 이만한 게 없더군요. 브렛 래트너 감독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는 듯 합니다. 코닥과 브랫 래트너 감독이 후원하는 광고 영상 콘테스트에서 LA 루스벨트고등학교의 학생들이 만든 영상 4작품이 최종 후보로 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투표일까지 4일밖에 안 남았다. 보는 데 고작 2분 걸린다(http://RatMediaPr.com)”며 투표를 호소했습니다. @BrettRatner
[트위터뉴스] 마이클 무어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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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즈음, 동네 구석에 위치한 비디오가게를 힐끗거리다 두근거렸던 기억이 있다. 진열장에는 그저 그런 쌈마이 액션영화들의 포스터와 비디오 몇개가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나를 사로잡았다. 얼짱쭉빵 언니가 훌러덩 벗은 야한 비디오 때문이 아니다. 큰 가위에 목이 잘리고 있는 한 여성의 모습이 담긴 스틸 때문이다. 세상에 저런 멋진 영화가! 죽음의 순간을 맞이하며 공포에 지배된 여성의 표정과 커다란 눈동자가 미학적으로 와닿았다. 그 영화를 미치도록 보고 싶었다. 얼마 뒤 소원을 풀었다. 대단한 영화는 아니었지만, 마음을 끄는 뭔가가 있었다. ‘삐짜’ 비디오를 거쳐 정식 비디오(정식 유통일 리는 없겠지만), 그리고 DVD까지 거치며 그 영화에 나도 모를 애정을 쏟았다. 그 강렬한 비주얼을 담은 스틸의 주인공은 제스 프랑코의 <블러디 문>이다. 제스 프랑코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그는 수많은 가명을 사용하면서 엄청난 다작을 쏟아냈고, 하나같이 자극적이며 음란했고, 화
[dvd] 허접하지만 강렬한 스패니시 호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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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개미 한 마리가 있다. 개미는 풀잎을 타고 열심히 오르고, 떨어지고, 다시 오르고 또 오른다. 이유? 이 개미의 뇌가 창형흡충이라는 작은 기생충에게 점령당했기 때문이다. 뇌 기생충은 개미의 목숨이야 어찌되건, 자기 자손에게 이득이 되는 위치로 개미를 조종한다. 이같은 일이 인간에게도 일어날까. 꼭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인간은 종교를 위해, 하나의 생각을 위해 희생을 감수하고, 고통을 용감하게 받아들이고, 목숨을 내던지지 않던가. 인간에게는 번식을 위해 무엇이든 하려는 욕구가 내재해 있지만, 동시에 유전적 명령을 초월하는 능력이 있다. 리처드 도킨스가 ‘지적인 영웅’으로 여기는 생물철학자 대니얼 데닛의 종교비판서 <주문을 깨다>의 부제는 이렇게 묻는다. ‘우리는 어떻게 해서 종교라는 주문에 사로잡혔는가?’
<주문을 깨다>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다루어지던 종교 비판을 진화생물학적으로 파고든다. 다윈의 진화론에 기반을 두고 미국을 텍스트로 해 풀어가는 이 책
[도서] 왜 믿는지 물어보시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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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만에 대학로로 다시 돌아왔다. 서주희, 정동환을 비롯해 오브제(물체)극 연출가 이영란, 원일 한국예술종합학교 전통예술원 교수, 현대무용가 박호빈 등 초연 멤버 그대로다. 시종 역만 권겸민으로 바뀌었다.
6월10일(목)∼20일(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02-762-0010
[공연] 연극 <레이디 맥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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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는 연극계의 신화, 피터 브룩의 작품이 국내 초연된다. 그것도 따끈따끈한 2009년 신작이다. <11 그리고 12>란 알쏭달쏭한 제목은 1930년대 아프리카 수피교의 종파 분쟁의 단초가 된, 기도문을 11번 외울지 12번 외울지를 두고 따왔다. 브룩은 이 사소한 논쟁에서 시작된 비극을 고발하고 평화와 화해를 말한다. ‘단순미’로 정의되는 그의 무대미학은 유심히 봐야 할 부분이다. 브룩은 이 연극에서 헐벗은 나무둥치와 의자, 모래 몇줌만 무대에 올리고 다른 장치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심지어 연극에서 내용의 큰 단락을 세는 단위인 막(幕)도 사용하지 않는다. 해설자가 등장, 실화를 설명하는 것을 큰 얼개로 해 배우들은 해설자가 전하는 에피소드 속 다양한 인물을 연기한다. 피터 브룩을 영화로 만나는 자리도 있다. 6월15일 하이퍼텍 나다에서 씨네프랑스 행사의 일환으로 그의 연출작 <모데라토 칸타빌레>가 상영된다.
6월17일(목)~20일(일)
LG아트센
[공연] 연극 <11 그리고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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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스타 이병헌이 등장했던 3인칭 액션 슈팅(TPS) <로스트 플래닛>이란 게임이 있다. 게임 자체보다도 이병헌의 모델링으로 유명해진 게임인데 사실 <로스트 플래닛>이란 게임의 완성도도 나쁘지 않았다. 당시로서도 부족하지 않았던 그래픽과 알찬 내용, 구성 등 도리어 이병헌의 모델링으로 게임 자체의 순수한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비운의 게임이라 할 수 있겠다. 바로 그 <로스트 플래닛> 2편이 등장했다.
<로스트 플래닛2>가 전작과 달라진 점이라면 화려한 그래픽 외에 CO-PO모드, 즉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 할 수 있다는 점을 대표적으로 손꼽을 수 있다. 싱글 미션을 수행 중이라도 언제든지 모드를 변경하여 협동 플레이를 할 수 있다는 점은 단순한 멀티플레이어와 다른 좀더 발전적인 게임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또한 매치 모드에서 느낄 수 있는 성장형 FPS의 재미, 승패에 따라 갈리는 등급과 포인트, 그리고 구입해야 할 수많은 장비
[디지털] 이번엔 함께 몬스터 사냥해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