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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청준의 단편소설 <자서전들 쓰십시다>(2000)의 주인공 지욱은 인기 코미디언 피문오의 자서전을 대필하는 사람입니다. 지욱은 피문오의 자서전을 대필하던 와중에 무언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급기야 피문오에게 자서전 집필을 거절하는 편지를 쓰게 되는데요. 편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자서전의 살아 있는 주인공들은 저마다 가슴속에 그 화려한 동상을 지닙니다.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실현해내고자 탐욕스런 지략을 다 짜냅니다. […] 그런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과거를 뼈아픈 참회로 극복하고 넘어선 사람들이 아니며, 만인 앞에 자신과 자기 시대의 적나라한 진실을 증언할 용기를 가졌던 사람들도 아니라는 점을 말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삶을 거짓 증언한 위인들이기가 쉽습니다. 동상은 지으려 해서 지어지는 것이 아니라 지어져서 지어질 수 있을 뿐인 것입니다. 지으려고 해서 억지로 짓는 동상은 탐욕의 거짓 표상일 뿐입니다. 속임수일 뿐입니다.
이청준은 자서전
[영상공작소] ‘화려한 동상 짓기’에 빠지지 않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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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이 약한 분은 타지 마시오!’ 이를테면 놀이공원의 경고문 같은 포문이다. 무리한 설정, 과도한 캐릭터로 포문을 여는 건 홍자매 드라마의 표식이다. “비위에 거슬린다면 아예 보지 마시오!” 제작자와 시청자 모두를 향한 당돌한 문제제기에서 살아남은 건 결국 홍자매였다. 전작의 성공이라는 담보하에 홍자매는 <쾌걸 춘향> <마이걸> <환상의 커플> <쾌도 홍길동> <미남이시네요>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 <최고의 사랑>을 생산해냈다. 하늘 아래 어디에도 없던 홍자매식 로맨틱코미디를 확립한 홍정은, 홍미란 작가를 만났다.
-한 작품 끝내고 가장 편안한 시간, 충전의 시간이다.
홍정은_며칠 사이판에 다녀왔다. 아이가 3살인데 이번 여행은 완전히 아이를 위한 여행이었다.
홍미란_쓰는 동안은 정말 죽을 것 같았다.
-오죽하면 ‘홍자매는 넷이다’란 이야기가 있다. 둘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2인2조로 한팀이 한
띵똥~ 우리가 홍자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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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하고 아쉬웠던 번역의 감옥을 떠나며
최인자_소설<해리 포터> 4~7부 번역자
해리 포터와 처음 만났을 때, 나는 신춘문예로 등단한 지 얼마 안되는 햇병아리 문인이었다. 어느 날 문학수첩의 주간이자 문단의 원로 시인이셨던 김종철 선생님이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번역을 도와달라고 부탁하셨다. 3권까지 번역한 다른 역자가 있는데다 이미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는 작품이라 솔직히 부담이 앞섰다. 지금은 가장 오랜 기간(8년)을 함께해온, 가장 고생했고, 가장 힘들었고, 가장 아쉬운 번역서로 내 기억 속에 남아 있다.
<해리 포터>를 번역하는 동안 수많은 독자들이 질문을 던졌다. “번역자는 책을 먼저 받아보나요?”이번 기회에 꼭 알리고 싶은 사실은 번역자도 <해리 포터>가 (영국)서점에 처음으로 출시되는 날에야 비로소 책을 받아본다는 것이다. 원고에 대한 보안이 그만큼 철저했기 때문인데, 덕분에 나에게는 영국의 <해리 포터>
매 순간이 전설로 남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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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생적으로 <해리 포터> 시리즈는 ‘책 읽어주는 영화’다. 조앤.K.롤링이 창조하고 67개 언어로 번역된 마법의 우주에 움직이는 삽화를 제공하고 결국 이미지라는 단일 언어로 통일하는 과제가 이 영화에 주어진 존재의 목적이다. 숙명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부터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1>까지 7편의 영화에는 소설의 감흥을 넘어서는 장면들이 간혹 있다. 여기 열개의 순간을 꼽아보니, 함께 주문을 외쳐보자. “아레스토 모멘텀!”
1. 그건 내 편지예요!
호그와트 입학통지서의 도착_<마법사의 돌>
<해리 포터>의 원작자 롤링도 각색자 스티브 클로브스도 잘 알고 있었다. 흥미로운 주인공은 제일 선량한 사람이 아니라 비범한 모순을 가진 자라는 진리를. 프리벳가 4번지의 천덕꾸러기 해리 포터는 처음부터 그저 착하기만 한 희생자가 아니다. 열한살 해리는 자신의 타고난 힘 때문에 한바탕 소동이 빚어질 때마다 미안해
난 내 삶의 끝을 본 적이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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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을 아는 자,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다. 판타지물의 클래식한 법칙이다. 7부의 <해리 포터> 시리즈를 아울러 가장 많이 등장했거나 중요한 역할을 한 마법세계의 용어들을 소개한다.
다이애건 앨리_
없는 게 없는 마법세계의 만물시장. 해리의 동반자 부엉이 헤드위그, 호그와트 수업에 필요한 마법책, 볼드모트와의 대결에서 종종 중요한 역할을 하는 올리밴더스 가게의 지팡이는 모두 다이애건 앨리에서 구입한 것이다.
디멘터_
해리가 가장 두려워했던 존재. 디멘터들은 죄를 지은 마법사들이 수감되는 감옥인 아즈카반을 지킨다. 이들은 가장 참혹한 기억만 남을 때까지 상대방의 행복한 기억들을 빨아먹는다. 가장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리는 고등 마법인 ‘패트로누스’를 통해 물리칠 수 있다.
딜루미네이터_
빛을 쏟아내거나 흡수할 수 있는 도구. 담배 라이터처럼 생겼다. 모습을 감추고 싶을 때 주로 유용하게 사용한다. 마지막 시리즈인 <죽음의 성물>에서 덤블도어가 론에게 남긴
플루가루 뿌리면 나도 해리의 집으로 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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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 시리즈는 수많은 캐릭터들을 우리에게 선물했고, 또 수많은 배우들을 새롭게 소개하거나 다시 발굴해냈다. 시리즈의 마지막을 기념하며 몇몇 중요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이야기를 곱씹어보자.
해리 포터 / 대니얼 래드클리프
우리는 종종 대니얼 래드클리프가 해리 포터 역할을 하기에는 지나치게 빨리 성장했다고 불평한다. 온당한가? 스티븐 스필버그가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감독직을 탐냈을 때를 기억해보자. 그는 할리 조엘 오스먼트를 해리 역할에 앉히겠다고 주장하다가 J. K. 롤링의 극렬한 반대로 꿈을 접었다. 오스먼트가 해리가 됐더라면? 그 천재적인 아역배우의 최근 사진을 구글에서 찾아본다면 스필버그의 사라진 꿈을 지지하지는 못할 터이다. 지금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얼굴은 해리 포터 자체다. 그는 해리와 함께 성장했고, 어쩌면 영원히 해리를 벗어나지 못할지도 모른다. 래드클리프 역시 그 사실을 알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는 제 삶의 1
인류 역사상 가장 거대한 아이콘의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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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0년 8월14일, 런던 해로즈 백화점 인근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해리 포터> 시리즈의 주연배우 대니얼 래드클리프를 만났다. 이 인터뷰는 래드클리프가 시리즈의 마지막 편이 될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가 개봉하는 2011년 7월에 뮤지컬 공연 등으로 바쁠 것을 감안해 1년 앞서 진행된 것이다. 래드클리프는 “영화 촬영을 마친 게 언제라고, 마지막 편 이야기에서 조금 헷갈리는 부분이 있었다. 어젯밤에는 시놉시스를 다시 읽어봤다”며 “내년에 (이런 인터뷰를)했으면, 지금보다 더 잊어버렸을 것이니 오히려 잘됐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 1부와 2부의 차이를 설명해달라.
=사실 두 작품은 매우 다른 영화다. 1부는 2부에 있을 마지막 결투를 위해 정보를 모으는 과정을 보여주는 로드무비다. 호그와트가 아닌 다른 곳에 있는 우리 삼총사의 모습도 시리즈 중 처음으로 볼 수 있는 작품이다. 2부에는 시리즈를 종결할
우리는 10년을 함께 했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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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모든 것이 예전 같지 않겠지?”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이하 <불의 잔>)에서 볼드모트의 부하에게 잔인하게 죽임을 당한 친구 세드릭 디고리를 떠나보내며, 헤르미온느가 말했다. 소녀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정말로 모든 것이 변했다. 아이들은 아버지처럼 믿고 따르던 교장선생님(덤블도어)이 살해당하는 걸 지켜봤고, 스승(스네이프)의 배신을 알게 되었으며, 사랑하는 동료들(무디, 도비 등)의 죽음을 보았다. 남은 건 더 많은 죽음과 단 한명의 승자를 낼 거대한 전쟁이다. 예전 같지 않은 건 호그와트의 마법 학생들뿐만이 아니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이하 <죽음의 성물2>)의 개봉은 지난 10여년간 전세계 수천만 관객이 스크린으로 지켜본 마법 세계의 문이 (아마도) 영원히 닫힌다는 것을 뜻한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가 안녕을 고한다는 건 원작 소설가 조앤 K. 롤링이 동명의 마지막 시리즈를 출간했을 때와는 또 다른
새 시대의 클래식은 이렇게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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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캐릭터사전, 용어사전, 명장면 베스트10
이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아니, 어쩌면 이날이 오지 않기를 기다렸다. 영화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마지막 편인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2>의 개봉(7월15일)이 바짝 다가왔다. 지난 10여년간 7편의 영화를 통해 치열한 대결을 펼쳐온 해리 포터와 볼드모트지만, 이제 오직 한 사람만이 살아남게 된다. 시리즈에 안녕을 고하기 전, <해리 포터> 시리즈에 대한 추억을 되짚어보는 지면을 마련했다. 론 위즐리부터 리무스 루핀까지, 해리와 함께 울고 웃었던 주요 캐릭터 사전과 알고 보면 더 재밌는 용어사전, 김혜리 기자가 선정한 열개의 명장면을 만나보시라. <해리 포터> 소설을 번역한 최인자 번역가를 비롯해 해리 포터를 가장 가까이서, 오래 들여다본 친구들이 보내온 편지도 있다. <죽음의 성물2>에 대한 정보와 대니얼 래드클리프의 인터뷰도 함께 전한다.
해리 포터에게 보내는 뜨거운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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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용준, 수애, 빅뱅, 소녀시대, 2PM, 슈퍼주니어, 구혜선, 강혜정…. 이들의 소속사인 SM, YG, JYP, 키이스트, AM엔터테인먼트, StarJ 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주요 6개 매니지먼트사가 배우들의 체계적인 해외 진출을 위해 UAM(United Asia Management)을 설립했다. UAM은 한국 배우들의 해외 진출과 아시아 배우들의 한국 진출을 대행하는 초대형 에이전시다. 대표는 심은하, 장동건, 수애, 원빈, 양동근, 윤손하, 이나영 등을 발굴해 스타로 만든 StarJ 엔터테인먼트 정영범 대표이사가 맡았는데, 그는 “다른 대표님들에 비해 한가해서 맡았다”고 겸손해했다. 그에게 UAM이 어떤 에이전시인지를 들었다.
-UAM은 SM, YG, JYP 등 가수 콘텐츠가 강한 매니지먼트사와 키이스트, AM엔터테인먼트, StarJ 엔터테인먼트 등 배우를 전문적으로 육성한 매니지먼트사가 결합한 에이전시다. 시작이 궁금하다.
=미국은 단지 영어가 통한다는 이유로 50개주로 구
[정영범] 중요한 건 ‘하나의 아시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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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다. 물놀이의 계절이다. 디지털 기기라는 카테고리에서 여름이면 꼭 출시하는 상품이 있다. 바로 방수제품. 방수제품은 다양하지만 캠코더의 정체성을 가진 제품으론 산요의 작티 방수 시리즈가 떠오른다. 여기에 파나소닉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이브리드라는 엄청날 것 같은 타이틀을 붙인 캠코더 ‘HX-WA10’이다. 1190만 화소의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CMOS를 탑재했으며 F3.5(광각)-F3.7(망원)의 밝기와 동영상 12배(정지 5배) 줌을 갖추고 있다. 무엇보다 수중 3m의 방수 능력이 있어 물속 촬영도 가능하다. 물론 방수 능력을 과신해 덮쳐오는 파도에 맞서며 방수 능력의 한계를 테스트할 필요는 없겠다.
[gadget] 수중 3m에서도 동영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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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에겐 ‘로망’이 있다. 흔히 말하는 ‘남자의 로망’이라는 거, 한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남성 우월주의니, 마초니 이런 걸로 공격하진 말자. 어차피 일장춘몽이다. 이런 남자의 로망은 단 ‘하나’로 규정할 수 없다. 자동차면 자동차, 양복이면 양복 등 카테고리별로 세분화되어 있는 편이다. 가령 자동차의 경우엔 허머나 포르셰 정도로 압축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디지털카메라 분야에서도 엄연히 남자의 로망은 존재한다. 바로 플래그십. 물론 핫셀블래드나 마미야 같은 중형을 꼽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람보르기니와 포르셰 정도의 갭이라고 할까. 일반적인 범주에서 그나마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 같은 로망의 대상이라면 브랜드별 플래그십 카메라를 뽑는 것이다. 플래그십은 간단히 말하자면 각 브랜드의 기함(旗艦), 대표작, 최상위 모델을 말하는 것이다(사전적인 의미와 차이는 있다).
니콘의 한 자릿수 시리즈, 캐논의 마크 시리즈 등 메이저 브랜드의 플래그십은 그런 로망의 대상이었다. 안타깝
[gadget] 품질혁명, 자존심으로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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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 999> (블루레이) (1979)
<안녕, 은하철도 999: 안드로메다 종착역> (블루레이) (1981)
감독 린 타로
상영시간 128분, 130분
화면포맷 1.78:1 아나모픽/ 음성포맷TrueHD 5.1 , LPCM 2.0 일본어, DD 2.0 한국어
자막 한글 / 출시사 노바미디어(2장)
화질 ★★★★ / 음질 ★★★★ / 부록 ★★★
아마 1981년경일 거다. <은하철도 999>가 한국 TV에서 방영되기 시작했다(당시 방영제목은 조금 달랐던 것 같다). 일요일 아침에 <은하철도 999>를 보는 느낌은 묘했다. 재미를 떠나 궁금증이 먼저 드는 이상한 애니메이션이었다. ‘그들은 왜 이렇게 어두운 애니메이션을 만든 걸까? 방송국은 일요일 아침에 우울한 프로그램을 편성한 이유가 뭘까? 이 이상한 기분의 정체는 뭘까?’ 이후 30년 동안 <은하철도 999>는 몇년의 간격을 두고 TV에서 계속 방영됐고, 더불어 세
[DVD] 블루레이로 돌아온 철이와 메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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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맨: 퍼스트 클래스>의 찰스 자비에는 타인의 마음을 읽어내고 움직일 수 있는 초능력의 소유자다. 그는 천재 과학자 행크와 조우하면서 자신의 초능력을 ‘증폭’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그의 텔레파시는 레이더 특수 장치, ‘세레브로’의 도움으로, 북미 대륙 전역을 종횡으로 이동하면서 거대한 희로애락의 풍경화를 그려낸다. 이에 맞서는 세바스찬 쇼우의 방어무기는 소련인들이 선물했다는 특수 합금 투구다. 자비에는 이 투구의 은폐 기능 앞에서 속수무책이다.
흥미롭게도 이 투구의 기능은 영화 막바지에 등장해 엑스젯(엑스맨 활동에 필수적인 제트기)을 연기한 전략정찰기, SR-71 블랙버드의 그것과 유사하다. 이 항공기는 자신의 뒤꽁무니를 쫓는 미사일을 마하 3의 속도로 따돌릴 수 있지만 내연기관의 추진력을 극대화한 유선형의 외관에 만족하지 않고 그 이상의 것을 욕망한다. 바로 대공 레이더라는 기계 눈 앞에서 투명한 물체로 변신하는 것, 이를 위해 레이더파의 반사를 최소화하는
[design+] 궁극의 전쟁기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