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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석 수석 프로그래머
<미츠코, 출산하다> Mitsuko Delivers
이시이 유야 / 일본 / 2011년 / 109분 / 아시아영화의 창
일본 독립영화의 최고 기대주 이시이 유야의 블랙 코미디. 임신했고, 빈털터리이며, 뱃속 아이의 아빠와 헤어진 24살의 미츠코는 자신이 예전에 세들어 살았던 다세대 주택으로 돌아간다. 미츠코는 그 곳에서 침울한 분위기를 바꾸기 시작한다.
프로그래머 TIP 이시이 유야는 독립영화 제작자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하는 1순위 감독으로 일본영화계의 새로운 블루칩이다. 올해만 해도 그는 두 편의 작품을 완성했다. <논두렁길의 댄디>와 <미츠코, 출산하다>가 그것이다. 올해 부산영화제는 <미츠코, 출산하다>를 초청했다. 특유의 유머, 강인한 여성상 등이 이시이 유야의 개성이다. 그는 올해 자신의 주연 여배우와 함께 부산을 찾는다.
<소리없는 여행> Mourning
모르테자 파르샤바프 / 이란 /
이 영화들, 예매 서두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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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시네마 부문에서 가장 빨리 매진되는 건 칸, 베니스 등에서 이미 인증 받은 거장들의 신작이다. 그러나 거장들의 숨결만이 세계의 영화를 이끌고 가는 건 아니다. 종종 월드 시네마 부문은 우리가 모르는 아시아 바깥 세계의 사회, 정치, 미학적 움직임을 파악할 수 있는 훌륭한 가이드 북 역할을 하기도 한다. 올해 이수원, 이상용 프로그래머가 전 세계를 돌며 부산으로 가져온 영화들 역시 비상하는 영화적 신대륙의 움직임과 새로운 사회 문제를 들쑤시는 신인들의 힘으로 가득하다.
이수원 프로그래머는 올해 특히 주목해야할 대륙은 12편이 소개되는 중남미라고 말한다. “중남미는 아직도 혁명이 살아있는 대륙이다. 다큐멘타리는 물론이고 극영화까지도 현실의 어려움들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 많다. 볼리비아 영화 <로스 비에호스>와 아르헨티나 영화 <야타스토>는 사회정치적인 이야기를 하면서도 영화적인 스타일면에서 수준급의 역량을 보여준다.” 또 다른 아르헨티나 영화 <오늘
유럽의 화두, 우리의 현재와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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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영화의 전당이 열린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가 10월6일, 수영만 요트경기장이 아닌 센텀시티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을 선언한다. 영화배우 예지원, 엄지원의 사회로 진행될 개막식에는 개막작인 <오직 그대만>의 송일곤 감독과 소지섭, 한효주를 비롯해 뉴 커런츠 부문 심사위원장인 욘판 감독과 심사위원인 오다기리 조, 플래시포워드 부문 심사위원장인 호주의 질리안 암스트롱 감독, 그리고 올해 아시아영화인상의 수상자인 서극 감독등 국내외 영화인들이 대거 참석할 예정이다. 영화의 전당을 찾는 공식적인 첫 손님인 셈이다.
16번째 부산국제영화제는 70개의 국가에서 발견한 307편의 영화를 초청했다. 67개국 308편이었던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지만, 제2의 도약을 앞둔 숨고르기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올해부터 영화제의 약칭이 PIFF에서 BIFF로 바뀌었을 뿐만 아니라, 그동안 여러 호텔에서 나뉘어 진행되던 아시아필름마켓(APM)은 전문전시장인 벡스코에 집결됐고 남포동과 해운대
닻을 올려라, 영화를 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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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수’라고 부르기도 뭣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앞두고 각종 사기 행각들이 횡행하고 있다. 영화제로부터 발급받은 프레스 배지를 판매하려는 이들이 대표적이다. 기자 출신인 한 파워 블로거의 경우,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프레스배지를 20만원에 판매하려 했다. 트위터로 제보를 받은 영화제 측은 “경고와 함께 프레스 배지를 발급하지 않는 제제를 가했다”며 “그 외에도 프레스 배지를 팔려고 하는 정황이 꽤 많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영화제를 이용해 재테크(?)를 하려는 사례는 이 뿐만이 아니다. 개막식 초청장을 판매하려는 움직임도 포착됐다. 문자메시지를 통해 코드와 일련번호로 보이는 번호 등을 보내서 사기거래를 유도한 것이다. 한 피해자는 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해서 수사관이 알아본 결과 범인이 고등학생이었다”고 알렸다. 이에 대해 영화제 측은 “개막식 초청장은 코드나 일련번호가 없으며, 조직위에서 게스트에게 따로 발송했다”면서 “관련사기에 대해 조직위원회는 책임을
세상에 이런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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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트위터를 얼마나 하시나요?”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섹션을 담당한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에게라면 자동적으로 묻게 되는 질문이다. 그의 트위터엔 매일 아시아 감독의 최근근황부터 신예감독들의 소개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영화계의 새로운 소식이 포스팅 된다. 트위터만 팔로우해도 아시아 영화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셈이다. 영화제 스탭들에게도 유명한 김지석 프로그래머의 트윗 삼매경에 대해 묻자, 그는 이 ‘작업’이 부산영화제의 미래에 얼마나 소중한 창구인지 강조한다.
“칸 국제영화제 같은 영화제가 주목받는 건 유구한 역사 이상의 무엇이 있기 때문이다. 과연 부산영화제만이 가질 수 있는 차별화는 무엇일까 고민해 봤다. SNS가 그 단초를 제공해줬다.” 김지석 프로그래머는 애플생태계와 비견될 만한 칸 중심의 생태계에 주목한다. “칸은 제작사, 배급사, 영화펀드가 견고하게 짜여 있다. 전 세계 영화인들과 신작들이 칸으로 모여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네트워크야말로 좋은 프로그램과 내
네트워크야말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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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청 예보가 벌써부터 올겨울이 지난해보다 추울 거라고 난리다. 블록버스터와 3D 입체안경, 액션의 북새통 사이, 겨울 온도를 따뜻하게 해줄 멜로와 드라마는 꼭꼭 챙겨둬야 한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 We Bought a Zoo
카메론 크로 | 맷 데이먼, 스칼렛 요한슨, 엘리 패닝, 토머스 헤이든 처치 | 2012년 1월5일 개봉예정
쫓겨나든 제 발로 걸어나오든 요즘 할리우드 가족드라마의 시작은 직장 때려치우기다. <우리는 동물원을 샀다>는 직장 그만두고 전 재산을 털어 동물원을 산, 겁없는 가장의 이야기다. 가족의 행복을 위해 시작한 일이 결국 안락사 위기에 처한 동물도 구하고 동물원 재개장까지 이어졌다. 그럴듯하게 꾸민 감동스토리 같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벤자민 미의 회고록을 바탕으로 한 실화다.
<뉴 이어스 이브> New Year’s Eve
게리 마셜 | 애시튼 커처, 제시카 비엘, 사라 제시카 파커 | 12월8일
시즌용 영화라면
사랑, 사랑, 이 사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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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이한 감독의 과감한 도전
<신들의 전쟁> Immortals
타셈 싱 | 헨리 카빌, 미키 루크, 스티븐 도프, 프리다 핀토 | 11월10일
타셈 싱은 희한한 감독이다. 그가 지난 10여년간 만든 두편의 영화 <더 셀>과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을 한번 생각해보자. 특히 타셈 싱은 20여년간 광고와 뮤직비디오 연출로 모은 전 재산을 털어 4년간 <더 폴: 오디어스와 환상의 문>을 만들었다. 이런 건 (영화에) 미치지 않고서야 가능한 일이 아니다. <더 셀> 또한 다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 <더 셀>은 제니퍼 로페즈의 경력에 불을 지핀 영화로 과소평가될 장르영화는 아니다. <더 셀>은 장르영화인 동시에 작가영화이고 상업영화인 동시에 아트하우스영화였다. 문제는 <신들의 전쟁>이다. <300> 제작진과 손잡은 이 영화는 그리스 신화를 토대로 한 액션판타지다. 과연 타셈 싱의 자유분방
Coming Soon! 2011 Winter Icebuster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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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의 계절은 여름이다. 21세기가 오기 직전, 겨울은 <나홀로 집에> 같은 슬리퍼 히트작들이 설치는 블록버스터 동토의 지대에 다름 아니었다. 시대는 바뀌는 법이다. 21세기 블록버스터 시장에서 겨울은 ‘새로운 여름’이다. 2011년과 2012년을 잇는 매서운 겨울에도 새로운 여름은 계속된다. 장르별 리스트도 끝내준다. 액션 팬들이라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SF 팬들이라면 <괴물: 오리지널>과 <다크 아워>를, 판타지 서사극 팬이라면 <신들의 전쟁>을 손꼽아 기다릴 만하다. 속편? <셜록 홈스: 그림자 게임>은 어떤가. 심지어 스티븐 스필버그의 신작은 1주 차이로 개봉한다. 이건 정말이지 너무 과도한 선물이어서 받아먹어야 하는 우리가 더 황송할 지경이다. 물론 겨울은 겨울이다. 크리스마스와 신년을 홀로 지샐 영화광들을 위한 로맨스와 아트영화, 가족 관객을 위한 3D애니메이션도 두둑하다. 우리는 이
Coming Soon! 2011 Winter Icebuster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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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르타쿠스: 블러드 앤드 샌드>(이하 <스파르타쿠스>)의 배우 앤디 위트필드의 부고를 들었다. 영국 출신이며 비교적 늦은 나이에 연기자로 데뷔한 위트필드는 <스파르타쿠스>가 시작할 때는 무명이나 다름없었지만 시즌1이 끝남과 동시에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시즌2 촬영을 시작할 즈음 암이 발병했고, 치료와 완치, 재발을 겪으며 스스로 <스파르타쿠스>에서 물러났다. 방송사쪽에서도 시즌2 촬영에 앞서 프리퀄 격인 <스파르타쿠스: 갓스 오브 디 아레나>를 제작하고 방영해 위트필드가 돌아올 수 있도록 배려했지만 결국은 주연배우를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씁쓸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고인이 된 위트필드를 계속 볼 수 없음이 아쉽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사람을 바꾸어가면서까지 이어갈 만큼 중요한 이야기가 있다는 점이다. 이럴 땐 TV 속 세상과 우리가 사는 세상이 거울처럼 닮아 보인다. 우리 모두 사회에서, 조직에서 필요한 존재가 되려고 노력하지
[안현진의 미드 앤 더 피플] 평범한 남자라는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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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새끼들. <도가니>를 보다가 내뱉었는데 곧 개에게 미안해졌다. 이런 상상도 했다. 누가 저놈의 교장이든 행정담당이든 교사든 형사든 판사 검사든 변호사든 하여간 교인들이든 뭐든 ‘저것들’을 좀 정의의 이름으로 난도질하면 안되나? 자, <도가니>의 음악은 모그(이성현)가 맡았다. 그는 <악마를 보았다>의 음악감독이었다. 뭐, 단순한 연상 작용인 셈이다.
그런데 같은 곳의 분노로 시작한 영화는 정반대의 광기와 성찰로 끝난다. <악마를 보았다>에서 복수의 카타르시스는 판타지였다. <도가니>는 저 ‘개새끼들’의 숨통을 끊고 싶은 쾌감 뒤에 감춰진 무력감이야말로 현실임을 고발한다. 더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때 단조의 비감어린 음악은 무진의 짙은 안개처럼 관객을 가두고 클로즈업의 강렬한 메시지를 각인시킨다. <악마를 보았다>의 다양한 조성이 연극적 공간을 확장한 것과 달리 <도가니>의 서정은 이 유사 경험을 구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다 지켜봤으니 뭔가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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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마다 거울을 보면서 나는 나를 본다. 젊은 시절에야 지금과는 달라서 확인을 할 일도 할 필요도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사실 세심하게 살핀다. 그런데 아침마다 보는 얼굴과 이른바 ‘쯩’에 떡하니 붙어 있는 사진은 같은 나임에도 뭔가 다르다.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의 사진은 보면 볼수록 참으로 낯설고 민망하다. 그렇게 수없이 많은 날들을 보아왔던 내 얼굴임에도 급하게 촬영한 사진이라서 그런지 아무래도 딱딱하고 부자연스럽다. 처음 주민등록증을 받았을 때 난 어른이 다 된 듯 으쓱거렸을 뿐 사진엔 관심이 없었고 8수 끝에 받은 운전면허증은 운전을 할 수 있다는 벅참에 사진의 좋고 나쁨은 따지지도 않았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얼굴이 붙은 그 ‘쯩’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다.
길거리를 다니면서 촬영을 한다면 아무런 신분의 증명이 필요하지 않겠지만 유명한 배우와 감독 등 영화인들이 한자리에 모이고 나아가 그들의 사진을 아주 가까운 거리에서 공식적으로 촬영할 수 있고 또한 자유로운 출
[타인의 취향] 나의 또다른 얼굴, 프레스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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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16일
스티븐 소더버그 감독의 <컨테이젼>은 공교롭게도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이 멈춘 자리에서 시작한다. 세계를 1일 생활권으로 압축한 항공 노선망은 향후 ‘MEV-1’이라 명명될 치명적 바이러스의 고속도로로 둔갑하고 역병은 삽시에 번진다. 수차례 전염병을 겪고 뒤늦게 재앙을 막아보겠다고 다른 종(種)을 생매장하는 패악마저 저지른 21세기 인류에게 역병에 관한 영화는 더이상 SF가 아니다. 스티븐 소더버그는 거의 뉴스도 영화로 만들 수 있는지를 실험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역설적으로 그 작업의 효과는 좀비와 외계 신체강탈자가 나오는 영화보다 더 무서운 호러의 파장에 준한다. 엔터테인먼트라고 부르기도 망설여지는 이 영화의 양식이야말로 문화 모든 분야에서, 픽션과 리얼리티가 점근하고 있는 시대, 21세기에 걸맞은 공포영화인지도 모른다. 귀신영화를 보고 부적을 사러 가진 않지만 <컨테이젼>의 관객은 열에 일곱은 극장을 나와 손을 씻을 거다. &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일상의 시’가 모여 숭고의 경지에 이르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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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진무구를 가장한 뚱하고 맹한 표정, 색조화장으로 가무스름한 아이라인, 컬러렌즈로 확장된 홍채, 화들짝 놀란 듯 치켜뜬 눈, 볼 안 가득 채운 공기, 앞으로 삐죽 내민 동그랗게 모은 입술, 입술 사이로 빼꼼 내민 혀, 쇼트팬츠로 도드라진 가녀린 허리와 포토숍으로 보정한 긴 다리, 앙증맞은 포즈의 상투성. 온라인 쇼핑몰 피팅 모델의 얼굴과 인체가 재현하는 표정은 거의 대동소이해서 유심한 관계자가 아니고선 모델들간 차이도 구분하기 어렵다. 10대 후반~20대 초반으로 추정될 소녀의 전형성은 저렇다. 흔하게 산재된 소녀의 전형성이지만 상품가치만은 높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발견되는 피팅 모델의 세계는 소녀의 생물학적 전성기에서 진액을 죄다 뽑아 구축한 성전 같다. 이제 거리에서 촬영기사, 진행 매니저, 피팅 모델이 한 세트가 되어 화보 촬영하는 장면은 일상적 풍경으로 자리잡았다.
온라인 쇼핑몰과 피팅 모델의 배후로 주류를 향한 모방심리, 주류에서 소외된 대안시장의 가능성 그리고 비공식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피팅 모델, 아트 상품, 또 하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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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시절부터 대학에 들어갈 때까지, 우리 집에서 TV를 본다는 것은 일종의 죄악과도 같았다. 할아버지가 보시는 뉴스나 아버지가 보시는 다큐멘터리 같은 프로그램을 제외한, 즉 드라마와 예능 프로그램의 대부분은 ‘공부에 방해되는 유치하고 쓸모없는 것들’로 치부되었고 MBC <마지막 승부>를 보기 위해 엄마에게 대든 것이 내가 기억하는 첫 번째 반항이었다. 하지만 방송과 관련된 일을 시작하고, 부모님도 더 이상 내게 공부하라는 닦달을 할 필요가 없어지면서 우리 집의 TV시청 실태는 꽤 흥미로운 양상을 띠게 되었다. 어지간한 평론가보다 까다로운 아버지가 드물게 군말없이 보시는 드라마는 시청률 30%를 넘기고, 연예인에 관심없는 언니가 ‘쟤는 좀 괜찮다’고 하면 곧 유망주로 떠오른다.
‘일반 시청자’의 눈이 생각보다 정확하고, 그것이 결국 흥행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은 KBS <개그콘서트>의 ‘애정남’ 역시 마찬가지였다.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
[최지은의 TVIEW] 아, 속 시원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