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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요짐보>에서 자꾸 어깨를 들썩이는 미후네 도시로
10대 때부터 구로사와 아키라와 미후네 도시로의 팬이었다. 나중에 두 사람과 함께 영화를 하게 된 건 꿈만 같은 일이다. 미후네 도시로는 실제로는 굉장히 과묵한 분이여서 일상적인 대화를 나눈 기억은 별로 없다. <요짐보>에서 가장 인상적인 건 첫 장면부터 어깨를 으스대듯 들썩이며 등장하는 그의 모습인데, 나중에 듣기로 그것은 감독님의 지시가 아니라 미후네의 설정이었다고 한다. 사무라이들은 목욕을 잘 안 하기 때문에 몸에 이가 많아 가려워서 그런 동작을 취했다고 한다. 아무튼 다찌마와리 액션신에서 도시로 미후네가 보여주는 박력에 있어선 일본에서 대적할 배우가 없었다. 전문적으로 무술을 익힌 배우가 아님에도 그 동작의 민첩성과 간결함은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진정으로 동물적인 배우다.
2. <쓰바키 산주로> 라스트 결투신의 비밀
시나리오에는 마지막 장면에 대해 ‘산주로(미후네 도시로)와 무로
말로 형언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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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한국영상자료원에서 열리고 있는 ‘구로사와 아키라 탄생 100주년 기념 특별전’을 찾은 두명의 중요한 게스트가 있다. <카게무샤>와 <란>의 주연을 맡았던 나카다이 다쓰야, 구로사와 감독의 스크립터 겸 프로덕션 매니저로 활약했던 노가미 데루요는 한국에 머물던 지난 한주 동안 한국 관객을 만나 시종일관 진지하고 여유로운 모습으로 구로사와의 영화세계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책과 방송에서 접할 수 없는 흥미롭고 진솔한 얘기로 많은 관객을 감동시켰다. 그렇게 구로사와의 영화뿐만 아니라 고바야시 마사키, 이치가와 곤, 나루세 미키오 등 당대 최고의 일본 감독들과 함께하며 현재 일본의 국민배우로 칭송받는 나카다이 다쓰야와 생전의 구로사와가 자신의 오른팔이라고 불렀던 여장부 노가미 데루요를 만나 더 깊은 대화를 나눴다.
이번 특별전은 7월1일부터 25일까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7월24일부터 8월4일까지 필름포럼에서, 8월10일부터 8월29일까지 시네마테크 부산에서
[나카다이 다쓰야] 하늘이 내린 후기 구로사와의 페르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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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13일 새벽, 정우정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래머가 한통의 메일을 보냈다. 이날 오후 2시엔 제6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자회견이 예정되어 있었다. 영화제 상영작을 발표하는 큰 행사를 앞두고 정 프로그래머가 다급히 메일을 보낸 까닭은 도대체 뭘까.
그는 지난 5개월 동안 영화제 사무국 안에서 ‘유령 스탭’이었다. 출근도 하고 월급도 나왔지만, 프로그래머로서의 업무는 주어지지 않았다고 했다. 2월3일 조성우 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부터 “1년간 쉬었다가 다시 오라”는 말을 들었지만 받아들이지 않은 결과다.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로부터 지난 3년 동안 해외출장비를 이중으로 받았다는 것과 DMZ다큐멘터리영화제 프로그래머직을 겸직했다는 것이 사직 권고 이유였다. “지난해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받은 돈은 영어자막 검수비로 받은 것이며, DMZ다큐멘터리영화제 프로그래머직은 이미 조성우 집행위원장에게 허락을 받은 것이라 이러한 강요를 이해할 수도 받아들일 수도 없었다.” 정 프로그래머의 해명이다
[이영진의 영화 판판판] 이참에 영화제 규정 정비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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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마니아들이라면 이미 예매는 오래전에 끝냈다. 인터넷에서는 올해의 강력 추천작들이 떠돌아다닌 지 오래다. 가장 엽기적이고 흉측하고 구역질나고 비린내나는, 다시 말해 ‘부천다운’ 영화가 무언지 이미 여러분은 잘 알고 있다. 올해 부천의 고어와 스플래터는 어느 해보다도 강력하다. 하지만 가장 빛나는 청춘과 오래된 우주의 염원을 담은 작품들도 오롯하다. 영화제 개막 직전 <씨네21>이 추천하는 최후의 추천작 열편!
1. 제대로 된 호러 복원을 보고 싶다면
<하우스 오브 데블>(The House of the Devil)
타이 웨스트/ 2009년/ 95분/ 미국/ 부천 초이스
호러영화의 크리에이티브는 고통받고 있다. <호스텔>과 <쏘우> 시리즈가 막을 연 고문 슬래셔는 장르적으로 부패한 상태고, 마이클 베이가 진두지휘한 고전 슬래셔 리메이크는 이미 썩어서 문드러졌다. 일본과 한국이 이끌던 아시아 호러영화 붐은 스스로를 카피하다가 내파했다
장르에 미친 빵꾸똥꾸들아, 부천으로 모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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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때 부모님이 맞벌이를 하셨는데, 엄마가 항상 김치찌개만 끓여주셨다. 새로운 찌개나 국은 절대 맛볼 수 없었다.” 눈물없이 들을 수 없는 이야기를 웃으며 털어놓은 이는 <엄마의 커다란 김치찌개>로 12회 서울국제청소년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SIYFF 시선상을 수상한 한승훈 감독이다. 그는 엄마를 원망하는 대신 자신의 과거에 살을 붙여 <엄마의 커다란 김치찌개>를 만들었다. <엄마의 커다란 김치찌개>는 한달에 한번, 한달 동안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를 끓여주는 엄마와 그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 단편이다.
한승훈 감독은 이야기를 구상하는 게 어렵지 않았다고 말한다. 문제는 영화를 위해 한달 동안 먹을 수 있는 김치찌개를 끓이는 일이었다. “남대문 시장에서 공업용 냄비를 사와서 모든 스탭을 동원해 김치찌개를 끓였다. 그런데 여름이라 날씨가 더워 하루만 지나도 찌개가 상하는 거다. 매일 새로 끓여야 했다. 그 큰 냄비를 냉장고에 넣어둘 수도 없
[한승훈] 영화도, 김치처럼 사랑받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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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수 선수와 홍준표 선수의 한나라당 대표 타이틀 매치는 안상수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홍준표 선수는 안상수 선수에게 병역기피 논란 펀치를 집중적으로 날렸습니다만, 10년 병역기피로 인간승리를 이룩한 안상수 선수는 당시의 정신력을 발휘하며 꿋꿋하게 버텨 판정승을 이끌어냈습니다. 경기에 별 관심이 없었던 관중들은 “안상수 선수의 어머니처럼 우리 어머니도 한글을 몰랐으면 군대 안 갔을 텐데…”라며 야유를 했습니다. 한편 한나라당의 열렬한 서포터인 ‘대한민국 어버이연합’조차 안상수 선수에게 야유를 퍼붓는군요. 안상수 선수, 힘들게 챔피언 벨트를 얻었지만 매우 지쳐 보입니다. 성별과 체급이 달라 직접 시합을 하지는 못했지만 진짜 챔피언(?) 박근혜 선수의 벽을 넘어서야 할 텐데요. 만만치 않을 듯합니다.
내일부터 중계 예정이던 시사야구리그의 ‘한겨레21 자이언츠’와 ‘시사인 트윈스’의 주말 3연전은 비로 모두 연기될 예정입니다. 내일부터 장마전선이 북상하면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
[시사중계석] 안상수 선수의 승리로 돌아갔습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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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에서 운영하는 체능단이 인기가 많다. 내 아이도 내년이면 다닐 나이가 된다. 올해까지는 당일 선착순으로 모집했는데 앞으로는 지원자 가운데 추첨해서 뽑는다는 소식이 들렸다. 학부모들의 반응은 두 갈래로 나뉜다. 1. 그냥 줄 서는 게 좋은데. 새벽, 아니 전날부터 서더라도 어떻게든 내 힘으로 보낼 수 있잖아. 2. 힘든 짓 안 해서 다행이다. 애 운에 맡기는 게 낫지. 안되면 물론 섭섭하겠지만.
만족할 만한 기관이 느는 게 정답이겠지만 지금의 교육 인프라에서는 ‘뽑기’가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한겨울밤 유치원 앞에 장사진 치고(심지어 대신 서 있을 사람을 구하기도) 등록 과정에서 볼썽사나운 광경을 연출하는 건 ‘교육열’이 아니라 ‘교육병’이다. 제3의 반응도 있다. “체능단이 뭔데? 얼마야? 원어민 선생도 와?” 이른바 교육쇼핑족들. ‘한·중·일 10대 홈스테이 유학생들의 방과 후 위험 노출 비율이 현지 아이들의 2~6배 수준’이라는 캐나다 연구진의 조사 결과를 꼭 들
[오마이이슈] 교육병에는 뽑기가 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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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턴트맨 출신 배우인 나의 장점은 역시 다른 배우들보다 몸을 잘 쓴다는 것. 그래서 캐스팅된 영화가 배광수 감독님의 <호야>다. 주인공 호야와 복싱 시합을 벌이는 선수 역을 맡았다. 물론 내가 져야 한다. 주인공 호야 역의 유연석과는 전에 다른 촬영장에서도 몇번 합을 맞춰본 터라 촬영이 수월했다. 오랜만에 호흡 잘 맞는 배우와의 액션에 나도 신이 나서 주먹을 뻗어댔다. 그래서 하루 만에 내 촬영분량이 다 끝났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고 한달간 인도 여행을 다녀왔는데 제작부장 누나에게 연락이 왔다. 후시녹음하러 오라고. 대사는 없지만 나의 거친 호흡소리가 필요하다기에 묵직한 책임감을 가지고 냉큼 갔다. 녹음 전에 경기 영상들을 쭉 보았다. 내가 연기한 모습을 볼 때면 늘 아쉽지만 그래도 이번 결과물은 현장에서 신났던 만큼 큰 흠이 없어 보였고 나름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배광수 감독님을 비롯한 관계자분들이 하나둘씩 이런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진석이가 지는 역할인데 너무
[충무로 신세대 팔팔통신] 복싱선수 역할, 잘해도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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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난 누군가, 지금 여긴 어딘가
세상에는 보지 않고 알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영화가 존재한다. <스타워즈>를, <매트릭스>를 처음 봤던 순간의… 아이디어로 된통 얻어맞은 충격으로 영화가 끝나고도 몽롱한 그런 쾌감을 맛볼 수 있는 영화. 크리스토퍼 놀란이 <인셉션>으로 돌아왔다. 두말할 나위가 없다. 당장 아이맥스 예매로 고고. 참고로, 여성팬이라면 톰 하디에 주목하시라. 아우, 두근거려.
2. 완판 예감, 당장 주문해
채널을 잘못 튼 줄 알았다. 홈쇼핑에서 음반 홍보가 웬말이냐! 게다가 유세윤이?! 개그맨 유세윤이 소속된 그룹 UV가 지난 6월11일 오전 케이블 채널 CJ홈쇼핑의 프로그램 <쇼핑스타K>에 출연해 자신들의 사인이 들어간 2집 음반 <<백 투 더 댄스>>(Back to the Dance)를 홍보했다. 웃다 보면 주문전화를 넣고 있는 당신은… 장동민?
3. 근데 야구는 스포츠? 게임?
프로야구 올
[must10] 난 누군가, 지금 여긴 어딘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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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슴푸레할 무렵 충무로에는 자동차가 한대도 다니지 않았다. 텅 빈 거리를 몇몇 동료와 함께 걷는데 갑자기 굉음이 들려왔다. 이런! 하늘에서 대형 헬리콥터가 추락하고 있는 게 아닌가. 쿠쿵! 잠시 뒤 또 다른 헬리콥터가 내 바로 앞으로 떨어지고 있었다. 부웅! 아아, 이런 식으로 인생이 끝나는 건 곤란한데, 라고 생각하는 순간 뒤편에서 강병진의 목소리가 들렸다. “으음, 이게 김혜리 선배가 말했던 꿈이구나.”
월드컵으로 몸이 지쳐 있던 몇주 전의 꿈 이야기다. 이 꿈은 개인적으로 몇 가지 의미를 갖고 있다. 첫째, 처음으로 꿔보는 HD 화질의 꿈이라는 점. 헬기가 추락하는 장면의 해상도가 어찌나 뛰어났던지 파일럿이 탈출 버튼을 누르려 애쓰는 모습까지 생생하게 보였다. 꿈속에서 HD 화질 또는 3D 영상 또는 5.1채널 오디오 체험이 가능하냐, 라고 진지하게 질문하신다면 절대 답할 수 없지만 어쨌거나 나의 인식체계 속에서는 분명 HD였다(꿈속 강병진의 “정말 HD네”라는 혼잣말이 큰
[에디토리얼] 지금 꿈을 꾸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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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장안면 촬영현장에서 <성균관 스캔들> 기자 간담회가 진행됐다.
'성균관 스캔들'은 조선 시대 꽃선비 4인방의 성균관에서의 치열한 젊음과 청춘 성장기를 그린 작품으로 오는 8월30일 KBS 2TV로 방송될 예정이다.
[성균관스캔들]믹키유천,"동방신기 멤버와 물 흐르듯 잘 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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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SBS TV는 특별기획 26부작 애니메이션 '내 친구 해치'를 18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전 7시에 방송한다.
'내 친구 해치'는 평범한 새봄이 가족을 중심으로 상상의 동물 해치가 서울의 진정한 수호자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다.
18일 첫회에서는 이 애니메이션의 메이킹 필름이 공개된다.
탤런트 이윤지가 내레이션을 맡은 메이킹 필름에서는 서울의 상징인 해치가 역동적인 애니메이션 주인공으로 재탄생하는 제작 과정과 실제 서울의 중요 장소가 애니메이션 배경으로 변신하는 과정,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성우들의 더빙현장 등이 공개된다.
또 그룹 소녀시대의 '내 친구 해치' 주제곡 녹음 현장도 소개된다.
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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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특별기획 애니 '내 친구 해치'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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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달이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있다고 봐야죠. 평생 가도 이런 개는 못 만날 것 같아요."21일 개봉되는 영화 '마음이 2'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닌 개다. 마음이 역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암컷 달이는 1편에서도 비중이 컸지만 2편에서는 사람 배우들을 압도한다. 출연료도 가장 비싸다.'마음이 2'는 엄마가 된 마음이가 도둑에게 납치당한 새끼를 찾으려고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1편에 나왔을 때 만 4살이었던 달이는 이제 8살이 됐다.생후 2개월 때부터 달이를 키워온 김종권씨는 조련사로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김씨는 최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달이 자랑에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공부 잘하는 자식을 자랑하는 아버지를 보는 듯했다."훈련시킬 생각은 없었고 집에서 키우려고 분양받았는데 강아지 때부터 다른 개들보다 영특했어요. 그래서 소질을 키우려고 훈련을 시작했어요."생후 2개월 때 이미 달이는 앉고 엎드리는 기본 동작을 익
"평생 이런 영리한 개 다시 못 만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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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연합뉴스) 김창선 기자 = 제14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PiFan)'가 15일 오후 7시 부천시민회관에서 화려하게 개막했다.영화배우 공형진과 최정원의 사회로 진행된 개막식은 김문수 경기도지사와 김만수 부천시장, 민주당 원혜영, 한나라당 임해규.차명진등 부천지역 국회의원, 신현준.강수연.임권택 등 영화인, 시민 등 1천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화려하게 펼쳐졌다.행사는 식전 공연에 이어 김 시장의 개막선언, 김영빈 부천영화제 집행위원장의 환영인사, 심사위원단 소개, 영화제 홍보대사(피판레이디)인 탤런트 황정음의 인사, 개막작인 미국 폴 쉐어링 감독의 스릴러 '엑스페리먼트' 상영의 순으로 진행됐다.김 시장은 개막 인사에서 "피판은 13년 동안 가장 역동적인 영화제로 국내외 영화인으로부터 호평을 받아왔다"면서 "11일간의 환상적인 영화여행에 참석해주셔서 깊이 감사드리고 좋은 추억이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이어 김 집행위원장은 "올
부천국제영화제 성황리에 개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