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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일 한통을 받았다. “김진숙, 그녀와 영화를 보고 싶습니다”라고 크게 쓰여 있고 “김진숙과 5차 희망의 버스를 응원하는 한국 영화인 276인(총 1543명) 선언 기자회견 보도자료”라고 약간 작게 쓰여 있다. 뭔가 이건?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맞서 크레인 농성을 벌이고 있는 김진숙씨를 응원하기 위한 영화인들의 행동결의라고 한다. 관련 인물을 수소문해보니 또(?) 이 사람이 등장한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조선 명탐정, 은 아니고 제작사 청년필름의 김조광수 대표다. 물론 그는 말한다. “기자회견 때 내가 경과 보고를 하는 바람에 뭔가 중요한 일을 하는 것으로들 아는데(웃음), 여균동 감독이 제안했다. 개인적으로는 2차 희망버스 때 갔다가 사람들에게 크게 감동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감동이 있었다. 영화하는 사람으로서, 인간으로서, 한 사람을 응원하고 싶었다. 그래서 3차 희망버스 때는 ‘퀴어버스’로 함께 왔고. 마침 이번 부산영화제 때 5차 희망버스가 있다고 해서 함께하면 되겠다고
[이 사람] 한사람을 위한 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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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각국 필름 커미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부산영상위원회가 주최하는 ‘2011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이 부산국제영화제 기간인 10월10일부터 13일까지 해운대 벡스코 컨벤션홀에서 열린다. 올해 정책포럼의 화두는 ‘아시아필름 커미션의 지난 10년을 정리하고, 향후 연대 방향을 함께 구상하는 것’이다. 부산영상위원회 오석근 위원장은 “아시아에서 필름 커미션이 만들어진 지 10년이 넘었다. 필름 커미션의 역할이 자국의 영화산업을 활성화시키는 것이라고 했을 때 지금까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했는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아시아 각국 영화산업의 규모와 정책적인 환경이 제각기 다르지만 필름 커미션끼리 연대해서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내려는 의지가 강하다. 아시아 영화공동제작기금을 마련하는 것도 그중 하나이다”라고 이번 행사를 여는 소감을 밝혔다.
올해 아시안영상정책포럼은 동남아시아국가연합기구(ASEAN)가 처음 참가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오석근 위원장은 “이번 포럼을 통해 한국, 중국,
[국내뉴스] 필름 커미션 재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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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가워요 새로운 BIFF.” 해사한 미소를 한가득 머금은 스타들이 레드카펫을 밟으며 영화의 전당에 들어섰다. 영화의 전당 천장에 켜진, 전 세계에서 가장 큰 LED 조명이 스크린의 별들을 반겼다. 레드카펫 위를 설레는 마음으로 사뿐히 걷는 관객과 영화인들의 한걸음 한걸음에서 부산국제영화제의 새로운 도약이 막 시작되고 있었다.
고비드 강림! 레드카펫에서 더 빛나는 고수의 조각 같은 얼굴.
김하늘, 당신을 레드카펫의 여신으로 임명합니다.
<투혼>의 갈매기커플 김주혁, 김선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다.
유준상, 김보경. “오늘은 북촌이 아닌 개막식에 왔어요.”
불량소년 완득이 말고 패셔니스타 유아인.
탑스타 독고진이 아닌 배우 차승원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찾다.
충무로의 떠오르는 블루칩 이제훈.
김동호 명예집행위원장과 이자벨 위페르의 등장.
개막작 <오직 그대만>의 소주커플 소지섭, 한효주.
한중일 최고만 모였다. 판빙빙, 오다기리 조, 장동
[화보] STARRY STARRY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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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국기자가 ‘베드신을 찍을 때, NG가 없었냐’고 묻자) 영화를 보시고도 그렇게 자극적인 질문을 하시다니...”(웃음)
- 개막작 <오직 그대만> 기자회견에서 배우 한효주
“두시 비행기 놓친 김꽃비 배우. 예약했다가 펑크 낸 내 딸 자리 넘겨줘 같이 갑니다. <똥파리>… 그 전에 <질투는 나의 힘>에서 내 딸을 연기했던 친구죠”
- 부산으로 향하는 공항에서 배우 문성근이 올린 트윗
“저는 한 일이 없는 데,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김조광수 대표님이 아이디어를 내 제안을 해오셨고, 평소 노동자의 권익이나 인권 문제에 관심이 많던(그러나 한진에 힘을 싣지 못했던) 저는 영광스럽게 기꺼이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 한진중공업 작업복을 입고 레드카펫에 오른 배우 김꽃비의 트윗
이렇게 칭찬해주시니 몸둘바를 모르겠습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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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좋은 비프가 지글지글 익기 시작했다.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이 10월6일 오후 8시 목요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 전당 야외극장에서 열렸다. 국내 최대의 대형 지붕(길이 163m, 너비 62m) 아래 야외극장 4천여 석은 영화제 개막을 축하하는 관객들의 열기로 가득했다. 오후 8시 정각 국내 원로 영화인들의 입장으로 시작된 레드카펫 행사에선 세계적인 스타들과 국내외 영화인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한일 양국의 스타 장동건과 오다기리 조를 비롯해 중국 여배우 판빙빙,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 이창동, 임권택 감독 등 수많은 국내외 영화인들이 관객들의 환호를 받으며 입장했다. 지난해 퇴임한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명예집행위원장이 레드카펫에 오르자 따뜻한 마음의 박수가 쏟아지기도 했다.
약 1시간 조금 넘게 진행된 레드카펫 행사가 끝난 후, 허남식 부산시장이 “올해는 아름다운 영화의 전당에서 개막식을 열게 되었습니다. 감동과 낭만이 넘치는 부산국제영화제의 개막을 선언합니다.
아시아 영화인 총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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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기술의 최전방을 알고 싶다면…
=3D 입체영화 제작 세미나가 오후 2시 메가박스 해운대 10관에서 열립니다. 3D 기술과 네트워크 교류의 장이 되는 자리라네요.
-이자벨 위페르 사진전, 23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 헬무트 뉴튼 등이 바라본 그녀의 모습. 풋풋한 데뷔 시절부터 현재 모습까지 파노라마로 감상합시다.
-<고지전>이 이길까 <써니>가 이길까
=부일영화상 시상식이 오후 6시 영화의 전당 하늘연 극장에서 열립니다. ‘올해의 영화’를 미리 점쳐볼 수 있는 기회이니 결과에 주목하시길.
-근사마 보려면 BIFF 빌리지로 오세요
장근석, 김하늘 등 톱스타 출동하는 APAN 스타로드, 오후 9시 BIFF빌리지에서 열립니다. JYJ의 축하공연도 기대하세요.
[단신] 이자벨 위페르 사진전, 23일까지 고은사진미술관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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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국제영화제에 대작들의 제작보고회가 풍년이다. 이전에도 영화제 기간 동안 제작보고회를 여는 대형 작품들이 더러 있었으나 올해는 그 수가 급증했다. 대부분 한국과 다른 아시아 국가들의 합작프로젝트들이다.
10일7일 오후 1시, 그랜드호텔에서는 한·중·일 합작영화인 <양귀비>가 제작보고회를 연다. 곽재용 감독이 연출하고 중국의 판빙빙과 웡리홈, 한국의 온주완이 참여하는 영화다. 이어 오후 2시에는 노보텔 앰버서더부산에서 <옹박>의 프라챠 핀카엡 감독이 연출한 <더 킥>이 행사를 가질 예정이다. 미드나잇 패션 상영작이기도 한 <더 킥>은 태국의 지자 야닌과 한국의 조재현, 예지원이 함께 출연한 영화로 태국에 살고 있는 전직 태권도 선수의 이야기를 그렸다. 다음 날 8일 오후 3시에는 일제 식민지 시절, 백자의 우수성을 알리려 했던 실존인물의 일생을 그린 <백자의 사람>이 출발 테이프를 끊는다. 일본의 다카하시 반메이 감독이 연
내가 제일 잘 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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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 Lucky
아비 루트라 | 남아프리카공화국, 영국 | 2011년 | 100분 | 월드 시네마
영화 <럭키>는 누군가 내다버린 소년과 할머니의 새로운 가족구성기다. 엄마가 죽자 홀로 남겨진 럭키는 도시에 사는 삼촌을 찾아간다. 그러나 삼촌은 어린 럭키의 양육에는 관심이 없다. 결국 엄마가 삼촌에게 남긴 빨간색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럭키는 삼촌의 집에서 쫓겨난다. 엄마가 남긴 테이프를 듣고 싶었던 럭키는 옆집 인도할머니의 집에서 카세트 플레이어를 발견하고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가게에서 몰래 물을 떠다준다. 하지만 경계심 많은 할머니는 럭키를 집에 들이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고아를 돌봐주면 시청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할머니는 럭키를 자신의 집에 들이고 럭키는 소원하던 학교에도 다닐 수 있게 된다. 첫 등교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날 삼촌은 럭키를 되찾아가기 위해 행패를 부리고 럭키는 다시 삼촌의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영화 후반
인도 할머니와 럭키의 여행기 <럭키> Luc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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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년지련> Bishonen
욘판 | 홍콩, 중국 | 1998년 | 101분 | 욘판 감독 특별전
욘판 감독 특별전에서 딱 한편을 권한다면 역시 <미소년지련>을 고를 수밖에 없다. 욘판의 가장 훌륭한 영화이기 때문이 아니라 커밍아웃한 게이 감독 욘판의 어떤 감정적 정수가 이 1998년작 퀴어멜로영화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게이바에서 몸을 파는 고급 남창 제트(풍덕륜)는 우연히 만난 경찰 샘(오언조)과 첫눈에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다. 둘은 곧 친구가 되고, 점점 연인으로 발전해간다. 하지만 샘은 복잡한 남자다. 그는 제트의 친구인 아칭과 오래전 연인관계였으나 아칭을 처절하게 버리고 사라진 과거가 있으며, 보수적인 중산층 가정에서 여전히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간다. <미소년지련>은 이후 욘판이 만든 <유원경몽>(2001), <눈물의 왕자>(2009)만큼 영화적으로 숙성한 작품은 아니다. 이야기는 종종 퀴어시네마라기보다는 ‘야오이
90년대 홍콩 동성애자 커뮤니티에 대한 자기고백 <미소년지련> Bishon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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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작> Manipulation
파스칼 베르도시 | 스위스, 독일 | 2010년 | 90분 | 월드 시네마
냉전 시대, 스위스는 소련의 위협으로부터 가장 안전한 유럽 국가였다. 스파이가 잠입하는 즉시 색출해 처벌하는 강력한 첩보국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조작>은 스위스 첩보국을 배경으로 하는 소설 <해리 윈드의 심문>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다른 나라 몰래 핵무기를 준비하고 있던 스위스의 1급 비밀이 소련의 신문에 새어나간다. 비상이 걸린 스위스 첩보국은 스파이로 의심되는 인물을 찾아내는데, 놀랍게도 그는 첩보국을 위해 오랫동안 일해왔던 조사원 해리 윈드다. 그가 진정 소련의 스파이라면 해리가 찾아냈던 수많은 스파이들의 정체는 오리무중에 빠진다. 30년 경력의 베테랑 수사관 라폴드가 해리의 심문을 맡아 진실을 밝혀내려 한다.
<조작>은 이야기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정통파 드라마다. 심문에 노련한 용의자와 산전수전 다 겪은
첩보물 팬들의 아드레날린을 자극 <조작> Manipu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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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We Have a Pope
난니 모레티 | 이탈리아, 프랑스 | 2011년 | 102분 | 월드 시네마
이탈리아 정부에 파일이 있다면 난니 모레티는 ‘꽤 골치 아픈’의 카테고리로 분류되어 마당하다. 전작 <악어>로 베를루스코니 정권에 정치적 맹공격을 가한 것도 모자라 이번엔 감히 가장 신성한 공간인 교황청을 급습했다. 그가 웃음의 메스를 가한 대상은 바로 가톨릭의 정신적 지주인 교황이다. 영화는 새 교황으로 선출된 멜빌이 극도의 불안 증세를 보이며 대중 앞에 나서기를 꺼려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교황의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급기야 정신분석 학자가 비밀리에 바티칸으로 불려오는 등 소동이 끊이질 않는다. 뉴스 화면에서나 봤던 교황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들어는 봤나? 이 웃지 못할 상황을 과감하게 실현시킨 건 분명 난니 모레티의 배짱이다. 컨셉만으로 이미 불경죄 하나 추가다. 영화의 도입부, 추기경들이 한자리에 모여 새 교황을 선
한 인간으로서의 교황의 속내 <우리에겐 교황이 있다> We Have a P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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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랑콜리아> Melancholia
라스 폰 트리에 |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독일 | 2011년 | 136분 | 월드 시네마
2012년 지구 멸망에 대한 근심이 블록버스터영화로만 환원될 리 없다. 라스 폰 트리에 역시 종말의 날을 자기 방식으로 스크린에 재현한다. <멜랑콜리아>는 행성간의 충돌로 지구 최후의 날을 보내는 자매의 이야기다. 언니(샬롯 갱스부르)의 저택에서 호화로운 결혼 파티를 갖는 저스틴(커스틴 던스트). 설마, 종말을 앞두고, 지구를 구해보겠다고 동분서주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정서를 기대하는 건 모두들 아닐 테고. 맞다. 조금만 보면 탄로나겠지만 심각한 우울증에 걸린 자매 덕분에 파티의 화려함은 온데간데없어진다. 알다시피 결혼식이니 지구 종말이니 그런 것들 모두가 라스 폰 트리에게는 ‘멜랑콜리아’를 설명할 적절한 구실이었는지 모른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결국 영화는 오로지 인간 개개인에게 스며든 파국의 정서를 설파하는 데 온 열정을
인간 개개인에게 스며든 파국의 정서 <멜랑콜리아> Melanchol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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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 아쉰> Jump Ashin!
린유셴 | 대만 | 2011년 | 126분 | 아시아영화의 창
우리는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어떤 작가영화를 만드는지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다른 아시아 국가들이 어떤 대중영화를 만드는지는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중화권의 무협영화나 일본의 기획영화를 제외한다면 좀처럼 수입되는 대중영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한국은 과연 아시아 대중영화의 최전선을 홀로 걸어가고 있는 독점적 황태자인가? 오로지 한국영화계만이 상업적으로 매력적인 대중영화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건가? 물론 그렇지 않다. <점프 아쉰>은 그런 질문들에 대한 대만의 대답이라고 할 만하다.
<점프 보이즈>(2005) 등 다큐멘터리 작업으로 유명한 린유셴의 <점프 아쉰>은 감독 형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포츠영화다. 주인공 아쉰(펑위옌)은 어린 시절부터 재능을 인정받아 고등학교 체조선수로 활동 중이다.
클리셰가 만들어내는 감동적인 대단원 <점프 아쉰> Jump As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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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찬일 프로그래머는 올해 처음 한국영화 부문을 맡았다. 변화의 목표는 “외연 및 내포의 확장, 다양성 제고”였다. “오래전부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경계가 느슨해지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영화의 오늘에서도 파노라마는 상업영화, 비전은 독립영화라는 선입견에서 벗어나려 했다. 파노라마에서 한국영화의 흐름을 확인하는 기회를 만들려했다면 비전은 단지 뉴 커런츠나 파노라마의 서브 섹션이 아니라 앞으로 기대해야할 감독들의 영화를 중심으로 꾸렸다.” 신예감독 8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키스>가 <써니>나 <고지전> 같은 작품과 함께 상영되는 게 그 때문이다. 비전 부문에서는 “저예산 3D영화인 <물고기>의 박홍민 감독과 <복숭아 나무>를 연출한 배우 구혜선이 주목해야 할 감독”이다.
지난해까지 플래시 포워드 부문을 맡았던 그는 한국영화 프로그램을 통해 신선한 경험을 했다. “외국영화와 달리 한국영화는 일단 가편집본을 봐야했다. 20년 동안
박홍민·구혜선 감독에 주목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