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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국의 <로맨스 조>는 씨네21i와 보리픽쳐스(대표 임순례)가 공동으로 추진한 신인 발굴 프로젝트 당선작이다. 이미 부산국제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로테르담영화제 등에 초청받으며 실력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이 데뷔 감독의 이야기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그의 이야기 솜씨란 특별한 내용의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뜻이 아니라 특별한 형식의 이야기를 보여준다는 뜻이다. 씨네21i가 발굴한 신인감독이므로 더 주목하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사도 어쩔 수 없다. 올해의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 중 한명이 될, 이광국 감독과 그의 데뷔작 <로맨스 조>를 소개한다.
이광국의 데뷔작 <로맨스 조>는 싸구려 모텔의 복도에 걸려 있는 그림, 야생마들이 늠름하게 내달리는 그 그림에서 시작한다. 그야말로 거기엔 말(馬)들이 몰려온다. 카메라가 천천히 트랙 아웃하는 동안 약간은 우스꽝스러운 음악이 흐르는 걸 보면 이때의 말들은 유머이며 신호다. 실은 그 말이 아니라 다른 말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이야기를 쏟아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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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형인지 수비형인지 그것까진 모르겠어요
-김윤석 배우와 두 작품을 했습니다. 전 이런 게 궁금합니다. 함께 신을 만들 때 두 배우의 장면 해석이 일치할 필요가 있나요? 아니면 현실의 인간이 그렇듯 주고받으면서 속으로 다른 그림을 그리는 건 상관없나요.
=서로 확인하진 않아요. 장면의 큰 목표에 관해선 대화하지만 연기에 대해서는 이야기 안 해요. “우리 지금 맞게 가고 있는 거니?”그런 문답은 오가죠. 예컨대 구남을 잡으려고 갑판에서 면정학이 직접 바다로 몸을 던지는 장면에서 “형, 그래도 두목인데 여기서 면가가 배에서 뛰어내리는 게 말이 돼요?” 하면 “그치?” 하면서 감독한테 이야기해보는 거죠. 그럼 나홍진 감독은 농담으로 그러죠. “뛰기 싫으세요?”(좌중 폭소) <황해>에서 둘이 처음 만나는 장면을 보면 형이 “구남이, 밥 먹었니?” 물어보는데 저는 거기서 예인지 아니오인지 애매하게 말을 뭉뚱그려서 대답해버렸어요. 그건 상대배우를 곤란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내가
#.3 since 2009: 하정우가 자신의 연기를 돌아보다 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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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정우가 프로야구 매니저 게임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그가 직접 쓴 책에서 읽고, <머니볼>을 재미있게 봤다는 소감을 듣고, 슬며시 웃은 적이 있다. 그는 주변 사람들에게 별명을 붙여주고 어울리는 헤어스타일 골라주기를 즐기는 눈치다. ‘FC 하정우’를 결성해 마음 맞는 후배들과 축구를 하는가 하면, 올해 본 영화 중 최고의 연기를 골라 ‘하정우 어워드’를 수여해 달라는 기자의 지나가는 농담에 진지하게 눈을 빛내며 열심히 기억을 뒤적인다. 스스로 규칙의 시스템을 발명하고, 한 공간을 울타리 쳐서 취향에 맞게 꾸미고 경영하는 작업만큼 하정우의 흥을 돋우는 일은 없어 보인다. 인터뷰를 위해 옮겨간 하정우의 단골 술집도 그의 ‘영역’ 중 하나였다. 사방의 벽과 문이 하정우가 그린 벽화와 직접 찍은 사진으로 뒤덮여 있었다. 구석자리에 마주앉자 그가 아담한 벽 램프를 만지작거렸다. “어제 떡볶이 먹으러 왔다가 달았어요. 이 테이블에 자주 앉는데 늘 어둡다고 느꼈거든요. 훨씬 아늑해졌어요
#.3 since 2009: 하정우가 자신의 연기를 돌아보다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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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대부> 1편 오프닝 시퀀스. 딸의 결혼식이 열리는 동안 어두운 내실에서 말론 브랜도가 분한 돈 콜레오네가 복수를 청원하는 보나세라를 면담하고 있다.)
<대부>는 제게 바이블입니다. <황해>를 찍는 동안에도 사운드트랙을 계속 들었고 <범죄와의 전쟁>의 최형배를 연기하면서도 <대부2>의 로버트 드 니로 연기를 자주 떠올렸습니다. 어떤 영화, 무슨 역인지와 무관하게 전부 대입이 가능한 교과서, 요리책이랄까요. 연기하기 전에 <대부>를 보면 어떻게 조리하고 양념을 쳐야겠다는 계획이 떠올라요. 제가 남성성 강한 영화를 많이 한 까닭도 있겠죠. 자 지금, 보나세라를 응대하면서 슬쩍 얼굴을 만지는 브랜도의 손짓을 보셨나요. <비스티 보이즈>의 재현이 동료에게 돈을 안 주려고 수 부리는 장면에서 한번 썼어요. 저만 아는 오마주? 그런 셈이죠. <범죄와의 전쟁>은 <대부>
#.2 배우의 영화관: 하정우가 액션의 명분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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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는 이날 그의 두 번째 일과였다. 하정우는 파주의 서울액션스쿨에서 <베를린>의 북한 첩보원 표종성이 연기할 액션의 합을 연습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특정한 체격이 목표는 아니지만 <러브픽션>의 구주월을 연기하느라 근육을 몽땅 없애놓은 상태라 웨이트 트레이닝도 병행하고 있다. 한때 카페에서 편안히 앉아 대화하는 연기 좀 해봤으면 좋겠다고 농담할 만큼 치고받고 뛰고 구르는 사나이 영화가 필모그래피의 대종을 이루는 하정우지만 류승완 감독이 창조한 투철한 첩보원 표종성의 액션은, 희생자를 장난감 다루듯 하는 지영민(<추격자>)의 폭력, 살아남기 위해 버르적거리는 김구남(<황해>)의 싸움, 구경꾼을 의식한 체벌에 가까운 최형배(<범죄와의 전쟁>)의 주먹질과도 다르다. 표종성은 촬영 콘티와 밀착해서 안무된 지극히 프로페셔널한 액션을 수행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가 경험하지 못한 도전이다. “<베를린> 액션의 전체적 느낌은 반작용
#.1 배우의 방: 하정우가 학생처럼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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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2월28일, 우리는 하정우를 방문했다. 이날의 대화는 외견상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이하 <범죄와의 전쟁>) 커버스토리 이후 약 두달 만의 재회지만, 숨은 맥을 짚자면 2008년 늦가을 <국가대표> 촬영현장에서 이루어진 ‘김혜리가 만난 사람-하정우’에 이어지는 속편이었다. 3년3개월 전 무주에서 우리는 그의 데뷔부터 <멋진 하루>까지 연기에 대해 1박2일 일정으로 이야기했다. 이후 하정우는 기관차의 호흡을 유지하며 어느덧 6편의 장편영화 주연작을 세상에 내놓았고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 짤막한 출연을 포함하면 9편) 류승완 감독의 <베를린> 크랭크인을 한달 남겨둔 지금이 기자와 다시 마주 앉아 그간 행보를 정리하기 적절한 시점이라고 느꼈다. 허투루 시간을 흘려보내기 싫어해 줄곧 스스로를 적당히 바쁘게 몰아세우지만 동시에 급류에 휩쓸려 손아귀에서 방향타를 놓치는 낭패가 없도록 주의를 기울이
2012년 2월28일, 하정우와 함께한 멋진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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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상자료원은 2008년 상암동 신청사 개관 이래 알찬 성장을 계속해오고 있다. 전임 조선희 원장 시절인 2007년 9월 국내 최초로 양주남의 <미몽>(1936) 등 7편의 영화가 동시에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뒤, 국내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한국 극영화인 안종화의 <청춘의 십자로>(1934)가 문화재청의 심의 및 실사를 거쳐 지난 2월 등록문화재(제488호)로 지정됐다. 그리고 시네마테크KOFA 관객 수는 지난 4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했는데 2009년 9월 이병훈 자료원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0년에는 거의 3배 가까운 관객 증가율을 보였다. 한편, 지난 2월17일에는 올해의 주요 사업계획을 발표하며 영상자료원의 숙원사업 중 하나였던 제2보존센터 건립을 발표했다. 지난 몇년간 이어져온 이런 의미있는 성장 뒤에는 많은 이들이 이병훈 원장의 묵묵한 추진력이 큰 바탕이 됐다고들 얘기한다. 공식임기 3년의 중간평가를 겸하여 자료원장으로서 2년여의 시간을 보낸 그를 만났
[이병훈] “영화도 문화재라는 인식을 확산시켜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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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디센던트> 인생의 마트료시카 놀이
[올드독의 영화노트] <디센던트> 인생의 마트료시카 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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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의 타이틀 시퀀스는 암시적이다. 본인의 의도와는 무관하게 서커스(영국 정보부의 별칭)로부터 해고당한 퇴직요원 조지 스마일리(게리 올드먼)는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평소대로 수영을 마친 뒤 안경을 새로 맞추러 간다. 곧 안경점 밖으로 나온 그는 창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바라보며 안경을 추어올린다. 이 장면은 소설에는 없는 것을 감독이 창조적으로 덧붙인 것으로, 시작될 ‘두더지’(러시아가 영국 정보부에 심어둔 이중 스파이를 일컫는 스파이 용어) 소탕작전을 스마일리가 이끌게 되리라는 예고다. 앞으로 스마일리의 시선을 경유해 사건의 진상을 목격하리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상한 것은 그다음 장면이다. 그가 도착한 집에는 초상화 한점이 걸려 있다. 그는 새 안경을 끼고 초상화를 가만히 들여다보다가 살짝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려 앞의 허공과 자신의 뒤통수 뒤에 앉아 있을 관객 사이쯤 어딘가에 시선을 던진다. 그는 지금 무엇을 보고 있는가. 자신을 버리고 도망
[영화읽기] 착각 걷어내니 허세가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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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LG를 보면 어쩐지 눈물겨운 느낌이 있다. 아이폰과 갤럭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약진하는 동안, LG는 초콜릿폰 이후로 뚜렷한 히트작 하나 없이 위축돼 있었다. ‘이대로 무너지나?’ 하는 생각이 들 때쯤, LG가 반격을 시작했다. 선봉장은 옵티머스 4X HD다. 세계 최초로 쿼드코어를 장착한 제품이다. 기존 제품들은 CPU가 2개, 이 제품은 CPU가 4개다. 이론적으로는 처리 속도가 두배 더 빠르다. 여기에 IPS 디스플레이(시야각의 차이가 거의 없는 고급 패널이다)까지 채택했다. 안드로이드 4.0과 4.7인치 대형 화면도 눈여겨볼 점.
LG가 극적인 반전에 성공할 수 있을까? 그건 갤럭시와 아이폰의 차기작을 확인해봐야 알 수 있겠다. 공개만 됐을 뿐, 아직 정식으로 시판되고 있는 건 아니니, 스마트폰을 바꿀 시기가 됐다면 아이폰과 갤럭시 외에도 한번쯤 고려해볼 만하다.
[gadget] LG의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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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크기: 23.5x2.5x3.0cm(HxWxD)
무게: 130g(칫솔모 장착시)
특징
1. 기존 필립스 제품 대비 45% 더 강력해진 프라그 제거 능력.
2. 구강 상태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일반 세정, 잇몸 관리, 미백 기능 등 5가지 모드.
3. USB 충전 가능. 한번 충전으로 3주간 사용 가능.
나이가 들면서 시각에는 점점 무뎌지는 반면, 후각에는 더 예민해진다. 물론 그 와중에도 담배는 끊을 수 없어서 가그린류의 액상 치약은 항상 휴대하고 다니지만 밥은 씹어야 맛이고 이는 닦아야 맛이다. 게으름도 병이라, 손목 몇번 흔드는 것도 힘들어 어느 순간 진동칫솔을 탐하게 된 것이 문제지만. 지금 소개할 필립스의 진동칫솔은 ‘다이아몬드 클린’이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누군가는 아주 깔끔하고 정제된 이미지를 상상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어쩐지 으스스하기도 했다(웃을 때마다 이가 반짝거리는 조폭이 생각나서). 어쨌든 이 제품은 ‘전세계 치과 의사들이 추천하는 1위 브랜드 필립
[gadget] 나 이런 칫솔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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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 어스> Another Earth (2011)
감독 마이크 카힐
상영시간 92분
화면포맷 1.85:1 아나모픽 / 음성포팻 DD 5.1 영어
자막 한글 자막 / 출시사 유이케이
화질 ★★★★ / 음질 ★★★★ / 부록 ★★☆
원래 <레스트리스>의 DVD를 소개하려고 했다. 특별한 부록을 수록했기 때문이다. <레스트리스>의 촬영 도중 구스 반 산트는 배우들에게 장면마다 무성영화 버전의 연기를 따로 주문했다. 그리고 그걸 따로 편집해 76분짜리 무성영화 <레스트리스>를 만들었다. 추가 장면은 없고 몇 장면은 편집됐으며 음악도 유성영화 버전과 다르게 사용됐다. <싸이코>를 리메이크했을 때처럼 반 산트의 괴상한 취향이 다시 발동한 것이다. 고전적인 ‘컬럼비아’ 로고와 연기의 미묘한 차이 등 신경 쓴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되지만 전체적으로 별다른 감흥은 없다. 이유는, <아티스트>가 그렇듯이 무성영화 특유의 유령성이
[DVD] 제2의 지구에 또 다른 내가 산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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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나타난 김소연은 마치 신인배우로 돌아간 모습이었다. “<체인지> 이후 처음 와봐요”라고 말하는 목소리에서 여유보다 설렘이 느껴졌다. <체인지>라면 벌써 15년 전이다. 번개 맞아 남녀 고교생의 몸이 뒤바뀌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원류 격인 그 영화를 기억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사이 서극의 <칠검>에 고려시대 여인으로 출연한 적도 있지만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주긴 힘들었다. 비중도 적었거니와 2주 동안 자신이 등장하는 부분의 번역본만 받아 소화해야 했던 역할이라 숲이 아닌 나무만 볼 수밖에 없었던 작업이었다.
열네살에 아역배우로 데뷔해 서른셋의 성숙한 여배우로 자리잡기까지 그녀의 안마당은 드라마였다. <순풍 산부인과>(1998)에서 오지명의 셋째 딸로 나와 나름 똑똑한 의사지만 엉뚱한 매력을 발산했던 것을 시작으로 <이브의 모든 것>(2000년)에서는 차가운 인상을 백분 활용해 최고가 아니면
[김소연] TV에서 스크린으로, 연기를 덜어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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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에 들어서자마자 커피를 찾는다. 자리에 앉아선 제일 먼저 담배를 꺼내 문다. 얘기할 땐 상대를 뚫어져라 쳐다본다. 직설화법을 즐겨 쓴다. 머쓱한 얘기를 할 땐 숨겨둔 주름을 만면에 쓰윽 드리운다. “제가 인상이 세서 무섭죠?” 슈트가 잘 어울린다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 이렇다.
주진모는 자신을 둘러싼 주변 상황을 잘 관찰하는 사람이다. 레이더에 어떤 징후가 감지되면 즉각 반응한다. 그리고 그 속에서 자신의 태도를 결정한다. 일차적으론 방어기제가 동원되고, 이거다 싶으면 모험심과 책임감으로 내달린다. <가비>의 일리치가 되기로 결심할 때도 그랬다. 주진모는 <가비>를 통해 “진짜 큰 공부를 했다”. 장윤현 감독에게서 일리치라는 “활어와도 같은 캐릭터”를 받아든 그는 주방을 총책임지는 요리사가 된 심정으로 비늘부터 손수 다듬기 시작했다. “시나리오의 48%는 내가 썼다”는 말은, 펜을 들고 책을 쓰지 않았다뿐이지 사실이었다. 일리치는 러시아에서 커피와 금괴
[주진모] 자존심보다 귀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