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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신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은교>는 소녀의 싱그러움에 매혹 당한 위대한 시인 이적요, 스승의 천재적인 재능을 질투한 패기 넘치는 제자 서지우, 위대한 시인을 동경한 열일곱 소녀 은교, 서로 갖지 못한 것을 탐하는 세 사람의 질투와 매혹이라는 파격적인 드라마를 그리고 있다.
2012년 4월 26일 개봉.
[김고은]"노출은 극 흐름의 고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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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이 <아는 여자> 개봉을 앞두고 썼던 제작기를 인터뷰 전에 다시 읽었다. 그는 대략 다음과 같은 대화를 글의 한쪽에 옮겨놓았다.
장진 사랑이 뭐라고 생각해?
정재영 헤헤 왜 이래… 술 먹었어요?
이나영 감독님, 술 잘하세요? 근데 우린 왜 회식 같은 거 안 해요?
장진 십년 동안 한 남자만을 바라보며 살아온 여자는… 이룰 수 없을지도 모르는 사랑을 하는데 말이야…. 자신의 사랑에 대해 어떤… 희망을… 어떤 생각을 할 수 있을까?
이나영 우리 밥 안 먹어요?
정재영 시켜먹자 그냥….
이나영 난 짬뽕… 오빠 짜장 시켜요… 갈라먹게….
장진 살면서 어느 순간엔가 누군가에게 ‘아, 이게 바로 사랑이구나’라는 확신을 느낀다면 자신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그 사랑을 잡을 수 있을까?
정재영 헤헤, 왜 그래 자꾸? … 나 결혼했어….
이나영 오빠 애가 몇살이랬죠?
정재영 네, 네살이던가? …가만, 전화해서 물어봐야겠다. (전화 끊으며) 우리 아들 네살 맞대.
이나영
아는 남자, 아는 여자 이렇게 웃긴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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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한 어느 봄날의 오후, 정우성과 이정재가 잠수교를 걷는다. 한가롭게 잠수교 주변을 산책하던 사람들이 그들을 목격하고 얼떨떨한 표정으로 휴대폰을 꺼내든다. 사람들의 환호성과 카메라 플래시 속에서만 존재할 것 같던 두 톱스타가, 최소한의 스탭만 대동한 채 인적이 드문 잠수교 위를 걷고 있는 풍경이 영락없이 초현실적이다. 14년 전에도 이들은 바람 부는 잠수교를 걸었다. 하와이언 셔츠와 은갈치 양복을 걸쳐 입고, 고개를 한껏 뒤로 젖힌 채 소리를 지르는 <태양은 없다>(1998) 포스터 속 도철과 홍기의 모습으로. 오직 권투만이 인생의 전부였던 우직한 권투선수 도철(정우성)과 ‘인생은 한방’이라고 믿는 흥신소 직원 홍기(이정재)의 우정을 다룬 <태양은 없다>는, 스물여섯 동갑내기 배우 정우성과 이정재의 눈부신 육신과 젊음을 봉인한 영화였다. 관객이 길거리에 붙어 있는 포스터를 몰래 떼어가며 그들의 청춘을 소유할 수 있으리라 믿었던 무렵, <비트>와 &l
기적같은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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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두 시간의 예술이다. 주인공이 아무리 매력적이라도 우리가 그를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는 시간은 고작해야 두 시간이다. 가끔 궁금해질 때가 있다. 인생의 바닥을 경험하고도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농담을 지껄이던 두 남자는 잘 살고 있을지. 또는 ‘아는 여자’를 향해 관중석으로 야구공을 던진 엉뚱한 투수는 그 뒤 어떻게 살아가고 있을지. 보고 싶은 동창을 찾는 기분으로 사랑했던 영화의 주인공들에게 만남을 요청했고 <태양은 없다>의 정우성, 이정재와 <아는 여자>의 정재영, 이나영이 그 요청을 수락했다. 영화의 러닝타임을 훌쩍 넘은, 그들의 재결합을 지상중계한다.
그때 그 장면처럼 우리 다시 만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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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이은 이때 나는 다른 일로 바빴고 순전히 TV로 실제 경기를 봤던 심재명 대표가 밀어붙인 영화다. 처음에는 그런가보다 했는데 시나리오 초고 보고는 응원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심재명 MK픽처스 시절 개발했던 영화라 이때는 회사에 참모가 많을 때였다. 몇몇 참모들은 ‘진 게임의 아줌마들이 나오는 영화를 누가 봐’ 하는 분위기였다. (웃음) 그런데 이은 대표가 이거 400만 영화라고 흔들림 없이 가라고 했다.
<파주>
이은 나 역시 마음에 든 작품이었지만 수익을 내긴 힘들어 보였다. 이리저리 계산해보니 4억원 정도 적자를 볼 것 같았다. 그래서 아예 프로덕션 자체를 4억원 적자 선에서 맞추고 들어갔던 영화다.
심재명 시나리오를 읽고는 좋았는데 손해는 뻔해 보였다. (웃음) 그래도 하고 싶은 영화였다. <와이키키 브라더스>와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임순례 감독을 봐도 알 수 있듯 명필름에서 두번 정도
두 사람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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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필름은 <씨네21>처럼 올해로 17주년을 맞게 된다. 이은, 심재명 대표가 결혼한 이듬해 1995년 창립작으로 <코르셋>(1996)을 만들면서 <접속>의 장윤현 감독, <조용한 가족>(1998)의 김지운 감독 등 신인감독들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기도 했고 <공동경비구역 JSA>(2000)와 <바람난 가족>(2003) 등을 제작하며 각각 어느덧 ‘칸 패밀리’가 된 박찬욱, 임상수 감독의 현재를 만드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기도 했다. 당장의 ‘트렌드’보다는 ‘책임’과 ‘가치’에 걸맞은 작품들을 추구하는 가운데 충무로에 ‘웰메이드’라는 표현이 자연스레 스며들게 했다.
그사이 변화도 있었다. <태극기 휘날리며>(2003)를 제작한 강제규필름과 2004년 통합하면서 ‘MK픽처스’로 변경했다. 이은 대표의 주도로 증권거래소 상장기업인 세신버팔로와 계약을 맺고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것. 당시 CJ엔터테인먼트나 시네마
명필름의 17년을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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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메이드 명가(名家)라 불려온 명필름의 행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이름만큼이나 어딘가 밝고 명쾌해 보인다. 언제나 꾸준히 그리고 강하게 움직여온 제작사로서, MK픽처스라는 이름을 거쳐 지난 2007년 다시 ‘명필름’으로 통합한 이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을 시작으로 변함없는 존재감을 각인시켜왔다. 명필름표 멜로드라마를 향한 뚝심을 보여준 <시라노; 연애조작단>과 아름다운 도전이라 부를 만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거쳐, 현재 250만 관객을 돌파한 <건축학개론>에 이어 5월10일에는 투자, 배급, 마케팅을 맡은 <두레소리>가 개봉한다. 제작을 지원하고 마케팅을 맡았던 <부러진 화살>의 놀라운 성공도 빼놓을 수 없는 순간이다. 정말 숨가쁜 지난 1년이었다. 1995년 명필름을 설립하고 언제나 함께해온 이은, 심재명 대표를 함께 만났다.
<건축학개론>은 ‘찌질한’ 남자의 옛사랑 이야기라는
클래스는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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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별이 빛나는 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것
[올드독의 영화노트] <별이 빛나는 밤> 같은 동네에 살면서 서로를 격려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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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호평이 쏟아진다. 기대 이상의 웃음이라든가, 다음을 기약할 만하다든가, 한국 SF장르의 척박한 토양에서 나름 선전했다고 하는 목소리들. 전체적으론 동의한다. 하지만 관객의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해 (혹은 제작여건상 어쩔 수 없이) 선택했던 옴니버스 형식은 결국 작품간의 편차를 피할 수 없는 구성이니만큼 이 지점을 한번쯤 짚고 넘어가고 싶다.
<인류멸망보고서>는 김지운을 보고 들어가서 임필성을 기억하고 나오는 영화다. 달리 말하자면 김지운 감독의 <천상의 피조물>은 슬프게도 (그리고 명백하게도) 이 영화의 구멍이다. 임필성 감독이 전후에 배치된 <멋진 신세계>와 <해피 버스데이>를 숨겨진 코미디의 재능을 제대로 꽃피운 만큼 구멍은 더욱 크고 깊게 느껴진다. 국내에서 옴니버스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드물다는 걸 상기해보면 <천상의 피조물>에 대한 실망감은 영화 전체를 주저앉힐 수도 있는 악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르영
[영화탐독] 질문이 너무 많아서 탈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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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주의 두 번째 영화 <건축학개론>에 대해 쓰려고 한다. 다들 재미있게 보지만 내 주변에선 남성 관객에 비해 상대적으로 뜨뜻미지근한 여성들의 반응이 좀 흥미로웠다. 남성은 여성의 판타지에 대해, 여성은 남성의 판타지에 대해 늘 야박하게 군다. <건축학개론>의 경우엔, 그 영화에서 주연을 맡은 한가인의 드라마 출연작 <해를 품는 달>과는 정반대의 환상을 품고 있다. 특정할 수는 없으나 몇몇 사석에서 만난 여성들은 이 영화, <건축학개론>의 남성 판타지적 속성에 대해 다소 비판적이었다. 그녀들이 리얼리스트라서 그런 건 아닐 것이다. 남자들은 <해를 품은 달>에 대해 비슷한 감정을 품고 있다.
일부 여성들이 제기하는 <건축학개론>에 대한 반론의 근거는 이렇다. 첫사랑 여인이 15년 뒤에 남자를 찾아온다는 설정은 말이 안된다는 것이다. 남자들은 그렇게 생각할지 몰라도 그건 여자를 몰라서 그렇다는 요지다. 여성들이 지적하는
[전영객잔] 모든 환상은 실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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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조선의 왕'은 조선 15대 왕 광해군의 숨겨진 비밀을 소재로 한 사극이다.
[영상 인터뷰] 조선의 왕 ‘이병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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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작 KBS 드라마 <웨딩>을 되돌아보자. 맞선으로 결혼한 부잣집 고명딸 세나(장나라)는 남편의 오랜 친구며 첫사랑인 윤수(명세빈)로 인해 속을 태운다. 자기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든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이혼으로 도피하려는 세나는 열쇠를 돌려주러 간 남편의 아파트에서 윤수의 방문을 받는다. 이미 들어왔으면서 “들어가도 돼요?”라고 묻는 윤수는 “그럼요 들어오세요. 우리집도 아니고…” 말꼬리를 흐리는 세나에게 굳이 “네…”라고 대답한다. 전작들에서 운명적인 첫사랑의 신화를 써내려간 오수연 작가지만 보다시피 <웨딩>에선 운명론의 비호를 받던 청초하고 순수한 첫사랑 그녀의 균열을 알렸으며 또 성장시켰다. 이쯤 되면 첫사랑 신화가 무슨 힘이 있을까 싶은데… 한류 타깃인지 KBS <사랑비>는 첫사랑을 다시 호출했다. 윤석호 감독은 매 순간을 아름답게 박제하려 애쓰며 극본은 데칼코마니와 도돌이표 같은 극 구조로 운명이라는 리듬을 부여한다.
70년
[유선주의 TIVEW] 첫사랑은 힘이 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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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는 1991년 결성되었던 남북 단일 탁구팀의 실화를 영화화한 작품으로 오는 5월 3일 개봉한다.
[배두나]"양궁보다 탁구가 훨씬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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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lmography
1986 시 <유리닦는 사람>으로 등단
1995 단편소설 <내 인생의 마지막 4.5초> 발표
2002 <황만근은 이렇게 말했다>로 동인문학상 수상
2003~현재 소설 <참말로 좋은 날> <지금 행복해> <인간적이다>,
산문집 <즐겁게 춤을 추다가> <농담하는 카메라> <칼과 황홀>
시인으로 출발한 소설가 성석제의 이야기 샘은 20년이 넘도록 마른 적이 없다. 그는 때로는 칼럼니스트로, 때로는 문학집배원으로, 때로는 인터넷 연재작가로 종횡무진해왔다. 그렇게 소설의 안팎에서 그의 글은 무위의 잡담(雜談)으로서 우리의 심심함을 달래주었다. 하여 간만의 장편 <위풍당당>으로 돌아온 그에게 잡담을 청했다. 그를 만나러 가는 종일 하늘은 맑았고, 라디오에서는 선거방송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의 재담은 봄바람보다 청량했고, 개표결과보다 예측불가였다. 그래도 아쉬움은
[성석제] 가벼움의 함량, 웃음의 문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