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성(羅城)에 갔던 그녀가 돌아왔다. 열악한 제작환경을 문제삼아 <스파이 명월> 촬영을 거부하고 8월15일 한국을 떠났던 한예슬이 8월17일 귀국한 것이다. 공항 기자회견에서 ‘옳은 일 했다고 믿고 싶다’던 그녀의 마음은 얼마 지나지 않아 눈물의 사죄로 바뀌었고, <스파이 명월> 제작진은 한예슬의 참회를 동력 삼아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했다. 파업일까, 횡포일까. 그녀는 귀환했고 논란은 잠잠해졌다.
야신 김성근 감독이 SK 와이번스 감독직에서 하차했다. 급작스럽고 당황스러운 경질이다. 올해 시즌이 끝나면 자진해서 지휘봉을 내려놓겠다는 김 감독의 발언이 보도된 이튿날 구단은 계약 해지라는 초강수를 뒀다. 재계약과 관련해 양쪽이 물밑에서 신경전을 벌였던 모양인데, 결국 팬이나 선수들이나 쉽사리 이해 못할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먼저 떠난 김경문 감독, 김성근 감독에게 뭐라 위로할까.
오세훈 서울시장이 결국 거리로 나섰다. 무상급식 반대 주민투표 실시 일주일
[이영진의 보라카이!] 신은 죽었다고 하더만. 니체 말고 사장님이 外
-
◆ 여성인권영화제 사전제작 지원작 공모. 9월23일까지. 자세한 공모요강과 지원서는 www.fiwom.org 참조.
◆ 제1회 파주북소리 자원활동가 8월25일까지 모집. 모집분야 축제운영, 프로그램, 홍보/마케팅. 자세한 내용은 www.bookcity.or.kr 참조(031-955-1735).
◆ 마테오 가로네 특별전 지역순회 상영. 9월1~3일 대전아트시네마에서(042-472-1138, www.cinei.org 네이버카페 ‘대전아트시네마’), 9월8~10일 대구 동성아트홀(053-425-2845(동성아트홀), 네이버ㆍ다음 카페 ‘동성아트홀릭’). 상영작은 <박제사>(2002), <첫사랑>(2004), <고모라>(2008).
◆ 영화학자 이안 크리스티 무료 강연. ‘잉마르 베리만을 찾아서: 스칸디나비아 시네마 배낭여행’의 특별 프로그램. 8월24일 오후 6시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헐리우드 엔딩> 상영 뒤 8시부터 강연. 수강 신청
[소식] 마테오 가로네 특별전 지역순회 상영 外
-
*뚱녀는 이제 그만! <브리짓 존스의 일기> 3편의 출연을 확정지은 르네 젤위거가 체중을 늘리지 않은 채 영화에 출연하겠다는 의지를 굳혔다. 지난 두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급격하게 체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기 때문이라고. 이에 따라 젤위거는 보디슈트를 입고 촬영에 임할 확률이 높아졌다. 3편은 브리짓의 임신과 출산, 그리고 이를 둘러싼 두 남자(콜린 퍼스, 휴 그랜트)의 변함없는 삼각관계를 다룰 예정이다.
*박성광, 오광록, 호란이 영화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개그맨, 배우, 가수로 서로 다른 길을 걸어온 이들은 9월29일부터 10월4일까지 디큐브시티 등에서 열리는 서울국제초단편영상제의 ‘E-Cut’ 프로젝트에 참여해 각자 5분 분량의 단편영화를 연출한다. 오광록은 평화, 호란은 요리와 사랑, 박성광은 도전을 영화의 테마로 잡았다고 한다.
*이연희가 조인성의 여인으로 낙점됐다. 5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권법>의 여주인공으로 캐스팅
[캐스팅] 르네 젤위거 外
-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보직 하나를 신설했다. 임기는 3년이고 명칭은 기반조성국장이다. 기존에 사무국으로만 편제됐던 조직이 사무국과 기반조성국, 양국체제로 개편되면서 생겨난 보직이다. 지난 8월17일, 김인수 전 시네마서비스 대표가 첫 기반조성국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시네마서비스 대표를 맡았던 당시 <황진이> <바람피기 좋은 날> <밀양> <강철중: 공공의 적1-1> <모던보이> <신기전>등의 제작과 투자를 관여했던 현장 출신 영화인이다. “지난 2008년 대표직에서 사임했으니, 2년 반만에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것 같다.”
김인수 국장은 지난 3기 영진위 위원이었다. 시네마서비스 대표 취임과 함께 위원직을 내려놓은 뒤에도 영진위의 소위원회에 참여했었다. 기반조성국장 공모에 응모한 이유를 묻자, 그는 “지금이 영진위의 아이덴티티를 분명히 해야 할 시기이기 때문에 보탬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 사람] 내실을 다지기에 일조하겠다
-
-
-<블라인드>가 개봉 8일 만인 8월18일에 100만 관객을 넘었다
=블록버스터 시즌에, 청소년 관람불가에, 상영관도 상대적으로 적었는데 저력이 대단하네.
-제7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 ‘세계음악영화의 흐름 대상작’으로 <치코와 리타>, 심사위원 특별상으로 <아이티, 음악의 전사들> 선정
=<치코와 리타>는 젊은 피아니스트와 아름다운 배우의 사랑을, <아이티, 음악의 전사들>은 역경의 시기를 딛고 일어선 밴드의 이야기라고.
-영화 <흉터>가 산세바스찬국제영화제 신인감독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전작 <채식주의자>를 만든 임우성 감독의 영화. 선전을 기대! 한국에는 2011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댓글뉴스] <블라인드> 개봉 8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外
-
전어 냄새가 솔솔 풍겨온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모양이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31편의 아시아영화펀드 선정작을 발표한 데 이어 8월17일에는 30편의 아시아프로젝트마켓(Asian Project Market, 이하 APM) 선정작을 공개했다.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가제), 박정범 감독의 <산다>, 박찬경 감독의 <신은 번개처럼 내린다>(가제), 이무영 감독의 <새남터>, 김조광수 감독의 <약속> 등 올해 APM에서 소개할 국내 감독들의 프로젝트는 모두 6편이다. 허진호 감독의 <위험한 관계>는 중국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알려져 있으며,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은 첩보액션영화다. <무산일기> 박정범 감독의 <산다>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펀드 인큐베이팅펀드 선정작이기도 하다.
해외 프로젝트 중에선 부산국제영화제와
[국내뉴스] 부산 뱃고동 울린다
-
왜 성공한 남자들은 모두 ‘삑사리’를 낼까? 최근 대화를 나눈 40대 중반의 두순언니(가명?대학교수)는 “범생이로만 살아와서”라고 분석한다. 욕망을 관리하기는커녕 제대로 알지도 못한다는 건데, 최근 단속에 걸린 포털 사이트의 각종 ‘스폰 카페’에도 이른바 ‘성공한 남자’들이 꽤 많은 고객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식이 부모에게 평생 떠는 ‘지랄 총량의 법칙’이 있다면 사람이 평생 해야 할 ‘연애 총량의 법칙’도 있을 것 같다. 벗겨지는 머리만큼, 처지는 뱃살만큼, 세월이 아쉬운 이들이 못다한 청춘의 꿈을 꿔보는 거, 나무랄 일은 아니다. 난 오히려 그게 뭐든 스스로 감당할 수 있고 반사회적이지만 않다면 독려하는 편이다(물론 스포츠로 푸는 것도 한 방법…). 안타까운 것은 성매매를 연애라 착각하는 것이다. 거래를 사랑이라 여기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자전거 열심히 타고 남산 잘 가꾸고 아리수 관리만 잘했어도 박수 받았을 텐데, 뭐가 그리 조급했을까. 스스로 구국의 최선봉에 서 있다고
[오마이이슈] 성공남들의 ‘삑사리’
-
영화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해왔다. 영화 자체가 광학과 기계, 전기 기술의 발전에서 기인했으니 필연적이기도 하다. 영화라는 예술을 근본적으로 흔들어놓은 두 가지 기술을 꼽으라면 그건 사운드와 컬러의 도입이다. 1920년대 중반 스튜디오들이 유성영화 시스템을 개발한 건 극장주들을 위해서였다. 당시 극장들은 영화 상영시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두고 있었는데 유성 시스템 덕분에 그들을 해고할 수 있게 됐다. 그 때문에 초반기 유성영화는 그저 음악만 담고 있었다. 이후 최초로 배우들의 대사를 담은 <재즈싱어>(1927)가 대단한 성공을 거두면서 스튜디오들은 너도나도 이 시스템을 도입했다. 193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된 컬러 또한 관객을 유혹하기 위한 방편으로 시작됐다. 당시 컬러는 흑백영화 사이에 간간이 삽입돼 관객에게 볼거리 정도의 기능을 했다. 그러다가 최초의 메이저 컬러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가 나와 당대 최고의 흥행을 기록하면서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에디토리얼] 3D 또는 영화의 종언
-
1. 제국 오덕의 피가 다시 끓는다.
<스타워즈: 컴플리트 사가> 블루레이가 9월 출시를 앞두고 예약 판매에 들어갔다. 여섯개의 에피소드는 물론 ‘스타워즈 아카이브’ 2디스크와 ‘스타워즈 다큐멘터리’ 등 총 9디스크로 구성된, 그야말로 완전판이다. May the force be with you! 동시에 May the money be with you!
2. 레드불 한국 상륙
밤샘의 친구, 레드불이 드디어 한국에 상륙한다. 미국 대학생들이 시험 공부를 할 때 끼고 산다는 바로 그 음료, 체력 방전시 마시면 정신이 번쩍 든다는 음료. 물론 전설은 화려한 법이고 실상이 어떨지는 경험해봐야 알 노릇이다.
3. 달려라, 하늘 끝까지
8월27일부터 9월4일까지 대구시 대구스타디움에서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린다. 우사인 볼트의 입국 뉴스에 두근거렸던 육상 팬이여, 대구로 향하시길. 태양이 반가운 이유, 바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
4. 당신의 고양이는 아이큐가 몇?
[must10] 제국 오덕의 피가 다시 끓는다 外
-
무정형 잉크 자국을 본 피험자가 닮았다고 연상되는 무언가를 진술한다. 실험자는 피험자의 진술을 토대로 환자의 심리상태와 인품을 판독한다. 권위있는 심리학 진단법으로 오랫동안 추종된 로르샤흐 테스트의 검사 방법은 얼룩진 벽과 뭉게뭉게 구름에서 구체적 형상을 찾아보라고 충고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시각 훈련법에서 연원한다. 그래선지 로르샤흐 테스트의 구동 원리는 무의미에서 유의미를 발견하려는 예술 창작 및 해석의 본질과 겹친다.
심리분석의 틀로 가장 광범위하게 채택된 로르샤흐 테스트는 심리분석 분야에서 꽤 긴 전성기를 누렸다. 다만 이 검사 결과에 정확성과 신빙성을 검증할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난점이 남았다. 피험자가 조작된 답을 내놓거나 실험자가 주관적 견해를 첨가해 해석한들 제재할 수단이 뚜렷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검사의 객관성은 의심받을 만했고 ‘경험적으로 입증’된 게 아니라는 잇단 지적과 의사과학이라는 지탄과 함께 부적절한 심리분석법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하지만 로르샤흐 테스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로르샤흐 심리분석과 예술 비평의 유비(類比)
-
“FBI! FBI!”라고 외치는 총 든 요원들이 일사불란하게 범죄현장을 장악하는 장면들 때문일까? FBI나 CIA요원이라면 항상 총기를 휴대할 거라든지 똑 떨어지게 차려입은 정장 속에서 금빛 배지가 번쩍일 거라든지 하는 유의 고정관념에 가까운 환상이 생긴 데는 영화와 드라마의 책임이 크다. 한데 미국에서 생활하는 동안 이런 이미지가 산산조각나던 순간이 두번 있었다. 첫 번째는, FBI요원과의 만남이었다. 인턴으로 일하던 아카이브로 FBI요원이 찾아왔는데, 검은색 정장과 넥타이, 그리고 친절하게 나누어준 FBI로고가 박힌 볼펜이 아니었다면 그저 갑갑한 차림의 행정직 공무원 정도로 보였다(볼펜에 도청장치가 숨겨져 있을 거라는 환상 때문에 볼펜에 대고 뭔가를 속삭이던 동료도 있었다). 두 번째는 CIA 채용광고를 라디오로 들은 순간이다. 진지한, 그러나 첩보코미디의 심각한 순간에서나 나올 만한 배경음악과 함께 “국가가 당신을 필요로 한다. 젊은이들이여, CIA가 되자!”류의 멘트가 흘러나
[안현진의 미드 앤 더 피플] 우아함은 그녀에게
-
<고지전>의 미덕은 적어도, 전쟁을 스펙터클하지 않게 보여줬다는 데 있다. 카메라는 전장을 관망하고 죽음은 미화되지 않는다. 팔다리가 떨어져나간 시체들을 클로즈업 대신 배경으로 남긴 것도 좋았다. 영화는 <공동경비구역 JSA>처럼 ‘저쪽’에도 사람이 살고 있음을 주장하면서 동시에 전쟁이 권력자들의 논리에 의한 대량학살임을 수시로 까발린다. 그 맥락에서 한반도는 죽음과 살인, 혹은 그런 위기가 일상적으로 존재하는 공간이다. 이 긴장을 완화하는 건 결국 음악이다. <공동경비구역 JSA>에 김광석이 있었다면 <고지전>에는 <전선야곡>이 있다.
50년에 발표된 <전선야곡>의 작곡자는 박시춘으로 당시 그는 해군 정훈국 제2소대장이었다. 음악인들 다수가 전시에 ‘동원’된 결과였다. 3절까지 있지만 영화에서는 가장 서정적인 1절만 등장한다. 안개 속에서 남북 병사들은 이 노래를 합창하며 낭만적이고 비극적인 순간을 연출한다. 하지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원래는 선전용이라고?
-
도시남녀의 비밀스러운 일상을 공유하는 한편, 문화적 트렌드와 ‘힙’한 아이템들을 알리고, <씨네21> 구성원의 캐릭터를 드러내는 ‘타인의 취향’이지만, 별 취향이 없는 나는 그냥 맛집을 소개하려 한다. 연신내역 6번 출구 라인에 있는 ‘한솔이네 칼국수’다.
이곳을 처음 찾게 된 건, <씨네21>에 입사하고 약 1년이 지난 어느 겨울 밤이었다. 그때만 해도 열정이 가득했던 터라(사실 안 그러면 잘릴 것 같아서), 회의시간마다 “제가 하겠습니다”를 자주 외치던 나는 그만큼 자주 심야택시를 타고 퇴근했다. 일을 끝내고 가는 길에 따뜻한 국물과 소주 한잔을 마시는 진짜 아저씨스러운 로망이 발동했고, 무작정 들어간 곳이 ‘한솔이네’였다. 주인 아저씨는 국물에 면을 넣고, 유부와 파, 김가루를 뿌린 뒤 그릇 한 귀퉁이에 양념장을 채워주었다. 그릇을 받자마자 멸칫국물의 냄새가 진동했다. 입에 넣은 면의 식감은 부드러우면서 쫄깃했다. 처음에는 주는 대로 먹었다. 나중에는
[타인의 취향] 국물이 끝내주는, 심야식당
-
아테네에서 두어 시간 버스를 타고 델포이에 도착. 고대의 문명은 대부분 폐허로 변한 지 오래라 관광상품 파는 책자의 문구만 믿고 갔다가는 실망하기 일쑤다. 델포이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허허벌판에 간신히 서 있는 기둥 몇개로 그 옛날의 영화를 가늠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했다. 깊은 인상을 남긴 것은 외려 풍경이었다. 폐허 뒤로 깎아지른 듯이 솟아오른 파르나르소스 산의 암벽만이 그곳이 결코 예사로운 곳이 아니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델포이의 신탁
신전으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달걀을 반으로 잘라놓은 모양의 돌조각이 세워져 있었는데, 돌아와서 찾아보니 옴팔로스(omphalos), 즉 세계의 배꼽이라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제우스가 세계의 양쪽 끝에서 두 마리의 독수리를 날렸더니, 결국 델포이에서 서로 만났다고 한다. 한마디로 그곳이 세계의 배꼽, 즉 세계의 중심이라는 얘기다. 세계의 한가운데서 고대에는 신들이 인간들에게 지혜를 주었다고 한다. 그 신성한 지혜를 ‘신탁’(oracle)이라
[진중권의 아이콘] 너 자신을 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