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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무적자'는 '영웅본색'을 한국적 정서로 재해석한 영화입니다. 액션영화로 많이 알려졌지만 갈등이나 배신, 의리 등 드라마적인 포커스를 많이 맞춘 영화입니다."(송해성 감독)홍콩 액션 느와르를 대표하는 영화 '영웅본색'(1986)을 세계에서 처음으로 리메이크해 기대를 모은 '무적자'(9월 16일 개봉)의 제작보고회가 17일 압구정 CGV에서 열렸다.송해성 감독을 비롯해 주진모, 송승헌, 김강우, 조한선 등 배우들은 세계적으로 알려진 원작에 대한 부담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송 감독은 "이 영화를 하겠다고 마음먹었을 때 굉장히 힘들었다. 잘해도 욕먹고 못 하면 진짜 욕먹는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3년 전 처음 연출을 제안받았을 때는 거절했다고 했다.'파이란'이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에서 드러나듯 섬세한 감정 연출에 뛰어난 그는 "인물과 인물이 부딪히면서 일으키는 감정이 나오면 원작과 다른 형태의
"'영웅본색'보다 드라마에 초점 맞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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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에는 창작이 적당히 섞여 있습니다. 사람에 따라 어떤 단락을 영화 <인셉션>의 스포일러라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인셉션>을 봤다. 꿈속의 꿈속의 꿈속의 꿈을 넘나드는 영화는, 주인공의 토템- 현실의 물리적 법칙을 따르는지 여부에 따라, 지금 겪고 있는 상황이 꿈인지 아닌지 가늠할 수 있는, 등장인물 고유의 소지품- 인 작은 팽이의 운동을 보여주다 덜컥 끝나버린다. 적당히 술렁거리는 객석의 반응. 혹 쿠키(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뒤 나오는 일종의 보너스 영상)라도 없나 기대하며 앉아 있는데, 눈에 띄는 A/S는 없는 듯하고 (대신 귀에 들리는 A/S는 있는 듯하고) ‘아, 그럼 그대는 꿈이었나 생시였나, 당신의 토템은 계속 회전할까 멈출까’ 궁리를 하는데, 앗, 센스있게도 옆자리에서 팽글팽글 몸을 돌리고 있는 동행(!). 그 제스처를 그럴듯하게 번역하면, 영화는 끝났으니 꿈에서 깨어라, 옆에서 손을 잡아주는 사람과의 시절도 어쩌면 휘리릭
[윤성호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경남아 잘 살고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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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약간 있습니다.)
원빈에게 아버지는 없다. 물론 영화에서다. <태극기 휘날리며>부터 <아저씨>까지 그가 주연을 한 네편의 영화에서 그의 아버지는 모두 사라져 있다. <태극기 휘날리며>의 주인공은 아버지 없는 형제이며, <우리형>은 ‘아버지는 시름시름 앓다가 죽었다’고 처리된다. <마더>는 제목조차 아버지에 관심이 없다. <아저씨>에서 태식(원빈)은 아예 태생 불명이다. 감독 모두 원빈에게서 ‘아버지 부재’라는 동일한 상을 보고 방향을 설정했는지는 알 수 없다(그게 확실한 것은 <마더>뿐이다). 이 정도 우연은 있을 수 있고, 발생한 일을 두고 확률적 크기를 따질 필요도 없다. 그러나 원빈의 얼굴 이미지가 갖는 속성을 경유하면 이것이 그저 우연으로 지나칠 만큼 간단하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미성숙한 남근, 거세된 고환
그려보자. 네편의 영화 모두 원빈이 ‘집에서 밥을 먹는’ 장면이 있다.
[영화읽기] 아저씨라는 호명의 숨은 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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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다 ‘인셉션’이라는 개념 때문이다. 혹시 지각(perception)이나 통각(apperception)처럼 뭔가 쓸 만한 개념을 얻지 않을까 해서 영화관을 찾았으나, 그 기대는 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약물을 이용해 남의 꿈에 들어간다는 발상은 <매트릭스>의 뇌 과학적 버전일 뿐이고, 불쑥 스토리의 중간부터 시작하는 미디아스 인 레스(medias in res) 기법은 이미 오래전에 고전이 된 서사전략이다. 특히 팽이가 돌아가는 마지막 장면은 너무나 상투적인 나머지 객석의 에어컨이 잉여적으로 느껴질 정도였다.
지루함을 덜어준 것은 영화의 중층적 구조(꿈속의 꿈속의 꿈). 그것이 그나마 관객에게 서사를 재구성하는 지적 재미를 안겨준다. 몇 가지 세부가 끝내 이해되지 않고 남는다는 점을 빼면, 서사가 밖에서 들었던 것만큼 그렇게 복잡하지는 않았다. <메멘토>의 탁월한 서사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의 서사가 그 외견상의 복잡함에도 불구하고 외려 매우 단순
[진중권의 아이콘] <인셉션>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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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주 전 자기 복제의 나르시시즘에서 허우적거리는 한국 장르영화의 한계를 성토하는 견해를 제출한 입장에서, <아저씨>의 출현은 반갑다. 제목이 풍기는 투박함과 달리 이 영화는 장르의 관성을 자기 동력으로 삼아 발전하는 이야기다. 장르영화로서 <아저씨>의 가치는 종래의 장르 관습에 편승하고 때로는 대결하는 변용에서 찾아진다. 누차 얘기되었던 <레옹>이나 <테이큰> <맨 온 파이어>를 연상시키는 드라마 전개는 새로운 구석이 없지만, 이야기를 실어나르는 스타일의 다채로움과 텍스트의 짜임새 속에서 의미를 얻는 이미지의 세공, 계산된 편집의 리듬, 상투적인 설정 안에 캐릭터의 복잡성을 녹이는 연출이 능란하고 유창하게 구사된다. 여기에 흡입력있는 연기를 보여준 원빈의 스타 이미지를 영리하게 활용함으로써 여성 관객의 절대적 지지를 끌어내며 종지부를 찍는다. 이는 이정범의 데뷔작 <열혈남아>에서 보다 느슨한 방식으로 실현되었던 개성이지
[전영객잔] 타성과 싸워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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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차이밍량 감독은 타이베이에서 전시회 두개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타이베이시립박물관과 타이베이의 내호 지역에 있는 쉐쉐문창지업 빌딩에서 진행 중인 두 전시회는 테마가 둘 다 ‘의자’다. 그런데 이 ‘의자’라는 테마는 영화와 관련이 있다. 타이베이시립박물관 전시회에 사용된 의자는 지금은 사라져버린 극장의 의자다. 그것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문을 닫은 극장에서 가져온 의자다. 이 전시회에서 차이밍량 감독은 22분짜리 단편도 함께 틀고 있다. 제목은 <그것은 꿈>(是夢). 원래 이 작품은 칸영화제가 영화제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옴니버스영화 중 한편으로, 애초의 3분짜리를 22분으로 늘린 것이다. 영화는 문을 닫은 극장에 모인 몇몇 사람들의 모습을 담고 있다. 영화 속의 극장은 이미 문을 닫았고, 전시회에 전시된 의자는 바로 그 극장에 있던 것들이다. 그리고, 영화 속에는 할머니 한분이 등장하는데 차이밍량 감독의 어머니다. 차이밍량 감독의 어머니는 이 작품에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DVD 대신 영화프린트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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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가 변하고 있다. 유형의 형태(CD, DVD)로 제공되던 콘텐츠들이 웹을 통한 무형의 형태로 서비스되기 시작했다. 어쩌면 이것은 양산화된 불법 다운로드의 문제 이전에 편리성에 대한 문제다. 어쨌든 영화나 음악을 다운로드한다는 개념이 콘텐츠의 주 소비자층에 자리잡히며 다운로드를 통해 콘텐츠를 공급받는 형태가 일반화돼버렸다. 초기에 불법 다운로드와 전쟁을 벌이던 콘텐츠 공급자들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이제는 ‘굿 다운로더’ 캠페인을 벌이며 다운로드 방식을 콘텐츠 공급 형태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일찍이 음향 분야에서 MP3로 대표되는 음원들은- 진통의 과정을 거치며- 음원사이트를 통해 다운로드 공급방식을 시작했다(현재 PC-FI라는 개념의 하이엔드 오디오 분야까지 확장되고 있는 실정에 비하면 영상 분야는 늦은 시도). 사실 일찍부터 영상 분야에서도 HT(Home Theater)PC가 있었지만 불법 다운로드를 양산한다는 주장 때문에 본격적인 시장화는 눈치를 봐야 했다. 그러
[디지털] 기능성 와우, 비싼 가격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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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진영, 삼성 갤럭시나 HTC디자이어 등 수많은 스마트폰이 쏟아지듯 출시되고 있다. 일본에서 아이폰의 대항마는 다름 아닌 엑스페리아 X10, 괴물폰 혹은 아이폰 킬러라는 별명을 가지고 일본에 등장했던 바로 그 엑스페리아 X10이 국내에도 상륙했다. 기존 X1에 비해 많이 부드러워진 첫인상은 무난한 편. 물론 기존 스마트폰의 획일화된 디자인에서 벗어나고자 좀더 길쭉하고 후면부가 반원형의 느낌을 주는 것이 다르다라는 발버둥 같기도 하다. 사실 미디어 스케이프를 통해 쉽게 접근이 가능한 멀티미디어라든가 타임스케이프라는 고유의 기능은 단지 외형만의 차별화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지만 말이다. 반면 터치 기반에 4인치 화면, 1Ghz의 스냅드래곤 프로세서는 기존에 출시된 경쟁 제품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16GB의 용량을 올린 점, 추가 배터리와 추가 충전기 등 현지화에 신경을 쓴 점은 모범이 되는 부분. 액정보호필름이 이미 붙어 있는 것과 같은 세세한 곳에서의 사용자를 위
[디지털] 한국형 패키지로 아이폰 사냥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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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걸> City Girl(블루레이)
1930년 /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 / 89분
1.19:1 스탠더드 / DTS-HD 5.1, 2.0 무성영화
영어 인터타이틀 / 유레카(영국)
화질 ★★★★ 음질 ★★★★ 부록 ★★★
1926년, 프리드리히 빌헬름 무르나우는 할리우드의 환대를 받으며 미국으로 이주한다. 할리우드 스튜디오 가운데 당시까진 ‘파라마운트’나 ‘MGM’보다 뒤에 자리했던 ‘이십세기 폭스’의 위상을 제고하고 싶었을까, 윌리엄 폭스는 무르나우에게 유례없이 강력한 권한을 부여한다. 그러나 백지위임하에 만든 <선라이즈>의 흥행 실패로 인해 무르나우의 창조적 통제력은 곧 제한당한다. 할리우드에서 제작된 세 번째 영화이면서 마지막 작품인 <시티 걸>(원제목은 <우리의 일용할 양식>이다)의 경우, 스튜디오는 제작부터 개봉에 이르는 전 과정을 간섭했다. 주연배우, 촬영감독, 미술감독을 프랭키 보재기의 <강&
[dvd] 시각예술가가 남긴 위대한 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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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고두고 이야기될 것이다. 막다른 상황에 몰린 한 남자가 목숨을 걸고 심신을 모두 내던지는 이야기, 그 이야기의 사이사이 포진한 날카롭고 정교한 액션. 스토리의 전개에 따라 주인공 태식이 느끼는 분노와 절망의 크기에 따라 점점 증폭되는 액션 감정은 놀라운 진폭을 보여주었다. 이제 <아저씨> 이후에 나오는 한국 액션영화들은 언제나 <아저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생결단> <사랑> 등을 거쳐 <아저씨>의 놀라운 액션을 책임진 박정률 무술감독을 만났다.
-액션연기쪽에 몸담은 지 얼마나 됐나.
=신재명 무술감독님 사단에 들어간 건 5, 6년 전쯤이지만 액션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건 17년 전부터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바로 시작했다.
-원래부터 무술에 관심이 있었나.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
=어릴 때부터 축구를 시작으로 합기도, 유도, 복싱 등을 배웠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장차 뭘 할지, 내가 남들보다 잘하는
[박정률] 전세계 무술의 뉘앙스까지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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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펴는 순간 입안에 침이 고였다. 자동차, 의자, 드레스, 신발. 세상을 바꾼 각 분야의 50가지 디자인을 모은 디자인 뮤지엄 시리즈 네권이 나란히 선을 보였는데, 갖고 싶은 물건과 아름다운 물건투성이라 아찔해지는 정신을 다잡기가 미션 임파서블. 이 시리즈를 낸 디자인 뮤지엄은 런던 템스 강변에 위치한 작은 박물관이다. 디자인 뮤지엄에서 자동차, 의자, 드레스 등 인간의 생활과 밀접한 디자인 분야의 주요 오브젝트를 선정해 소개한 결과물이 이 책이다. 디자인 뮤지엄의 디렉터인 데얀 수딕은 각 책에 의미있는 서문을 적었는데, 왜 의자를, 신발을, 드레스를, 자동차를 이야기하는지 일갈할 수 있게 해놓았다. <세상을 바꾼 50가지 의자>의 서문에서 데얀 수딕은 이렇게 말한다. “영어로 ‘chair’라는 단어는 의자 외에도 신분이나 권위를 상징하기도 합니다. 한 단어에 다양한 의미가 있는 만큼 오랜 역사가 의자에 스며 있습니다. 또한 디자이너들은 주어진 제한된 공간에 배치할 의
[도서] 오, 너무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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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도 아라타는 2008년 <애도하는 사람>으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런 그의 대표작이랄까, 그를 소개하기 위해 읽기를 권하는 책을 한권 꼽는다면 뭐가 좋을까 생각하면 도리없이 <애도하는 사람>과 그 10년 전에 쓰인 <영원의 아이> 사이에서 망설이게 된다. <영원의 아이>는 10년 전에 출간되었다 절판되어 일본 소설 붐이 분 2000년대 내내 많은 호기심의 주인공이 된 책이기도 하다. 덴도 아라타는 이 책을 쓰는 데 휴일없이 꼬박 5년을 바쳤다. 덴도 아라타는 문고본 출간시 작품 수정을 했기 때문에 이번에 재출간된 <영원의 아이>는 1999년 발행된 단행본을 번역 저본으로 삼아 2004년 발행된 문고본을 참고하여 만들었고, 새롭게 번역했다.
첫 장면. 한 소녀가 등산을 하고 있다. 그 소녀, 유키는 구원을 찾고 있다. 하지만 고생해 산을 오른다고 구원이 찾아오지는 않는다. 그래서 하는 결심. 우리를 구할 수 있는 건 우리뿐이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살아 있어도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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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진 대중음악평론가 ★★★★
일렉트로니카와 모던 록, 팝과 재즈까지 포섭하는 이 앨범은 김동률과 김종완(<옆사람> <한별>)이라는 뜻밖의 이름과 함께 <Let Me>와 <로망스>로 송라이팅 실력도 과시한다. 예상밖의 폭넓은 스펙트럼인데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데뷔 10년의 보아는 이제 겨우 25살이다. 적어도 한국에서 보아야말로 ‘성장하는 아이돌’의 원형일 것이다.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그녀의 춤과 무대는 여전히 인상적이지만, 노래는 더이상 인상적이지 않다. 개별 싱글들의 임팩트는 예전과 같지 않고, 모두가 ‘No. 1’이라며 환호해줄 노래는 보이지 않는다. 이런 싱글들의 흡입력과 다른 측면에서, 앨범으로서의 구성 역시 실망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내가 보아란 이름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일까.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발라드와 재즈 뭐든 문제없다고 앨범은 말하고 있지만 그래도 보아는
[hot tracks] 데뷔 10년, 소녀는 멈추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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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텝업 3D>는 지난 8월5일 세계 최초로 국내 개봉했다. 시리즈가 낳은 스타 채닝 테이텀이 빠지고 대신 3D 기술이 들어간 이 영화의 전반적인 평가? 괜히 3D로 만들었나보다. 3D 기술이 오히려 현란한 춤사위의 감상을 방해한다는 게 중평이니까 말이다. 3D가 모든 영화에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는 건 아니라는 걸 다들 좀 깨달을 필요가 있겠다. 각설하고, O.S.T는 이번에도 꽤 성공적이다. <스텝업: 더 스트리트>의 O.S.T는 (지드래곤에 얽힌 표절 시비로 꽤 이름을 날린) 플로 라이다의 <Low>와 트레이 송즈의 <Can’t Help But Wait> 같은 히트곡을 낳았는데 이번에도 두 뮤지션이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트레이 송즈의 <Already Taken>도 구성지지만 플로 라이다와 강력한 여름용 DJ 데이비드 게타가 함께 만든 <Club Can’t Handle Me>가 정말 진국이다. 이 트랙을 CD 플레이
[추천음반] ≪스텝업 3D 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