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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록키호러쇼>
10월10일까지/ 코엑스아티움/ 02-501-7888
원조는 역시 달랐다. <톡식 히어로>의 노골적인 성적담론과 신체훼손, <헤드윅>의 섹시한 여장남자, <이블 데드>의 좀비와 피비린내. 이들 컬트 뮤지컬의 뿌리인 <록키호러쇼>의 오리지널 버전이 국내 처음 상륙했다. 그동안은 라이선스 공연으로만 여섯 차례 만나왔다.
컬트영화 <록키 호러 픽처쇼>(1975)를 잉태한 38년된 뮤지컬의 힘은 여전히 펄펄하다. 원작자 리처드 오브라이언이 진두지휘하는 오리지널팀은 군더더기없는 구성에 박진감 넘치는 속도를 자랑한다. 흥겨운 록음악이 엉덩이를 들썩거리게 만들고,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과 코믹한 행동이 웃음을 유발한다. 더이상 컬트문화가 소수의 소유물이 아님을 외치듯, 뮤지컬 <록키호러쇼>는 흥겨운 엔테테인먼트로 진화했다. 괴기스럽고 음탕한 느낌의 세트, 양성애, 외계인, 인조인간, 강렬한 록
[공연] 록, 호러, 쇼를 즐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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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의 느릿하고 반복적인, 리듬을 타는 듯하지만 그저 팔다리를 흔들 뿐인 무의미한 몸짓. 우스꽝스럽지만, 지금 이 광경이 무한반복되리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의 오싹함. 아, 그런데 웃기긴 웃기고 무섭기도 하고, 시계추처럼 움직이는 모습에 우울함도 훅 일어나고.
<좀비들>에는 제목대로 좀비들이 등장한다. 좀비들을 만나기까지는 일단 기다려야 한다. 좀비들이 등장하기까지 만나야 할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기묘한 말이지만 이들은 좀비에게 독자를 이끄는 통로이자, 어쩌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하얀 토끼 같은 존재다. 주인공인 지훈은 휴대전화 수신감도를 측정하는 일을 하며 전국을 떠돈다. 차에서 생활하는 그는 형이 남긴 유산 중 LP를 가지고 다니며 듣는다. 이리저리 흔들리는 자동차에서 LP를 안정적으로 재생할 수 있는 장치가 트렁크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우연히 어떤 전파도 잡히지 않는 무통신지역인 고리오 마을을 알게 된다. 그 즈음 지훈은 잘 알려지지 않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과거의 삶, 좀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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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티지는 정말 싫어’를 읽다가 참던 웃음이 터졌다. “이쯤에서 당신에게 고백할 게 있다. 부탁인데 지금부터 내가 하는 이야기는 당신이 죽는 날까지 비밀로 간직해주면 좋겠다. 사실 나는… 빈티지가 싫다.” 말도 안돼! 패션 피플에게 있어 빈티지란 ‘내가 네 아비다’ 같은 것 아니었어? 이른바 패션 피플이라는 사람들이 빈티지 예찬을 할 때마다(그리고 들고 나온 백이나 스커트, 재킷의 족보를 읊는 광경에 일행이 입을 모아 손뼉치며 “멋져!”를 합창할 때마다) 혼자 속으로 ‘진짜? 진짜? 진짜?’ 하고 물음표를 그리곤 했기 때문이다. <스타일 나라의 앨리스>는 빈티지는 선택의 문제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남에게 어울렸으니 누구에게나 어울릴 스타일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음도. <스타일 나라의 앨리스>의 초반은 패션 에디터가 되는 법부터 하는 일까지를 그 어떤 리얼리티쇼보다 흥미진진하게 다루고 있다. 최고급 맞춤복 컬렉션인 오트 쿠튀르 패션쇼에 참가한 이야기는 패션 에디
[도서] 스타일이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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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새로운 카메라가 등장하고 있다. 새로 출시된 제품, 아니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도 전에 또다시 새로운 제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미러리스라는 새로운 개념의 디지털카메라가 등장하며 마치 쌓였던 울분을 풀듯이 서드파티 브랜드들이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것. 물론 기존 DSLR을 중심으로 디지털카메라의 메이저라 할 니콘과 캐논은 DSLR에 주력할 뿐 미러리스와 같은 새로운 방식에는 관심이 없다. 어차피 그들의 입장에서 정통적인 DSLR 시장을 유지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일 수도 있다. 어쨌든 이들 메이저 제조사가 굳건히 자리를 잡고 있는 시장 상황에서(물론 소니 알파가 분발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 두 제조사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 새로운 브랜드나 제조사가 들어갈 틈은 없다. 서드파티 브랜드들이 새로운 기술과 방식에 매진하는 이유가 이것이다. 이번에 출시한 삼성의 새로운 미러리스 카메라 NX100 역시 지금껏 보지 못한 새로운 기술이 적용된 제품이다.
버튼 하나로 셔터
[디지털] 렌즈에 달린 이상한 버튼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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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녜스 바르다 작품집>
The Agnes Varda Collection Vol.1, 2
1956~2008년/아녜스 바르다/817분
1.33:1 스탠더드, 1.66:1,1.78:1 아나모픽
DD 2.0 프랑스어/영어 자막/아티피셜아이
화질 ★★★☆ 음질 ★★★ 부록 ★★★★☆
여든의 아녜스 바르다는 <아녜스 바르다의 해변>이 스완송이 될 거라고 했다(수록되지 못한 영상은 단편으로 만든다고 했지만). 그녀, 그리고 그녀의 동반자인 자크 드미에게 ‘바다와 해변과 모래’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벨기에와 프랑스의 바닷가 마을에서 자란 두 사람에게 바다는 고향과 같다. 바르다의 데뷔작 <라 푸앵트 쿠르트로의 여행>은 바닷가 어촌이 배경이며, 드미의 데뷔작 <롤라>의 첫 장면은 낭트 해안이다. 1990년, 드미가 죽음으로 향하고 있을 때, 바르다는 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낭트의 자코>를 찍었다. 영화는 해변에
[dvd] 그녀가 누벨바그의 대모로 불리는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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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국내에서 3D 촬영을 최초로 시도하는 어려움이 있었죠. 매일매일 커트(cut) 하나하나가 새로운 테스트이자 새로운 도전이었어요.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국내 최초의 3D 영화 '나탈리'(28일 개봉)를 연출한 주경중 감독은 5일 중구 소공동 롯데시네마 에비뉴엘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영화 전체를 3D로 촬영한 소감을 이같이 말했다.'아바타'의 세계적인 성공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3D 영화 열풍이 불고 있지만 주로 액션영화나 애니메이션이 대부분으로, '나탈리' 같이 멜로영화를 3D로 만든 것은 유례를 찾기 어렵다.'동승'을 연출했던 주경중 감독은 김훈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현의 노래'를 3D로 찍으려고 이성재 등을 캐스팅해 지난 3월 촬영을 시작했다가 일단 보류하고 '나탈리'로 눈을 돌렸다.그는 "'현의 노래'를 몇 년간 준비하면서 올 초 '아바타'를 보고 '현의 노래'를 3D로 만들면 '아바타' 이상의 효과가 나겠
국내 최초 3D 촬영..매일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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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미드'나 '일드'에서처럼 한국에서도 중독성 강한 메디컬 범죄 수사 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까.메디컬 범죄 수사극을 콘셉트로 한 드라마 '신의 퀴즈'(극본 박재범, 연출 이준형, 제작 에이트 웍스)가 OCN을 통해 오는 8일 밤 10시 첫선을 보인다.대학 법의관 사무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 드라마는 말을 할 수 없는 시신을 통해 미궁에 빠진 의문의 죽음을 추적, 사건의 비밀을 밝힌다는 기본 설정에서 국내에 미드(미국드라마) 열풍을 불러일으켰던 '범죄과학 수사대 CSI'와 비슷하다.기본 설정이 미국 혹은 일본의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와 비슷하다면, 배경이 되는 법의관 사무소나 캐릭터 설정은 제작진이 차별화를 두기 위해 힘을 주고 있는 부분이다.의과대학 부설 법의관 사무소는 한국의 여러 대학에 실제로 존재하는 기관이다. 국과수로부터 위탁을 받아 부검을 하는 곳으로, 이 드라마에서는 일반 시신이 아니라 시신 중 희귀병과 관련된 시신을 부검하는 곳이라는 설정
법의관 사무소서 펼쳐지는 한국판 C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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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검우강호를 통해서 사람을 얻은 것 같아요. 뜻깊은 작업이었습니다."배우 정우성은 5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에서 영화 '검우강호'의 시사회가 끝난뒤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검우강호'는 정우성의 첫 해외 진출작이다.영화는 고승 '라마'가 남긴 무공비급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뤘다. 정우성은 아버지의 복수를 꿈꾸는 검술의 고수 지앙 역을 맡아 암살자 역의 양쯔충(양자경)과 호흡을 맞췄다.명 황실의 명을 받고 라마의 유해를 보관하던 지앙의 아버지는 흑석파의 고수들에 살해당한다. 가까스로 도망친 지앙은 성형수술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한 후 은거한다.지앙은 은거도중 비단을 파는 '정징'(양쯔충)을 만나 결혼한다. 평온한 결혼생활을 하던 어느 날, 지앙은 정징과 함께 은행에서 돈을 찾던 도중 정체 모를 검객들로부터 습격받는다.검객들이 은행에 있던 사람들을 살해하려던 절체절명의 순간, 정징은 숨기고 있던 무공실력을 드러
정우성, 검우강호 출연은 뜻깊은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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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유쾌한 친구에요. 천재성이 있는 만큼 저 자신과도 잘 어울리고요. 하하"(웃음)오는 8일 밤 10시 첫 방송하는 케이블 채널 OCN의 메디컬 범죄 수사극 '신의 퀴즈'에서 주인공 한진우 역을 맡은 류덕환(23)은 5일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밝은 목소리로 말문을 열었다.그는 이날 서울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이 드라마의 제작발표회에서 "모든 것을 그냥 설렁설렁 넘기는 듯하지만 중요할 때에는 마치 머릿속이 정리돼 있는 것처럼 생각들이 쭉쭉 뽑아져 나오는 그런 인물이다"며 "자신만의 세계에서 정리된 질서를 가지고 있는 친구라서 천재다. 건방져 보이지만 미워할 수 없는 매력적인 캐릭터다"고 설명했다.이 드라마는 한 대학교의 법의관 사무소를 배경으로 이곳의 의사들과 여자 경찰인 강경희(윤주희)가 시신을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담았다.신경외과 전문의인 한진우는 돌발 행동을 일삼는데다 식탐이 강한 다소
류덕환, 시트콤이다 싶을 만큼 코믹한 캐릭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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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배우 정우성의 첫 해외진출작 '검우강호'는 본격 무협을 표방한 영화다. 무공비급을 둘러싼 무림계의 암투, 복수 그리고 사랑이야기까지 무협물이 갖춰야 할 요소를 두루 담았다.새로운 형식에 충격적인 내용을 담은 건 아니다. 어찌 보면 무난하다. 하지만 그 무난함이 이 영화의 매력이다. 낯익은 이야기 속에 녹인 화려한 액션장면, 다양한 무기의 진열, 무엇보다 양쯔충(양자경)이라는 뛰어난 액션 여배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800년 전 서역에서 온 '라마'는 고금제일의 고수로 평가받는다. 라마는 자신의 몸에 스스로 터득한 무공을 남긴다. 그리고 세월의 흐름과 함께 그의 무공을 얻은 자는 천하제일인 될 것이라는 풍문이 나돌기 시작한다.명 황실의 명을 받아 라마의 유해 반쪽을 보관하던 지앙(정우성)의 아버지는 라마의 무공을 노리는 살수 집단 흑석파의 급습으로 숨진다. 흑석파의 공격에 가까스로 살아난 지앙은 얼굴을 고치고 숨어 살면서 복수의 칼을 간다.그러던 어
<새영화> 고전적 무협물 '검우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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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한국영상자료원은 한국 문예영화의 대표작인 최하원 감독의 '독짓는 늙은이'(1969)를 DVD로 출시했다고 6일 밝혔다.
문예영화란 순수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말하며 1960년대 후반기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황순원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독짓는 늙은이'는 이만희 감독의 '만추'(1966), 김수용 감독의 '안개'(1967), 유현목 감독의 '막차로 온 손님들'(1967), 이성구 감독의 '장군의 수염'(1968)과 함께 문예영화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전국 주요 인터넷 서점 및 한국영상자료원 시네마테크 KOFA 상영관에서 구입할 수 있다. 가격은 1만5천400원이다. 문의 ☎ 02-3153-2076
buff2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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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자료원, '독짓는 늙은이' DVD 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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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구용하는 유부남이고 문재신은 딸꾹질을 하지 않는다.'
'성균관 스캔들' 신드롬이 불고 있는 가운데 드라마와 원작소설인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의 비교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07년 출간된 원작소설이 최근 드라마의 인기와 함께 다시 베스트셀러에 진입하면서 소설과 드라마의 공통점과 차이점도 인터넷에서 뜨거운 화제가 되고 있다.
제작사 래몽래인이 2년6개월간 원작을 수정.각색해 탄생시킨 드라마는 원작의 캐릭터와 큰 얼개 정도만 차용했을뿐 회당 에피소드에서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주인공 '잘금 4인방' 역시 원작보다는 좀더 순정만화용으로 다듬어졌고, 드라마 특성상 소설의 성적인 묘사, 연애 감정의 묘사는 대폭 줄어들거나 사라졌다.
그러나 당파싸움에 찌든 조선 정조시대 사회와 미래, 인간에 대한 고민을 이어가는 청춘의 모습은 같고 그들의 싱그러운 하모니는 드라마와 소설 모두에서 빛난다.
◇김윤희는 키가 크고, 이선
<원작과는 또다른 맛..'성균관 스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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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유우
= 여신이 오신다. 일본에는 아오이 유우의 화보로 가득 찬 2011년 달력도 나왔다고 한다. 구할 수 있다면 부산에서 그녀의 옷깃이라도 잡을 수 있다면 꼭 사인받자. 먼발치에서라도 알현하고 싶다면 8일 피프빌리지 야외무대로 달려가라.
* 제인 마치
= 당신이 알고 있는 그 제인 마치가 맞다. <연인>과 <컬러 오브 나이트>로 세계적인 섹스심벌로 칭송받았던 그녀가 공포영화 <스토커>로 부산을 찾는다. 10월9일에는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도 오른다.
*올리버 스톤
= 그의 부인이 한국 사람이다. 신작 <월 스트리트: 머니 네버 슬립스>의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과 함께 아내의 고국을 찾는다. 일도 하고 처갓집 방문도 하고 일석이조인 셈. 10월14일에는 핸드프린팅을 새긴다.
줄리엣 비노쉬
= 허우샤오시엔의 그녀이자,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그녀. 갈라 프레젠테이션 상영작인 <증명서>로 부산에 오는 줄리엣 비
그와 그녀의 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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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스페인영화는 현재 정치적으로 무력하고, 사회적으로 그릇되며, 지성적으로 무가치하고, 미학적으로 부재하며, 산업적으로 무능력하다.” 1955년 5월 살라망카에 모인 스페인의 영화인들은 당대 스페인영화의 전반적인 상황에 대해 이처럼 가차없는 비난을 담은 성명서를 채택했다. 후일 독일에서 발표되어 잘 알려질 오버하우젠 선언에 비교될 만한 이 ‘살라망카 담화’에서 감지되는 것은 어느 쪽이든 꽉 막혀 있는 영화적 상황에 대한 영화인들의 자성(自省)과 자문의 목소리이다. 더이상은 정치적 억압과 경제적 부담에 짓눌려버린 영화만 만들 수 없다는 각성, 여기서부터 이미 새로운 영화에 대한 요구는 표출되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스페인도 1960년대 중반쯤이 되면 당시 세계적인 흐름에 뒤지지 않고 ‘새로운 영화’(Nuevo cine espanol)를 만들어낸다. 그 흐름을 이뤄낸 많은 이들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이름이 카를로스 사우라일 것이다. 새로운 영화의 출발점에 해당하
스페인의 거장 카를로스 사우라를 만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