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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길> Ways of the Sea
셰론 다욕/ 필리핀/ 2010년/ 77분/ 뉴 커런츠
필리핀에서 말레이시아로 향한 밀입국 보트의 행로를 쫓아가는 영화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추적하는 필리핀 노동자들의 여정은 험난하고 위태롭다. 영화는 이들을 태울 보트가 도착할 가난한 어촌 사바의 풍경을 먼저 보여준다. 그리고 하나 둘 모여드는 노동자들의 모습을 차례로 훑어간다. 오빠와 함께 온 10대 소녀는 앞으로 겪어야 할 일에 대한 두려움보다 낯선 곳에 간다는 설렘이 더 커 보인다. 밀입국 브로커는 간신히 데려온 처녀들 중 둘이 못가겠다고 하자 다시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동네에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치장을 한 결코 젊지 않은 한 여성은 말레이시아에서 번 돈으로 산 물품들을 과시한다. 돈을 벌어야한다는 비장한 각오로 모험 길에 오른 어린 처녀는 이를 꽉 물고 스스로를 다잡고 있다. 영화의 절반은 이들이 보트에 승선하기까지 모습을 담고 있다. 비좁은 배 안에서
필리핀 사회의 어두운 한 단면 <바다로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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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My Sweet Baby
류미례/ 한국/ 2010년/ 70분/ 와이드 앵글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독립영화인의 밤. 인사 끝에 <첫사랑>의 박정숙 감독이 “언닌 애 하나지? 난 둘이유. 근데 미례는 셋이네.” 무조건 존경한다고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올해 그 감독이 영화제에 <아이들>을 데리고 왔다.
나이 들면서 단언할 수 있는 것이 점점 드물어지지만, 인생사에서 직접 겪지 않고는 죽어도 모를 일 중 하나가 출산과 육아라는 것은 단언할만하다. 결혼은 물론이고, 더구나 부모가 될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은 인간 부류에게는 더욱 그렇다. <경계도시1>을 편집하던 2년은 아이를 편집대에 끈으로 묶어 놓았고, <경계도시2>를 촬영하던 한달은 집에 들어가질 않았다. 한달 후에 만난 아이는 그로부터 넉달이 지나서야 엄마라고 나타난 인간을 겨우 아는 척 해주었다. 이렇듯 엄마라면 누구나 있을 법한 좌충우돌 육아무용담과 길이 없
엄마라면 누구나 있을 법한 좌충우돌 육아무용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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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촬영은 카메라의 존재가 관객의 눈에 인식되지 않는 것이다.” 거장 허우샤오시엔의 파트너인 마크 리 촬영감독이 10월12일 오후2시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마스터클래스를 진행했다. <동년왕사>(1985)로 촬영감독 데뷔한 그는 <남국재견>(1996) <밀레니엄맘보>(2001)등, 허우샤오시엔의 주요 작품들을 촬영해왔다. “형식에 얽매이지 마라” “자유롭게 생각하라”가 이번 마스터클래스에서 가장 많이 나온 말인 만큼, 행사의 분위기는 시종일관 자유로웠다.
몇년 전, 한 영화제에서 촬영감독상을 수상했던 적이 있다. 시상대에 오르기 전에 ‘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기하게도 그때 한 줄기 바람이 이마를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닌가. 영화미학이 그런 것 같다. 어디에도 존재한다! 아름다움은 어디서나 발견할 수 있다. 내 영화철학은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한다.
카메라 조수 시절, 대상을 관찰하고, 인식하고, 나만의 영화미학을 찾으려고
정답은 없다, 자신의 테두리를 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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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장> The Recipe
이서군/2010년/107분/갈라 프레젠테이션
13년 만에 사형제를 부활시킨 연쇄살인범이 유언을 남긴다. “된장… 그 된장찌개가 먹고 싶네.” 도주 중 어느 외딴 식당을 찾은 그는 그곳에서 된장찌개를 먹다가 경찰에 검거됐다. 다큐멘터리 PD인 최유진은 어머니의 손맛을 그리워한 사형수의 회한이 담긴 유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취재가 늘어갈수록 그의 다큐멘터리는 다른 방향으로 넘어간다. 경찰들은 살인범을 검거할 당시, 된장찌개 냄새에 제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고 고백한다. 그렇다면 이 된장찌개의 정체는 뭔가. 이어 맛으로 소문난 된장찌개를 팔던 여주인은 “그 기집애의 맛은 흉내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된장찌개를 만든 그녀는 누구일까.
영화 <된장>은 1998년 <러브 러브>로 데뷔한 이서군 감독의 신작이다.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혼합배치한 <된장>은 신비의 된장찌개가 품은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한국 사
신비의 된장찌개가 품은 비밀을 파헤치는 이야기 <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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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노이즈> Sound of Noise
올라 시몬슨, 요하네스 슈테르네 닐슨/ 스웨덴, 프랑스/ 2010년/ 98분/ 월드 시네마
올해 부산에서 가장 상상력이 발칙한 영화를 보고 싶다면?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최적의 작품이다. 주인공인 베테랑 경찰 아마데우스(!)는 스웨덴의 저명한 음악가문 출신이지만 청맹으로 태어난 탓에 어린 시절부터 음악을 혐오하며 자라난다. 당연히 가족과의 관계도 좋을 리 없다. 음악가 출신인 부모님은 그를 안쓰러워하고, 유명 지휘자인 동생은 그를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 날 다섯명의 드러머로 구성된 사운드 테러리스트들이 ‘한 도시와 6인의 드러머를 위한 음악’이라는 주제로 음악적 테러를 벌이기 시작한다. 조사에 착수한 아마데우스는 점점 테러리스트의 지휘자인 여자에게 빠져들기 시작한다. 대체 이게 무슨 뻘소리냐고? 맞다. <사운드 오브 노이즈>는 일종의 뻘소리 같은 영화다. 뮤지션인 올라 시몬슨과 그래
올해 부산에서 가장 상상력이 발칙한 영화 <사운드 오브 노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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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열대어> Cold Fish
소노 시온/일본/2010년/144분/아시아영화의 창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하자. <차가운 열대어>는 자극적인 주제와 독특한 연출로 관객을 충격에 빠뜨렸던 소노 시온 감독의 신작이다. 이번 작품도 표현 수위는 잔인하기 이를 데 없다. 주인공 사모토는 열대어숍을 운영하는 우유부단하고 소심한 가장이다. 하나뿐인 딸은 겉돌기만 하고 아내는 그의 손길을 자꾸만 거부한다. 어느 날 그의 딸인 미츠코가 난처한 상황에 처하고 무라타라는 사내가 접근해 일을 원만하게 해결해준다. 사모토의 가족은 호탕한 성격의 무라타에게 호감을 갖게 되고 급기야 그의 가게에 딸 미츠코를 취직까지 시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무라타의 수상한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사모토는 돌이킬 수 없는 범죄에 말려든다. 일본에서 실제로 있었던 사건이 바탕이 된 <차가운 열대어>는 열흘에 걸친 사건의 경과를 재연하듯 이야기를 시간 순서대로 진행한다. 일본의 사
기묘한 방식으로 풀어가는 일본의 사회문제 <차가운 열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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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성> Sandcastle
부준펑/싱가포르/2010년/96분/아시아영화의 창
진실은 우연히 찾아온다. 군입대를 앞둔 혈기왕성한 열여덟살 청년 ‘엔’. 아버지 없이 자란 그는 어머니와 함께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와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모시고 산다. 어느 날 아버지가 쓰던 옛 컴퓨터에서 한 영상을 발견하면서 그는 아버지의 부재에 질문을 던진다. 아버지는 어떤 사정으로 가족과 떨어져 말레이시아에 산다고 믿고 있던 그였다. 그 영상은 1956년 10월 싱가포르 학생운동 관련 뉴스클립이었다. 그러나 가족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진실을 알려주려고 하지 않는다. 답답함을 느낀 나머지 엔은 아버지의 흔적을 찾기 시작한다.
싱가포르의 신예 부준펑 감독의 데뷔작 <모래성>은 아버지 세대와 단절된 한 청년을 통해 그늘진 싱가포르 현대사에 눈을 돌린다. 시종일관 뉴스클립, 사진자료로 보여주는 ‘1956년 10월 학생운동’은 영국 직할식민지로부터 벗어나려는 싱가포르 학생들의
그늘진 싱가포르 현대사 <모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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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 염소> Virgin Goat
무랄리 나이르/인도, 프랑스/2010년/87분/아시아영화의 창
농부 칼리안에게는 딸이 둘이다. 하나는 부족한 지참금 때문에 결혼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미나이고, 다른 하나는 암컷 염소 라일라다. 미나보다 라일라를 더 아끼는 칼리안의 최대과제는 라일라의 짝짓기다. 어떤 멋진 수컷 염소들을 갖다놓아도 반응이 없자, 칼리안은 비아그라를 빻아 물에 녹여 라일라에게 먹이는 등 갖은 애를 쓴다. 마침내 라일라의 몸에 반응이 온 어느 날, 칼리안은 딸을 데리고 읍내로 향한다. 하지만 마침 높은 정치인이 마을을 방문하기로 하면서 칼리안과 라일라의 여정은 험난해진다. 가는 곳 마다 길을 막고, 가야 한다고 고집을 부리면 구금당한다. 칼리안은 라일라의 짝짓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처녀 염소>를 연출한 무랄리 나이르 감독은 인도의 정치사회적 상황을 풍자해온 감독이다. 집안을 건사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는 아버지와 일이나 공부를 하기는커녕 T
허허로운 집착이 낳은 허허로운 좌절 <처녀 염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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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이 선데이> Pinoy Sunday
호위딩/대만, 필리핀, 일본, 프랑스/2009년/84분/아시아영화의 창
대만에서 일하는 필리핀 노동자인 마누엘과 다도의 삶은 낭패의 연속이다. 그들이 꿈꿀 수 있는 건 퇴근 뒤의 안락함이 유일하다. “푹신한 소파에 앉아 그녀와 여름밤의 하늘을 보며 맥주를 마신다고 상상해봐!” 그러던 어느 일요일, 두 사람은 길거리에 버려진 빨간색 가죽소파를 발견한다. 문제는 이 소파를 집까지 운반하는 것이다. 트럭을 빌리기는 돈이 부족하고, 버스로 옮기려 하니 태워주지 않는다. 할 수 없이 그들은 크고 무거운 소파를 직접 들고 가기로 결심한다. <피노이 선데이>는 이들의 ‘뻐근한’ 일요일을 쫓아가는 영화다. 소박한 바람이 좌충우돌 소동극으로 변해갈 때, 애처로운 유머와 안타까운 현실이 드러난다. 영화는 마누엘과 다도뿐 아니라, 그들이 사랑하는 두 여인의 비정한 현실까지 비춘다. 두 남자에게 그녀들은 다가서고 싶은 아름다운 여성이나,
애처로운 유머와 안타까운 현실 <피노이 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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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타이영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는가? 그 영화들을 우리 눈으로 직접 발견해 끌어안기도 전에, 이미 타이영화는 스스로 성년이 됐다. 이 말에 책임을 지기 위해 올해 황금종려상을 받은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을 예로 드는 것은 가장 게으른 근거다. 타이는 영화적으로 그 땅 바깥에서는 태어날 수 없는 영화들을 만들고 있다. 그런 타이영화의 감독으로서 아딧야 아사랏의 이름은 올바로 언급돼야 한다. 그는 첫 장편 <원더풀타운>으로 2007년 부산영화제 뉴 커런츠상을 수상했으며, 2009년 임수정 주연 단편 <푸켓>으로 부산을 찾았다. 그가 올해 <하이-소>로 다시 부산에 왔다. 부산이 그에게 거는 믿음의 크기를 짐작케 한다.
<하이-소>에서 연인들은 결국 사랑에 실패한다. 그들은 큰 갈등을 겪는 일도 없다. 그저 실패를 향해 무력하게 끌려간다. 이를 되돌리려는 것은, 마치 도시의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에서 햇빛의 온기로 채색된 풀이 자라게 하려
홍상수에게 배운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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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동>은 서울의 혜화동에 대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건 혜화라는 여자의 아이(童)에 대한 이야기이자, 그녀의 겨울(冬) 이야기 혹은 앞으로 나아가는(動) 혜화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혜화(유다인)는 유기견을 구조해 돌보는 23살 여자다. 어느 날 고등학교 시절 연인인 한수(유인석)가 찾아온다. 오래전 혜화로부터 도망치듯 사라졌던 한수는 갑작스러운 비밀을 고백한다. 태어나자마자 죽은 줄 알았던 둘의 아이가 사실은 어딘가로 입양되어 살고 있다는 것이다. <혜화,동>으로 장편 데뷔를 한 민용근은 단편 <도둑소년>(2006)으로 독립영화계의 기대주로 떠올랐던 감독이다. 그는 <혜화,동>이 TV다큐멘터리 PD 경력으로부터 최초 발화한 이야기라고 말한다. “2003년도에 <현장르포 제3지대>라는 다큐 프로그램 일을 하던 중 유기견을 구조하는 여자 에피소드를 찍고 있었다. 그녀는 구조하려던 탈장된 개를 끝내 잡지 못하자 ‘왜 개가 내 마음을
눈으로 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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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도는 삶>은 베트남 한 가족의 역사를 내밀하게 묘사한 수작이다. 2007년 아세안문학상을 수상한 응유엔 티 응옥 투 소설가의 단편 <광활한 논>이 원작으로, 어느 한곳에 정착하지 못하고 메콩강을 떠돌아다니는 한 가족의 역경을 따르는 영화다. 호치민 정권 시절 시인이자 시나리오 작가였던 할아버지를 비롯해 온 가족이 영화인이라는 응유엔 판쿠앙빈 감독을 만났다.
-원작의 어떤 점에 이끌렸나.
=원작 작가와의 개인적인 친분으로 책이 발간되기 전에 미리 받을 수 있었다. 비행기 안에서 읽었는데 스토리의 감동이 눈으로 느껴질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바로 판권을 구입했다.
-아버지, 아들, 딸, 매춘부 역을 맡은 네 배우들의 균형을 잡는 것이 연출의 관건이었을 것 같다.
=아버지 역의 더스틴 응유엔과 매춘부 역의 도 티 하이 엔은 경험이 많은 배우인 반면 아들과 딸 역을 맡은 배우는 신인이었다. 배우들마다 연기 밸런스가 각기 다르다보니 감정선에 관한 지도(map)를
질곡의 역사, 고난의 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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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의 일이다. 故 곽지균 감독의 49제를 맞아 서울아트시네마에서 그의 모교였던 서울예술대학 영화과 동문회 주최로 ‘곽지균 감독 추모 영화제’가 열렸다. ‘초여름에 먼 길을 떠난 겨울 나그네’라는 제목의 행사였다. ‘가야할 먼 길’이라는 말을 남기고 그가 초여름에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평소 곽지균 감독과 친분을 맺었던 배창호, 이명세, 허진호, 김국형 감독을 비롯해 그의 영화에 출연한 안성기, 강석우, 배종옥, 정보석, 지현우, 김혜선 등의 배우들이 참여했다. 현 서울예대 부총장인 정중헌씨의 첫 말을 인상적으로 기억한다. 곽지균 감독하면 언제나 아스라함, 아련함 같은 단어와 어딘가 젊은 날의 열정과 가슴앓이, 정처 없이 떠돌아다니는 청춘의 정서, 눈물과 회환이 떠오른다는 것이다. 젊은 날의 방황과 불안한 정체성 찾기는 곽지균 감독이 평생 다뤘던 문제다.
도처에 외상이 있다. 현재의 불안에 선행해 사랑했던 사람이나 결코 돌아올 수 없는 시절의 상실이 있다. 인물의 우울증은
돌아오라! 피리 부는 소년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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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플래툰>으로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을 거머쥐고, <닉슨>을 만든 1995년 즈음까지 10여년 간 올리버 스톤은 할리우드에서 가장 논쟁적인 감독 가운데 하나였다. 블록버스터 열풍이 한창이던 할리우드에서, 올리버 스톤은 꿋꿋하게 ‘정치’영화를 만들었다. 아니 단순한 정치영화가 아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의 정체가 대체 무엇인지를, 올리버 스톤은 정면으로 파고들어 정치와 경제 그리고 문화까지 종횡무진 누비며 도발적이고 열정적인 영화들을 만들어냈다. 올리버 스톤이 그 영화들에서 보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아마도 그는 <지옥의 묵시록>에서 프랜시스 코폴라가 보여주었던 ‘어둠’을 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리고 구원받길 원했고. 예수처럼 두 팔을 벌리고 죽은 <플래툰>의 엘리아스 상사처럼.
어둠과의 대면을 위해 베트남으로 향하다
올리버 스톤은 1974년 <몰수>(Seizure)로 감독에 데뷔한 후 시나리오 작가로서
광기의 전장에서 악마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