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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평범한 컨벤션처럼 받아들이는 첩보스릴러의 양식들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그것은 급변하는 세계 정세와 맞물려 늘 새로운 영감을 얻었다. 그 속에서 변치 않는 것은 각기 다른 개성과 매력을 뽐낸 수많은 스파이들의 계보다. 프리츠 랑부터 스티븐 스필버그, 마타 하리부터 제이슨 본에 이르기까지 스파이영화의 인상적인 순간들을 모아봤다.
스파이 Spione (1928) / 프리츠 랑
프리츠 랑이 <메트로폴리스>(1927)의 흥행 참패 이후 우파(UFA)를 벗어나 독립적으로 제작했다. 원본이 남아 있지 않았으나 체코 프라하의 영화기록보관소에서 카피본이 발견돼 여러 개의 필름을 합쳐 2003년 복원됐다. 무역부 장관이 암살당하고 중요 문서들이 사라진다. 게다가 내막을 아는 인물이 뭔가를 말하려는 순간 저격수에게 죽임을 당한다. 이에 내무부 장관은 “첩보부의 체면을 회복할 때”라는 편지를 첩보부에 보낸다. 이 모든 것은 겉으로는 건실한 은행가로 위장한 ‘하기’의 음모였으며 그
영화가 사랑한 스파이-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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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르 카레는 현재 영국에서 글을 쓰는 그 어떤 소설가에게도 뒤지지 않는 작가다.” <가디언>의 평처럼 존 르 카레는 스파이 소설 작가로서의 장르적 성취와 보수적인 문학계의 지지를 동시에 이뤄낸 보기 드문 작가다. 그는 냉전시대 유럽을 무대로 활동하던 스파이들의 냉혹한 세계를 사실적인 필치로 그려내며 이언 플레밍이 창조해낸 환상적인 스파이 세계에 머물러 있던 독자들을 현실 세계로 데려왔다.
영미 진영과 소련 진영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던 60, 70년대, 대다수의 영미권 스파이 소설들이 소련이라는 공공의 적과의 대결을 작품의 주요 테마로 삼았다면 존 르 카레는 이데올로기라는 냉전시대의 유산 속에서 무기력함을 느끼는 개인의 초상을 직시한다. 스파이로 분한 개인이 느끼는 윤리적 혼란과 고독감은 르 카레가 창조해낸 캐릭터들의 대사를 통해 종종 드러나는데, 그의 첫 소설 <죽은 자에게 걸려온 전화>를 인용하면 이렇다. “거짓말하고 속이는 더러운 술수 덕분에 보통 사
회색지대가 낳은 작가, 존 르 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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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이상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스파이영화의 효시라 불리는 프리츠 랑의 <스파이>(1928)는 이런 의미심장한 말로 시작한다. 또한 그것은 스파이영화 혹은 첩보영화의 태동과 이후의 흐름을 요약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스릴러와 필름 누아르 장르의 애매한 결합처럼 느껴지는 스파이영화는 특정한 장르로 분류될 정도는 아니지만, 어떻게 영화사와 더불어 관객 혹은 영화계와 조응하며 그들만의 세계를 이뤘는지 일러준다. 세계를 움직이는 보이지 않는 힘 ‘첩보전’은 사실상 지난 세기 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했고 그것은 공교롭게도 이제 막 100년을 넘긴 영화의 역사와 거의 일치한다. 지난 20세기는 영화의 세기이자 첩보의 세기이기도 했다. <스파이>가 말한 ‘세상의 이상한 일들’이 바로 지난 세기에 집중돼 일어난 것이다. 말하자면 스파이영화를 굳이 설명하기 위해 스릴러와 필름 누아르라는 장르성을 언급한 것이지 스파이영화는 영화사의 시작과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T
사라져가는 스파이(영화)를 향한 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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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르 카레가 1974년 발표한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는 전직 정보부 요원 스마일리가 영국 정보부 최고위층에 잠입한 소련 간첩을 찾아달라는 요청을 받으며 시작된다. 애타게 단서를 찾아 헤매는 스마일리처럼 <씨네21>도 영화사를 가득 메운 기발하고 탁월한 스파이들을 하나하나 불러냈다. ‘스파이영화’를 딱히 명쾌한 역사적 장르로 규정할 순 없지만 그 화려한 스파이들의 면면은 여타의 장르가 낳은 스타들의 계보에 결코 뒤지지 않는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를 지도 삼아 스파이영화의 세계를 훑어보고 프리츠 랑의 <스파이>부터 맷 데이먼의 <본 아이덴티티>까지 역대 스파이들을 총망라했다. 그리고 영화평론가 듀나가 영화화를 기대하는 스파이 소설과 실화들에 대해 썼다. 부족한 부분이 있다면 <씨네21> 사무실로 유능한 스파이를 급파해주시길.
스파이영화는 어떻게 단련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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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호 전 성균관대학교 수학과 교수의 석궁 사건을 토대로 재판과정을 재현한 <부러진 화살>이 사실인지 거짓인지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정지영 감독은 여러 매체를 통해 이 영화의 90%가 사실이고 10%가 허구라고 밝혔으며, 당사자인 박훈 변호사는 재판과정만큼은 사실이라고 말하고, 김명호 교수 또한 “맥락상” 100% 일치한다고 주장한다. 사실, <부러진 화살>은 김명호가 정말 화살을 쐈는가 아닌가, 만일 그렇다 해도 그것은 의도인가 우발인가를 궁금해하는 영화가 아니다. 대신 대한민국 사법부는 이에 대해 왜 궁금해하지 않는가, 어떤 방식으로 이 궁금증을 묵살하고 있는가, 에 분노의 화살을 돌리는 영화다. 당연히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뜨거운 호응은 사법부에 대한 오랜 불신에 근거한다. 이 영화가 주는 쾌감은 말하자면, 영화 그 자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영화 밖 현실의 사회적 불쾌와 맞닿은 결과다. 애초 그런 현실을 겨냥하고 만든 영화이니 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전영객잔] 정치적이지 않은 정치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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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자저거 탄 소년> 소박한 방식으로 모든 걸 해내다
[올드독의 영화노트] <자저거 탄 소년> 소박한 방식으로 모든 걸 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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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하울링'은 승진에 목말라 사건에 집착하는 형사 상길과 사건 뒤에 숨겨진 비밀을 밝히려는 신참 형사 은영이 파트너가 되어 늑대개 연쇄 살인 사건을 추적하며 벌어지는 범죄 수사 드라마로 오늘 2월 16일 개봉 예정이다.
[유하 감독] "‘하울링’, ‘말죽거리 잔혹사’의 경찰서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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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로 보이는 위험이 온다.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이 3D로 재개봉한다. 그런데 왜 조지 루카스는 이 영화를 3D로 변환한 걸까. 돈 때문일까. 아니면 끝없이 자신의 영화를 CG로 고쳐나가며 그에 저항하는 팬들과 싸우는 루카스의 광적인 완벽주의 때문일까. 아니면 원래 그가 만들고 싶었던 <스타워즈>가 바로 이런 모습이었던 걸까. 중요한 건 이거다. 어찌되었건 당신이 <스타워즈>의 오랜 팬이라면 3D로 개봉하는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을 거부할 깜냥은 없을 거라는 사실이다.
먼저, 당신이 <스타워즈>의 열정적인 팬이라면 심사가 배배 꼬일 법한 질문부터 시작해보자. <스타트렉>을 좋아하는 마니아를 우리는 트레키(Trekkie)라 부른다. 그런데 왜 <스타워즈>마니아를 일컫는 고유명사는 없는 걸까? 당신이 <스타워즈>마니아라면 트레키들을 만나는 순간 심술이 치솟
[스타워즈] 이번엔 3D로 우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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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의 말은 농(弄) 반, 진(眞) 반이다. 농담과 진담이 명확하게 구별되는 것도 아니다. 농담 안에 진담이 있고, 진담 안에 농담이 있다. 그래서 듣는 이가 간혹 그의 속마음을 오독하기도 한다. 지난해 3월, 이준익 감독은 트위터에 ‘<평양성>, 250만에 못 미치는 결과인 170만. 저의 상업영화 은퇴를 축하해주십시오~. ^^;;’라고 남겼다. 언론은 그의 ‘은퇴 선언’을 진담으로만 받아들였다. 3월15일부터 3월19일까지 열리는 제2회 olleh 스마트폰영화제 집행위원장을 맡은 이준익 감독에 대해 ‘복귀 초읽기’라는 투의 기사가 뜨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이준익 감독에게 지난 1년은 웃고 즐긴, 달콤한 휴식이었을 뿐이다. <왕의 남자>(2005) 이후 <라디오 스타>(2006), <즐거운 인생>(2007), <님은 먼곳에>(2008),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2010), <평양성>(2010
[이준익] 복귀? 이제 즉흥적으로 살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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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게임시장의 대세는 피트니스 게임인 것 같다. XBOX 360의 <댄스센트럴>이나 <마이클 잭슨> <유어 피트니스>등은 이미 히트작 반열에 올랐고, 앞으로도 몸을 이용하 는 이런저런 게임들이 발매될 예정. 체감형 게임의 원조를 자처하는 닌텐도 Wii도 추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스트 댄스2>가 선봉장이다. 온몸을 스캐닝하는 XBOX의 키넥트용 게임과 달리 이 게임은 리모컨을 손에 꼭 쥐고 화면에 맞춰 몸을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강했던 키넥트용 게임들보다는 좀더 캐주얼한 느낌. 접근성은 좀더 높게 느껴진다. 4만3천원.
[gadget] 역시 원조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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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크기: 621 x 482 x 205mm(W x H x D)
무게: 8.4Kg, 모니터 크기 27인치
특징
1. 아이맥과 승부해볼 만하다. 성능도, 가격도, 디자인도.
2. 모니터 두께는 고작 11.7mm. 페이퍼 컷? 아니 LCD 컷.
3. 27인치 제품치고는 아쉬운 모니터 해상도.
지난해 중순쯤, 느닷없이 잘 쓰고 있던 데스크톱 PC를 창고에 집어넣어버렸다. 기분이 심하게 다운됐던 그날, 방을 쓸고 닦으며 목격했던 본체와 모니터 사이의 그 수많은 선들이 갑자기 내 뇌세포들을 부정적으로 움직여버렸다. 수챗구멍을 가득 메운 머리카락 더미 같던 그 선들을 당장 없애버려야겠다고 생각했다. 실행은 놀랄 만큼 쉬웠다. 두번 다시 안 볼 것처럼 그 선들을 본체에서 뽑아버린 뒤, 당장 용산으로 달려가 노트북을 샀다. 다른 건 다 참아도 자판 작은 건 못 참는 성격이라 17인치 모니터를 가진 제일 큰 노트북을 골랐다. 하지만 노트북을 쓰다 보니 이것도 생각보다 썩 달갑지 않았다.
[gadget] 비켜라, 아이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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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나는 적어도 외모에 관한 한 생이 불공평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공부도 더 잘하고 발표도 더 잘하는데 방송국 장기자랑에는 왜 얼굴 예쁜 OO가 학교 대표로 나가는 거야? 으아아앙~.” 울부짖은 열살 이후, 아주 오래 그 생각은 바뀌지 않았다. 그런데 지난 몇년간 몇 가지 사건(?)과 변화를 겪으면서 그런 생각이 잘 알지도 못하면서 멋대로 넘겨짚은, 생을 향한 나의 오해였음을 알게 되었다. 대니얼 크레이그는 그런 사실을 깨닫는 과정에서 내가 경험한 ‘몇몇 사건’ 중 하나. 직접 만나본 것도 아닌데 ‘사건’이라고까지 말하긴 좀 그렇지 않냐고? 아니, 단언컨대 그는 존재 자체로 내게 하나의 사건인 인물이다. 각설하고, <밀레니엄: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보자.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이 영화에서 대니얼 크레이그는 미중년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매력을 유감없이 선보인다. 지성과 불안이 동시에 묻어나는 눈빛, 그 눈빛과 당당한 몸짓에서 뿜어져나오는 카리
[fashion+] 제임스 본드가 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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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겉으로도 속으로도 회오리바람이 몰아치는 나이다. 여진구는 올해 열여섯이 됐다. 변성기를 지나 목소리는 이미 ‘남자’다. ‘으하하하’ 웃음을 터뜨릴 땐 영락없는 아이다. ‘-습니다’체를 자연스럽게 구사할 땐 어른, “수학이나 영어는 과외받고 있습니다”라고 말할 땐 또 고만고만한 이 땅의 평범한 청소년이다. 드라마 <해를 품은 달>의 왕세자 이훤의 나이도 본인과 엇비슷한 열다섯이었다. 열다섯의 왕세자는 궁궐의 담을 넘으려다 평생을 가슴에 묻어야 할 첫사랑과 만나고, 세상에서 가장 영특해 보이는 그 열세살 소녀는 ‘죽음’으로 왕세자의 가슴에 피멍을 들인다. 모든 것을 가졌으나 결국엔 아무것도 갖지 못한 어린 왕. 여진구는 그런 왕이 돼야 했다.
기품있는 왕세자와 천진한 소년 사이
여진구에겐, 일개 무사(드라마 <일지매> <무사 백동수> <뿌리깊은 나무>, 영화 <쌍화점>)에서 왕으로의 신분상승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았다.
[여진구] 잊으려 해도 잊지 못할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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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10년 만의 목소리다. 예전의 음악과 그리 달라진 건 없지만 10년이라는 세월은 이 앨범에 특별한 무게감을 더한다. 그리고 여전히 엄숙하고 순결한 두 목소리가 있다. 이 천생 시인의 노래를 들으며 ‘투사’ 정태춘이 ‘음악인’ 정태춘으로 온전하게 돌아올 수 있는 세상을 꿈꾼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진짜 오래 묵어야 나오는 노래들이 있다. 그런 음악은 기발한 수사가 아니라 면밀한 관찰로부터 시작된다. 매일매일 생활하는 삶의 터전, 혹은 어느 날 발길이 닿은 낯선 곳을 시처럼 묘사하는 그들의 노래는 그렇게 오랜 시간의 깊은 성찰을 통해 마침내 완성된다. “현장”을 떠난 뒤 “현실”을 바라보는 음악, 즉흥과 즉물을 거부하고 멈춰 서서 생각할 것을 권하는 음악, 그래서 변함없이 사람을 숙연하게 만드는 음악.
최민우 / 웹진 ‘웨이브’ 편집장 ★★★★☆
“바코드도 없는 몸뚱이를 거기에다 두고/ 햇살 빛나는 철로 미끄러져 빠
[hottracks] 노래도 오래 묵어야 제맛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