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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인의 음악인들>
8월23일 오후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518-7343
<서울시향의 Mahler 2010 시리즈Ⅰ>
8월26일 오후 8시│예술의전당 콘서트홀│02-3700-6300
앙코르곡 <브람스 헝가리 무곡 5번>이 끝나고 지휘자 정명훈이 오른쪽 손바닥으로 왼쪽 가슴을 두번 두드리며 감사를 전할 때, 콘서트홀을 가득 메운 관객의 마음도 뜨거워졌다. 그 마음은 연주자들도 마찬가지인 듯. 공연이 끝난 무대 위 연주자들은 서로 포옹하거나 악수한 손을 오랫동안 놓지 못했다. 지난 8월9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회 풍경이다.
이날 마에스트로 정명훈의 진두지휘 아래 ‘아시아 올스타’들이 내뿜는 열기는 대단했다. 1부에서 베토벤 교향곡 6번 <전원>을, 2부에서 브람스 교향곡 4번을 들려준 이번 무대는 1년에 한번 모이는 페스티벌 오케스트라의 맹점인 짧은 연습시간에도 불구하고 하모니
[공연] 지휘+피아노, 정명훈의 음악 선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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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도자기만큼이나 그 목적을 잃어버린 물건이 또 있을까. 하지만 이수경 작가에게 도자기의 금이나 흠은 결함이 아니라 작품의 원천이다. 도자기 파편들을 모아 그 이음새에 금박을 덧칠하는 방식으로 작업하기 때문이다. 누군가에게 버려진 도자기들이 가느다란 금박 무늬를 입어 하나의 조각품으로 거듭난 것을 보면 왠지 마음이 뭉클해진다. 재활용의 훈훈함보다는 깨진 도자기들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다는 경외감이 먼저다. 독일 평론가 아이겐 블루메는 이들 작품을 두고 “추상적이며 현대적인 아름다움”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고 한다. 그 말이 맞는지, 직접 관람해보시라.
[전시] <이수경 개인전: Broken Wh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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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렉트로 탱고 슈퍼밴드 바호폰도가 서울에 온다. 2008년 울산월드뮤직페스티벌 참가 이후 첫 단독 콘서트다. 그들의 최고 음반이라 꼽히는 <<마르둘쎄>>(Mar Dulce)의 수록곡들을 연주한다. 바호폰도는 영화 <바벨> <브로크백 마운틴>으로 아카데미 영화음악상을 두번 수상한 구스타보 산타올라야가 이끄는 일렉트로 탱고 밴드. 우리에겐 특히 광고음악으로 친숙하다. 음반 <<마르둘쎄>>에 수록된 <Grand Guignol> <Pa’ Bailar> <Infiltrado>가 현대카드 피겨 갈라쇼, SK에너지, 쌍용자동차 체어맨 광고에 음악으로 쓰였다. 탱고의 격정과 관능, 그리고 일렉트로닉, 여기에 감각적인 영상을 온몸으로 느낄 시간이다.
[공연] <바호폰도 2010 내한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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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야쿠자. 사람들은 그의 초기작이 마피아의 피묻은 돈으로 만든 거라고 말한다. 1960년대 이후 그는 계속 위험한 장편영화를 만들어왔다. 그중 다수가 핑크영화로, <태아가 밀렵될 때>나 <천사의 황홀> 같은 작품들은 거의 숭배의 대상이다. 특히 그는 오시마 나기사의 <감각의 제국>의 제작자이기도 하다. 와카마쓰 고지. 그가 올해 파리 페스티벌에 초청됐다.
나는 센 강변에 자리한 어느 멋진 호텔의 레스토랑에 그와 자리를 잡았다. 우리는 논란이 되고 있는 그의 140번째 작품 <캐터필러>에 대해 얘기를 나누는 중이다. 이 영화는 2차대전에 참전한 뒤 일본 천황의 훈장을 받고 귀향하는 어느 군인의 이야기다. 주인공은 전쟁터에서 사지를 모두 잃고 벙어리가 된데다 얼굴까지 괴물이 되어 귀향하는데, 수발을 들어야 하는 그의 아내는 남편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단단히 치르게 한다. 와카마쓰는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선글라스에 여전히 콧수염을 달고 있었
[외신기자클럽] 늙은 사자의 이빨은 아직도 날카롭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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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인도영화계가 거둔 가장 큰 수확을 꼽으라면 비크람아디티야 모트와네 감독을 발견한 일이라고 하겠다. 그는 데뷔작 <비상>(飛上, Udaan)으로 2010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공식 초청되어 7년 만에 인도영화가 칸에 입성했다는 기사를 연일 생성해내더니, 지난 7월16일 개봉하자마자 관객점유율 35~40%를 기록하며 인도 전역에서 <인셉션>만큼이나 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있다.
인도의 평단으로부터 ‘무조건 봐야 할 영화’로 평가받은 <비상>의 줄거리는 어찌 보면 수없이 사용되었을 발리우드 마살라 영화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10대 4명이 성인영화를 보러가기 위해 기숙학교의 담장을 뛰어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그중 한명인 로한이 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고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방황하는 이야기를 중심에 두고 있다. 작가가 되고 싶은 로한을 엔지니어로 키우겠다고 마음먹은 아버지의 시선에서는 따뜻함을 찾을 수
[델리] 인도영화계에 새 별이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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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고 지나칠 뻔했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만든 여름 블록버스터 <라스트 에어벤더>의 원작이 애니메이션 <아바타: 아앙의 전설>(이하 <아바타>)임을 말하려는 게 아니다. <아바타>를 만든 사람이 두명의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김상진, 유재명 감독이 바로 그들이다. <아바타>는 물, 불, 흙, 바람 등 네개의 원소로 이루어진 아바타 세상에서 불의 제국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때 네 원소를 모두 다룰 줄 아는 주인공 아앙이 100년 만에 잠에서 깨어나 불의 제국에 맞선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과 탄탄한 스토리, 그리고 개성있는 캐릭터 덕분에 <아바타>는 지난 2004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 <니켈로디언>에서 방영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덕분에 김상진 감독은 지난 2007년 에미상 수상식에서 애니메이션 부문의 개인 업적상을, 유재명 감독은 같은 해 열린 애니 어워즈에서
[김상진, 유재명] 연기만 하는 OEM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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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랏소님 반갑습니다. 어머. 근데 어쩐지 몸이 좀 깨끗하시네요.
=명색이 픽사 영화인데 잔인하게 종말을 맞이할 순 없잖아. 트럭 운전사 양반이 깨끗하게 씻어서 조카에게 선물로 나를 주더라고. 덕분에 개과천선한 허그 베어가 되어 행복하게 살고 있지.
-다행입니다. 악역이긴 했지만 어째 픽사 영화치고는 좀 잔인한 결말이다 싶기도 했거든요.
=그러게나 말이야. 하지만… 그 빌어먹을 카우보이 색희와 멍청한 우주비행사놈만 생각하면….
-헉… 다시 트럭 앞에 매달리셔야겠군요.
=뭔 소리야. 그놈들을 생각만 하면 이 폭신폭신한 배로 꼬옥 안아주고 싶다는 말이여.
-아하. 그렇군요. 그나저나 랏소 선생님과 토이 스토리 친구들을 보고 있으면 어린 시절 제 친구들이 생각나 마음이 짠해집디다. 저도 어릴 때 장난감 꽤 갖고 놀았어요. 그 친구들 지금은 다 어디에 있을지….
=어디 있기는, 다들 쓰레기통으로 직행한 뒤 산산이 갈려서 쓰레기 매립장에 묻혀 있겠지. 플라스틱이라 썩지도 않을 테니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당장 매립장에 빈소를 마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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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시라노;연애조작단]‘제 연애를 튜닝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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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원빈 주연의 액션영화 '아저씨'가 주말 박스오피스에서 2주째 정상을 지켰다.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저씨'는 13-15일 사흘간 전국 592개관에서 관객 75만9천95명(28%)을 모았다. 지난 4일 개봉한 이후 누적관객은 236만4천730명이다.등급 논란 속에 지난 12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악마를 보았다'도 578개관에서 51만8천142명(19.1%)을 모아 2위로 산뜻하게 출발했다. 누적관객은 63만7천481명.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블록버스터 '인셉션'은 522개관에서 43만4천600명(16.0%)을 모아 전주보다 1계단 떨어져 3위다. 지난달 21일 개봉 이후 누적관객은 481만8천432명이다. 올해 개봉한 영화 중 한국영화 '의형제'(546만명)에 이어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전 세계적으로 9억4천만달러(약 1조1천276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슈렉 2'(9억1천980만달러)를 따돌리고
박스오피스, <아저씨> 2주째 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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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국의 잔혹한 스릴러 영화 2편이 여름 박스오피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1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원빈이 주연한 '아저씨'는 약 76만명을 모아 2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인셉션), 앤젤리나 졸리(솔트), 그리고 귀여운 픽사의 장난감들(토이스토리 3) 등 화려한 할리우드 영화를 밀어내고서다.'아저씨'의 흥행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인데다 폭력에 대한 잔혹한 묘사, 아동학대 등 심기 불편한 소재라는 걸림돌을 뛰어넘고 거둔 성적이기 때문이다.이날까지 236만명을 모아 이미 손익분기점(200만명)을 넘어섰다. '아저씨'의 순제작비는 40억원이고 마케팅 비용까지 포함하면 50억원대다.영화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다음 주말까지 관객 3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 영화 흥행에 고무된 주연 배우 원빈은 부산, 대구까지 무대 인사를 확대할 계획이다.CJ엔터테인먼트 최민수 과장
한국 잔혹 스릴러 영화, 여름 흥행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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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제라르 드파르디유 주연의 프랑스 영화 '시라노'는 8촌 여동생 록산느를 사랑하지만 차마 고백하지 못하는 시라노의 얘기를 다룬다. 시라노는 같이 록산느를 사랑하는 잘 생긴 청년이자 부하 직원이기도 한 크리스티앙을 대신해 연애편지를 써주기도 한다.다음 달 16일 개봉 예정인 로맨틱 코미디 영화 '시라노 : 연애조작단'은 이 프랑스 영화 '시라노'에서 힌트를 얻어 연애에 서투른 사람들을 대신해 연애를 이뤄주는 '연애조작단'을 소재로 설정한다.'시라노 에이전시'라는 이름의 이 집단은 완벽하게 짠 각본으로 비밀작전을 수행하듯 의뢰인의 사랑이 이뤄지도록 도와준다.드라마 '선덕여왕'의 엄태웅, '미남이시네요'의 박신혜, '꽃보다 남자' '그대 웃어요'의 이민정, '지붕 뚫고 하이킥'의 최다니엘 등 브라운관에서 시청자의 인기를 한몸에 모은 배우가 한데 뭉쳤다.에이전시 대표와 작전 요원 역은 엄태웅과 박신혜가 각각 맡았다. 연애에 서투른 의뢰인으로는 최다니엘이 출연
사랑을 이뤄드려요, <시라노:연애조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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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류스타 배용준과 김현중이 오는 12월14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자선행사 '미소 프로젝트' 1탄 '메시지 투 아시아(Message! to Asia)'에 참여한다고 이들의 소속사 키이스트가 16일 말했다.키이스트는 "행사 수익금은 '미소 프로젝트'의 이름으로 기부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프로그램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두 사람이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날 행사에는 일본 인기 가수 갹트와 대만 배우 바네스우 등도 출연할 예정이다.일본 DATV가 주최하는 '미소 프로젝트'는 아시아의 내일을 책임질 아이들이 미소로 가득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기획된 사회 공헌 프로젝트로, NPO(비영리법인)인 '국경 없는 아이들(KnK)'을 통해 캄보디아와 필리핀 등지의 아시아 지역 불우한 어린이들을 돕는다.키이스트는 "배용준씨와 김현중씨 모두 힘든 상황에 처한 어린이들이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돕는 장기적인
배용준-김현중, 12월 도쿄돔 자선행사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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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잽이라도 돌프 룬드그렌이 날리면 강한 스트레이트 펀치가 된다. 무려 196cm나 되는 큰 키 때문이다. <록키4>(1985)에서 그가 연기한 소련 복서 이반 드라고는 이탈리아산 종마 록키를 호빗으로 둔갑시키고, 사각의 링을 한없이 좁게 만들었으며, ‘공산주의’ 소련에 대한 공포심을 키워놓았다. 돌프 룬드그렌은 <록키> 시리즈를 통틀어 가장 위압적인 록키의 상대라 할 만했다. 거구 덕분(?)에 그는 액션 연기만 해야 했다. <마스터 돌프>(1987)의 히맨, <리틀 도쿄>(1991)의 형사, <유니버설 솔저>(1992)의 안드로이드 등 이후 출연작에서 그는 근육질을 과시했고, 늘 자신의 체구와 어울리는 큰 무기와 함께했다. <익스펜더블>에서 그가 연기한 거너 젠슨 역시 장검을 단검처럼 쥐고 다녔다. “체구가 큰 돌프에게 다른 액션 배우들이 사용하는 소품을 주는 것은 의미가 없다. 무조건 큰 무기가 그의 액션을 살릴
[Now&Then] 돌프 룬드그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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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의 서사는 그리 간단치만은 않다. 당한 만큼 갚아주려면 필요한 고통의 저울질은 어떻게 할 것인가. 어디서 멈춰야 할 것인가. <악마를 보았다>의 김수현(이병헌)은, 사랑하는 약혼녀를 토막 살해한 병적인 연쇄살인범 장경철(최민식)에게 사형은 너무 관대하고 무기징역은 지나치게 태평한 벌이라고 판단한다. 그래서 가능한 한 오랜 시간 많은 양의 고통을 준다는 사적 평결을 내리고 단호히 집행한다. 국정원 경호요원답게 GPS 캡슐을 이용해 경철의 일거수일투족을 파악하는 수현은, 경철이 강간과 상해를 저지르는 현장마다 나타나 죽지 않을 만큼 상처를 입힌다. 그리고 다음 응징까지 버틸 수 있도록 돈까지 찔러주고 사라진다. 수현의 분노는 너무도 뜨거워서 진범이 누군지 모를 때도 용의자들을 찾아가 호되게 폭행해 제 발로 경찰을 찾아가게 만든다. 어차피 악인들이니까. <악마를 보았다>의 맞수인 두 인물은 대조적이다. 김수현은 고도로 훈련된 전투력과 절제된 말과 표정, 정연한 움
잔혹한 폭력묘사가 아닌 그 효과의 무시무시한 공허함 <악마를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