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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의 허진호 감독이 오는 23일부터 31일까지 개최되는 제23회 도쿄국제영화제의 국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을 맡았다.도쿄국제영화제 공식홈페이지에 따르면 영화제 국제경쟁부문에서 허진호 감독 등 4명이 심사위원을 맡았다. 심사위원장은 '크라잉 게임' '뱀파이어어와의 인터뷰'를 연출한 닐 조던 감독이다.허진호 감독은 "심사위원으로 영화를 보는 것은 정말 어렵다. 좋은 영화는 심사를 잊고 감상해 버린다. 그렇지 않은 영화는 보면서 계속 분석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영화를 보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즐겁다"는 소감을 전했다.일본에서도 지명도가 높은 허진호 감독은 2001년 제14회 도쿄국제영화제에서 '봄날은 간다'로 최우수예술공헌상을 받았다.올해 영화제에는 한국 작품으로 '아시아의 바람' 부문에서 강우석 감독의 '이끼'를 비롯해 구혜선 감독의 '요술', 제11회 전주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장편경쟁 부문의 대상을 수상
허진호 감독, 도쿄국제영화제 심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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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걸오' 유아인(24)이 6일 KBS 2TV 월화극 '성균관 스캔들'의 촬영장에서 24번째 생일을 맞았다.제작사는 "유아인이 전주에서 드라마를 촬영하던 6일 0시께 동료와 팬들로부터 깜짝 생일축하를 받았다"고 전했다.극중 '걸오'라는 별호로 불리는 문재신 역을 맡은 유아인은 이날 구용하 역의 송중기와 함께 밤 촬영을 진행하다 송중기와 스태프로부터 생일 케이크와 축하 노래를 선물받았다.제작사는 "유아인은 깜짝 생일파티에 감동했다"며 "특히 서울에서 촬영지인 전주까지 찾아온 팬들이 선물한 야식으로 모두 든든하게 힘을 얻고 다음 촬영을 이어 갔다"고 밝혔다.유아인은 "요즘 촬영 일정이 워낙 바쁘고 배우들도 스태프도 장거리 지방 로케이션으로 많이 지친 상태라 이런 이벤트가 있을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이렇게 피곤한 와중에도 신경 써주시고 챙겨주셔서 감사하다"며 "어느 해 보다 오
유아인, '성균관스캔들' 촬영장서 생일파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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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7일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Eat, Pray, Love)를 읽어보라는 권유를 받은 적이 있다. 세명의 독신 여자가 어울려 불안과 실망을 주제로 명랑쾌활하게 떠들어댄 자리였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인생의 모서리에 몰렸을 때 도움을 준 책으로 특별 언급됐다. 그러므로 이 책을 각색한 영화에 기대를 건 것은 내 잘못만은 아니다.
오늘 본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음이 동한 장면은, 이혼을 감행한 리즈(줄리아 로버츠)가 1년에 걸친 자아발견 여행 끝에 발리에서 좋아하게 된 남자가 프러포즈했을 때, “어떻게 찾은 마음의 균형인데 사랑으로 무너질까 두렵다”라고 뒷걸음질치는 대목이었다(일단 그 남자가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사실에서 비롯되는 비현실성은 논외로 하자). 우리는 자주 불행보다 불안을 더한 고통으로 느끼고, 지극한 행복보다 평온을 원한다. 인류 다수가 빈곤과 독재와 폭력에 신음하는 세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베니스, 시실리… 나만의 이탈리안 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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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 누군가 죽으면 그 배급 통장을 활용하기 위해 그를 매장하지 않고 가능한 한 사망신고를 하지 않으려고 했다. 어머니들은 약간의 빵 부스러기를 더 타기 위해 죽은 자녀들과 함께 침대에 누웠다. 봄이 올 때까지 얼어붙은 시체들이 아파트 안에 방치되었다.” 전설로 남은 첼리스트 므스티슬라브 로스트로포비치의 아내이자 볼쇼이 오페라의 프리마돈나였던 갈리나 비슈네프스카야는 2차 세계대전 당시 레닌그라드의 참상을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이라고 회고한 적 있다. “전쟁, 휴머니즘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10월6일부터 8일까지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리는 제2회 러시아·유라시아영화제에서 소개되는 6편의 영화들 또한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처한 군상의 비참함을 통해 ‘인간의 조건’을 되묻는다.
개막작 <뻐꾸기>(2002)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핀란드 국경지역에 버려진 독일군 포로와 배신자로 낙인 찍힌 소련군 대위가 맞닥뜨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원치 않는 전쟁에서 나치
얼어붙은 땅에서 벌어진 전쟁과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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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혹은 재패니메이션의 캐릭터는 이미 우리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반면, 여타 지역의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여전히 우리에게 낯설다. 하지만 디즈니나 재패니메이션 캐릭터 못지않게 인기를 누리는 캐릭터도 많다. 러시아의 ‘체브라시카’가 대표적이다. 1966년에 러시아 작가 에두아르드 우스펜스키가 탄생시킨 곰(과 유사한) 캐릭터 ‘체브라시카’는 1969년부터 단편애니메이션 시리즈로 만들어져 큰 인기를 모았고, 유럽과 일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러시아에서는 범국민적 캐릭터로 자리잡았다. 2004년부터는 러시아 올림픽 대표팀 마스코트로 사용되고 있다. <체브라시카>에는 노래하는 철학자 악어 제나, 이들을 괴롭히는 고약하지만 귀여운 할머니 샤포클리악이 등장한다. 이들 조연급 캐릭터의 인기도 체브라시카 못지않아 별도의 시리즈가 발간되기도 했다. 국내에서는 2003년에 <Cheburashka Friendship-체브라시카>라는 제목의 그림책이 발간됐으며,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이 러시아 애니가 눈에 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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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처음 만난 아핏차퐁 위라세타쿤의 영화는 <세속적 욕망>(Worldly Desire)이었다. 나는 그것을 보았다고 차마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졸았다. 정글이었고, 한 여자가 무희들과 함께 ‘나도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랑처럼 순수한 사랑을 할 수 있을까’라는 내용의 노래를 끊임없이 불렀다. 뮤직비디오를 촬영 중인 듯했다. 사랑의 도피를 하는 한쌍의 남녀 이야기가 카메라 속에 담겨 있었고, 이를 촬영하는 카메라 뒤에서 스탭들이 목소리를 낮추어 농담을 주고받았다. 노래는 반복되었고, 도피는 허무하게 좌절되었으며 밤과 낮이 번갈아서 찾아왔다. 나는 내가 졸았기 때문에 그것의 서사를 언어적으로 기술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졸음기 없이 다시 본 그 영화는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 이후에 만난 그의 영화들을 볼 때마다 나는 <세속적 욕망>을 보면서 느꼈던 아늑한 현기증을 느낀다. 그것은 언어로 개념화되는 것을 철저하게 거부하는 그의 영화가 가진 독특한 성격
[영화읽기] 환영의 예술, 영화적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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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이 지적하고 있듯, <옥희의 영화>는 홍상수의 필모그래피에서 유독 정서가 중요한 작품이다. 그것은 이 영화가 펼쳐내는 이야기의 성격 때문이었을까. 이전과 달리 느슨하게 풀어진 듯한 구조 때문이었을까. 혹시 어느덧 쉰을 넘기게 된 홍상수 감독의 나이와 관련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 각각에 대한 설명도 어느 정도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옥희의 영화>에 대한 평문이 쏟아지고 있지만 (내가 알고 있기로는) 거의 언급되지 않는 이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다. 그것은 시간이라는 변인(變因)에 대한 것이다. 말하자면 <옥희의 영화>는 시간을 바라보는 홍상수의 첫 영화다.
홍상수 영화에 죽음이 드물었던 이유
홍상수는 그동안 공간이라는 변인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여왔다. 그의 거의 모든 영화는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옮겨가는 인물이나, 옮겨갈 것을 논의하는 인물을 스케치
[영화읽기] 시간을 사는 영화 홍상수의 제3막이 열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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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다한 평자들이 이미 지적했던 바, <옥희의 영화>에서 인과의 질서를 규명하려는 시도는 부질없는 짓이다. 이 영화에는 지엽적인 세목들을 통솔하여 조리있게 이야기를 엮어가려는 서사의 움직임이 의도적으로 회피되고 있다. 서사의 일관성, 질서정연함, 통일성은 부단히 훼손될 뿐 아니라 종국에는 사라지고 만다. 4부 ‘옥희의 영화’에서 ‘나이 든 남자’와 ‘젊은 남자’라는 탈인격화된 호명법으로 불리는 두 남자는 개체성을 지닌 한 인물이라는 영화의 정통 관념마저 의문시한다. 그러므로 진구는 다 한 진구이며, 옥희는 다 한 옥희인가, 송 교수는 하나의 송 교수라고 할 것인가 따위의 물음은 <옥희의 영화>에 관한 한 그리 건설적인 질문이 못 된다. 한 이름과 한 배우에 의해 표현되는 네편의 인물이 동일인인지, 한 인물의 과거와 현재 상(像)인지, 그도 아니라면 한 인물 속에 여럿의 특성이 혼재된 합성과 분열의 상인지에 대해서도 납득할 만한 증거를 찾을 수 없다.
그들은 정
[전영객잔] 당신의 해석을 기다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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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천국>에 등장하는 ‘공주와 병사’의 예화. 연회에서 만난 공주에게 반한 무명의 병사가 계급의 벽도 잊고 구애를 한다. 그 프러포즈가 싫지 않지만 낮은 신분의 사내를 얼씨구나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공주는 한 가지 조건을 내거는데, 자신이 사는 성 앞에서 100일 동안 기다린다면 사랑을 받아들이겠노라는 미션. 18개월이나 21개월의 지난한 복무기한을 제시했다면 모를까, 100일이라는 부피는 회피보다는 시험의 용도로 보인다. 당장 접수할 수도 있는 마음을 일부러 지연시키는 이유는, 영토나 작위 대신 다른 기회비용- 가령, 진심, 성실, 한우물- 이라도 지불할 의사와 능력이 있는지를 시험해보려는 의도랄까. 연애시장에서 우위에 있는 아가씨가 고만고만한 남자에게 통고할 수 있는 “예, 세시에 만나요. 근데 저는 두 시간쯤 늦을 거예요”. 좀 못됐지만 일리가 있는 약속. 어쨌든 병사는 정말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그 성벽 아래에서 5분 대기를 시작해 하루, 열흘, 한달,
[윤성호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 그들 각자의 영화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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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새 수목미니시리즈「즐거운 나의 집」(극본 유현미, 연출 오경훈 이성준)이 출연진의 캐스팅을 모두 마치고, 지난 9월 24일(금) 첫 촬영에 들어갔다.
6일(수) 첫 공개된 김혜수-황신혜-신성우의 사진은 진서(김혜수)-상현(신성우) 부부와 그 사이에 낀 윤희(황신혜)를 중심으로 한 매혹적인 인물들의 긴장된 관계를 잘 드러내 눈길을 끈다.
「즐거운 나의 집」은 결혼 십년 차 부부의 살벌한 '장미의 전쟁'과 남편을 죽였을지도 모르는 한 여자를 통해, '즐거운 나의 집'은 처음부터 갖춰져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인생의 엔딩까지 줄곧 만들어가는 것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즐거운 나의 집」을 통해 첫 연기 호흡을 맞추게 된 대한민국 대표 미녀스타 김혜수와 황신혜는 불꽃 튀는 연기 대결을 펼칠 예정이다. 김혜수가 맡게 된 김진서는 아름다운 외모와 탁월한 머리에 따뜻한 심성을 가진 완벽한 여자. 반면, 황신혜는 치명적인 매력을 가지고 있지만 모든 것을 뺏기기만 하며 살아왔다고 생
미스터리 멜로드라마 「즐거운 나의 집」, 10월 27일 첫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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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대의 일렉트로니카 페스티벌인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에 할 말 있다. 대체 왜 주최쪽은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를 꼭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에 개최해야 하는가. 영화기자로서 부산국제영화제가 놓칠 수 없는 행사이긴 하지만, 오랜 일렉트로니카의 팬으로서 글로벌 개더링 코리아 역시 놓치고 싶지 않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와 저스티스 사이에서 가슴 찢어지는 선택을 하도록 만들지 말아달란 소리다(내년에는 글로벌 개더링과 부산영화제의 일정조정협의회라도 하나 만들어야겠다). 여하튼 지난해의 프로디지, 언더월드, 로익솝에 이어 올해 글로벌 개더링을 진두지휘할 주인공은 다프트 펑크의 직속 후예인 프랑스 일렉트로니카 듀오 저스티스(Justice)다. 저스티스의 열기를 미리 느껴보고 싶은 일렉트로니카 팬들을 위해 지난해 CD로만 발매됐던 라이브 앨범 ≪A Cross The Universe≫이 글로벌 개더링 기념 음원으로 서비스된다. <Genesis> <D.A.N.C.E.> <W
[추천음반] ≪A Cross The U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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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nd Of Joy≫
로버트 플랜트/ 유니버설뮤직 발매
이민희/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전성기와 완벽하게 작별하고 새로운 이력을 쓰기 시작한 어느 노장의 쉬어가는 페이지. 그리고 미국 출신 컨트리의 여제 앨리슨 크라우스와 작업했던 지난 걸작 ≪Raising Sand≫(2007)으로부터 이어지는 눈부신 이야기. 10대 시절 결성했던 밴드명을 쓰고 전곡을 구곡으로 싣는 일로 깊은 회고에 젖은 ≪Band Of Joy≫는 전작만큼 신선하거나 절박하지는 않다. 하지만 그만큼 느긋하고 아름다운 호흡은 여전히 살아 있다.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김종서를 ‘한국의 로버트 플랜트’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하늘 높을 줄 모르고 한없이 올라가던 고음 때문이었다. 그렇게 고음의 대명사처럼 불렸던 그는 이제 ‘높이’ 대신 ‘깊이’가 더 어울리는 보컬리스트가 되었다. 소리 한번 크게 지르지 않지만 담백하고 깊은 맛이 우러난다. 앨범 제목인 ≪Band
[hot tracks] 가을을 촉촉이 적시는 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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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1일까지/갤러리현대 본관
“우리는 입체가 되고자 하는 꿈을 갖고 평면에서 태어났다. (중략) 작가 신성희는 우리로 하여금 예술이라는 나라의 존재자가 되게 했다.” 2009년 세상을 떠난 신성희 화백은 살아생전 캔버스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녀의 작품 세계를 들여다보면 응당 캔버스에게 그런 대접을 받을 만하다. 신성희는 프랑스어로 ‘맺기, 잇기’라는 뜻을 지닌 ‘누아주’의 창시자로 이름을 알렸다. 누아주란 캔버스에 점, 선, 얼룩 등을 채색한 다음 그걸 가는 띠로 잘라 그림틀에 퀼트처럼 엮은 뒤 그 위에 다시 채색하는 기법을 뜻한다. 그저 밋밋한 평면이던 캔버스에 질감을 만들고, 숨쉴 곳을 만들어주고, 색을 불어넣은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는 캔버스에 박음질을 적용해 누아주의 기초를 확립한 신 작가의 초기작들을 만나볼 수 있다. 촘촘히 엮인 그림틀에서 캔버스를 향한 그녀의 피그말리온적 숭배가 느껴진다.
[전시] 신성희의 엮음 페인팅 <누아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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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0일까지 / 우리금융아트홀
출연 안재욱, 제이, 온유, 신성우, 정찬우, 다나 등 / 02-764-7858~9
이 뮤지컬의 부제를 ‘안재욱과 함께 즐기는 80년대 록파티’로 붙이면 더 명확할까. 미스터 빅의 <To Be with You>, 콰이어트 라이엇의 <Cum on Feel the Noiz>, 포이즌의 <Nothin’ But A Good Time>, 트위스티드 시스터의 <I Wanna Rock>, 본 조비의 <Wanted Dead Or Alive> 등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는 80년대 록음악의 성찬이다.
이 화려한 록파티의 주인공은 안재욱이다. 여기에 밴드 부활과 노바소닉, 넥스트 멤버들이 극중 밴드로 출연해 모든 곡을 연주한다. 연기자와 가수로 오랜 시간 단련된 안재욱의 무대 매너는 눈부시다. 대형 뮤지컬임에도 관객이 단 한순간도 다른 배우에게 눈돌릴 틈을 주지 않는다. 이제 안재욱을 뮤지컬
[공연] 뮤지컬 <락 오브 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