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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어머니가 편찮으셨다. 증상은 정신이 깜빡깜빡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니 급기야 주위 사람들도 잘 못 알아보는 지경에 이르렀다. 급한 마음에 ‘빽’을 써서 서울대병원 외래진료를 잡았다. 오래 기다려서 마침내 의사를 만났는데, 이 의사는 대뜸 간호사에게 “또 초진이야? 누가 잡았어?”라면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환자를 앞에 두고 무슨 짓인가 싶었지만 혹여 ‘의사 선생님’ 심기를 불편하게 할 것 같아 꾹 참았다. 그런데 의사는 증상을 건성건성 듣더니 “지금은 잘 모르겠으니까 한달 뒤에 다시 오라”고 말했다. 진료시간은 모두 1분 정도 됐을까. 쫓겨나듯 진료실 밖으로 나와 초점 잃은 어머니의 표정을 봤을 때 열이 확 올랐다. 그 뒤 어머니는 친절하고 비용도 싼 시립병원에서 완쾌했지만 서울대병원에 대한 분노는 아직도 가시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하얀 정글>을 보면서 다시 ‘뚜껑’이 열렸다. 이 영화가 고발하는 한국 대형병원의 실태는 이렇다. CT, MRI, PET-CT 같은
[에디토리얼] 더이상 봉이 되긴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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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살이 아니라 <지살>이다. <Mr. 아이돌>의 박예진이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지살>(止殺)에 캐스팅됐다. <지살>은 13세기 초 유럽과 아시아 전역을 정벌한 칭기즈칸과 원정군의 살생을 멈추게 하기 위해 70살 노인의 몸으로 2년이 넘는 여정을 견딘 구처기(丘處機)의 일화를 그린 3D 무협대작이다. 박예진은 칭기즈칸의 황후인 후란왕비 역을 맡았다. 2012년 가을 개봉이 목표다.
* 오만석이 프로야구 선수에 도전한다. 내년 1월 KBS에서 방송될 <난폭한 로맨스>에서 오만석은 레드 드리머즈의 주전 포수 진동수 역을 맡았다. 진동수는 가족과 문제투성이 후배 박무열(이동욱)을 아끼는 다정다감한 인물이다. <난폭한 로맨스>는 유도 선수 출신 경호원(이시영)이 야구 선수 박무열을 경호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랑 이야기를 다룬다.
* <본 레거시>에 캐스팅된 제레미 레너가 캐릭터에 대해 입을 열었다.
[캐스팅] 박예진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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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11월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을 날치기 통과시켰다. 마지노선이 무너지고 한-미 FTA 발효가 눈앞에 다가오면서 산업별로 득실을 따져보는 전망이 줄을 잇고 있다. 그렇다면 한-미 FTA는 한국의 영화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존망이 점쳐지는 여타 산업과 얼핏 비교하면 당장 큰 타격을 입지 않을 것 같다. 영화계는 이미 한-미 FTA 협상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인 2006년 초, 스크린쿼터 73일을 강탈당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11월 초에 한-미 FTA 비준을 확신하듯 “종합유선방송·위성방송·방송채널 사업의 경우 국산 프로그램 의무편성비율을 영화 20%, 애니메이션 30% 등 각각 5%씩 줄인다”는 내용의 고시를 냈지만 애니메이션 업계의 반응은 무덤덤하다. 한-미 FTA 발효 뒤 3년이 지나면 외국인에 대한 간접투자비율이 100%까지 허용되어 미국의 거대 방송사업자들이 한국에 상륙한다는데 이 역시 국내시장 크기를 감안할 때 뭐라 단정하기 어렵다.
[이영진의 판판판] 네거티브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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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 치료라 하여 따뜻한 물 위에 둥둥 떠서 몸과 마음을 정화시키는 스파 코스가 있다. 호텔이나 리조트 같은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비싼 서비스로 보통은 큰 수영연습용 ‘판때기’(적절한 단어를 못 찾음;) 같은 기구를 이용하는데, 급기야 건장한 젊은 남정네가 판때기 대신 직접 물속에서 고객을 양팔에 안아 모시는 서비스를 선보이는 곳이 있단다. 강남의 한 병원이 운영하는 건강센터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짐작건대 엄청난 비용을 자랑할 테지만, 이미 피부클리닉 연간 회비 1억원 정보를(만) 갖고 있는 선진국민인고로, 가격 따위는 궁금하지 않다. 내가 궁금한 것은 과연 누군가의 그런 과도하고도 밀착된 노동을 통해 ‘안티에이징 힐링’을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정말 그러고도 힐링이 될까. 불편하고 송구해 더 늙지 않을까. 있는 집 사람들을 상대해본 경험이 있는 우리 동네 미용실 정 실장에게 물어보니, 있는 집 처자들은 그런 서비스를 기꺼이 쾌적하게 받는다는 것이다(이른바 룸살롱의 접대는 그 ‘
[김소희의 오마이이슈] 1 대 99의 고착화, 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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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의 탄생이다. 보수단체에서는 테러범이라고 몰아세우지만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은 홀로 한나라당의 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맞섰다. 한나라당 의원 대다수는 맡아보지 못한 최루가스가 무기였다. 보수단체는 11월24일 김 의원을 대검찰청에 고발했고 국회사무처도 국회 본회의장 모욕죄와 특수공무 방해죄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비록 김선동 의원은 작은 폭력을 행사했지만 그것이 정의로운 행동이라는 사실은 누구나 다 안다.
김선동의 최루탄에 대한 경찰의 대답은 물대포다. FTA 비준안 날치기 처리에 대해 국민들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왔다. 다시 촛불을 들었다. 경찰은 기다렸다는 듯 물대포를 마구 쏘았다. 해산하려는 시민들도 물대포를 맞았다. 마침 기온은 영하로 뚝 떨어졌고 포털사이트에는 ‘이 날씨에 물대포’라는 검색어가 떴다. 조현오 경찰청장은 지난 3월 서울 경찰청에서 “물대포 맞고 죽는 사람 없지 않습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말 누군가가 죽어나가야 이 짓거리를 그만둘
[신두영의 보라카이!] 미안합니다, 결국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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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우 고스트>가 11월24일 중국에서 개봉했다
=중국 전역에 4천개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된다고. <아저씨>의 배급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사물의 비밀> 이영미 감독이 “50개의 극장을 돌려달라”는 내용의 편지를 썼다
=“20개도 안되는 스크린에 걸면서 그나마도 ‘퐁당퐁당’이 돼버린 현실에 경악”했다고.
-박홍민 감독의 <물고기>가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물고기>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3D독립영화다. 로테르담 경쟁부문에서 3D영화가 상영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댓글뉴스] 박홍민 감독 <물고기>, 로테르담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 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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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 방금 본 영화, 아리송할 때가 있다. 아리송하진 않아도 뭔가 말하고 싶어서 입이 옴짝거릴 때도 있다. 물론 같이 영화 보러 간 친구하고 말하면 될 거다. 하지만 늘 친구하고 영화를 보러 다니는 것도 아닌데다, 영화는 보는 것이지 말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하는 이상한 친구라면 같이 가도 소용없다. 그렇다고 옆에 앉은 모르는 관객에게 “저… 실례합니다.… 이 장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세요?”라고 물을 수는 없지 않나. 그래서 이분들이 나오셨다. 영화의 ‘애정남’이라고나 할까? 영화에 대해 애매한 걸 팍팍 풀어준다, 는 것까지는 아니지만, 이분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실속있고 친밀하게 해당 영화에 관해 설명해준다. 바로 ‘CGV 무비꼴라쥬 큐레이터’ 제도다. 김성희 큐레이터와 최선영 큐레이터, 두 사람 중 대표로 김성희씨와 이야기를 나눴다.
9월 말부터 시작했다. 한 사람당 일주일에 5회씩, 영화 상영 뒤 15분 정도씩 관객과 대화한다. 10분 정도는 설명을 하고, 5분 정도는
[이 사람] 영화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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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올해 마지막 해외 마켓 성적이 나왔다. 11월9일 막을 내린 아메리칸필름마켓(AFM)에서 한국영화는 전세계 바이어들에게 많은 관심을 받았다. (주)화인컷은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을 이탈리아·독일어권·브라질에, <블라인드>는 일본·말레이시아·브루나이에, <고양이>는 일본·프랑스어권 국가에, <아테나: 전쟁의 여신> 극장판은 중국·독일어권 국가·프랑스어권 국가·미국·캐나다 등 총 20여개국에 판매했다. 쇼박스(주)미디어플렉스는 <고지전>을 일본·대만·프랑스·베네룩스·스칸디나비아·호주·터키·말레이시아 등에, <오직 그대만>을 일본·타이·대만·홍콩에 판매했다.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최종병기 활>을 일본·오스트레일리아·터키 등에 판매했다. (주)미로비전은 미개봉 영화 <백프로>를 타이에 선판매한 것을 비롯해 <보트>와 <걸프렌즈>를
[국내뉴스] 한국영화 해외 세일즈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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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퍼펙트게임'은 최동원(조승우)과 선동열(양동근)의 치열한 맞대결을 다룬 영화로 오는 12월 개봉 예정이다.
[조승우] ‘양동근은 독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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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만 스튜디오에서 5년 만에 내놓은 신작 <아더 크리스마스>를 연출한 영국 출신의 사라 스미스는 이전까지는 TV용 실사영화를 만들었던, 애니메이션 경험이라고는 전무한 감독이었다. 고어 버빈스키가 <랭고>를 만들고, 브래드 버드가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을 연출하는 시대이니, 실사영화와 애니메이션의 경계가 스크린 위에서만 사라지는 건 아닌 게 분명하다. 2011년 6월15일, 컬버시티에 위치한 소니픽처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만난 배짱 두둑한 여감독 사라 스미스와의 인터뷰를 전한다.
-모든 스튜디오에서 애니메이션을 만든다. 한해 개봉하는 애니메이션 수가 한두편에 불과했던 예전에 비해 이제는 15~20편에 달하는데,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무엇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가? 스튜디오를, 관객을 설득하기 위해서 필요한 필수조건은 무엇인가?
=나는 만드는 사람 스스로가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는 이야기가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생
아드만의 인장 못생긴 캐릭터에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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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산타는 어떻게 전세계 수억명의 아이들에게 하룻밤 사이에 선물을 나눠줄 수 있나요? 11월25일 개봉하는 아드만 스튜디오의 CG애니메이션 <아더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이 마음속 한켠에 품을 만한 의문을 해결해주는 영화다. 그런데 이건 소박하기 짝이 없는 크리스마스 가족용 애니메이션만은 아니다. 어쩌면 여기에 아드만 스튜디오의 미래가 걸려 있을지도 모른다.
회심의 일격이다. <아더 크리스마스>는 점토애니메이션 제작사로 유명한 영국 아드만 스튜디오의 CG애니메이션이다. 그런데 잠깐. 아드만 스튜디오가 CG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그것도 픽사나 드림웍스 스타일의 대자본 CG애니메이션을? 일단 아드만 스튜디오의 지난 몇년을 한번 돌아보자. 가내 수공업 애니메이션 제작사 아드만 스튜디오는 <윌레스와 그로밋>(1995), <치킨 런>(2000) 같은 점토애니메이션의 명가였다. CG애니메이션이 세상을 휩쓸고 있는 와중에도 아드만 스튜디오의 점토
산타 가족은 행복한 X-MAS를 맞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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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병국 감독은 하마터면 배우로 남을 뻔했다. 단역이긴 하지만 그는 지난해 4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반면 그가 그토록 원했던 연출 기회는 쉽사리 주어지지 않았다. 현장에 대한 감을 잃지 않기 위해 단역도 마다하지 않았고 심지어 대학원에 진학해 6편의 단편을 찍었다는 황병국 감독. 두 번째 장편영화 <특수본>을 들고 6년 만에 돌아온 그는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그간의 마음고생까지 털어놨다.
-시사회 직후 동료들의 반응이 어떤가. 혹시 김성수 감독도 봤나(황병국 감독은 데뷔하기 전 김성수 감독의 연출부였다).
=VIP 시사회가 기자 시사 다음주라 많이들 못 보셨다. 김성수 감독님은 음악 넣기 전에 보여드린 적이 있다. 그런데 그 분 스타일 알잖나. 바꿀 수 없는 상황이면 항상 좋은 이야기만 하신다. 봉고차 액션은 다른 영화에선 못 본 장면이라 칭찬을 하시긴 했다. 그 장면은 촬영 전에 프리 비주얼 작업까지 했는데 막상 찍으려고 하니 긴장이 되더라. 그때도 감독님은 내게 액
데뷔작 이후 6년…현장에 대한 타는 목마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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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양극화가 심하지 않나. 가진 자에 대한 저주에 가까운 분노가 많이 담겨 있더라. 만약 내가 그대로 만들면 왜 저렇게 편협하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였다. 그래서 4편은… (중략)… 사회가 보이는 이야기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게 될 거다.” <공공의 적 2012> 시나리오 공모전 시상식에서 강우석 감독이 전한 이 말은 최근에 일기 시작한 어떤 경향을 일깨워주는 데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모순의 현실을 가공하지 않고 고스란히 가져와 영화의 재료로 사용하는 이러한 기류는 불과 몇년 전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인다. 2000년대 중반 한해에 10편 넘게 쏟아져 나왔던 ‘경찰영화’가 대부분 웃음을 유발하기 위해 비리형사의 면면을 파헤쳤던 것을 상기해보라. 사뭇 달라진 이같은 상황은 비단 형사를 주인공 삼은 영화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부당거래>(2010)뿐만 아니라 <모비딕>(2010)이 그러했고, 올해 <도가니>가 그러했다. <특수본>
받아라, 분노의 직격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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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독의 영화노트] <비기너스> 넌 행복하니? 지금 여기서?
[올드독의 영화노트] <비기너스> 넌 행복하니? 지금 여기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