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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하고 싶은 게 있다. 나, 매튜 매커너헤이 실제로 봤다. 그것도 아주 가까이에서. 지난해였나…. 패션쇼를 보러 밀라노에 갔는데 돌체&가바나 패션쇼에 매튜 매커너헤이가 왔더랬다. 검은색 선글라스를 쓴 매커너헤이가 쇼장으로 들어선 순간, 카메라맨들이 일제히 달려드는 바람에 장내는 아수라장이 되고 객석에서는 비명이 터져나왔지만 난 지극히 침착하게 자리를 지켰다, 흠. 솔직히 흥이 별로 안 나더라(내가 이래 봬도 아르마니 쇼에서 디카프리오 봤을 땐 실신 직전까지 갈 뻔한 사람이다, 흠흠). 얼굴의 폭은 지나치게 좁으면서 세로로는 지극히 기름한 게 미술 교과서에서 본 브랑쿠시 작품 같았달까. 매커너헤이의 마음이야 어떻든 내 알 바 아니고 그 순간을 계기로 나는 내 마음속 ‘연애 가능 남자 리스트’에서 조용히, 그러나 아주 깨끗이 그의 이름을 지워버렸다.
근데,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를 보고 나서 깨달았다. 매튜 매커너헤이가 눈앞에 있는데도 멍청하게 보내버린 그 순
[fashion+] 화이트 셔츠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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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가 있는 놀이터’디자인 공모전 개최>
접수기간: 9월30일까지
공모주제: 유아·아동용 및 실버용 놀이터
선정작 발표: 10월20일(목) 예정
문의: 02-3290-7144
놀이터는 어린이들의 전유물일까? 놀이터의 변신을 꾀하는, 서울문화재단의 ‘문화가 있는 놀이터’ 사업이 올해 7년째를 맞았다. ‘문화가 있는 놀이터’는 획일적인 놀이터 공간을 창의력과 상상력이 넘치는 문화공간으로 변환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2005년부터 매년 진행해온 디자인 공모전이다. 지난해까지는 아동용 놀이터만을 대상으로 한정했는데, 올해는 어른들을 위한 휴게공간 및 운동공간, 이른바 ‘실버 놀이터’ 디자인 부문을 신설했다. 유아·아동용 놀이터와 실버용 놀이터를 부문별로 6작품씩 선정해 총상금 2200만원을 수여할 예정이다. 참가를 희망하는 사람은 서울문화재단 홈페이지(www. sfac.or.kr)에서 공모 참가 신청서를 내려받으면 된다. 응모는 9월30일까지며,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아트인서울] ‘문화가 있는 놀이터’ 디자인 공모전 개최 / 문화숲아트스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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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참조’ 혹은 ‘레퍼런스’에 관대한 편인 나도 칵스의 지난 EP를 대놓고 좋아하고 지지하기엔 망설여지는 면이 있었다. ‘스타일’을 넘어서 특정 곡들을 모사한 흔적이 너무 짙어서였다. 완전히 그림자를 걷어내진 못했지만 이번 앨범에선 그 흔적들이 옅어져서 마음이 좀 놓였다. 그 단점을 뺀다면 여전한 칵스만의 장점이 있다. 세련되고 에너지가 넘치며 춤을 추게 만든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몇년 사이 부상하고 흥한 밴드는 두 갈래로 요약되는 것 같다. 장기하와 얼굴들, 10cm(재치의 사운드), 그리고 국카스텐(무게의 사운드). 후자에 칵스가 추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게 되었다. 누군가와 비슷하다는 의혹을 잊었고, 연주를 부각하는 대목이 늘 짜릿했고, 다음 마디에선 어떤 사운드를 선보일지를 기대하면서 흐뭇하게 들었기 때문이다. 다만 가사 전달이 약간 떨어지는데 그건 차차 보완할 것인지 아니면 특색으로 유지될지 지켜볼 예정이다.
[hot tracks] 밴드의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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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사라기 미키짱: 우리만 사랑해> 8월7일까지/ 컬쳐스페이스 엔유/ 02-501-7888
영화 <키사라기 미키짱>이 처음 국내 무대에 올랐다. 태생이 연극이었으니 이 작품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연극은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아이돌 ‘키사라기 미키짱’의 1주기 되는 시점에서 시작한다. 다섯명의 오타쿠 아저씨들이 미키짱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다. 닉네임-이에모토, 닉네임-키무라 타쿠요, 닉네임-스네이크, 닉네임-야스오, 닉네임-딸기소녀가 그들. 자신이 미키짱의 최고팬이라며 각자의 사랑을 인증하던 중 한명이 미키짱의 죽음이 자살이 아닐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때부터 극은 미키짱의 죽음을 둘러싼 미스터리를 밝히는 수사 모드로 돌입한다. 용의자는 그곳에 모인 바로 다섯명의 팬들. 그들은 아마추어 탐정이 되어 한명씩 신문하기 시작한다. 단서가 하나씩 나올 때마다 다 같이 “네가 범인이지”라고 몰아갔다가 확실한 알리바이가 성립되면 “어? 아니네?”라는 식
[공연] 이런 오타쿠 아저씨들 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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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 리뉴얼 서비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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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지역의 풍토는 인간의 체내에서 피처럼 흘러 세포 깊숙한 곳까지 스며들면서 기억을 이어나간다. 가우디의 작업물을 보면 풍토야말로 창조성이 잠재해 있는 곳임을 새삼 깨닫는다. 근대 건축이 폐기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풍토다. 1960년대부터 세계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만들어진 근대 건축은 공간으로부터 자연을 차단하고 테크놀로지에 의해 관리되는 공간을 조성했다. 그 안에서 건축 또한 소비사회의 상품에 불과하다. 그러나 건축이란 본디 인간이 생활하기 위한 출발점이어야 한다.”
<안도 다다오의 도시방황>은 그가 60년대 중반부터 90년대까지 여행을 통해 만난 도시건축을 다룬 에세이집이다. 일본 정부는 1964년 처음으로 일반 여행자의 해외여행을 허용했다는데, 그는 1965년에 처음으로 배와 기차를 갈아타며 모스크바를 거쳐 파리로 입성했다고 한다. 르코르뷔지에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젊었던 자신을 추억하는 글에서 시작하는 이 책은 평생 건축이라는 문제를 생각하며 산다는 일은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의 생각을 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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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뼈대는 인간극장이다. 열일곱에 사고 친 “어리고 철없고 어여쁜” 부모와 올해 열일곱이나 조로증에 걸려 신체나이 팔십살인 아이 한아름.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아름은 병원비를 벌기 위해 전화 한통에 1천원씩 기부하는 TV프로그램을 촬영한다. 마음 두근거리는 만남도 가지고, 일탈이라 부르기도 뭣하지만 쇠약한 그에겐 쉽지 않은 일탈도 저지른다.
빤한 얘긴가 걱정은 버리시라. 작가의 입안에서 몇번이고 굴려진 끝에 탄생했을 곱고도 적확한 김애란표 말들이 넘실댄다. 특히 “가슴 한쪽이 쿡쿡 아렸지만 마음이 그런 건지 심장이 나빠 그런 건지 구별할 수 없었다”, “저는 마음보다 몸이 빨리 자라서, 그 속도를 따라가려면 마음도 빨리빨리 키워놓지 않으면 안되거든요”처럼 의뭉스럽게 돌려 말해 감동의 잽을 날리는 표현들이 쑥쑥 들어온다. 유머도 여전하다. 부모 되어 돈이나 벌자고 아버지가 연 나이키 매장이 망한 다음 가족들은 나이키 옷으로 빼입는데 “모든 것이 진품인데도 우리 식구가 걸치면
[도서] 대세는 두근두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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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대높이뛰기, 성도착, 계급문제를 한꺼번에 묶어서 이야기할 때 어떤 영화가 나올지 궁금하다면 <도약선생>을 추천한다. 윤성호 감독은 장대높이뛰기와 성도착의 경우, 장대높이뛰기 코치가 성도착이기는 하나 채식주의에 금욕주의자인 그가 장대에 집착하는 이유는 성적 상징 때문이 아닌 도약 그 자체에 있다고 설명한다. 이는 성도착에 걸린 한 남성이 집착하는 대상이 속옷 따위가 아닌 유토피아였다는 커트 보네거트의 소설을 인용한 것이다. 장대높이뛰기와 계급문제의 경우는, 장대높이뛰기로는 집안의 계급을 바꿀 수 없다는 전직 육상선수의 대사에 제시된다. 이에 대한 장대높이뛰기 코치의 답은 역시 장대높이뛰기는 하늘에서 신을 만나고 대답을 듣는 도약이라는 설명한다. 결론적으로 장대높이뛰기, 성도착, 계급문제는 ‘도약’이라는 행위로 수렴되며 도약은 여주인공이 원하는 “크고 높은 것, 뭔가 늠름한 것”을 일컫는다. 왜 이렇게 수렴되어야 하며 수렴되는 원리는 무엇인가, 라고 묻는다면 대답하기 곤란하
감독의 관찰과 통찰이 범람하는 유쾌한 수다의 홍수 <도약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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링컨 대통령 암살 사건을 다루는 시대극 <음모자>의 초점은 링컨 대통령이나 북군이 아니라 암살 혐의자 중 한명인 메리 서랏(로빈 라이트)과 그녀를 변호한 프레데릭 에이컨(제임스 맥어보이)에게 맞춰진다. 다시 말해 이 영화는 역사적 사실을 그리는 데 목적이 있다기보다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최근의 화두를 들고 과거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다. 헌법이라는 최상위법에 명시된 인간의 권리는 종종 정치적 의도에 의해 윤색된다. <흐르는 강물처럼>(1992), <호스 위스퍼러>(1998) 등으로 배우로서의 명성 못지않게 감독으로서의 능력을 인정받고, <모터싸이클 다이어리>(2004) 등으로 제작자로서의 명성도 굳힌 로버트 레드퍼드는 이 영화에서 미국 연방정부 최초의 여자 사형수 메리 서랏의 인권을 위해 자신의 기득권까지 포기한 에이컨이란 인물을 부각시킨다. 남북전쟁 북군 참전영웅 에이컨은 군인에서 변호사의 신분으로 돌아가는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과의
‘정의란 무엇인가’로 과거의 사건을 다시 들여다본다.<음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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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는 춤과 노래, 연기, 문학이 있는 예술대학을 배경으로 저마다의 화양연화를 꿈꾸며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멜로드라마다. '풀하우스', '그들이 사는 세상'의 표민수 PD가 연출을 맡고 정용화, 박신혜, 송창의, 소이현, 강민혁, 우리, 이현진 등이 출연하며 '최고의 사랑' 후속으로 오는 29일 첫 방송 된다.
'드라마 첫 주연, 정용화'"서현이 응원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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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혐오> 비교적 아늑한 지옥이었는지도...
[올드독의 영화노트] <혐오> 비교적 아늑한 지옥이었는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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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정체를 드러내기 쉽지 않으실 텐데 이렇게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저는… 아아악! 왜 때리고 그러세요.
=아뵤오! 빠박! 너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어. 얍삽한 게 꼭 일본놈처럼 생겼어. 7년 전 정무문을 찾아와 우리 스승님을 모욕하고 현판을 떼어냈던, 이런 4대강에 다 빠트려 죽여도 시원찮을 더러운 일본놈들. 난 아직도 그날 생각만 하면 피가 거꾸로 솟는다고.
-아, 이러지 마시고요. 저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당신 진진이 살아 있다는 놀라운 제보를 접하고 부리나케 달려온 거라고요. 제발 좀 차분히 얘기부터 나누시죠.
=그렇다면 쏘리. 이거 정말 씰부쁠레 익스끄제 므아. 제가 정무문을 나온 뒤 바로 유럽으로 가서 프랑스 전선에서 군 생활을 오래 하다보니 외국어가 입에 붙어서 참 주바 비앙 메흐시 보꾸 푸아그라 냠냠.
-<정무문> 마지막 장면을 보면 당신이 날아차기를 하면서 프리즈 프레임되고 총소리가 막 들려오거든요. 당신이 죽었을 거라 생각하는 건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이참에 무도인 오디션 프로그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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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병기 활>
감독 김한민 / 출연 박해일, 류승룡, 문채원, 김무열 / 개봉예정 8월
때는 병자호란, 남이(박해일)의 동생 자인(문채원)과 그녀의 신랑 서군(김무열)이 청나라의 전리품으로 끌려간다. 역적의 자손이나 조선 최고의 활 솜씨를 가진 남이는 아버지의 유품인 활을 들고 청군의 본거지로 향한다. 남이의 활이 청군을 교란시키자 왕자와 형제들을 지켜야 하는 청의 명장 쥬신타(류승룡)도 자신만의 활로 남이와 대적한다. <최종병기 활>은 제목 그대로 화살과 화살의 대결을 그리는 영화다. 남이가 사용하는 활은 날아오는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곡사’와 시속 300km의 애깃살이다. 이에 맞서는 쥬신타의 ‘육량시’는 화살촉 무게만 여섯 량에 달하며 순식간에 적의 팔다리를 잘라버릴 수 있는 위력을 자랑한다. 당연히 활 쏘는 자의 눈빛과 자세, 그리고 활의 속도감이 <최종병기 활>의 볼거리가 될 예정이다.
[Coming soon] 활 쏘는 자의 눈빛, 자세 그리고 활의 속도감 <최종병기 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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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레게르(前後) 시대에 일본영화는 크게 두 가지의 역동성을 보여주었다. 전쟁의 책임을 묻고 일본적인 민족성과 내러티브로 질서를 회복하는 움직임과 전통과 결별한 발랄함과 비도덕으로 청춘의 미학을 구축해나가는 탈질서의 움직임이 그것이다. 이번 ‘3인의 일본거장전’에서는 전후 현대 일본영화사를 관통한 세 거장 감독의 작품이 소개되는데,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까지 전후 일본영화의 황금기를 견인한 감독들인 기노시타 게이스케, 고바야시 마사키, 기무라 다케오 감독이다. 일본적 현실에 더욱 가까이 밀착된 이들의 영화를 통해 일본인의 시각에서 바라본 전쟁 책임의 문제, 변화하는 전후 윤리와 일본적 영화 형식의 개척, 일본 정신의 미적 형성에 대한 역동적 궤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쇼치쿠 멜로드라마와 닛카쓰 무국적 액션활극 등 전후 일본영화를 견인하던 대형 영화사들의 대중 장르 개척 양상을 살펴볼 수도 있다.
환대와 연민, 서민적 웃음과 애환의 미학
기노시타 게이스케
전후 일본 대중영화를 한눈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