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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레 쓰마부키 사토시가 부산에 떴다! 이상일 감독의 <악인> 주연배우로, 영화제 쪽이 제공하는 VIP 대접을 모두 마다한, 예정에 없던 쓰마부키 쪽의 결정이었다. 기존의 해맑은 이미지를 벗고 <악인>에서 살인자 역할을 맡은 터라 변신에 대한 궁금증도 컸다. 문제는 주어진 인터뷰 시간이었다. 기자들과의 만남에 그가 내 준 시간은 달랑 30분이었다. 그것도 이상일 감독과 여배우 후카쓰 에리까지 동석한 상태였다. 주어진 시간 안에 사진촬영도, 통역을 거친 인터뷰도 모두 치러야 했다. 회견 내내 시종 해맑은 표정의 쓰마부키와 달리, 질문할 시간조차 확보하지 못해 발 동동 구르는 기자들을 한번 상상해보라. 간단한 인사말만 들었던 인터뷰라 해도 크게 틀린 말은 아니었다. 쓰마부키 일행의 퇴장과 함께, 아니나 다를까 기자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화장실이 급해서…’였던 건 아닐 테고. 그런데 기사는 기사고 쓰마부키는 쓰마부키였다. 회견장 한편에서 “그런데 쓰마
[BEHIND PIFF] 그 미소 더 보고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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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주의에 머무르지 않는 고전주의적인 화법.’ <우먼>에 출연한 배우 월렘 데포는 감독 지아다 콜라그란데가 ‘젊은 감독답지 않은 진지함’을 가졌다고 평가한다. 우연히 만난 소설가 막스(월렘 데포)와 사랑에 빠진 여인 줄리. <우먼>은 줄리가 막스를 따라 이탈리아로 가서 살면서 겪는 모호한 현실이다. 멜로로 말문을 열지만, 영화는 탱고댄서였던 막스의 죽은 부인의 기억이 따라붙으면서 걷잡을 수 없는 미궁 속으로 빠져든다. 지아다 감독은 이 어둠의 심연을 스릴러라는 장르 안에 집요하게 녹여낸다. “어느 날 갑자기 이야기가 떠올랐다. 마치 자고 일어났을 때 희미하게 기억나는 꿈같은 느낌이다.” 낯선 곳에서 줄리가 겪는 미스터리한 현실을 통해 지아다 감독은 여성의 양면성, 그리고 두려움에서 광란으로 이어지는 감정의 파장을 표현하고 싶었다. 사랑으로 인해 촉발되는 이런 감정의 파장은, 이미 8년 전 연출했던 전작 <내 마음을 열어봐>에서부터 그녀가 꾸준히 탐구
배우 칭찬? 남편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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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부산영화제 한정 기념품을 구입하지 않은 관객이라면 오늘부터는 기념품 판매대로 달려야 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 기념품 상점이 관객들로부터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제쪽에 따르면 집계 전이라 정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렵지만 다양한 아이템들이 예년과 마찬가지로 골고루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가장 관객들에게 좋은 호응을 받은 기념품은 후드 티셔츠, 라이터, 영화제 버튼, 머그컵, 양말 등이다. 라이터와 영화제 버튼, 머그컵, 양말은 11일 저녁에 판매 완료됐고, 영화제 기념 양말은 4천 켤레가 나흘 만에 완전히 매진됐다. 기념품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김영진 스탭은 “금요일에 비가 와서 판매가 주춤했으나 주말에 영화제 방문자 수가 급증하면서 대부분의 기념품 매출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참고로, 아직까지 남아있는 기념품 중에서는 후드 티셔츠가 인기다.
지금 바로 질러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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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영화다. 액션, 코미디, 스릴러, 우화가 엮이는 이 영화는 신비로운 검을 손에 쥔 세 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다양한 장르만큼이나, 영화의 국적도 한곳이 아니다. 중국의 우얼샨 감독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고, 일본의 안도 마사노부가 세 남자 중 한 명인 요리사를 연기하며 <본 아이덴티티>를 연출한 덕 라이먼 감독이 프로듀서로 참여했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의 오픈시네마 상영에 맞춰 이 세 사람이 부산을 찾았다. 각각 국적이 다른 만큼 그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통역도 세 명이 필요했다.
-<푸주한, 요리사, 그리고 검객>은 원작소설이 있다고 하더라.
=우얼샨/ 중국의 어느 문학잡지에 실린 소설이었는데, 이야기의 구조가 재밌었다.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보면 70% 정도가 다르다. 원작도 세 남자의 에피소드가 연결되는데, 영화에서는 그중 안도 마사노부가 연기한 요리사의
글로벌 프로젝트로 도원결의한 세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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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장소로 들어온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손에는 카메라가 있었다. “자신의 방에 무려 약 600개의 카메라를 소장”할 정도로 카메라 마니아인 그는 부산영화제 기간 동안 “남포동, 해운대 등 부산의 여러 풍경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았다”고 한다. <사냥>(1965) <카르멘>(1983) <보르도의 고야>(1999)등, 총 40여편의 영화를 통해 프랑코 독재 정권을 비판하고, 예술에 애정을 바쳐온 스페인의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처음으로 부산을 찾았다. 마스터클래스가 끝나고 마련된 관객과의 대화와 라운드테이블로 진행된 약 1시간 동안의 인터뷰를 요약했다.
-건강이 좋아 보인다. 비결이 뭔가.
=딱히 비결이라 할 만한 게 없다. 그저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삶의 힘이다. 글쓰기, 사진 작업, 음악을 즐기느라 지루할 틈이 없다.
-<부랑자들>(1961) <사냥>(1965) <까마귀 기르기>(1976)등, 초기작들은 이탈
“자유를 위해 목숨 걸고 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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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하면서 영향을 받았던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10월10일 오전11시 그랜드호텔에서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의 마스터클래스가 한창호 영화평론가의 진행으로 열렸다.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은 데뷔작인 <부랑자들>(1961)을 비롯해 <사냥>(1965) <까마귀 기르기>(1976)등, 총40여 편의 작품을 만든 스페인 대표 영화감독으로, 프랑코 독재 치하 때 스페인의 현실을 비판하는 영화를 많이 찍은 것으로 유명하다. 처음으로 부산을 방문한 그는 젊은 참석자들을 의식해서인지 “개인적인 이야기보다 영화를 하고 있는 어린 친구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를 하고 싶다”는 말로 마스터클래스를 열었다.
내 영화인생에 영향을 끼친 것은 음악, 춤, 사진, 미술, 문학 등, 여러 예술 매체였다. 어릴 때부터 음악을 좋아했다. 어머니가 아마추어 피아니스트였다. 항상 집에서 피아노를 치셨다. 덕분에 태어나자마자 음악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스페인 내전의 풍경을 원동력 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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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시상이 확대됐다. ‘한국영화의 오늘-비전’은 지난 2008년부터 관객심사단이 선정한 작품에게만 관객상을 수상했지만, 올해부터는 기존의 관객상과 함께 한국영화감독조합의 후원으로 감독상과 남,여 우수연기상을 시상할 예정이다. 시상식은 오는 14일 오후6시 QOOK TV 라운지에서 열리는 ‘아주담담’ 행사와 함께 열린다. 감독상은 임권택 감독과 김학인 한국방송예술진흥원 이사장이 공동으로 시상하며, 남자연기상은 배우 강수연, 여자연기상은 배우 안성기가 시상자로 나선다.
13일 상영작을 예매한 관객은 참조하자. 오전11시 <젊은 날의 초상>과 오후10시 <청춘>의 상영 후 예정됐던 관객과의 대화가 취소됐다.
부산국제필름커미션·영화산업박람회(BIFCOM)가 11일 오후4시,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All That 3D’를 화두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9개국 49개 팀의 전시부스가 참여했으며, 무안경 3D 모니터(아데아디엔에스)와
[단신] ‘한국영화의 오늘-비전’ 섹션 시상 확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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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일기>는 어떻게 봤나?” 홍콩을 대표하는 영화평론가답게 프레디 웡 감독은 인터뷰 장소에 들어오자마자 영화를 본 기자의 생각을 물었다. “그 얘기를 하기 위해 (인터뷰를) 요청했다”고 대답하긴 했지만, 앞으로 꺼낼 질문을 평가받을지도 모른다는 부담감이 엄습했다. <주당일기>는 1960년대 홍콩의 한 일간지에서 연재되던 소설이 원작으로, 글쓰기, 술, 여자 밖에 모르는 소설가 ‘라우’의 한량 같은 삶을 그린 이야기다.
-홍콩에서 영화평론가로 활동한다고 들었다.
=20년 가까이 영화전문지 <시티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일간지, 문예지 등, 여러 언론매체에서 영화비평을 써왔다. 예전에는 영화전문지가 많았는데 지금은 거의 다 폐간됐다. 최근 새로 창간된 영화전문지 <홍콩시네마>에서 활동한다.
-영화는 어떻게 시작했나.
=홍콩 시네필 1세대다. 프랑스에 유학 가서 영화제작을 전공했다. 공부를 마치고 홍콩으로 돌아와 ‘피닉스 씨네클럽’이라는
그 시절 아름다운 그곳,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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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Rolling Home with a Bull
임순례/한국/2010년/106분/갈라프레젠테이션
지방대학을 졸업한 후 시인이 되고 싶었던 선호는 지금 고향에서 쇠똥을 치우고 있다. 완고한 아버지는 불평 많은 아들이 못마땅하고, 어머니는 장가 못 간 아들에게 이웃집 베트남 며느리의 출산소식을 전하며 한숨을 쉰다. 스트레스가 극에 달한 선호는 홧김에 소를 팔러 나선다. 여행길에 지친 소를 달래느라 진땀을 빼던 선호는 한 여자의 전화를 받는다. 한때 사랑했지만, 자신의 친구와 결혼한 그녀는 남편의 죽음을 알린다. 소, 미망인이 된 과거의 그녀, 남자의 여행은 이때부터 시작이다.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은 김도연 작가의 동명소설이 원작인 영화다. 소와 사람의 우정이 쌓이는 로드무비이자 소를 통해 깨달음을 얻는 남자의 성장영화이고 또한 뜻하지 않았던 로맨스가 벌어지는 멜로영화이기도 하다. 임순례 감독의 전작과 달리 <소와 함께 여행하
소는 지친 인간을 위한 삶의 가이드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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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비트> Heartbeats
자비에 돌란/캐나다/2010년/102분/월드 시네마
누구든 곧장 노예로 만들어버릴 수 있는 폭탄, <하트비트>는 이유도 논리적 설명도 불가능한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이다. 프란시스와 마리는 파티에서 다비드상과 똑 닮은 니콜라를 만나 한눈에 반한다. 맘에 드는 이성을 만나 둘의 우정은 위태로워진다. 프란시스와 마리는 니콜라에 대한 관심이 없는 척하면서, 실은 니콜라에게 잘 보이기 위한 각자의 방법을 동원한다. 약속을 앞두고 한껏 치장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니콜라가 맘에 들어하는 일이라면 빠지지 않고 하려 든다.
영화는 프란시스와 마리의 신경전을 통해 짝사랑에 눈먼 이들의 심리를 포착한다. 중요한 건 니콜라가 과연 누구를 선택하느냐가 아니다. 바로 그를 흠모하는 프란시스와 마리, 혹은 이 세상 모든 짝사랑하는 이들의 마음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와 마리 외에도 구체적인 자신의 경험담을 토로하는 남녀의 인터뷰 영상을
짝사랑에 관한 기발하고 재치있는 소품 <하트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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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지진> Aftershock
펑샤오강/중국/2010년/128분/아시아영화의 창
<집결호>와 <야연>을 연출한 펑샤오강의 재난영화다. 지진으로 남편을 잃은 여자는 ‘소피의 선택’까지 강요받는다. 아들과 딸이 동시에 매몰됐고, 한 아이를 구하려면 다른 아이는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자는 아들을 선택한다. 하지만 딸은 살아남았다. 이야기의 대부분은 엄마를 찾지 않는 딸과 딸을 그리워하는 엄마의 인생유전이다. 딸은 해방군 부부에게 입양되어 행복한 삶을 살지만, 엄마에게 버림받은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다. 엄마 또한 딸을 배신했다는 죄책감을 벗지 못한 채 일부러 외로운 삶을 버틴다.
<대지진>이 묘사하는 1976년의 당산대지진은 가족의 파괴와 이별을 초래한다. 펑샤오강은 대중영화의 장인답게 이들의 인생을 완성도 높은 가족드라마로 그려내고 있다. 눈물과 감동이 주된 정서지만, <대지진>이 가족의 회복만을 주제로 삼는 건 아니다
펑샤오강이 만든 중국의 트라우마 연작 <대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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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서> Certified Copy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 이란, 프랑스, 이탈리아/ 2010년 / 106분 / 갈라 프레젠테이션
영국인 작가 밀러는 책 홍보차 방문한 이탈리아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프랑스 여인과 만난다. 즉흥적으로 토스카나 교외 여행을 떠난 두 남녀는 그때부터 복제 미술품에 관해 열띤 논쟁을 펼친다. ‘진짜’와 ‘고유성’이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하던 그들은 어느 순간 15년을 함께 산 부부의 역할놀이를 시작한다.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영어 등 3개 언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대화의 물꼬를 트는 그들을 사람들은 진짜 부부로 착각하고, 결국 그들의 토론 주제였던 진짜의 문제와 연결된다.
최근 디지털 작업에 골몰했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란 밖에서 만든 첫 장편영화. 예술품에 대한 진위여부를 시작으로, 결국 인간의 감정의 진실도가 측정가능한지 묻는다. 사건이 아닌 오로지 대화로 전개되지만, 꼬리에 꼬리를 잡는 두 남녀의 대화는 지루함 대신 긴장
압바스 키아로스타미가 이란 밖에서 만든 첫 장편영화 <증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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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감독의 수난> The Passion
카를로 마자쿠라티/ 이탈리아/ 2010년/ 106분/ 오픈 시네마
이탈리아 코미디의 특징. 배경은 대개 시골이다(세련된 코미디는 토스카나 즈음이 배경이고, 좀더 왁자지껄한 코미디는 언제나 남부가 배경이다). 주인공은 뭔가 넋이 나간 듯한 남자다(베니니든 모레티든 못생겼든 잘생겼든 간에 말이다). 사람들은 호들갑스럽다(이탈리아 사람들은 원래 그렇다. 그 나라 총리를 한번 보라). <어느 감독의 수난>도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이탈리아 상업코미디의 표본이다. 5년째 영화를 못 찍은 중년 감독 지아니는 드디어 TV 여배우의 영화 데뷔작을 찍을 기회를 얻게 된다. 그런데 토스카나에 있는 별장의 물이 새면서 16세기 프레스코화가 훼손된다. 시장과 지역 경찰은 문화재청에 신고하지 않을 테니 대신 일주일 뒤 공연할 연극 <그리스도의 고난>의 연출을 해달라고 강요한다. 이제 그는 어중이떠중이 마을 주민들로 구성된
전형적인 이탈리아 상업코미디의 표본 <어느 감독의 수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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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를 좋아하는 나에게 아시안필름마켓은 꼭 필요한 곳이다.” 대만의 수입배급사인 캐치플레이의 웨인 창은 국내영화관계자들 사이에서 한국영화를 가장 많이 구입한 대만의 바이어로 알려져 있다. 캐치플레이는 올해에도 <굿모닝 프레지던트>와 <마더>등을 개봉시켰고, <하녀>와 <악마를 보았다> <이끼> 등의 영화를 대만에 소개할 예정이다. “창의력과 색다른 재미, 좋은 스토리텔링 등 한국영화는 대만영화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한류의 기준으로 영화를 선택하는 대신 영화적인 가치를 먼저 평가한다는 점이 캐치플레이의 구매 특징이자 원칙이다. 다만, 대만 내에서 한국영화의 입지가 좁다는 사실은 그로서도 걱정이 되는 부분이다. 이제까지 대만에 소개된 한국영화의 대부분이 DVD나 TV를 통해 소개된 탓이다. “대만 사람들은 한국영화를 굳이 극장에서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은 돈을 잃더라도, 대중의 믿음을 얻어낸다면 한
타이페이에도 원빈 돌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