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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진짜야 뭐야? Mnet에서 지난 7월14일 첫 방송을 시작한 <UV신드롬>은 유세윤과 뮤지 두 사람으로 이뤄진 ‘댄스 듀오 UV'에 관한 페이크 다큐 프로그램이다. 그들은 실제로 <쿨하지 못해 미안해>와 <집행유애> 등을 발표하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상태. 그들이 국내 최고의 인기 듀오라는 가정에서 출발하는 <UV신드롬>은 진짜인지 가짜인지 따져 묻기 전에, 그들의 슬랩스틱 코미디부터 음악계의 세태를 파고드는 부조리한 웃음까지 그저 이끄는 대로 즐기면 된다. 능청스럽게 홈쇼핑에서 자신들의 8900원짜리 CD를 팔고, 모든 지상파 방송을 거부한 채 고등학교 방송부와 독점 인터뷰를 가지며, 귀신의 목소리가 들어간 앨범은 늘 성공했다며 직접 흉가에 찾아가 귀신들과 함께 새 싱글을 녹음한다. 말 그대로 기상천외, 예측불허, 포복절도의 진짜 리얼 다큐다. 어쩌면 우리가 지금껏 알고 있던 유세윤이 가짜였는지도 모른다. 여기 진짜 아티스트
[유세윤] 모두를 속이면서 짜릿함을 느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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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삼성에 비해 한 걸음 느린 느낌의 LG가 절치부심 끝에 만들어낸 스마트폰이 출시되었다. 최근 CF에서 쉴 새 없이 등장하는 LG 싸이언 옵티머스 Z가 바로 그 주인공. 한발 느린 것은 제조사로서는 트렌드의 선봉에 설 기회를 놓쳤다는 안타까움이 있겠지만 사용자로서는 그야말로 최적화된, 검증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다.
최신 제품답게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며 등장한 옵티머스 Z. 각진 직사각형에 화려하지 않은 외형은 프라다폰으로 익숙한 스타일. 2G 존속을 외치다가 최신 3G 제품을 소개하는 반전의 묘미처럼 담담한 외형과 다르게 화려한 색감을 재현하는 이른바 하이퍼 HD LCD(HYPER HD LCD)를 탑재하고 있다.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PC에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는 OSP(ON Screen Phone) 기능은 스마트폰이 익숙지 않은 사용자에게 아주 유용한 기능(무려 문자까지 보낼 수 있다). 최근 유행하는 SNS서비스나 네이버같은 국내 인터넷 포털을 바로가기로
[디지털] Z스타일 아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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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010 번호를 사용하는 3G망 사용자는 책장을 넘겨도 좋다. 어디까지나 이 글은 011, 016, 017, 018 번호를 사용하는 2G 사용자들의 하소연을 담고자 하기 때문이다. 2G 사용자들은 항상 불안하다. 물론 아무런 뉴스가 없는 조용한 날에 별다른 걱정 없이 현업에 종사하며 잘 먹고 잘 살지만 가끔 ‘번호 통폐합 멀지않았다’ 같은 식의 타이틀을 단 뉴스가 나오면 태연한 척해도 자꾸 좌불안석이다. 솔직히 3G만 대우해주는 모 통신사가 밉고 압력을 행사하는 모 통신사는 정말 밉다. 하지만 이제 소수가 되어버린 2G 사용자들이 어디 힘이 있나. 마치 다수결의 법칙인 양 2G 사용자들은 그저 정책의 희생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인가. 011, 016, 017, 018이란 번호는 그렇게 간단하게 없어져야 되는 행정정책의 바리케이트 같은 것이 아니다. 이 번호들은 엄연히 사용자가 가진 무형의 권리인 것이다. 이 번호들을 쓰는 사용자의 특징은 대부분 이 번호를 아주 오랫동안 사용하고
[디지털] 2G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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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크 페렝 감독의 해양 다큐멘터리 <오션스>는 지난 7월28일 개봉해 조용히 막을 내렸다. 늦었지만 한마디 해야겠다. 국내 수입사는 이 아름다운 다큐멘타리에 정보석과 진지희의 유치찬란한 내레이션을 삽입하는, 정말이지 용서받을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 한국 관객은 영화를 보면서 지붕 뚫고 하이킥을 날리고픈 심정이었을 거다. 그래서 장사가 더 잘됐냐고? 그럴 리 없지 않은가. 만약 <오션스>의 DVD를 구입할 독자라면 음성을 제거한 뒤 브뤼노 쿨레가 작곡한 O.S.T를 틀어놓는 걸 권한다. “<오션스>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야생을 다룬 오페라”라는 자크 페렝 감독의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오션스>는 바닷속 피조물의 움직임에서 저절로 음악이 생성되는 듯한 영화다. <마이크로 코스모스> <곰이 되고 싶어요>의 음악감독인 프랑스 작곡가 브뤼노 쿨레는 마치 해수를 타고 부유하는 듯한 음악으로 이미지를 돕는다. 무릇 훌륭한 다큐멘
[추천음반] ≪오션스 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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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나까지 라디오헤드의 ≪OK Computer≫를 뛰어넘었느니 얘기할 생각은 없다. 나에게 ≪OK Computer≫는 성전과 같은 것이니까. 하지만 ≪OK Computer≫만큼 좋다고 얘기하고 싶다. 아케이드 파이어는 정말 놀랄 만한 거물이 되었다. 나에겐 이 앨범의 노래들이 아트 록을 빌려 부르는 팝송처럼 들린다. 이처럼 시대를 넘나들고 장르를 뛰어넘는 건 ‘클래식’만이 할 수 있는 위엄이다.
*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뮤지션이 인기 이상의 명예를 누리려면 이래야 한다. 불안하지만 아름다워야 한다. 유장하지만 지루해선 안된다. 감동할 만한 노래와 함께 집중할 만한 앨범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전작을 취하면서 벗어나야 한다. 즉 근본을 지키면서 혁신을 꿈꿔야 한다. 창조를 모르면서 취향만 까다로운 감상자조차도 이를 불가능한 미션이라 체념하지만, 귀신 같은 아케이드 파이어는 가능한 현재라고 말한다.
[hot tracks] 이들이야말로 21세기의 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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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27일~9월11일/인천 송도디오아트센터/02-575-3670
부둥켜안은 연인들이 고이 누운 침대 곁으로 삐져나온 붐마이크. 혹은 지금 막 눈물 지으려는 여인으로의 몰입을 방해하는 슬레이트. 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영화 현장사진을 자주 접하는 편인데, 그 사진들은 볼 때마다 흥미롭다. 영화가 프레임 바깥으로 애써 밀어내려 하는 현실의 조각들이 실마리처럼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현장사진은 자주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다. 예술(영화)도 아닌 것을, 현실도 아닌 것을,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난감해서가 아닐까. 그러나 영화 현장 사진에 대해 난처한 태도를 가지고 있던 이도 이 전시를 보면 마음을 굳힐 것이다. 현장사진은, 엄연한 예술작품이라는 쪽으로 말이다.
이탈리아영화의 맨 얼굴을 담은 전시가 열린다. 제2회 뉴이탈리아영화예술제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전시는 총 세 부문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탈리아의 바레제 영화미술관에서 주최하는 ‘클릭착(ClicCiak) 스틸사진
[전시] 이탈리아영화의 현장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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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에서 금방이라도 선홍빛 피가 뚝뚝 떨어질 것만 같다. 수많은 빗금과 스크래치로 완성된 심장 그림은 태생적으로 상처를 안고 있다. 작가는 “살아 있는 대상의 상흔에 대한 공부”라고 한다. 김명숙 작가의 작품들은 이처럼 거칠고 그로테스크하다. 무엇보다 작업의 도구로 수세미를 사용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수세미의 거친 질감에 힘입어 탄생한 그림들은 쉬이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중독성이 강하다. <김명숙 개인전: The Works for Workers>는 김명숙 작가가 4년 만에 여는 전시다. 그동안 소 외양간을 작업실 삼고 아폴로, 모네, 밀레를 스승 삼아 인간을 탐구해온 작가가 길다면 긴 공백기를 거치며 얼마나 깊어졌는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전시] <김명숙 개인전: The Works for Work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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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5일까지/ 호암아트홀
작·연출 이윤택/ 출연 강부자, 오달수, 남미정, 하용부, 배미향, 김소희, 윤종식 등
02-751-9606~10
이윤택 감독의 작품에는 항상 우리의 전통문화가 짙게 깔려 있다. 그중 22년간 사랑받아온 연극 <오구>가 있다. 연극은 이승과 저승 사이의 화해와 염원의 몸짓인 오구굿을 통해 죽음의 절차를 한바탕 웃음으로 보여준다. 여기에 우리 민족 DNA 속 깊숙이 침투해 있는 해학적 정서를 담으려는 이윤택의 고집이 보인다. 굿판이 그렇듯 무대와 객석은 따로 구분이 없다. 배우들이 관객에게 농담을 건네는가 하면, 노잣돈을 걷기도 한다. 무당 일행의 신명나는 길놀이와 노모의 상여가 나가는 곳도 객석이다. 6년 만에 다시 찾아온 서울 무대는 대극장으로 몸집을 키웠지만 함께 즐기려는 노력은 여전했다. 연극쟁이들의 흥겨운 놀이 속에서 우리의 신명과 생명력을 찾아보자.
[연극] 연극 <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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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탐독: 정성일의 한국영화 비평활극> , <언젠가 세상은 영화가 될 것이다: 정성일 정우열의 영화편애>
정성일 지음 바다출판사 펴냄
정성일의 첫 평론집 두 권이 나왔다. 세상에, 처음이라고? 믿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 한국영화를 말하는 자리에 그의 언어, 시선, 흥분, 절망은 늘 함께했기에 어쩌면 우리는 굳이 그의 책을 기다리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니, 이미 열권도 넘는 그의 책을 보았다고 착각하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영화를 사용할 뿐, 영화 사랑하는 법을 하찮게 여기는 책들이 넘쳐나는 시대에, 마침내 출간된 그의 책들을 말 그대로 ‘만져볼 때’ 마음이 벅차다. 그는 “글을 쓰는 것은 생활의 리듬”이지만 “책을 내는 것은 삶 속에서 사건”이라며 책머리에 두려움을 고백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난 10년간 각종 매체에 발표한 글을 모아 두 권의 책으로 묶었다. 하나는 자신이 직접 선별한 한국영화에 대한 글로 엮은 <필사의 탐독:
[도서] 나의 친구, 영화에 바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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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땅의 주인은 ‘신도 삼켜버릴’ 굶주림이다. 그곳에는 눈동자가 아주 작은 늑대가 산다.‘얼음 창문 속 아마존 정글’이라고 하는, 투명한 얼음으로 덮인 바이칼 호에는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법한 생김새의 존재가 숨쉰다. 뱀이 ‘사악함’을 상징하는 대신 ‘영민함’을 뜻하는 곳, 너의 시베리아.
미국에서 변호사이자, 작가이자, 아이 둘의 아버지로 살아가던 리처드 와이릭은 일 때문에 시베리아를 방문했다가 셋째 아이를 입양하기로 마음먹었다. 결국 아멜리아를 만나 딸로 키우게 되었는데, 입양에 이르기까지 밟은 시베리아에 대한 짧은 글을 모은 것이 바로 이 책이다. 자연 다큐멘터리에서 본 시베리아, 가장 척박한 유배지 시베리아, 얼어붙은 설화의 땅 시베리아가 그렇게 하나가 된다. 동시에 가장 싸늘하게 얼어붙은 희망을 가감없이 전한다. 1991년 가을, 현물경제가 박살나면서 사람들이 봉급을 받으려고 줄을 섰다가 딜도 주머니를 받아든 이야기만 해도 그렇다. 현실의 척박함에 어울리지 않는 거대하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아득하고 시린 땅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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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자무시의 <리미츠 오브 컨트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누군가의 분석을 읽는 것보다 그 세계를 여러 번 경험하는 쪽을 택하는 게 맞다. 통제를 거부한다고 선언한 영화를 어쨌든 틀 안에서 해석해야 하는 비평은 필연적으로 영화를 충분히 끌어안지 못할 것이다. 명상 앞에서 떠드는 말은 그저 소음일 뿐이다. 하지만 비평의 사랑스러운 어리석음이 있다면, 그건 영화의 비밀을 밝히지 못해도 비밀의 주변에 끝내 머무르려는 욕망을 뿌리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러니 이 글이 영화에 대한 단정이 아닌, 애정을 담은 질문을 더하는 것으로, 그렇게 너그러운 마음으로 읽히면 좋겠다.
영화의 환각은 반복의 환각
이 영화가 도대체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불평을 종종 접한다. 하지만 영화가 일목요연하게 이야기를 제시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안에 이야기가 없다고 말하는 건 실은 보는 이의 노력과 감각의 문제일 때가 더 많다. 영화는 그 무엇보다 직관에 의지하지만, 그 직관은 원래부터 우리
[전영객잔] 꿈같은 각성, 그 영화적 쾌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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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과 ‘악’은 일상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행위를 평가하는 술어에 불과하다. 하지만 고대와 중세의 인간들은 형용사에 속하는 이 술어를 ‘천사’ 혹은 ‘악마’와 같은 명사로 실체화했다. 형이상학적 실체로서 악마의 피날레를 장식한 것은 아마 근대 초기의 마녀사냥이었을 것이다. 그때 사람들은 진지하게 악마의 실존을 믿었고, 악마의 자식들을 찾아내어 절멸시키려 했다. 사탄을 쫓아내려는 그 행위 자체가 결과적으론 사탄의 역사(役事)였다는 역설. 이는 선과 악의 경계가 얼마나 불안한지 보여준다.
이것이 신학적 악마라면, 이른바 ‘가치의 전도’가 횡행하던 낭만주의 시대에는 새로운 유형의 악마, 즉 미학적 버전의 악마가 등장한다. 낭만주의 특유의 ‘아이러니’ 감성은 악마 속에서 천사를 보고, 천사 속에서 악마를 본다. 위선(천사표 악마)에 대한 혐오는 위악(악마표 천사)에 대한 선호로 이어진다. 낭만주의자들이 악마는 예술적 천재다, 천재는 기존의 규칙을 모두 파괴하기에 세인의 눈에는 마치 악마
[진중권의 아이콘] 악마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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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눈에 띄었다. SS501 멤버로 데뷔했을 때부터 사람들은 꽃보다 아름다운 그의 외모를 칭찬했다. 처음엔 하나의 상품으로 소비되는 아이돌의 느낌이 강했다. 예쁘장하게 포장된 상품으로 각종 예능프로그램에 전시됐었으니까. 김현중, 그가 조금은 특별한 아이돌로 비쳐지게 된 건 아마도 가상결혼 생활을 보여주는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한 뒤부터인 것 같다. 아이돌답지 않게 솔직한 말과 행동 그리고 독특한 사고방식. 그건 단순히 대중 앞에서 망가지기만 하는 것과는 다르다. 김현중은 자신의 머리를 굴려 몸을 움직이는 아이돌이 되려 했다. 꼭두각시가 아닌 자신의 소신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사람’.
승조, 지후, 그리고 김현중
그런 그가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연기를 시작했을 때, 섣불리 연기에 도전하는 아이돌이 되려는 건가 싶었다. 드라마는 화제가 됐지만 김현중의 연기는 도마에 올랐다. 김현중은 윤지후라는 캐릭터 속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붕 떴다. 어색한 말과 행동. 스스로도 “
[김현중] 순정만화처럼 명랑만화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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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KBS 2TV 납량특집극 '구미호-여우누이뎐'이 24일 시청률 16.1%(이하 TNmS)를 기록하며 종영했다.마지막회에서 구미호(한은정 분)는 자신의 딸 연이(김유정)를 죽인 윤두수(장현성)의 목숨을 거두며 복수에 성공하는 듯했지만 그 후 윤두수의 딸 초옥(서신애)이 탕약이라며 속이고 준 여우피를 마시고 최후를 맞이했다. 그간 초옥은 자신에게 연이의 혼이 빙의된 것처럼 행동했지만, 그것이 거짓임이 드러난 것이다.그러나 반전은 또 있었다. 구미호는 숨을 놓으면서 초옥에게 "네가 연이가 아니었다는 사실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다"며 "네가 자라 좋은 배필을 만날 때까지만 함께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한은정 주연의 '구미호-여우누이뎐'은 납량특집극답게 간담을 서늘하게 하는 구미호의 모습을 CG를 통해 보여주면서도 그것을 전면에 배치하지는 않았다.대신 딸을 둔 어미로서의 구미호를 조명하며 딸을 위해 살고 죽는 모성애를 그렸
KBS '구미호-여우누이뎐' 시청률 16.1% 종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