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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시안필름마켓의 화두는 ‘제2의 <똥파리>를 찾아서’쯤 될 것이다.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상영된 <똥파리>는 이후 전 세계 영화제를 돌며 수많은 상을 수상했다. 아시안필름마켓의 남동철 실장은 “<똥파리>처럼 가능성이 크지만, 규모가 작은 영화들이 영화관계자의 눈길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데 주력했다”고 말했다. 먼저 올해 처음 개설된 온라인 스크리닝은 단 4일에 불과한 마켓기간동안 최대한 많은 영화를 볼 수 있도록 만든 시스템이다. “미팅이 많은 마켓 관계자들이 마켓 스크리닝으로 볼 수 있는 영화는 몇 편이 안된다. 온라인 스크리닝은 그들이 영화제 기간뿐 아니라, 영화제가 끝난 이후에도 작품을 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국 독립영화의 해외판매를 돕는 부스도 있다. 키노아이, 시네마 달, 아뮤즈, 한국독립애니메이션협회등 마켓에 참가하지 않던 회사들이 공동으로 세일즈 오피스를 마련한 것. 남동철 실장은 “칸영화제 같은 행사에 비싼 수업료를
제2의 <똥파리>를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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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앵글은 숨겨진 부문이다. 숨겨진 보물이 많은 부문이란 소리다. 특히 재작년 와이드 앵글 부문으로부터 신드롬이 시작됐던 <워낭소리> 덕분에 한국 다큐멘터리에 대한 관심도 점점 늘어나고 있다. 홍효숙 프로그래머는 올해도 놓치지 말아야 할 다큐가 많다고 자부한다. 그녀의 추천작은 광주항쟁을 다룬 <오월愛>, 아동성폭력에 관한 <가면놀이>, 대전 콜텍 기타공장 노동자들의 투쟁을 다룬 <꿈의 공장>, 아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아이들>, 한국 동성애자들의 삶을 쫓아가는 <종로의 기적>이다. 다큐멘터리가 첨예하고 강력한 주제를 다룬다면 단편 부문의 특징은 “사회적인 이슈보다는 스토리텔링에 중점을 둔, 전체적으로 따뜻한 감성을 드러내고 캐릭터들이 부각되는 작품이 많다”는 것이다. 장편에 비해 관객의 관심이 조금 덜한 단편 부문의 기운을 북돋우기 위해 올해 관객과의 대화는 한 작품이 끝나는 사이사이 진행된다. 올해 와이드 앵
첨예한 문제 다룬 다큐들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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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선정의 제1기준은요?” 한국영화 프로그램을 담당하고 있는 이상용 프로그래머는 대뜸 ‘교감’을 꼽는다. 올해로 4년째, 프로그래머 일을 하면 할수록 선정 자체보다, 선정 과정에서의 화학작용이 결과에 긍정적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이다. “편집 과정에서 감독들과 특히 의견교환을 많이 하게 된다. 심각한 개입은 자제하지만, 이런 교류가 이젠 업무의 중요과정이 되었다.” 특히 올 상영작인 윤성호 감독의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온라인으로 상영되는 시트콤을 보고, 감독에게 선뜻 영화버전을 제안한 케이스다. “예전에는 작품 간의 편차가 심했다면, 이젠 골고루 다 수작이다. 올해는 그래서 색다른 관점을 적용해 보자 싶었다.” 바로 한국에서 영화를 만든다는 것에 대한 다양성에 주목했다고. 윤성호 감독의 케이스를 비롯, 조성규 스폰지 대표처럼 제작자가 영화를 만든 케이스, 김기덕 감독의 조감독 출신인 이상우, 노홍진 감독의 작품은 모두 이런 취지에 묶인다. “20억 규모의 영화는
새로운 영화 세대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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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영화제 개막작 <산사나무 아래>는 순수한 사랑의 가치를 절실히, 그리고 집요하게 신봉한다. 영화가 믿는 순수함은 정확해 말해 순진무구의 세계다. 남자와 여자는 징검다리를 건널 때, 차마 손을 잡지 못하고 나뭇가지를 사이에 둔다. 남녀가 같이 눕기만 해도 아기가 생기는 줄 아는 여자는 남자를 만난 지 1년이 넘도록 그를 뭐라고 불러야 할지조차 모른다. 급기야 남자는 아직 어린 여자를 위해 맹세한다. “난 평생 기다릴 수 있어.” 1970년대의 중국, 문화혁명시대의 어느 시골마을을 배경으로 삼지만, 사실상 이들의 첫사랑은 아예 다른 시공간에 놓여있다. 믿고 싶어도, 이해하기 어려운 사랑. 그럼에도 영화 속의 두 배우, 두오샤오와 저우동위는 이들의 사랑을 무결함 자체로 그려냈다.
두오샤오가 연기한 라오산은 여자를 위해 키다리 아저씨를 자처하는 남자다. 두오샤오의 훤칠한 키와 건실한 얼굴은 라오산을 매력적인 남자 이전에, 믿을 수 있는 남자로 묘사하고 있다. 그는 오로지
무결점 순수함의 눈망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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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의 한국영화를 지켜보면서(아직 공개되지 않은 영화를 포함하여) 반복적으로 떠올렸던 말은 폭력과 현실이었다. 8월에 극장가를 달궜던 <아저씨>와 <악마를 보았다> 때문만은 아니다. <이끼>가 건드리고 있는 공동체 속에 은폐된 폭력의 문제는 여러 영화에 고루 분산되어 있다. <시>는 미자라는 60대 여성이 경험하는 순수(시)와 폭력(자살) 사이의 문제를 보여준다. 새롭게 소개되는 박수영 감독의 <돌이킬 수 없는>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살필 수 있을 것이다. 경기도 부근의 한 마을을 배경으로 어린 소녀의 실종과 전과자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영화를 이끄는 긴장감의 두 축이다.
폭력이 등장하는 순간 문제가 되는 것은 ‘윤리’이다. <이끼>의 주인공 류해국의 목소리를 빌리자면 인간이 인간다울 수 있는 근거, <시>의 미자가 손자를 경찰에 넘길 수밖에 없었던 결단의 순간이야말로 윤리의 지점을 이룰 것이다. 2
고맙다, 한국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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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에 각국 정부 사절과 영화기구 대표단들이 대거 찾아온다.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러시아, 체코, 이탈리아 등 15개국 대사관과 영화진흥기구는 자국 영화를 홍보하는 파티와 리셉션을 열고, 유럽영화 국제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유러피안필름프로모션(EFP)도 부산에서 홍보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올해 부산영화제 해외 리셉션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쿠르드 리셉션’과 ‘태국영화의 밤’이다. 나라 없는 민족인 쿠르드족의 유일한 자치정부인 이라크의 쿠르디스탄 정부는 ‘쿠르드 시네마 특별전’을 위해 정부 관계자와 문화계 인사가 대거 포함된 사절단을 파견하고, 쿠르드 전통예술 공연단 역시 함께 귀국해 11일 월요일 오후 7시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공연을 갖는다. 10월10일 일요일에 열리는 ‘태국영화의 밤’에서는 타이의 우볼라타나 라자칸야 공주가 직접 부산을 방문해 리셉션을 주재할 예정이다. 각국 행사들은 행사별 초대장 소지자에 한해서 입장이 가능하나 행사장 입구까지
영화 외교의 중심지는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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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잊고 있었다. 그 남자가 얼마나 거칠고 흉폭했었는지.
1997년 <하나비>로 베니스영화제에서 그랑프리를 받을 때까지, 기타노 다케시 영화의 키워드는 폭력과 절망이었다. 감독 데뷔작인 <그 남자, 흉폭하다>(1989)로 시작하여 <3-4x10월>(1990), <소나티네>(1993), <하나비>까지,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에는 언제나 고요의 순간에 작렬하는 폭력, 죽음이 담겨 있었다. 성장영화인 <그 여름 가장 조용한 바다>(1991)와 <키즈 리턴>(1996)과 코미디 <모두 하고 있습니까>(1995)에도 허무와 절망의 냄새는 진하게 배어 있었다.
비트 다케시라는 이름으로, 한때 엔터테인먼트의 신이라 불렸던 남자. 일주일에 20여개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수많은 연예인을 휘하에 거느리며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기타노 다케시. 글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연출
폭력의 피와 뼈를 경험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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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종 영화계 사람들은 이런 말을 한다. “바닥에 퍼지고 앉아서 김동호 위원장과 소주도 마시던 남포동 시절이 그립다.” 흠. 솔직히 모두가 그 때를 그리워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어떤 사람들은 깨끗한 해운대에서 편안하게 영화제를 즐기는 걸 더 선호할 테니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시 남포동 시절의 속닥한 분위기가 그립다는 분은?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는 10월8일(금)부터 13일(수)까지 시클라우드 호텔 옆, 노보텔 건너편에 있는 미성복어불고기에서 예술포장마차가 운영된다. 밤 10시부터 새벽 2시까지 페스티벌 카페처럼 운영되는 포장마차에서는 매일 밤 김동호 위원장을 볼 수도 있단다. 남포동 시절의 향수를 간직한 분들이라면 들러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영화제를 떠나는 김동호 위원장의 웃음과 함께 소주잔을 기울이시라. 술은 전부 위원장이 쏘는거냐고? 그렇게까지 공짜 좋아하다간 머리 벗겨지십니다.
[BEHIND PIFF] 그때 그 분위기, 다시 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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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주년에 어울리는 화창하고 따뜻한 가을 날씨였다. 그래서인지 수영만으로 향하는 수많은 영화팬들의 발걸음은 유난히 가벼워보였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10월7일 부산 수영만 요트경기장 야외상영장에서 열렸다. 행사 시작 서너 시간 전부터 야외상영장 입구는 개막식을 찾은 관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본 나고야에서 온 츠야마 노부다카(45)씨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아시아 최고라는 얘기를 듣고 회사 동료와 함께 왔다”면서 “주말까지 많은 영화와 부산 바다를 즐기고 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총 5천여석의 야외상영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의 반응은 개막식의 꽃인 레드카펫을 화려하게 빛냈다. 가장 뜨거운 환호성을 얻었던 일본 배우 아오이 유우를 비롯해 <만추>로 한국영화와 인연을 맺은 탕웨이, 안성기, 전도연, 윤정희, 원빈, 김윤진, 임권택 감독, 배창호 감독 등 수많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참석했다. 무엇보다 올해로 퇴임하는 부산국제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레드카펫
이 영화제, 오직 행복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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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이모 감독의 가장 최근 직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총감독이었다. 스케일 면에서만 보자면 그의 최근작 <연인> <영웅>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이었다. 그가 규모를 떨치고 중기작을 떠올리는 <산사나무 아래>로 부산을 찾았다. 문화혁명기를 배경으로 한 젊은 연인들의 사랑이야기로, 그는 지금 현대 중국인이 잃어버린 순수함을 묻는다.
-원작이 있는 영화다. 연출의 계기는?
=2007년에 우연한 기회로 인터넷에서 소설 <산사나무의 사랑>을 봤다. 책 내용은 단순하지만, 읽는 이에게 감동을 주는 내용이었다. 영화로 만들어도 그 감동을 고스란히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더라. 원작의 스토리와 거의 같다.
-원작의 어떤 부분이 마음을 움직이던가?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이기도 하다. 다른 환경에 있는 두 사람이 서로 마음을 열고 사랑하는 과정이 마음을 움직였다. 영화 속 젊은 남녀의 계산 없는 사랑은 현대 중국사회에서 볼
7천명 카메라 테스트 끝에 주연배우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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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고해'의 가수 임재범(48)이 5월 1-2일 연세대 신촌캠퍼스 대강당에서 콘서트 '산책'을 개최한다고 소속사가 29일 말했다.1986년 시나위 보컬로 데뷔한 임재범은 록그룹 외인부대, 아시아나 등을 거쳐 1991년 솔로로 데뷔한 후 '이밤이 지나면', '사랑보다 깊은 상처', '고해', '너를 위해' 등의 히트곡으로 사랑받았다.2006년 데뷔 20주년 공연을 펼친 뒤에는 TV와 공연무대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그는 2008년 테이와 듀엣한 디지털 싱글과 올해 드라마 '추노' 주제곡으로 음악 활동을 이어갔다.소속사는 "이번 공연의 타이틀이 '산책'이듯이 공연은 관객과 편안하게 소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히트곡과 팝송 등을 새롭게 편곡해 들려줄 예정이어서 한층 깊고 부드러워진 노래를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mimi@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임재범, 5월에 콘서트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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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솔로 가수 태군이 작년에 이어 일본에서 다양한 행사를 열고 팬들과 교류했다.태군은 지난 27일 도쿄 신주쿠의 한국문화원 내 한마당홀에서 열린 첫 DVD 영상집인 'TAEGOON 1st Memory' 발매를 기념한 이벤트에서 많은 공모작 가운데 결정된 팬 클럽의 이름 'TWINKLE'을 공식 발표하면서 "한일 문화교류의 징검다리가 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어 태군은 28일에는 도쿄의 세타가야구민회관에서 열린 단독공연 'TAEGOON Spring Concert 2010-지금 여기서'에서 데뷔곡 '콜미(Call me)' 등 화려한 댄스곡과 함께 발라드곡에도 도전했다.특히 오자키 유타카(尾崎豊)의 명곡 '아이 러브 유(I Love You)'을 유창한 일본어로 선보여 팬들을 사로잡았으며,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을 추도하는 특별코너도 마련했다.gounworld@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
태군 日서 올 첫 콘서트 가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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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드래곤(본명 권지용ㆍ22)이 지난해 12월 연 단독공연 '샤인 어 라이트(Shine A Light)'가 영화관에서 상영된다.2일 지-드래곤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이하 YG)에 따르면 서울 및 수도권, 광역시에 위치한 영화관 체인 CGV에서 15일 '샤인 어 라이트'를 개봉한다.지난해 12월 5-6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샤인 어 라이트'는 이틀간 2만4천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큰 인기를 모았다.이번 상영 필름에는 당시 선정적이라고 논란이 됐던 침대 퍼포먼스 장면도 포함되는데 아직 영화 관람 등급은 결정되지 않았다.YG 관계자는 "지-드래곤 콘서트 영상은 애초부터 극장 상영과 DVD 발매를 위해 HD로 제작했다"며 "이 영상을 디지털 시네마로 가공해 전국 CGV에 네트워크로 전송한다"고 말했다.이 콘서트의 DVD는 20일 발매된다.mimi@yna.co.kr(끝)<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
지-드래곤 콘서트, CGV 영화관서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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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연합뉴스) 이태문 통신원 = 인기 보컬그룹 V.O.S가 일본에서 두 번째 단독콘서트를 열었다.지난해 일본 첫 단독콘서트에 이어 3일 도쿄의 메르파르크홀에서 열린 'V.O.S-Eternal Soul JAPAN 2nd Concert'에서 팬들의 함성과 박수 속에 등장한 V.O.S는 'With U', 'Everyday', '두 사랑' 등 연이은 발라드곡으로 콘서트를 시작했다.솔로 코너에서는 리더 박지헌이 히트곡 '보고 싶은 날엔..'을 불렀고, 이어 김경록이 호소력 넘치는 애절한 목소리로 '우리가 왜 그래요'를, 끝으로 최현준이 히라이 켄의 대표곡인 '히토미오 도지테'를 한국어와 일본어를 섞어가며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분위기를 바꿔 업템포의 '사랑할 줄은 몰랐어', '큰일이다'를 부를 때는 일제히 자리에서 일어난 팬들이 몸을 흔들며 함께 노래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준비된 곡을 모두 소화한 뒤에도 계속 이어진 팬들의 환호에 V.O.S는 두 차례나 다시 등장해 앙콜곡으로 'B
V.O.S 日 콘서트 성황리에 마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