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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앙리전: 참을 수 없는 화려함>
일정: 11월13일까지
장소: 예술의전당 V-갤러리
문의: 02-723-6577
자연을 가까이서 경험한 사람이 자연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일까? 다소 억지스러운 질문이지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수백 가지 사례를 알고 있다. 워즈워스, 셸리, 키츠…. 리스트를 읊는 건 영국 낭만주의 시인에서 그치자. 도심에서 오래 살아본 사람이 소음의 정체를 구분짓고 겹겹이 늘어선 작은 간판의 글씨를 읽는 데 유리하듯, 바람의 부피와 꽃의 향기, 이름 모를 풀들의 감촉을 표현하는 감각은 자연과 직접 살을 맞대고 살아온 사람이 더 활성화되었으리라 짐작한다.
꽃을 주요 테마로 작업해온 프랑스 구상회화의 거장 미셸 앙리 또한 프랑스 랑그르에서 태어나 인근 농촌에서 유년 시절을 보냈다. 틈틈이 손자에게 “생명을 보고, 느끼며, 들판의 나뭇가지와 꽃이 바람에 바스락거리는 소리를 듣는 법”을 가르쳐준 할아버지 덕에 미셸 앙리는 자연을 해석하는
[전시] 색채의 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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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 만화] <인 타임> 남기남은 박물관 알바 중
[정훈이 만화] <인 타임> 남기남은 박물관 알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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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페임'은 에너지가 넘치는 춤과, 다양한 장르의 음악, 젊은이들의 희망과 꿈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으로 오는 11월 25일부터 2012년 1월 29일까지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에서 공연된다.
[티파니] "매일 12시간 연습, 소녀시대보다 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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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반칙인데.
기리노 나쓰오의 책을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손톱을 물어뜯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게 된다. 한국에서는 <아웃>으로 유명하고 <아임 소리 마마>로 잘 팔린 작가 기리노 나쓰오의 ‘무라노 미로’ 시리즈를 읽으면 매번 그렇게 되어버린다. 시리즈의 순서와 무관하게 <다크>가 가장 먼저 나왔고 가장 최근에는 프리퀄인 <로즈 가든>이 출간되었는데, 순서를 맞춰 읽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장 마음이 가는 제목의 책을 먼저 읽어보라, 아마 (뻥 좀 보태)약쟁이가 주사기를 찾듯 시리즈의 다른 책으로 손을 뻗게 될 것이다. 나부터가 그랬고. ‘무라노 미로’ 시리즈의 프리퀄인 <로즈 가든>의 표제작은 미로의 소녀 시절을 그린다. 미로와 후일 자살한 전남편 히로오가 처음 만나 섹스하고 결혼을 결심하기까지의 과정이, 히로오의 관점에서 회상을 통해 되살아난다. 교복, 약간 지저분한 양말, 유일한 동거인인 의붓아버지를 가진 여고생 미로는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에스. 이. 엑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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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올레길을 걸으며 행복을 느꼈다면, 혹은 언젠가 올레길을 걸어보고 싶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 나왔다. 올레길 중 가장 풍광 좋은 코스로 꼽히는 올레 7코스 한복판에 해군기지가 들어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레길의 안부를 걱정하는 일보다 다급한 것은 그 땅에서 살아온 사람들이 공권력에 의해 강제로 내쫓기는 현재의 상황이다.
‘오마이뉴스’의 이주빈 기자가 쓴 <구럼비의 노래를 들어라>는 강정마을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 15명의 이야기를 담았다. ‘길 위의 신부’라고 불리는 문정현 신부가 가장 먼저 소개된다. “길이 자꾸만 그를 부르는 것인가, 아니면 그가 스스로 길이 되고 있는 것인가.” 공권력에 떠밀려 길로 나앉아 싸워야 하는 사람들 편에, 그는 여전히 서 있다. 문정현 신부는 강정마을에서 다큐멘터리 촬영을 하는 젊은 감독들에게, 나중에 그럴싸한 작품 만들 궁리를 하지 말고 그때그때 소식을 전해달라고, 그래야 지킬 수 있다고 간곡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도서] 제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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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뭔가 배신당한 기분이다. 나는 <완득이>의 주인공이 유아인이라기에, 완득이에게 기대를 잔뜩 걸었는데…. 웹툰 <패션왕>의 ‘창주’처럼 교복 바지를 피가 안 통할 정도로 줄여 입지는 않더라도 셔츠 안에 받쳐 입는 티셔츠쯤은 매일 갈아입음으로써 교복 레이어드의 신기원을 열어줄 줄 알았는데 웬걸? 펄럭이는 교복 바지에 꾀죄죄한데다 평범하기까지 한 운동화(‘레어 아이템’도 아니고!), 집에선 늘 헐렁한 후드 점퍼 차림이라니…. 그런데 뭔가 이상해. 멋낸 티 하나도 안 나고, 비싸 보이지도 않는 아이템들을 걸쳤을 뿐인데 완득이는 왜 멋있는 거지? 그래서 분석해봤더니, 완득이야말로 몇 백만원짜리 스니커즈를 살 돈도 없고 수선비 5천원도 아까워하며, 그냥 입어도 별 문제 없는 옷을 굳이 세탁소까지 찾아가 수선할 의지도 없는 우리 보통 사람들을 위한 바람직한 패션 아이콘이더군! 자, 주목하시라. 완득이에게서 배우는 스타일의 지혜. 일명, 돈 안 들이고도 멋있어 보이는 법
[fashion+] 경기 불황 시대의 스타일 아이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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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룩거림도 아니다. 저벅거림도 아니다. 사진 촬영을 마친 장서희가 자리에서 일어나 고단한 발걸음을 옮기는데, 그 뒷모습을 담아낼 단어를 쉬이 정하지 못하겠다. 근육 없이 마른 다리가 겨우 하이힐을 들어 옮기듯 느린 속도로 움직였다. 그 영상을 멈추면 몸은 중력의 법칙에, 삶은 풍화작용에 내맡긴 여자의 실루엣이 드러날 것이었다. 이제 그녀의 나이 마흔, 반 접어 딱 스물이었다. 그 곱절의 세월을 생각하며 그녀의 맞은편 의자에 앉았다. 의아한 기분이 든 건 고개를 들어 그녀의 얼굴을 마주하며 막 녹음기 버튼을 눌렀을 때다. 생의 그늘이 조금도 드리워져 있지 않은 낯빛이었다. 관리를 잘한 얼굴이라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굴곡에 닳은 사람이라면 아무리 꼭꼭 숨겨도 주름 사이에 남아 있어야 할 찌꺼기가 보이지 않았다. 드물게 깜빡이는 눈에서는 당장의 피곤도 감지되지 않았다. 아마도 그녀는 눈썹과 발가락, 상체와 하체, 머리와 꼬리를 따로 놀릴 줄 아는 배우일 것이다. 그 인상이 드라마의
[장서희] 독기 대신 여유 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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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쟈니 잉글리쉬 안녕하세요.
=쟈니가 뭡니까 쟈니가. 전 영국 남자예요. 그럼 당연히 ‘쟈니’가 아니라 ‘조니’ 정도로 부르는 게 맞다고요.
-죄송합니다. 이놈의 정부가 좀 그래요. 미쿡에서 주는 거면 독약도 꿀물로 알고, 미쿡에서 하는 발음이면 텍사스 발음도 세련된 발음인 줄 알거든요. 지금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인수위원장이라는 여자가 ‘오렌지’를 ‘어륀지’라고 해야 미쿡에서는 알아듣는다더라고요. 직접 가서 발음해보면 오렌지나 어륀지나 똑같이 알아듣거덩요.
=얼마 전 어떤 국제적인 학회에서는 한 유럽 학자가 연단에 올라가 “과학계의 진정한 공용어는 영어가 아니라 ‘엉망 영어’(Broken English)다”라고 해서 박수를 받은 적이 있지요. 영어는 발음이 완벽하지 않아도 충분히 통용되는 세계어가 됐다는 소리입니다.
-심지어 그거 아세요? 한국에서 할로윈은 이제부터 핼러윈이라고 표기해야 한답니다.
=아버지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고 할로윈을 할로윈이라 부르지 못하는 그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국립국어원, 스투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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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장의 귀환이다. 독일 뉴 저먼 시네마의 기수라며 영화사 책에서 먼저 이름을 접했던 그도 1942년생이니까 어느덧 70살이 됐다. “나는 더이상 영화를 만들지 말아야 한다. 대신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그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꾸준히 영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그가 만든 대부분의 작품들은 다큐멘터리였고 그나마 2006년 크리스천 베일의 호연이 돋보이는 <레스큐 던>마저 한국에선 개봉하지 못하고 DVD로 직행했다. <악질경찰>은 1992년 아벨 페라라 감독의 수작 중 하나인 <악질경찰>(Bad Lieutenant)을 떠올리게 하지만 본격적인 리메이크라고 보기는 어렵다. 비슷한 캐릭터의 형사가 등장하지만 사건 전개도 다르고 상황 설정도 다르다. 감독은 기본적인 설정만 남겨놓고 그 뼈대 위에 헤어초크만이 만들 수 있는 헤어초크표 <악질경찰>을 재탄생시켰다.
<악질경찰>의 도입부는 감독의
현실이 무엇인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헤어초크식의 기괴함 <악질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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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나이를 불문하고 쉬운 일이 아니다. <비기너스>는 75살에 커밍아웃한 아버지와 마흔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사랑에는 서툰 아들이 삶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아이러니하게도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아버지는 적극적으로 인연을 만드는데 아들은 오히려 사랑 앞에서 망설인다. 다른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을 때 무언가를 시작할 참된 용기가 솟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몇번의 이별 끝에 오히려 혼자 있기를 즐기는 일러스트레이터 올리버(이완 맥그리거)는 차분하고 사색적인 인물이다. 엄마와 사별한 지 4년 만에 아버지 할(크리스토퍼 플러머)이 적극적 게이로 살겠다고 선언해도 크게 놀라지 않으며 아버지의 선택을 조용히 지지한다. 스스로는 평온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올리버를 안쓰럽게 여긴 동료들은 그를 가장 무도회에 억지로 데려간다. 그날 올리버는 프랑스 출신의 배우 애나(멜라니 로랑)를 만나게 되고 사랑에 빠진다. 프로이트로 분장하고 파
커밍아웃한 아버지와 사색적인 아들의 새로운 사랑 이야기 <비기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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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탑방, 편의점 그리고 고시원은 2000년대 들어 독립영화와 단편영화를 점거하다시피한 장소다. 오늘날 젊은 영화인들에게 가장 친숙한 곳이자 그들이 세상에 던지고 싶은 이야기를 얻은 공간이었다는 의미일 것이다. <티끌 모아 로맨스>는 가난한, 혹은 돈에 얽매인 20대 후반 남녀의 관계를 바로 그 옹색하고 남루한 자리에서 풀어가는 로맨틱코미디다. 월세가 밀려 길에 나앉게 된 철부지 백수 천지웅(송중기)에게 옆집 옥탑방의 구두쇠 구홍실(한예슬)은 시키는 대로 하면 두달 동안 500만원을 모으게 해주겠노라 제안한다. 지웅은 홍실이 사는 옥상의 텐트로 거처를 옮기고 그렇게 하고 싶은 일만 아는 남자와 해야 할 일만 아는 여자의 별난 동거가 시작된다. 코미디로서 <티끌 모아 로맨스>의 재미는 주로 주인공 커플이 ‘티끌’을 모으는 오만 가지 방법에서 나온다. 홍실과 지웅은 자본주의 서울의 스캐빈저(scavenger 청소동물)다. 폐품팔이는 기본이고 결혼식 피로연 잔반으로 식
적극적이며 총명한 배우 송중기의 발견 <티끌모아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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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펫>의 개봉을 앞두고, 남성연대라는 이름의 단체가 <너는 펫> 상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이 영화가 남성을 ‘개’로 규정해 인간의 존엄한 가치를 위배했다”며 “재미를 위해 누군가의 인격이 모독되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야요이 오가와의 동명 원작은 펫을 길들이려는 주인이 결국 펫에게 길들여지고 마는 애완의 속성이 연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만화였다. 결국 마음 씀씀이가 더 큰 쪽이 약자인 건 상대가 ‘개’든 애인이든 마찬가지다. 만화에서 TV드라마로, 그리고 한국영화로 찾아온 <너는 펫> 또한 <우리 결혼했어요>를 <TV 동물농장>으로 번안한 이야기에 가깝다.
스펙과 연봉, 미모 등 뭐 하나 빠지지 않는 여자 은이(김하늘)의 고민은 너무 잘난 자신이다. 직장 동료에게나 애인에게나 부담스러운 존재인 그녀에게는 잘난 그녀를 잘난 대로 살게 해줄 공간이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포근한 침대와
설정만으로 충분한 이야기가 무리한 욕심에 무너지다 <너는 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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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여수라는 지리적 공간이 환기하는 정서적 울림이 등장인물보다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각기 사연을 안고 있는 20대 남녀 대학생이 여수에서 만나 동행이 되고 서로를 위로하는 로드무비로 초반보다는 뒤로 갈수록 안정감을 찾는다. 복학 등록금을 벌기 위해 퀵서비스 일을 하는 철수(정의철)는 노숙자의 유골함을 전달해주기 위해 여수행 고속버스에 오른다. 모두가 꺼려하는 이 일은 시에서 의뢰받는 것인데 하필 아버지 제삿날인 오늘 철수 차례가 됐다. 여수 대합실에서 깜박 잠이 든 철수는 잠에서 깨자 황당한 상황과 맞닥뜨린다. 유골함은 온데간데없고 갓난아이가 옆에 누워 있는 것이다. 아이를 안고 유실물센터로 경찰서로 동분서주하던 철수는 어쩔 수 없이 임시 보호자 역을 떠맡는다. 돌산대교에서 시간을 보내던 철수는 드디어 아이 엄마(고준희)에게 연락을 받는다. 처음에는 화를 내던 철수는 자기 또래의 아이 엄마에게 연민을 느끼고 둘은 유골함을 전달하려 함께 떠난다. 하
현실의 경제적인 곤경과 청춘의 낭만 <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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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온상’이라는 다소 거창한 제목만 보면 <퍼틀 그라운드>는 갱 조직이 총질하고 피가 난무하는 범죄영화로 착각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 영화는 한 여자의 심리 공포를 다루는 작은 영화다. 의상 디자이너인 에밀리(레이샤 헤일리)에게 행복은 일상이다. 그는 화가인 남편 네이트(게일 헤롤드)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고, 평소 염원하던 임신도 하게 됐다. 그러나 임신 축하 파티 때 에밀리는 갑자기 하혈해 결국 유산한다. 유산으로 인한 불안의 그림자가 그의 행복한 일상에 드리우는 건 이때부터다. 유산의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에밀리를 위해 네이트는 전원주택으로 이사한다. 조용하고 평화로운 환경 덕분에 에밀리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고, 두 부부의 새 출발은 성공적으로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에밀리가 우연히 지하창고에서 전원주택의 주인이었던 윌리엄과 메리의 물건을 발견하면서 두 부부에게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영화는 끊임없이 관객에게 ‘이 집에 누군가가
쉽게 예측가능한 밋밋한 공포영화 <퍼틀 그라운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