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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이 똥덩어리는. 저리로 꺼져! 아니 초면에 갑자기 왜 그러시는지….
아아, 정말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캐릭터에 몰입하는 스타일이다 보니 종종 이런 일이 발생하네요. 제가 추구하는 메소드 연기란 스타니슬라프스키의 사실주의적 연기법에 기초한 것으로, 연기자가 철저히 자기가 맡은 역할에 동화되어 똑같이 감정을 느끼고 연기하는 방법을 말하죠. 엘리아 카잔의 <워터프론트>에서 말론 브랜도가 보여준 연기가 바로….
말씀을 듣고 보니 PC방 장면이 기억납니다. 범인한테 미끼를 던지고 PC방에서 며칠 밤을 지새우면서 지치고 피곤한 모습을 연기하기 위해 실제로 3일 동안 주무시지 않으셨다고요. 오 언빌리버블, 이런 제발제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했더니 기어코 꺼내서 이슈가 됨과 동시에 각종 포털 사이트 초기화면을 장식하는 그런 일이 벌어졌나보군요. 말이 나온 김에 얘기하자면 저는 그냥 밤만 새운 것이 아닙니다. 진짜 메소드 연기자라면 PC방 죽돌이가 되어야 하죠. 전
[가상인터뷰] 만렙 찍은 메소드 연기의 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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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카메론은 영리한 사람이고 나보다 훨씬 돈을 잘 번다. 그러나 영리하다고 해서 모든 면에서 옳을 수는 없다. 예를 들어 나는 3D에 대한 그의 예측이 틀리기를 바란다. 그에 따르면 머지않은 미래에 거의 모든 영화는 3D로 촬영되고, 유성영화와 컬러영화의 등장 이후 영화 매체의 세 번째 중요한 전환이 될 것이라고 한다. 사진, 그림을 포함한 다른 시각예술 역시 모두 3D로 전환될 것이라 예상하는지 모르겠으나 영화에 대해서만은 그렇게 확신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이 멋진 검은 3D안경을 사랑해야 할 터이다.
어떤 면에서 3D를 영화 매체의 ‘세 번째’ 위대한 발전이라 보는 것은 옳지 않다. 3D영화의 첫 번째 상영은 최초의 유성영화보다 앞선 1922년에 이미 이루어졌다. 3D영화의 지난 80년은 1950년대 초기 <브와나 데블>(Bwana Devil)이 초미의 박스오피스 성공을 거둔 몇몇 흥분의 순간을 제외하면 그다지 성공적이지 못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3D영화는 기술
[외신기자클럽] 입장료 올리기 위한 변명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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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칸영화제는 작품 선정에서 ‘특별한 예외’를 허용했다. TV시리즈로 제작된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카를로스>(Carlos)를 비경쟁부문에서 상영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심지어 5시간30분짜리 TV버전 그대로 말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바로 그날 저녁에 프랑스 채널 <카날 플러스>에서 <카를로스>의 첫 번째 에피소드가 상영되었다는 사실이다. 영화적 형식의 전통과 자존심을 중요시하는 칸영화제로서는 그야말로 특별한 예외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카를로스>는 2시간30분 극장 버전 그대로 오는 7월7일 프랑스 전역에서 개봉한다. 결국 올리비에 아사야스는 TV 포맷에도 영화 포맷에도 들어맞지 않는 제3의 포맷을 통해 TV와 영화라는 서로 다른 매체에 동시에 발을 담그는 데 성공한 셈이다.
<카를로스>는 영화 <자칼의 날>로도 유명한 베네수엘라 출신의 실존 테러리스트 카를로스 자칼의 이야기를 다
[파리] <카를로스> TV와 영화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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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숙소에서 촬영장까지 30분 정도 걸렸다. 왕복 2차선 한쪽으로는 물이 흐르고 다른 한쪽에는 숲이 우거졌다. 굽이굽이 그 길 따라 30분 정도 달리면 좌회전하는 지점이 나온다. 일방통행, 흙밖에 없는 언덕을 10분 정도 더 달리니 <이끼> 촬영장이 나왔다. 마을 전체를 굽어보는 가장 전망 좋은 곳에 위치한 천용덕 이장의 집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고 했다. “매일 그 길을 가는 기분이 그렇게 상쾌하고 경쾌하지만은 않았다. (웃음)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는 기분이었다. 해국이라는 역할과 나의 상황이 어느 정도 비슷했던, 굉장히 전투적인 촬영이었다.”
“<이끼>가 미쳐버릴 정도로 힘들었다”는 건 엄살이 아니었다. 무엇보다 육체적 고통이 극심했다. 촬영 들어가기 직전,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하던 시절 박해일은 평소 잘 걸리지 않던 독감 기운을 느꼈다. 혹시나 해서 검사를 받아봤지만 신종플루는 아니었다. 안심했지만, 바로 직후 첫 번째 촬영부터 난관의 연속이
[박해일] 이 남자의 발화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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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의 첫날 촬영은 유준상의 몫이었다. “유해국! 당장 그곳에서 나와!” 극중 박민욱(유준상)이 유해국(박해일)의 위험을 전화상으로 직감하고 나서 어서 자리를 빠져나오라며 긴급하게 외치는 장면이다. 그런데 이 장면의 연기가 쉽지만은 않았을 것이다. 단지 첫 촬영의 부담감 때문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떨쳐버리면 그만이다. 그보다는 시나리오 없이 시작한 영화이다 보니 상대의 뭐가 위험한지 제대로 알 길이 없었다. “아니, 그러니까 무슨 상황인지 알아야 나오라고 하지? (웃음).” 지금은 즐거운 첫날의 추억이 됐다.
<이끼>에서 유준상이 연기하는 박민욱의 자리는 중심보다는 외곽에 있다. 그는 검사다. 영화의 주요 인물 중 유일하게 주무대가 되는 마을에 함께 살지 않는 인물인데, 그럼에도 유해국과 과거에 얽힌 어떤 인연(?)으로 이 소용돌이 속에 뛰어들게 된다. 곤경에 빠진 유해국이 유일하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으로 영화 내내 간간이 등장하다가 후반부에 가서
[유준상] 코미디부터 강인함까지, 홍상수부터 강우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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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영은 지금 불안하다. 개봉을 앞둔 배우라면 누가 불안하지 않겠냐만 그가 처음으로 한 노역이었고 분장의 이물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어쩌면 막연한 노파심. 그러나 어쩔 수 없는 걱정. “다행히 본 사람들은 신경 쓸 만큼 티가 나지 않는다더라. 그래도 촬영 내내 강박관념 때문인지 영화를 볼 때도 내 모습만 살폈다. 이장의 캐릭터를 이해하기보다 완벽한 노역을 연기해야 한다는 게 더 큰 짐이었다.” 걱정이 촬영 때만 있었던 건 아닐 거다. <이끼>의 원작을 사랑한 팬들은 그의 캐스팅을 우려했다. 본인도 생각지 못한 배역이었다. 노역은 어떻게 한다고 해도, 원작자인 윤태호 작가가 싫어하는 부류의 얼굴들을 총집합시켰다는 이장 천용덕의 얼굴은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당황했다. 해낼 자신이 없었다. 무모한 도전처럼 보였다. 극중에서 ‘두려움이 나를 구한다’라는 대사가 있는데, 그렇지 않더라. 두려움은 두려움이다. (웃음)” 어쨌든 그는 피부의 숨통을 막는 분장을 반복했다. 그
[정재영] 인간적인 틈, 정재영식 리얼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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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이끼>가 강우석의 전작과 다르다고 할 때, 그건 예상치 못한 원작과의 만남 때문이다. 덧붙이자면 배우들의 면면일 것이다. 박해일이 한국영화가 그려온 일반적인 남성성과는 거리가 먼 남자들을 연기해왔다면(특히 강우석의 남자들과는 거리가 더 먼 남자들이다), 유준상은 TV드라마와 뮤지컬, 홍상수 감독의 영화까지 다채로운 선택을 했던 배우다. 비교적 강우석과 자주 조우했던 정재영은 언제나 명확함을 기치로 내건 그의 영화를 좀더 미묘하게 만드는 지점에서 연기했다. <이끼>에 한데 모인 이들의 힘줄과 핏줄은 원작뿐만 아니라 강우석의 영화와도 다른 색깔의 결을 새겨놓는다. 의외의 만남에서 얻은 그들의 생각은 무엇일까.
[정재영, 유준상, 박해일] 배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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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SLR의 전성기가 지나가고 있다는 것은 적어도 직장인 A씨에겐 확실한 것 같다. 큰마음 먹고 구입한 DSLR이지만 두어달 사용했을 뿐 크기와 무게에 따른 휴대성의 취약함 때문에 장식장을 차지한 지 벌써 오래다. 최근 DSLR을 구입한 사용자 중에 이렇게 직장인 A씨와 같은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A씨의 경우처럼 DSLR의 휴대성이다. 폼에 만족하는 것도 잠시, 요즘 같은 더운 날이면 1시간도 안돼 무거운 짐짝이 되기 십상이다.
이같은 현상 때문에 DSLR 제조사들은 크기를 줄이고 기능을 집약하는 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올림푸스, 파나소닉 연합으로 탄생한 마이크로 포서드 방식의 올림푸스 PEN과 파나소닉의 G1은 그 첫 번째 시도. 기존 DSLR에 비해 많게는 크기를 줄반으로 줄인 마이크로 포서드 방식은 실제로 소비자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성능은 그대로, 크기와 무게는 작게 만들어 달라는 소비자의 요구는 그만큼 절실했던 것. 이후 삼성의 NX-10이 시장에
[디지털] 이보다 가벼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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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만 최초를 고집하는 것은 아니지만 국내 최초 혹은 세계 최초 등 ‘최초’라는 수식어를 쓰기 참 좋아한다. 그만큼 최초라는 타이틀이 갖는 힘은 대단하다. <볼츠앤블립> 온라인은 바로 이 최초라는 타이틀, 그것도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이 붙은 게임이다. 다름 아닌 세계 최초의 3D 온라인 게임이라는 것. 횡스크롤 방식의 액션 게임인 <볼츠앤블립>은 동명의 3D애니메이션을 기반으로 탄생했다고 한다. 7살에서 11살의 낮은 연령층을 타깃으로 해 제작된 게임으로, 독특한 세계관과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에 두고 있는 게임이라고 한다.
문제는 3D 구현. 사실 게임의 3D 구현이나 애니메이션에서의 문제는 없다. 다만 3D 자체가 오래 볼수록 피로감이 증가한다는 것. 그것도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게임이어서 민감한 문제이다. 그런 사실을 염두에 두었는지 <볼츠앤블립> 온라인은 안전장치를 여러 개 두었다. 일단 게임 자체는 3D 효과를 선택적으로 할 수 있는
[디지털] 게임도 3D 입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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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라보예 지젝의 <시차적 관점>을 읽다가 ‘유물론적 신학’이라는 표현을 만났다. 신학과 유물론의 모순적 결합을 지젝은 이렇게 정당화한다. “데리다는 (…) 오늘날에는 오직 무신론자들만이 기도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 수사법에 반하여 우리는 신학자들만이 유일하게 진정한 유물론자라는 라캉의 주장이 가진 진리를 주장해야 한다.” 이 역설은 일상적인 것이다. 사실 돈의 전능을 인정하는 강남 부자 교회의 목사들이야말로 진정한 유물론자이며, 세상엔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고 믿는 좌파들이야말로 진정한 관념론자가 아닌가.
하지만 이 흥미로운 모순의 저작권은 사실 지젝이 아니라 발터 베냐민에게 돌아간다. 흔히 ‘역사철학테제’라 불리는 베냐민의 에세이 <역사의 개념에 관하여>에는 아직까지도 학자들 사이에 분분한 해석을 낳는 베냐민 특유의 알레고리들이 등장한다. 대표적인 것이 파울 클레의 그림과 함께 등장하는 우울한 역사의 천사, ‘앙겔루스 노부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
[진중권의 아이콘] 유물론적 신학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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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 오프>의 배경인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에서 축구를 하는 것은 ‘일상’이 아니라 ‘행사’다. 전장 한복판이기 때문이다. 하루에도 수십 번씩 전투기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곳곳에서 폭탄이 터진다. 이런 상황에도 아수는 다리를 잃은 동생과 마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기 위해 쿠르드족, 아랍인, 투르크멘족의 축구 대항전을 계획한다. 이를 통해 영화는 민족 간의 갈등, 이라크 주민들의 생활상, 전쟁 분위기 등, 이라크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굉장히 어려운 조건에서 촬영한 만큼 이 프로젝트를 위해 일했던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이라크의 샤우캇 아민 코르키 감독을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집단 주거지로 변한 이라크 키르쿠크 지역의 한 경기장을 보고 영화화하기로 결심했다고 들었다. 그 풍경의 어떤 면이 당신의 마음을 움직였나.
=처음 그곳을 봤을 때 참 기이했다. 뛰어놀고 축구를 해야 하는 공간이 열악한 주거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경기장 밖 키르쿠크시의 상황은 더욱 비
[샤우캇 아민 코르키] 테러리스트 단체로부터 죽이겠다는 협박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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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배우 김남길이 15일 군에 입대한다.김남길의 소속사 스타제이엔터테인먼트는 12일 "김남길이 15일 공익근무를 위해 훈련소에 입소해 4주간 훈련을 받는다"고 밝혔다.이에 따라 김남길이 현재 주연을 맡은 SBS TV '나쁜 남자'는 20부에서 3부가 줄어든 17부로 막을 내리게 됐다.소속사는 "'나쁜 남자'는 기획단계부터 김남길의 입대 일정에 맞춰 촬영해왔으며 현재 일정상 약간의 무리수가 있으나 17부까지 촬영을 마치기 위해 제작진과 출연진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러한 일정에 맞춰 모든 촬영은 13일에 마칠 계획"이라고 밝혔다.그간 '나쁜 남자'의 제작사는 원활한 촬영을 위해 병무청에 김남길의 훈련소 입소 연기 요청을 했으나 이날 최종적으로 연기 불가 통보를 받았다.김남길은 소속사를 통해 "시청자와 팬들께 입대 소식을 조금 늦게 전해 드려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그러
김남길 15일 입대..'나쁜 남자' 17부 종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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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지난 5월 결혼한 배우 이범수(41)가 축의금 전액을 다문화 가족을 위해 기부했다.이범수의 소속사 마스크엔터테인먼트는 12일 이범수가 지난달 29일 결혼 축의금 전액을 여성가족부 위탁 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전국다문화가족사업지원단은 전국 159개 시.군.구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지원하는 전국 단위의 다문화가족을 위한 지원기관이다.소속사는 "이범수 씨가 결혼식 후 결혼 축의금을 필요로 하는 곳에 기부하기로 결정하고 평소 관심을 가지고 있던 사회로부터 소외된 다문화 가정을 위해 쓰이기를 희망했다"고 전했다.이범수는 소속사를 통해 "여러가지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다문화 가족을 위해 결혼식을 올려 주었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며 "내 결혼식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마음속 깊이 감사함을 느꼈고 대중의 사랑으로 지금의 이범수가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달았다. 많은 것을 하고 싶지만 할
이범수 "결혼축의금 전액 다문화가족에 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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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방자전'과 '포화속으로'가 한국 영화의 쌍끌이 흥행을 이끄는 가운데 강우석 감독의 '이끼'가 이번 주 개봉, 외화들의 파상공세에 도전장을 내민다.13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일 개봉한 '방자전'은 292만명을, 지난달 24일 개봉한 '포화속으로'는 294만명을 동원하며 순항하고 있다. 두 작품 모두 금주 중 300만명을 돌파할 것이 확실시된다.'방자전'과 '포화속으로'의 흥행 덕택에 지난달 한국영화 점유율은 '의형제'가 고공 행진했던 2월 이후 처음으로 외화 점유율을 근소하게나마 앞섰다. 지난달 한국영화 점유율은 50.3%, 외화는 49.7%였다.하지만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는 7월 중.하순부터는 한국 영화의 고전이 예상된다. 방학과 휴가 대목을 노린 할리우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하기 때문이다.지난 7일 개봉한 '트와일라잇'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 '이클립스'는 개봉 5일 만에 107만명을 동원했다. 배급사 측에 따
'이끼'ㆍ'포화속으로' 외화 벽 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