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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투의 인기가 시들해진 요즘, TV에선 권투경기 한번 보는 것이 가뭄에 콩 나듯 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게임의 세계에선 가슴 뜨거운 남자들의 대화가 현재 진행형이다. 사용자의 게임패드를 뜨겁게 달구었던 <파이트나이트 라운드2>의 후속작, <파이트나이트 챔피온>이 등장했다.
잘나가던 권투선수 안드레 비숍이 누명을 쓰고 교도소에 들어간 것이 시작이다. 교도소에서의 피튀기는 잔혹한 맨손 격투, 교도소에서 살아남아 출소 뒤 아마추어 경기부터 챔피언에 이르기까지 <파이트나이트 챔피온>은 언디스퓨티드를 시작으로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거쳐 <록키>로 마감하는 인생역전 피눈물나는 권투 스토리다.
이미 전작에서 명성을 떨쳤던 사실적인 그래픽은 더욱 디테일하고 좀더 쉬운 조작감으로 해서 게임 플레이는 쉬워졌다. 다만 난이도는 조금 보강된 편. 전작까지 없었던 스토리 모드는 단순한 권투 게임을 성장형 시뮬레이션 게임의 경지까지 올려놨다.
[디지털] 알리, 타이슨 한판 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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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패드는 좋은 제품이다. 하드웨어의 완성도나 경쟁기종이 따라오지 못하는 OS의 우수성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이런 아이패드도 문제는 있었다. 한손으로 들고 사용해야 하는 사용성을 갖추었지만 무겁다는 것. 멀티태스킹이나 아이튠즈의 구속성과 같은 원론적인 문제도 있지만 핵심은 항상 무게였다. 아이패드는 좋은 제품이지만 아이패드만으로 채워질 수 없는 것이 있었다. 사실 아이패드2가 등장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스티브 잡스에 대한 뉴스는 ‘이제 애플의 재기넘치는 제품은 나오지 않는 건가?’ 이런 체념의 와중에 스티브 잡스가 모습을 드러냈다. 수척했고 병색이 완연했다. 그래도 그의 청바지와 스웨터, 자신감 넘치는 키노트는 그대로였다. 아이패드2의 등장이었다.
아이패드2는 딱 ‘2’의 공식에 들어맞는 제품은 아니다. 외형의 분위기는 아이패드 그대로. 일단 스펙을 보자. CPU는 (당연히) A5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도입했다. 듀얼코어의 사용으로 멀티태스킹, 1080p의
[디지털] 아이폰4보다 얇고 아이패드보다 가볍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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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스 앤 더 시티>의 첫 번째 극장판에서 가장 재미있던 순간 중 하나는 (물론 이 영화에 진짜 재미있는 순간이란 게 있기나 한가는 둘째치고) 사만사가 ‘80년대 히트곡’ CD를 들고 와 캐리의 아파트에서 틀어젖히는 장면이었다. 얼굴에 주름이 자글자글한 네 아줌마들의 레트로 음악 취향에 눈물을 흘리며 ‘내 청춘도 돌려다오’ 동의한 분들이 계신다면, ≪리멤버(REMEMBER) 1980~2010≫은 당신을 위한 컴필레이션이다. 유니버설뮤직이 보유한 팝 히트곡을 연도별로 모은 이 시리즈는 모두 10개의 CD에 담긴 80년대 컴필레이션을 시작으로, 90년대는 3월10일, 2000년대는 5월 중 발매된다. 2000년대를 벌써 회고해야 할지는 잘 모르겠다만 80년대와 90년대는 근사하다. 90년대 시리즈의 진수는 역시 그런지다. 사운드 가든의 >Black Hole Sun> 과 위저의 >Buddy Holly> 를 거쳐, 카운팅 크로즈의 >Breakin’ A
[추천음반] ≪리멤버(REMEMBER) 1980~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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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웹진 ‘보다’ 편집장 ★★★
이 앨범이 ≪Kid A≫를 대신해 2000년에 발표됐다면 더 많은 얘기가 됐겠지만 이미 11년이 지나버렸다. ≪Kid A≫ 이후 11년 동안 라디오헤드(와 톰 요크)는 몇장의 앨범을 더 냈고, 그래서 이 앨범은 더이상 특별하게 들리지 않는다. 톰 요크의 솔로 2집처럼 들리는 이 앨범에 특별히 더 할 얘기가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무난한, 그리고 새롭지 않은 소품 모음집.
최민우 음악웹진 [weiv] 편집장 ★★★
급작스럽게 발매된 이 신보는 ≪Amnesiac≫ 이후 밴드의 작업을 톰 요크의 솔로 프로젝트였던 ≪The Eraser≫처럼 소화한 음반 같다. ‘밴드’ 음악이라기보다는 최면적인 루프와 앰비언트 사운드를 내세운 전자음악에 더 가깝다. 인상적인 순간들이 있지만 이것이 우리가 ‘라디오헤드’에게서 원했던 음악인지는 의문의 여지가 있고, 긴장감도 떨어진다.
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아케이드 파이어와 카니예는 사운드의 층을 두
[hot tracks] 라디오헤드의 그림자가 만든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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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9일까지 /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 출연 브래드 리틀, 김준수, 정상윤, 윤공주, 전동석, 이해리, 홍륜희, 김태훈 등 / 02-501-7888
가수 조성모의 <아시나요> 뮤직비디오에 나오는 7초간의 장면. 한국 병사와 베트남 소녀의 애절한 눈빛에서 뮤지컬 <천국의 눈물>은 탄생했다. 3년여의 제작기간과 150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브로드웨이 무대를 겨냥한 대작이다.
작품의 중심은 프랭크 와일드 혼의 파워풀한 음악. 1부 마지막, 하얀 안개가 나선형으로 소용돌이치는 블랙홀 속으로 준을 포함한 병사들이 빨려들어간다. “들리나요 사랑하는 내 마음, 아주 멀리 있다 해도 그대 곁에 있다는 것을 믿어요.” 사랑하는 여인 린을 남겨두고 전쟁터로 떠나는 준의 사랑의 맹세 <들리나요>(Can you hear me?) 노래장면. <지킬앤하이드>의 <지금 이 순간>에 이은 또 하나의 히트 넘버가 탄생했다. 이 장면은 뮤지컬 <
[공연] <천국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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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문학전집이 출판사별로 새로이 간행된 덕분에 기억 속에 잠자고 있던 좋은 책을 다시 읽게 되곤 한다. 이번주에는 그렇게 읽은 책이 <아Q정전>이었다. <아Q정전>은 알려진 바대로 아Q와 그가 살아가는 사회(신해혁명 전후의 중국)를 그린 소설인데, 다시 읽고 보니 예전에는 단순한 기인 열전 정도로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즈음 어딘가에 <폭풍의 언덕>과 <백치> <키다리 아저씨> <올훼스의 창>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죄와 벌>과 함께 범벅이 되어 있던 <아Q정전>은 어딘가 ‘어둠의 광시곡’ 같은 분위기의 사운드트랙을 등에 업고 펄 벅 여사의 대륙풍 서사와 비슷하지만 좀더 궁상맞은 분위기의 무엇이었는데, 다시 읽고 보니 완전히 다른 소설이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아Q라는 이가 주인공인데 사실 아Q의 정확한 이름이 무엇인지는 ‘정전’(正傳)을 기록하겠다고 나선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이 남자를 다시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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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요즘 SF 작가들은 스페이스 오페라를 두려워하는 걸까? 조지 루카스가 이 장르를 서부극처럼 만들어버린 게 마뜩잖아서? 프랭크 허버트의 <듄>을 능가하는 스페이스 오페라를 창조할 능력이 없어서? 그런데 만약 SF의 하위장르인 스페이스 오페라를 ‘하드SF’(과학적 사실이나 법칙을 과학적으로 그럴듯하게 풀어내는 장르)와 아름답고 견고하게 결합한다면? 세상에 그런 연금술이 어딨냐고 묻는다면, 버너 빈지의 <심연 위의 불길1>을 내밀리라.
<심연 위의 불길1>은 지구가 존재했다는 기억조차 거의 사라져버린 먼 미래가 배경이다. 은하계로 진출해 다른 외계 문명과 정쟁을 벌이던 인류는 적색왜성의 주변을 떠도는 행성에서 고대의 종족이 남긴 유적을 발견한다. 그런데 발굴 과정에서 몇 십억년 동안 지하에 묻혀 있던 사악한 정신 ‘신선’이 각성한다. 이 초월적인 정신적 존재는 인근 행성을 모조리 파괴하고, 겨우 탈출한 인류 탐험대의 우주선 한척이 2만광년 떨어진 원
[도서] 기막히게 창조된 이 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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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희 감독의 비전은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형태의 동화다. 그의 이름을 각인시킨 중편 <남매의 집>(2009)에서 돌아오지 않는 아빠를 기다리던 어린 남매는 “물 한잔만 마시고 갈게요”라는 남자의 꾀임에 속아 문을 열었다가 최악의 상황에 처한다. 괴한은 ‘햇님 달님’ 전설에서처럼 엄마 옷을 입고 문 안쪽으로 털이 부숭부숭한 손을 내미는 호랑이 같은 존재다. 자기 몸 하나 지킬 수 없는 약한 존재들은 무지하기 때문에 혹은 알더라도 속아넘어가며 절대 오지 않을 구원의 손길만을 기다린다. 지난 7년간 공석이었던 미쟝센영화제 대상을 수상했고 전주국제영화제와 서울독립영화제, 칸국제영화제, 두바이국제영화제 등을 차례로 휩쓸었던 <남매의 집> 이후, 조성희 감독은 장편 데뷔작 <짐승의 끝>으로 돌아왔다.
만삭의 순영(이민지)은 아이를 낳기 위해 고향으로 가는 길이다. 허허벌판에서 야구모자를 쓴 남자(박해일)가 택시를 세우고 합승한다. 남자는 어딘지 이상
21세기 한국영화계의 등장한 놀라운 상상력을 보여주다. <짐승의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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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년 동안 가장 용감한 데뷔작을 만들어온 집단이 있다. 한국영화아카데미의 ‘장편제작연구과정’이 그 주인공이다. 지난해 2기 작품들(<나는 곤경에 처했다!> <너와 나의 21세기> <여자 없는 세상> <로망은 없다>)을 돌이켜보면 사적인 시공간을 통해 이른바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동세대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거칠게 말해 1인칭 시점의 경향이 두드러졌다. 올해 작품들은 가장 첨예한 사회적 이슈들을 날카롭게 응시하는 3인칭 시점에 가깝다. 게다가 공통적으로 이 작품들에는 ‘해피엔딩’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감독들의 시선이 절망과 모호한 비극에 이끌릴 수밖에 없다는 건 그만큼 슬픈 현실이기도 하다.
박수민 감독의 <간증>은 맹목적인 도그마를 다룬다. 전직 고문기술자 박덕준(권혁풍)은 신앙을 가져보려 애쓰지만 고통스런 과거는 그에게 기도조차 허락지 않는다. 유일한 말벗 이 권사(이화
한국사회를 바라보는 젊은 감독들의 시선 <간증, 집, 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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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방송국 PD 베키 풀러(레이첼 맥애덤스)는 어렵게 메이저 방송국 IBS에 취직한다. 동시간대 시청률 최저의 모닝쇼 <데이 브레이크>에 투입된 베키는 의욕을 상실한 스탭들을 추스르며 맹렬하게 일을 추진한다. 베키 자신의 우상이자 에미상 16번 수상의 전설적 앵커 마이크 포메로이(해리슨 포드)를 가까스로 영입하며 기뻐한 것도 잠시. 애리조나 미인대회 출신 수다쟁이 앵커 콜린 팩(다이앤 키튼)은 마이크와 기싸움을 벌이고,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데이 브레이크> 앵커 자리에 앉은 마이크는 프로그램에 도움이 되는 그 어떤 일도 할 생각이 없다.
<굿모닝 에브리원>의 전체 틀거리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방송국 버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다. 젊고 패기만만하지만 다소 어수룩한 신입사원이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악마 상사를 상대하고 일과 사랑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법을 배워나가며 사회인으로 성숙하는 과정이다. 하지만 <악마는 프라다를
예능 프로 버전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굿모닝 에브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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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장 6500km다. <웨이 백>은 1940년 역사상 최악의 시베리아 강제노동수용소라 불리는 ‘캠프 105’를 걸어서 탈출한 7명의 수감자들의 실화를 그린다. 오로지 자유를 얻기 위해 이들은 시베리아의 수용소에서 바이칼 호수와 몽골의 고비사막을 거쳐, 인도에 이르는 긴 여정을 감행한다. 영하 40도를 넘나드는 추위, 목이 타들어가는 사막의 폭염, 배고픔 등 그들의 여정은 순탄치 않다. 당연히 생명의 위협이 따르겠지만 영화 속 도망자 중 한명인 야누스(짐 스터지스)는 단호하게 말한다. “그래도 그들은 자유인으로 죽을 것이다!’라고. 바로 <웨이 백>의 믿기지 않는 여정이 출발하는 지점이다.
영화는 1956년 발행된 슬라보미르 라비치의 베스트셀러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다. 고문을 참지 못한 아내의 밀고로 정치범으로 수감된 야누스는 고된 노동과 배고픔, 추위로 죽어나가는 수용소의 현실에 경악한다. 자유를 위해 그는 미국인 스미스(에드 해리스), 러시아 폭력배 발카(
거대하고 압도적인 풍광의 6500km. <웨이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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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12일, 외계인 군대가 LA를 습격한다. 도시에 주둔하던 미국 해병들은 재빨리 전쟁 준비에 돌입하지만 실전 경험이 턱없이 부족한 그들은 민간인 구출 임무를 수행하기 이전에 자기 한몸 챙기기도 버겁다. 전역을 앞두고 군대에 소집된 해병대 상사 마이클(아론 에크하트)은 이라크전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소속된 오합지졸 부대를 지켜내기 위해 애쓴다. 여기에 전멸한 부대에서 홀로 살아남은 공군 상사 엘레나(미셸 로드리게즈)와 마이클의 부대가 구조한 수의사 미셸(브리지트 모나한) 일행이 합류한다. <월드 인베이젼>의 관심은 외계인 우주선의 위용이나 외계인의 소름끼치는 겉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지 않다. 그보다 영화는 갑자기 전쟁의 한복판에 던져진 인간이 어떠한 선택을 해나가는지에 관심이 있는 듯하다. 마이클의 부대원들은 농을 주고받으며 훈련나가는 기분으로 전쟁에 임했다가 쑥대밭이 된 LA 도심을 보고 하얗게 얼어붙는다. 근처의 다른 부대원들이 전멸한 상황에서 생존을 위해
쑥대밭이 된 LA도심을 담은 조너선 리브스먼 <월드 인베이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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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천보 인민학교 4학년인 종수(김환영)는 ‘겉보기가 안 좋다’는 교장 선생의 생트집 때문에 손꼽아 기다렸던 평양 견학을 하지 못한다. 종수는 혼자서라도 평양에 가겠다고 트럭을 잡아세우는 등 고집을 부리지만 어른들에게 쥐어박히기만 한다. 평양 가는 길을 찾으러 산과 들로 쏘다니던 종수는 우연히 서울에서 날려 보낸 선물꾸러미를 발견한다. 로봇장난감과 빨간 산타 옷을 손에 넣은 외톨이 종수는 친구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는다.
<량강도 아이들>은 하늘에서 뚝 떨어진 선물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소동극이다. 종수와 그의 친구들에게 로봇 장난감과 빨간 산타 옷은 금은보화를 쏟아내는 도깨비방망이나 다름없다. 로봇 장난감 덕분에 종수는 병상에서 죽어가는 동생에게 ‘닭알지짐’을 매일 가져다줄 수 있다. 큰 병원으로 이송되어 치료를 받아야 하는 동생을 위해 종수와 친구들은 빨간 산타 옷을 입고 위문공연을 하고 자동차 기름을 얻기도 한다. 한편, 군 보위부장의 아들로 부족함 없이 사는 도식(신민규
하늘에서 뚝 떨어진 로봇 장난감 <량강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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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급 공무원인 필용(박중훈)은 ‘전망있는’ 한지과에 배치된다. 시장이 지대한 관심을 쏟고 있는 100억원 예산의 <조선왕조실록> 복본 사업을 맡게 되면서 그는 승진 기회를 잡았다고 생각하지만 기대만큼 일이 순탄하지는 않다.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예산은 고작해야 2억5천만원. 전통적인 외발뜨기 방식의 복본 사업인지라 한지업자들의 반응 또한 냉랭하다. 게다가 한지 제작 과정을 찍고 싶어 하는 다큐멘터리 감독 지원(강수연)의 촬영 섭외 일까지 맡게 되면서 필용의 짜증은 점점 늘어간다. 한편 뇌경색으로 쓰러져 거동이 불편한 필용의 아내 효경(예지원)은 필용과 지원과의 관계를 의심한다.
“명품 좋아하시네. 이젠 (명품) 못 만들어." 오랫동안 옛 방식으로 한지를 만들어온 덕순은 공무원들 앞에서 세상이 오염됐고 사람이 오염됐는데 세상을 뛰어넘는 명품을 만들 수 있겠느냐고 따져묻는다. 이는 임권택 감독의 오랜 화두이자, 그의 101번째 영화 <달빛 길어올리기>에서도 계속
"명품 좋아하시네.이젠 (명품) 못 만들어." <달빛 길어올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