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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개봉한 다큐멘터리 <트루맛쇼>에서는 공중파 방송의 맛집 프로그램이 촬영되는 과정을 폭로하고 있습니다. 맛집 프로그램에서 소개되는 음식이 실제 어떤 맛인가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최고의 맛’임을 시청자에게 강조(어쩌면 ‘강요’)하는 장치가 바로 내레이션인데요. 이처럼 맛집 프로그램 등에서 객관적인 목소리로 위장된 내레이션은 ‘신의 목소리’로 기능하게 됩니다. 적나라하게 몽타주된 음식 화면 위에 울려퍼지는 ‘신의 목소리’에 의해 신도인 시청자는 무방비 상태로 입맛을 꿀꺽 다시며 순종하게 되지요. 그러나 <트루맛쇼>는 맛집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촬영 과정을 드러내면서 이 목소리가 거짓임을 폭로합니다. 이처럼 ‘신의 목소리’로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하며 종종 거짓을 일삼기도 하는 ‘설명적 양식’의 다큐멘터리 스타일은 유성영화가 탄생한 이래 세계대전 참전을 독려하는 <우리는 왜 싸우는가>와 같은 프로파간다 다큐멘터리에서부터 현대의 ‘맛집 프로그램’에 이르
[영상공작소] 영화-진실의 문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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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원
* <화요일, 크리스마스 뒤에> 라두 문틴
무시무시한 롱테이크로 가슴을 옥죄는 이 통속 불륜 드라마는 베일 듯 예리하고 정확한 숏으로 무뎌진 감각을 흔든다.
* <아카시아> 파블로 지오르겔리
아르헨티나영화의 새로운 재능 발견. 2011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수상은 과묵한 미니멀리즘으로 이룬 눈부신 개가이다.
* <파수꾼> 윤성현
불우하기 그지없는 한국영화 스토리텔링에 비춘 한 줄기 서광. 사소한 것도 복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이야기.
* <웨이 백> 피터 위어
수형자들의 <죽은 시인의 사회>라고 해도 좋을 <웨이 백>에서, 역사적 사건을 인류 보편의 추상적 삽화로 치환하는 피터 위어의 야심은 할리우드의 관용 범위를 훌쩍 넘어선다.
* <달빛 길어올리기> 임권택
임권택의 ‘그림자 놀이’. <춘향뎐>이 그러했듯, 한지-스크린을 통해 영화 바깥과 영화 안의 합일을 앙망하는 임권택 영화 미학의 바탕을
독단과 편견으로 뽑은 2011 상반기 나만의 베스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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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병원_올해 상반기를 전반적으로 돌아보면, 제도권 밖에서 만들어진 비주류영화, 독립영화라는 틀로 묶을 수 있는 일련의 영화 중에서 주목할 만한 작품이 주로 나왔던 것 같다. 일단 개인적으로는 독립장편영화의 올해 상반기 선전을 일종의 역학관계에 따른 현상으로 본다. 말하자면 충무로의 기성 상업영화, 제도권 영화 중 창조적인 작품들이 많이 등장하지 않았거나 주목할 만한 새로운 얼굴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얘기다. 기성 충무로영화가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관객의 의지를 끌어내지 못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독립영화들이 선전했다는 것은 반대로 한국영화의 제도권, 기성 영화들이 가지고 있던 그 허약한 토대가 드러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안시환_기본적으로는 동의한다. 상반기를 돌아보면 최근 몇년간 이렇게 아무런 기대 없이 상반기가 끝난 경우가 있었나 싶을 정도다. 그러나 독립영화 진영에서 나온 몇편의 영화, <혜화,동> <파수꾼> <무산일기>
주류영화는 제자리걸음… 독립장편은 저변 확대에 성공했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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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상반기 한국영화의 경향과 특징이 궁금했다. 전영객잔의 남다은, 안시환, 장병원 평론가에게 대담을 청했다. 세 평론가는 주로 쟁점을 부각하며 한국영화를 횡단했다. 화두는 대략 세 가지였다. 첫 째는 독립영화가 내놓은 새 이름들이었다. 예년에 비해 비교적 충무로에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하기 어려웠다는 전제에 동의한 세 사람은 주목할 만한 젊은 독립영화감독과 그들의 작품들을 거론했다. <무산일기> <파수꾼> <혜화,동>을 차례로 불러내어 그들의 한 경향과 개별 작품의 성취를 함께 논했다. 명실상부한 한국영화의 두 거장, 임권택의 <달빛 길어올리기>와 장률의 <두만강>은 두 번째 화두로 떠올랐다. 두 영화의 성취에 관해 다각적인 이견으로 접근해 들어갔다. 마지막 화두는 500만 흥행을 기록한 대중영화 <써니>였다. <써니>의 무엇이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게 된 것인지 꼼꼼하게 들여다봤다. 애정과 비판과 통찰력
주류영화는 제자리걸음… 독립장편은 저변 확대에 성공했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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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관객을 동원하리라고는 전혀 예상 못했다. 점쟁이도 아니고. (웃음)” 강형철 감독은 전작 <과속스캔들>이 800만 관객을 동원하고 난 뒤 이 영화에 관한 모든 것을 잊었다고 한다. <써니> 작업에 들어가기까지 꽤 긴 시간이 걸리기도 했고, 새로운 각오로 신작에 임하고 싶은 마음이 컸던 이유도 있다. 어쨌거나 그는 3년 동안 <써니>를 준비했고, 영화는 지난 5월4일 개봉해 현재까지 500만 관객을 불러모았다. 강형철 감독에게 소포모어 징크스는 없었다. 총 관객 수 500만 관객을 눈앞에 둔 6월17일 제작사 토일렛픽쳐스에서 강형철 감독을 만나 미리 소감을 들었다.
-현재 감독판 <써니>의 후반작업 때문에 많이 바쁘다고 들었다.
=개봉 전 몇 장면 때문에 심의 결과가 청소년 관람불가가 나왔다. 나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다. 문제가 되는 장면을 삭제해 15세 관람가로 개봉한 뒤 영화가 흥행하면 원래 버전으
중·장년층의 공감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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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9일은 <써니>에게 ‘써니’한 선데이였다. 강형철 감독의 <써니>가 주말 동안 27만1300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을 불러모으면서 총 관객수 500만명을 돌파했다. 이로써 <써니>는 올해 초 개봉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총 관객수 약 479만명)을 제치고 2011년 상반기 최고 흥행작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또, 개봉 당시 <트와일라잇> <오스트레일리아> <지구가 멈추는 날> 등 다소 부진했던 할리우드영화와 맞붙어 약 830만명을 불러들인 감독의 전작 <과속스캔들>(2009) 때와 달리 이번에는 6월22일 기준으로 <쿵푸팬더2>(450만명), <캐리비안의 해적: 낯선 조류>(311만명),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196만명) 등 만만치 않은 여름 블록버스터들 사이에서 나온 성적이라 의미가 크다. 재미있는 건 개봉한 지 7주 가까이 지났음에
OH, SUNNY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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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스 일레븐>이 <X파일>을 만났다’는 얘기처럼 <초(민망한) 능력자들>은 황당하면서도 진지하다. 아니 너무 진지해서 헛갈리게 만든다. <엑스맨>의 돌연변이들처럼 각자 서로 다른 초능력을 지닌 병사들이 사랑과 평화로 전쟁에서 승리하는 법을 고민하고 있다는 얘기는 무척 낭만적으로 들린다. 존 론슨의 원작 <염소를 노려보는 사람들>을 원작으로 삼은 이 동명 원제의 2009년 영화는 인물들이 전혀 민망하지 않은 초능력을 사용함에도 이런 한국식 제목이 붙어 유감이긴 하다. 어쨌건 조지 클루니와 이완 맥그리거, 제프 브리지스와 케빈 스페이시의 힘 빠지고 넉살 좋은 모습만으로도 유쾌한 경험이다. 당신도 당신 안의 제다이를 발견할 준비가 됐는가.
나는 지금 이 글을 손과 키보드로 쓰고 있는 게 아니다. 하얀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것일 뿐인데도 저절로 원고가 써지고 있다, 고 말하면 무슨 빌어먹을 헛소리냐고 하겠지만 하루에도 몇번씩
내 눈을 바라봐 넌 죽을 수도 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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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기형 개인전: 사색(寫索)하다>
6월28일까지 / 공간 루 정동 갤러리 / 02-765-1883
사진기자처럼 삶의 결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이는 없을 거다. <한겨레>의 선임기자 탁기형은 20여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그런 일을 해왔다. 대통령의 전용기에서 한국의 강산을 바라봤고, 민주화 현장에서 사람들과 살을 맞댔으며,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을 경험했다. 얼마나 분절 단위로 삶을 쪼개 살아왔을까 싶지만, 그의 개인전 <사색하다>에서 일간지 사진기자로 살아온 이의 조바심을 찾기란 힘들다. 탁기형이 담아낸 하늘과 자연, 거리는 한폭의 수묵화처럼 서정적이고 포근하다. “희로애락이 교차하는 사진 속에서 잠시나마 번잡한 도회의 일상을 접고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전시회.” 이 개인전의 기획 의도처럼 <사색하다>는 치열하게 삶을 겪어본 이들만이 표현해낼 수 있을 부러운 고요다.
<김기수 개인전: Encounter of Ideal a
[전시] <탁기형 개인전: 사색(寫索)하다> / <김기수 개인전: Encounter of Ideal and Re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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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균관 스캔들>의 남장여자 ‘윤희’가 주었던 파란 정도라면 적어도 그 여운을 조금은 즐길 줄 알았다. 박민영에겐 그런 여유는 호사처럼 보였다. 곧바로 공포영화 <고양이>의 촬영이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첫 영화라는 기대를 되새김질할 새도 없이 그녀는 지금 드라마 <시티헌터>의 촬영으로 바쁘다. 인터뷰가 끝나면 80명의 스탭이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드라마 촬영장으로 곧장 가야 한다고 했다. 하나의 캐릭터를 격파하는 듯한 강한 에너지. 그녀는 잇단 도전이 바로 박민영이라는 고정 이미지를 무한변신시켜줄 해답이라고 확신했다. <고양이>와 함께 벌써 다음 영화가 기다려지는 배우 박민영을 만났다.
-첫 영화 도전이다.
=즉흥적이고 상대의 리액션을 보면서 연기하는 스타일이다. 드라마는 순발력을 요하니 내게 맞다 싶었고, 그래서 드라마쪽으로 많이 파고들었다. 영화를 해보니 앞으로 더 해야겠다 싶더라. 회사에선 싫어하겠지만(웃음), 로맨틱코미디도 해보고
[박민영] 예뻐보이면 좋지 편견 깨면 더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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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인정한 2011 화제의 주인공 <무산일기>의 박정범 감독이 이탈리아의 페사로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젊은심사위원상의 영예까지 2관왕을 차지하는 영광을 안았다.
멈추지 않는 수상 행진, <무산일기> 또 다시 2관왕 영예
행복을 찾아 국경을 넘었지만 여전히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을 계속해야 하는 주인공 전승철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서울의 차가운 현실을 날카롭게 그려낸 수작 <무산일기>가 지난 27일 폐막한 이탈리아의 페사로영화제에서 대상을 차지했다! 지역별로 새로운 영화의 흐름을 소개해 온 페사로영화제는 올해로 47회를 맞은 유서 깊은 영화제로, <무산일기>는 한국 영화로는 유일하게 경쟁에 초청돼 6편의 다른 작품과 경합을 벌인 끝에 대상으로 선정되었다. 또한 대학생 심사위원들이 꼽은 올해의 최고 작품으로도 선정돼 젊은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소개된 이후, 평단과 관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무산일기> 이탈리아 페사로 영화제 대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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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호 감독의 기존 영화들에선 랩과 비트박스가 대사 이상의 무언가로 풍성하게 하는 역할을 담당했다면, 이번엔 짤막한 보이스 오버 내레이션과 갖가지 주석, “이러저러한 꿈을 꾸었다”라는 장치가 전면에 등장한다. 그의 신작 <도약선생>에서 사랑을 위해 장대높이뛰기에 도전하는 두 소녀와 수상쩍은 코치의 허허실실 트레이닝이 시종일관 웃음을 참을 수 없게 만든다. 그는 인터뷰 내내 배우들과 스탭들, 그리고 카메오 출연을 마다하지 않은 자립음악가 한받과 <장례식의 멤버>의 백승빈 감독에 대한 고마움을 강조했다.
-<도약선생>은 어떻게 출발했나.
=아리랑국제방송과 문화체육관광부, 디앤디미디어에서 주관하는 ‘영화, 한국을 만나다’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제작됐다. 대구를 배경으로,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제작 협찬을 해줄 수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무성영화처럼 선수가 움직이고 뛰고 연습하고 헉헉거리는 과정으로만 스포츠영화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윤성호] <시>랑 <하하하>를 살짝 의식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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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의 핵심은 역시 ‘데이터’다. 전화와 문자 외에 우리가 인터넷상에서 얻을 수 있는 정보를 언제 어디서나 취할 수 있다는 것. 문제는 속도. 3G는 느리고 답답한 속도로 이용자들을 지치게 만든다. 새로운 서비스가 필요한 시점, KT가 선제 공격을 날렸다. 3G보다 한 단계 빠른 서비스, 그러니까 4G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첫 타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떠오르는 강자 HTC의 EVO 4G+. 기존 3G 네트워크보다 약 3배 빠른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4G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다. 속도가 예상대로만 나와준다면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무선인터넷으로 TV를 실시간 시청하는 일도 불가능한 건 아니다. 7월1일 출시 예정이라 아직 직접 속도를 체험해보지는 못했지만 속도의 비교우위가 확인된다면 망설일 필요없다. 1.2Ghz의 듀얼코어 CPU나 4.3인치의 HD화면, 800만 화소 카메라 등 사양도 우수한 편이기 때문. 개인적으로는 무게감있는 디자
[gadget] 이젠 4G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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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 125(W)X220(H)mm
무게 560g
특징
레이저 제모를 안방에서 편하게.
헤어드라이기보다 작고 아담한 사이즈.
FDA 승인으로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
다시, 여름. 핫팬츠의 계절 혹은 털이 많아 슬픈 짐승 아니 사람들에게는 꽤나 끔찍한 계절. 그나마 남자는 야성미 어쩌고 하는 말들로 포장이라도 되지만 여자들은 심각한 문제다. 팔과 다리를 점령한 털들은 여성미를 해치고, 결국에는 자신감 부족으로까지 이어진다. 그놈의 털 때문에 핫팬츠를 입기 전 몸 구석구석을 꼭 한번씩 살펴야 하는 여성들의 마음은 짐작도 못하겠다.
덕분에 어떤 이들은 생전 써볼 일 없을 남성용 3중날 면도기로 팔다리의 털을 밀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왁싱으로 팔다리의 털이 ‘뜯겨져나가는’ 아픔을 눈물 참으며 시술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노력들이 동반되는 노력과 고통에 비해 일회적이라는 것이다.
해본 사람들이 더 잘 알겠지만 면도기로 제모를 하면 다음에 자라나는 털들이 더 굵고 힘차게 솟아오
[gadget] 시술 따윈 필요치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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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권이 형이나 희본씨나 중요한 조연을 하면서 궤도에 올랐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인터뷰에 앞서 <도약선생>의 윤성호 감독에게 박희본에 대해 물었다. 윤성호 감독은 “SM엔터테인먼트의 피”가 흐르는 배우라고 말했다. 박희본은 SM엔터테인먼트의 걸그룹 밀크 출신이다. “톱스타는 되지 못했지만 연예인으로서의 좋은 코스는 다 거친 거죠.” 윤성호 감독의 말처럼 박희본은 한마디로 연예인이었다. 지금은? 독립영화 배우라는 타이틀이 더 어울린다. 독립영화만 하는 배우라는 말은 절대 아니다. 박희본은 상업영화와 독립영화를 종횡무진 오가고 있다. 이제 곧 서른이 되는 박희본은 좀더 유연해지고 싶다고 말한다. 인터뷰 직전 작은 자동차 사고가 있었는데도 아무렇지 않다는 듯 활짝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으니 확실히 유연해진 건 사실인 것 같다. 연예인 시절 까칠했던 그녀가 아닌 살갑고 당찬 배우 박희본을 만나보자.
박희본에게 윤성호 감독은 요술공주 밍키의 요술봉이다. 윤성호 감독과의 만남
[박희본] 윤성호 감독님과 유작까지 함께 주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