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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 아저씨 사진 정말 멋져요! 아니 하정우 형인가?” 스튜디오의 벽을 가득 메운 배우들의 사진을 찬찬히 훑어보더니 박지빈의 시선이 하정우에게 머문다. 대선배처럼 느껴지는 남자배우들을 보면서 아직 아저씨라고 해야 할지, 형이라고 해야 할지 판단이 안 설 정도로 자기 자신에게나 그를 보는 우리에게나, 박지빈은 여전히 ‘아역배우’라는 공고한 틀 안에 있다. 하지만 어느덧 17살이 된 그는 올해 검정고시를 통과해 고등학교를 졸업한 상태다. 유승호보다 두살 어린 그는 최근 ‘폭풍성장’이라는 표현과 함께 포털 사이트를 장식하기도 했다. 여전히 앳된 얼굴이지만 훌쩍 자란 키, 말하는 모습이나 웃음에서 여전히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한결 성숙해진 모습이다. <안녕, 형아>(2005)에서 세상 무서울 것 없던 말썽쟁이 9살 한이의 모습은 이제 한참 옛날 일처럼 느껴진다. 그렇게 또 한명의 ‘잘 자라줘서 고마워’ 배우가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10년차 배우요? 숨고 싶어요
“삶도
[박지빈] 이제는 의젓한 청년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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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챔프>에 “인생은 추입이다”라는 대사가 나오던데 ‘추입’은 경마 용어인가요?
A. 경마 용어가 맞습니다. ‘경마의 묘미는 추입’이라는 말도 있습니다. 추입은 쉽게 말하면 막판 대역전극입니다. 먼저 앞서 달리는 말을 선행마라고 합니다. 뒤에서 달리던 말이 마지막 코너를 돌며 갑자기 페이스를 높여 선행마를 추월하는 것을 추입이라고 표현합니다. 이렇게 대역전극을 펼치며 짜릿한 승부를 만들어내는 말들을 추입마라고 부릅니다. 아, 그리고 극중 승호(차태현)가 경기 전 관객에게 말의 상태 등을 보여주는 예시장에서 잠깐 말에서 내리겠다고 하며 일종의 승부조작을 위한 소스를 주려는 장면이 있습니다. 한국 마사회 홍보팀의 송병곤 차장은 이 장면은 영화니까 가능한 얘기라고 말합니다. “말에서 내리는 건 액션이 너무 크다. 그렇게 눈에 보이는 행동은 할 수 없다.” 덧붙여 송 차장은 “순위에 관련된 소스를 주는 행위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결국 레이더망에 걸리게 되어 있다”고
[Cinepedia] <챔프>에 “인생은 추입이다”라는 대사가 나오던데 ‘추입’은 경마 용어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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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렇게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여기자하고만 인터뷰하는 것으로 유명하셔서 특별히 예쁜 제가 나왔습니다.
=잠깐만요, 혹시 저 예전에 본 적 없으세요? 분명히 전에 인터뷰했던 것 같은데 신사동 가로수길 어디 카페였더라? 암튼 지금껏 인터뷰하면서 이렇게 느낌이 괜찮은 분은 처음이네요.
-죄송하지만 저는 오늘 처음 뵙습니다.
=아닌데… 분명히 봤는데, 그때 왜 저한테 에쿠니 가오리 좋아하느냐고 물었던 기자분 아니세요? 그래서 저한테 다음에 만나면 <냉정과 열정 사이> 빌려준다고 했던 기억이 나는데.
-에쿠니 가오리가 가오리찜 드시는 소리 그만하시고 인터뷰에 집중하시죠.
=이상하네요, 그냥 닮은 분인가? 그때 분명히 파란색 원피스 입었었는데… 아, 아니에요 됐어요. 착각했나봐요. 제가 아름다운 분들만 보면 기억들이 다 뒤엉켜서 하하. 초면이면 이제부터 조금씩 알아가면 되죠 뭐.
-암튼 한동안 작품 활동이 뜸하셨는데 지금 준비하는 작품이라도 있으신지
[주성철의 가상인터뷰] 미인만 보면 술이 확 땡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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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 장편애니메이션의 잇단 개봉 소식과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 성공으로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한 해였다. 특히 올해 개봉한 작품들의 작품성과 완성도는 예전 작품들과 달리 기획력 부족에 대한 우려를 씻어버렸다. 이처럼 새롭게 도약하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놓칠 수 없는 중요한 행사가 인디애니페스트다. 국내의 많은 작품이 관객을 만나지 못하는 현실을 극복하고 작품 배급의 활로를 개척하기 위한 영화제다. 올해는 작품공모부문인 독립보행, 새벽비행, 무지개극장을 비롯해 국내초청과 해외초청으로 구성된 13개 섹션에 총 110편의 작품이 영화제 기간 중 관객을 만난다. 그 외에도 개·폐막식을 비롯한 사랑방토크, 전시, 날애니공모전 상영회 등 다채로운 부대행사들이 마련되어 있다.
올해 개막작은 <Natural Urban Nature>(강민지)와 <숙녀들의 하룻밤>(한병아)이다. 매년 새로운 작품으로 영
도약의 기운을 느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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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아름다운 것은 그대로 멈추어라. 지나간 시간을 지금 여기에 응고시키려는 영화의 욕망 한가운데에는 아름다움에 대한 원초적인 갈망이 있다. 아름다움에 이르는 길은 여러 갈래로 갈라져 있고, 미감(美感)이란 사람마다 다양할 수 있지만 영화의 아름다움을 스스로의 몸에 오롯이 담는 여배우는 그야말로 영화의 꽃이자 영화가 꾸는 꿈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아직 그녀들을 모른다. 우리가 모두 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도 경험하지 못한 그녀들의 매력, 중국영화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의 진짜 얼굴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매번 이목을 사로잡는 컨셉으로 한·중 영화교류에 앞장섰던 CJ 중국영화제에서는 올해 드디어 ‘대륙의 꽃을 만나다-중국영화의 뮤즈 특별전’이란 이름으로 관객의 마음을 두드릴 준비를 마쳤다. 화제작부터 미개봉작을 아우르는 총 11편을 중심으로 서기, 공리, 장쯔이, 탕웨이, 판빙빙 등 10인의 중국영화 속 뮤즈의 매력을 만날 수 있는 2011 중국영화제는 중국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확
메이드 인 차이나의 여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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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자. 질 르그랑 감독의 세 번째 장편영화 <네가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Tu sera mon fils)는 프랑스영화의 온갖 클리셰를 통괄하고 있다. 프랑스, 보르도, 포도주, 드라마, 유산, 가족 등. 영화는 예상대로 시작부터 고풍스러운 프랑스 전통 포도주 저장고, 농장, 제조 시설을 보여주며 관객의 시선을 압도해버린다. 그러고 나선 그곳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들어(만)본 엄청난 포도주들을 끊임없이 음미하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아름답다. 정교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얄밉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네가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는 부자(父子)관계를 너무나도 보편적이고 (비)인간적으로 다루고 있어 온갖 이국적인 풍경에도 불구하고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주인공들과 감정을 교환하게 된다.
포도주 농장 주인 폴(니엘 아레스트루)은 어느 날 자신을 도와 농장 포도주의 품격을 지키는 데 큰 공헌을 해왔던 팔래(palais: 프랑스어로 미각을 뜻하는 단어이지만 뛰어난
[파리] 절대 미각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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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아이돌>
제작 (주)데이지엔터테인먼트 /감독 라희찬 / 출연 지현우, 박예진, 김수로, 임원희, 박재범 / 배급 시너지, 롯데엔터테인먼트 / 개봉예정 10월
아이돌이 대세다. 노래를 하든 연기를 하든 예능을 하든 해외 진출을 하든 아이돌 없이는 안된다. <Mr. 아이돌>은 아이돌 아니고선 설명 불가능한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의 현재를 해부한다. 소속사에서 쫓겨난 외인부대 ‘미스터 칠드런’이 프로듀서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쳐 톱이 되고, 이에 질세라 이들을 향한 견제세력이 등장해 대결한다. 휴먼스토리에 앞서, 어쩌면 2011년 연예계에 일침을 가하리라는 기대가 앞선다. <바르게 살자>의 라희찬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실제 아이돌의 세계를 혹독히 경험한 박재범의 출연도 기대 지점이다.
[Coming soon] 대한민국 엔터테인먼트의 현재를 해부한다 <Mr. 아이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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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엔 국제적인 영화제가 없다고? 토론토국제영화제가 북미 최대의 영화제로 부상하긴 했지만 뉴욕은 여전히 북미를 대표하는 영화의 도시 중 하나다. 당연히 트라이베카영화제 등 수많은 영화제가 연중행사로 이어진다. 1963년부터 시작된 뉴욕필름페스티벌(NYFF) 역시 뉴욕을 대표하는 영화제 중 하나로, 올해는 9월30일에 개막해 10월16일까지 다양한 뉴욕의 영화 팬들을 찾는다. 지난 1988년부터 NYFF의 프로그램 디렉터를 맡고 있는 리처드 페냐를 만나서 영화제의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현재 링컨센터 필름 소사이어티의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관여하고 있는 그는 컬럼비아대학 영화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공영방송 <WNET/Channel 13>의 프로그램 <Reel 13>의 공동 진행도 맡고 있다.
-올해는 영화제 상영관이 바뀌었다. 4년간의 공사 끝에 오픈한 엘리노어 버닌 먼로 필름센터에 대해 설명을 부탁한다.
=신작은 물론이거니와 과거 뉴욕영화제나 다른 프로그램을 통
[Cinetalk] 뉴욕은 월드 시네마에 대해 더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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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파퍼씨네 펭귄들> 명절 풍경이 떠오르는 가족영화…?
[헌즈 다이어리] <파퍼씨네 펭귄들> 명절 풍경이 떠오르는 가족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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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강이다. 임우성 감독의 <채식주의자>는 소설가 한강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만든 영화다. 10월 개봉예정인 <흉터>도 한강의 소설집 <내 여자의 열매>에 수록된 <아기부처>가 원작이다. 언뜻 생각하면 임우성 감독은 <채식주의자>를 끝내고 <흉터>를 만든 것 같지만 사실은 <흉터>를 먼저 촬영했다. <채식주의자>에 밀려 완성이 늦어진 <흉터>는 스페인 산세바스티안영화제 자벨테기 신인감독 섹션에 초청됐다. 완벽주의자인 뉴스앵커 상협과 동화 일러스트레이터 선희 부부의 복잡미묘한 사랑을 그린 <흉터>는 원작 소설을 충실히 영상으로 담아내고 인물의 심리를 세밀히 묘사한다. <채식주의자>에서 볼 수 있었던 임우성 감독의 색깔이다. 한강의 소설은 임우성 감독에게 어떤 매력으로 다가왔을까. 스페인 출국을 앞둔 임우성 감독에게 한강의 소설을 영화로 옮기는 작업에 대해 물었다.
[Cinetalk] 이왕 이렇게 된 거 한강 3부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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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사람>은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인 2001년에 만들어진 영화다. 50대에 접어든 마쓰이 히사코가 불현듯 영화감독이 되겠다고 선언하고 만든 두 번째 작품인 <소중한 사람>은 현재도 일본에서 꾸준히 상영되고 있을 정도로 마니아층이 두텁다. 영화를 만들기 위해 스스로 제작비를 모으고 자신의 영화를 찾는 곳이라면 어디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던 마쓰이 히사코 감독이 한국을 찾았다. <소중한 사람>이 제작된 지 10년 만에 한국에서 정식 개봉 일정을 잡았기 때문이다. 이토록 이 영화가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소중한 사람>은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가족의 구성원으로 온전히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의 전형적인 홈드라마지만 억지눈물과 격려를 부추기지 않는다. 대신 삶에 대한 긍정과 타인에 대한 이해가 고난을 극복하는 가장 큰 힘이라고 속삭인다.
-2001년에 제작되어 일본에서 오랜 인기를 끈 뒤 10년 만에 한국에서도
[Cinetalk] 소모품 아닌 롱런하는 영화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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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제목처럼 한 여자의 숨소리를 따르는 영화다. 전주에서 로컬영화를 찍어왔던 함경록 감독은 전북 김제시에 위치한 ‘기독교 영광의 집’에서 벌어진 사건에서 모티브를 얻어 첫 장편영화를 완성했다. 이미 여러 해외영화제에 초청되며 주목을 받았고 제35회 브뤼셀유럽영화제 황금시대상과 제4회 시네마디지털서울 버터플라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추석 연휴를 앞둔 9월9일 오후 7시 CGV대학로에서 함경록 감독의 <숨>과 함께하는 아홉 번째 시네마톡이 열렸다. 김영진 영화평론가와 함경록 감독, 그리고 <씨네21> 강병진 기자가 참여했다.
장애인들에게 가한 성폭력 문제와 횡령 등으로 충격을 주었던 실제 사건은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다뤄진 바 있다. 거대한 음모와 충격적인 진실을 함경록 감독은 어떻게 영화화했을까. 의외로 <숨>은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보다는 사건 속에 놓인 장애여성 수희의 내면을 바라보고 있다. 수희는 어려서 복지시설에 맡겨
[시네마톡] 인권침해는 개인의 삶 1분 1초에 숨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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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8살 된 아이의 입에서 당찬 대답이 흘러나왔다.
“저 질문지 봐도 돼요? 제가 질문지보고 다 얘기해드릴게요. 까르르.”
그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짓는다.
영화 <챔프>의 아역배우 수정양. 인터뷰 내내 기자 옆에 앉아 호기심
가득한 두눈을 반짝이며 연신 작은 입을 오물거린다.
수정아, 가수 하지 말고 그냥 배우 해라!
[Cineview] 호기심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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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회 자리에서 <도가니>를 보다가 뛰쳐나갈 뻔했다.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장애를 가졌고 살갑게 돌봐주는 이가 없는 아이들을 상대로 끔찍한 짓거리를 벌이는 어른들의 모습을 똑바로 쳐다보기란 괴로운 일이었다. 그 괴로움은 이내 분노로 바뀌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인간들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쏘우> 방식, 아우슈비츠 스타일, <13일의 금요일> 기법 중 택일- 를 고민하고 있었다. 곧 그 분노는 스스로를 향했다. 그들이 그런 범죄를 버젓이 저지르도록 내버려둔 건 바로 나 그리고 우리였기 때문이다. 가해자들이 집행유예를 받고 세상에 나와 다시 학교로 돌아가도록 한 것도, 지금 이 순간에도 비슷한 일이 계속 벌어지고 있는 것 또한 결국 우리 탓이니까.
사실 <도가니>의 울림은 영화 자체보다는 소재와 그것을 형상화한 원작에서 비롯된 듯하다. 무엇보다 이 모든 게 실화라는 점이야말로 이 영화의 진정한 힘이다. 공지영 작가에 따르면 실제 사건
[에디토리얼] 진실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