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 ‘독고다이’ 홍 반장이 짱 먹었다. 빨간 목도리에 바바리 질질 끌고 다니면서도 기세만은 등등했던 재선의원 시절의 그가 떠오른다. 홍 반장은 <한겨레>와의 인터뷰도 사리지 않던 몇 안되는 한나라당 인사였는데, 정형근 의원이 ‘빵구’낸 급한 인터뷰에 대신 나선 일도 있다. 두분 다 ‘왕년에~’ 비슷한 일(상대당 저격수)도 하셨으니 뭐. 그는 성질이 참 거시기해 보이지만 사람이 투명해서 그런 것일 수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의 당선 소식에 “경륜과 식견을 갖췄다”고 평가했지만, 별로 홍 반장에게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아무런 계파도 계보도 없이 큰일 앞두고 큰 자리를 꿰차고 앉은 게 왠지 ‘한번 문 거 놓지 않는(다는)’ 성질에 어울린다. 병역 면제자, 탈세자, 부동산 투기자에 대한 반감이 내년 총선, 대선에도 죽 이어지길 기대한다.
울산 앞바다에서 밤새 철근을 지키던 경비원으로, 일당 800원 받던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얘기도 많이 했으면 좋겠
[오마이이슈] 기수열외 홍 반장
-
1. 해리 포터의 마지막 선물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가 7월13일에 개봉한다. 이별이 아쉬운 팬들이라면 7월31일까지 삼성동 메가박스 코엑스 로비에서 열리는 특별 사진전 <굿바이 해리 포터! 해리 포터와 함께한 10년>을 찾으시길. 메이킹 스틸을 중심으로 한 미공개 사진이 다량 공개될 예정이다.
2. 부드럽게, 하지만 찰지게
펫 메스니가 사이먼 앤드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를 연주한다? 그의 신보 ≪What’s It All About≫는 보사노바의 고전 <Garota de Ipanema>부터 비틀스의 히트곡 <And I Love Her>에 이르기까지 팝의 명곡을 그만의 스타일로 재해석한 연주 앨범이다.
3. 리우 카니발을 서울에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카니발에 가고 싶지만 비행기 값과 비행 시간을 생각하면 뒷골이 쑤신다. 다행히 서울 롯데월드에서 8월21일까지 ‘리우 삼바 카니발’을 개최한
[must10] 해리 포터의 마지막 선물
-
2011 인디포럼 개막작 중 한편인 단편영화 <만들고 싶다>는 김준우 감독이 거의 혼자 찍고 혼자 출연하여 완성한 영화다. 제목 그대로, 영화를 만들고 싶다, 그런데 나는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가에 관한 자기 반영적 작품이다. “내가 진정성있는 영화를 하겠다며 열심히 시나리오를 쓰려는 장면에서 또 다른 내가 나와서 갑자기 시나리오 쓰는 나의 뒤통수를 치는 장면이 있다. 그때 관객이 큰 호응을 보였다”고 감독은 개막식 첫 상영의 풍경을 말해준다.
보기에 따라서 <만들고 싶다>는 호불호가 분명해질 영화다. 감독도 그걸 잘 알고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저게 영화야, 하는 사람도 봤다. 하지만 내게 영화는 캠코더로 찍고 싶은 걸 찍어서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다. 내 방식대로의 놀이다. 하지만 나로서는 한동안 영화를 만드는 게 잘 안되는 것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어서 이번에 이런 영화를 만들지 않고서는 다른 영화를 못 만들겠더라. 영화
[이 사람] 혼자 찍는 즐거움 절대 포기 못해
-
IPTV처럼 비싼 요금을 내지 않고 단돈 3500원에 TV로 최신 영화를 볼 수 있게 됐다. 7월5일 LG트윈타워에서 <씨네21>과 LG전자, 그리고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LG 시네마 3D 스마트TV’의 영화 VOD 서비스인 ‘씨네21’을 선보이기 위한 3자 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씨네21’은 <씨네21>이 보유한 700여편의 영화를 LG 시네마 3D 스마트TV의 메인 화면에서 프리미엄 콘텐츠 메뉴 형태로 선보이게 되는 VOD 서비스다. <씨네21>은 서비스 메뉴 제작과 콘텐츠 구성을, LG전자는 스마트TV 플랫폼을, 영진위는 스트리밍 서버 등 안정된 서비스를 위한 시스템을 제공하기로 했다. LG전자 서영재 상무는 “남녀노소 누구나 ‘LG 시네마 3D 스마트TV’로 수준 높은 영화를 쉽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씨네21> 김상윤 대표이사는 “이번 ‘씨네21’ 서비스는 스마트TV 저변 확대와 영화시장 활성화가
[국내뉴스] 영화도 스마트TV 시대
-
-
씨네21 리뉴얼 서비스 안내 2
씨네21 리뉴얼 서비스 안내 2
-
<빌리 엘리어트>는 볼 때마다 매번 달라지는 영화다. 처음엔 성장영화였다. 아버지와 아들이 거기 있었다. 또한 음악영화였다. 록과 클래식이 거기 있었다. 또한 연대에 대한 영화였다. 공동체가 거기 있었다. 파업을 주도한 빌리의 형 토니가 도망칠 때 클래시의 <London Calling>이 흐른다. 주민들은 쪽문을 열어 길을 열어주지만 이내 토니는 기마경찰의 곤봉에 얻어맞고 개처럼 끌려간다. 그 앞에서 빌리는 고개를 숙이고 저항은 좌절된다. 하지만 얼마 뒤, 주민들은 빌리의 진학을 위해 돈을 모은다. 곧 사라질 탄광촌에서 그들은 미래의 뭔가를 위해 주머니의 몇 페니를 꺼내고 또 손을 맞잡는다. 네가 희망이라고 말한다.
최근 한진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다. 175일 넘게 고공농성 중인 김진숙씨와 해고자들은 몰랐다. 버림받은 그들은 여전히 싸운다. <빌리 엘리어트>는 대처의 신자유주의 정책이 본격화된 1984년의 픽션이다. 김진숙씨는 2011년 한국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내일을 위해!
-
<최고의 사랑>의 윤필주와 나 사이에 공통점을 발견했다. 바로 취미생활. 띵똥! “자, 오늘은 윤필주씨의 취미활동인 퍼즐 맞추기를 함께해요.” 윤필주와 구애정이 500피스 퍼즐을 맞춘다. 점프. 윤필주는 이후 구애정을 향한 애정을, 퍼즐을 맞추며 정리하려 하는데 그 과정에서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잃어버린다. 우왕좌왕. 완벽남에 대한 작은 실망감이 고개를 드는 순간이었다. 어떨 때 직소퍼즐은 단 하나의 조각이 곧 전체다. 그러니 499개의 조각들은 윤필주를 향해 아우성을 쳐야 했다. 퍼즐은 완벽함에 대한 집착의 놀이이니까.
처음으로 퍼즐에 집착했던 때는 20대 초반. 친구의 친구가 해외에서 공수해온 물건이 어찌어찌 내 손에 들어왔다. 갈색과 녹색의 이끼가 낀 거대한 암벽 그림의 500피스 퍼즐이었는데, 퍼즐 조각 하나의 크기가 성인 여성의 엄지손톱만 했다. 새벽마다 거실 불 밝혀놓고 퍼즐과 씨름하는 딸을 보고 어머니는 “얼른 자야지”라는 말씀만 되풀이하셨다. 나도 속으
[타인의 취향] 두뇌유희 프로젝트? 퍼즐
-
6월은 담배 전쟁의 달이었다. 금연 구역을 광장까지 확대한 남한은 과태료 부과로 관과 개인간 승강이가 보도되었고, 문구 경고가 아닌 사진 경고 삽입을 결정한 미 식품의약국(FDA)의 방침에 따라 2012년 하반기부터 목에 구멍 뚫린 남성, 까맣게 변색된 치아, 잿빛 폐와 건강한 폐가 나란히 대조된 사진 등 경고보다 협박에 가까운 흉악한 흡연 경고 사진을 미국 담배회사는 겉봉에 게재해야 한다.
담배만큼 기기묘묘한 대중 소비재도 없다. 명백한 유해성을 알고도 국가 수익을 창출한 장수 효자상품이다(전매청, 담배인삼공사 등 한국 담배 판매의 긴 역사는 관치였다). 제도교육 울타리를 벗어난 미성년에게 비공식 성년 인증 관문으로 제일 가시적인 효과는 ‘흡연하는 자아’의 모습이다. 합병증으로 잘린 발가락 사진 따위로 흡연을 협박하는 수위를 아무리 높여도 흡연 인구는 유의미하게 줄지 않는다. 자기 파괴의 권리를 주장하는 강력한 자의식과 흡연하는 자아가 중첩돼 보여서일까? 담배는 외관상 병기를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자기 파괴의 예술
-
미국 독립영화감독 존 지안비토의 영화는 여전히 극소수의 관객과 평론가에게만 알려져 있다. 정식으로 극장 개봉된 적은 없어도 그의 작품 대부분이 국내에 꽤 일찍부터 소개되었음을 고려하면 안타까운 일이기도 하다. 걸프전이 미국 소수자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다룬 작품으로 “지난 10년간 가장 중요한 미국 독립영화”(조너선 로젠봄)로도 꼽히는 <페르난다 후세인의 미친 노래>(2001), 역사학자 하워드 진의 <미국민중사>에서 영감을 얻은 실험적 풍경영화 <이윤동기와 속삭이는 바람>(2007), 필리핀의 미 공군기지가 초래한 환경오염을 고발하는 한편 미국의 필리핀 지배 역사를 비판적으로 파헤친 4시간40분짜리 다큐멘터리 <비행운(클라크)>(2010)이 전주, 광주 그리고 인권영화제를 통해 소개되었는가 하면 올해 그는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으로도 참여했다. 그러니까 그의 장편데뷔작 <고통의 꽃>(1983)- 최근까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가
[유운성의 시네마나우] 그의 이름을 기억하라
-
임재범이라는 가수가 무대 위에서 나치 군복 퍼포먼스를 벌이는 바람에 인터넷에서 잠시 논란이 일어난 모양이다. 일각에서는 “전체주의에 맞서 자유를 옹호하기 위한 퍼포먼스의 일부일 뿐”이라고 말하고, 일각에서는 “나치에 숨진 600만 유대인들을 모독하는 행위”라고 말한다. 트위터에 한마디 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달걀귀신들의 공세가 시작된다. 아직 프로필 사진이 없어 달걀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들의 계정에 들어가보면 대부분 팔로잉 0, 팔로워 0, 한마디로 나를 씹을 목적으로 트위터를 시작한 이들이다.
예술에서는 표현의 자유가 폭넓게 허용되어야 한다. 따라서 나치 복장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복장을 하고 나왔다 해도, 그걸 문제삼을 필요는 없다. 공연의 복장에까지 윤리적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야말로 외려 우스운 일일 것이다. 게다가 임재범은 논란을 예상한 듯 미리 윤리적 알리바이를 만들어놓지 않았던가. 그것도 행여 오해가 없도록 분명하게, 너무 안전을 도모한 나머지 촌스럽게 느껴질 정도
[진중권의 아이콘] 나치 코스프레의 ‘구린 미감’
-
<슈퍼 에이트>가 <클로버필드>와 스필버그의 영화들(<E.T.> <구니스> <미지와의 조우>), 그리고 봉준호의 <괴물>이 뒤섞인 영화라는 데에는 대체로 이견이 없는 것 같다. 다만 그 조합이 충분히 매력적으로 폭발하지 못했다는 실망감을 종종 접한다. 혹은 J. J. 에이브럼스의 영화적 야심보다는 스필버그의 가족주의와 성장, 모험담을 보고 자란 세대의 향수에 철저히 기대는 영화라는 견해도 다수다. 이 영화를 재미있게 봤고, 스필버그의 한 시절에 대한 향수도 없다고 믿어온 나로서는 동의가 잘 되지 않는데, 어쨌든 <슈퍼 에이트>에는 위의 감상을 넘어서 영화 내에서 좀더 이야기되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J. J. 에이브럼스가 이 영화를 “드라마, 코미디, 성장영화, 모험영화, 괴물영화 등 내가 좋아하는 모든 장르의 희한한 칵테일”이라고 설명할 때, 그가 딱히 심각한 의도를 품고 말한 것 같지는 않으나
[전영객잔] 그들은 21세기 아이들
-
'스파이 명월'은 북한의 미녀스파이 한명월(한예슬)과 남한 최고의 한류스타 강우(에릭)의 좌충우돌 로맨스 첩보멜로물로 드라마 '동안미녀' 후속으로 오는 7월 11일 밤 9시 55분 첫 방송 된다.
[스파이 명월] 한예슬, ‘결혼설은 와전된 것’
-
※시즌1 결말에 대한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지난 6월17일 첫 시즌을 마친 <HBO>의 <왕좌의 게임>은 ‘미국의 톨킨’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작가 조지 R. R. 마틴의 연작 <얼음과 불의 노래> 중 1부 <왕좌의 게임>을 원작으로 하는 TV시리즈다. 웨스테로스라는 가상의 대륙에서 칠왕국을 다스리는 왕좌를 두고 벌어지는 전쟁극에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하이브리드로, <HBO>의 명성에 어울리는 걸작, 또 하나의 전설이라는 찬사를 모으는 중이다. 긴 이름의 머리글자만 모아 ‘GRRM’이라고도 불리는 마틴은 <리아를 위한 노래> <샌드킹> 등의 단편소설로 휴고상, 네뷸러상 등을 수상한 작가다. 90년대 중반까지 할리우드에서 각본가로 활동하기도 했는데, 한국에서도 방영되어 익숙한 <환상특급>과 <미녀와 야수>(린다 해밀턴, 론 펄먼 주연)가 그의 TV 대표작이다.
아이러니하지만 마틴은 &l
[안현진의 미드앤더피플] 불가능, 가능해지다
-
고3 때 내 꿈은 은주처럼 사는 거였다. 매일 저녁 독서실에서 집으로 돌아오는 시간은 8시30분에 맞춰져 있었다. 저녁을 먹고 다시 독서실로 출발하기 전까지의 그 30분, MBC에서 <보고 또 보고>를 하는 시간이 나에겐 몇 안되는 삶의 낙이었다. 왜 하필 <보고 또 보고>였냐고 묻는다면 명확히 설명하긴 어렵다. 다만 그때, 고작 열여덟살에 불과했던 나는 인생에 피로감을 느끼는 첫 번째 단계에 있었던 것 같다. 매일 점수를 다퉈야 하는 일상이, 모의고사와 내신평가의 긴장감이, 불안한 대학 레벨이, 그리고 앞으로 평생 살아가야 할 모든 날이 두렵고 귀찮게만 느껴졌다.
은주(김지수)는 이 모든 구질구질함을 뛰어넘어 마침내 원하는 것을 쟁취한 승리자였다. 넉넉지 않은 집안에서 태어나 언니 금주(윤해영)에 비해 온갖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하던 끝에 결국 부잣집 아들인 검사와 결혼하다니! 게다가 시댁의 온갖 반대와 구박마저 한식집에 가서 직접 음식을 배워 가족을 먹일
[최지은의 TVIEW] 욕하기도 지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