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금종려상 미하엘 하네케의 <아무르>
심사위원대상 마테오 가로네의 <리얼리티>
감독상 <포스트 테네브라스 럭스>의 카를로스 레이가다스
심사위원상 켄 로치의 <앤젤스 셰어>
여우주연상 <비욘드 더 힐>의 코스미나 스트라탄 & 크리스티나 플루트루
남우주연상 <사냥>의 마즈 미켈센
시나리오상 <비욘드 더 힐>의 크리스티안 문주
황금카메라상 벤 제이틀린의 <비스트 오브 더 서든 와일드>
제65회 칸영화제가 성대한 막을 내렸다. <씨네21>은 지난호에 이어 영화제의 중반부 이후 화제작들을 중심으로 리뷰를 작성했다. 압바스 키아로스타미의 <라이크 섬원 인 러브>에서 데이비드 크로넨버그의 <코스모폴리스>까지 다양하다. 그리고 올해의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아무르>의 감독 미하엘 하네케를 만나 인터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와카마쓰 고지, 다
칸의 맛
-
최영의씨라고 생각하고 첫인사를 건넸는데, 명함에 적힌 이름은 우혜경(36)이다. 현재 제천국제음악영화제 프로그램실에서 일하고 있으며, 김기영 감독에 관한 다큐도 만들고 있고, 허우샤오시엔에 관한 책의 번역을 끝낸 참이라고도 했다. 그 모든 일을 “영화에 대한 공부”로 여긴다는 그는 서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영상이론과 예술사에 들어가 졸업까지 했지만 영화에 대한 갈증이 높다고 했다. 답변들 속에 부지런한 시네필의 면모가 엿보였다. 부지런한 필진을 얻은 것 같다.
-최영의라는 가명을 썼다.
=‘바람의 파이터’ 최배달의 본명을 가져다 썼다. 아드님의 인터뷰를 보니 그분이 최선을 다한다는 말을 싫어하셨다고 하더라. 매번 다른 상대를 만나 일대일로 싸울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싸워야만 한다는 뜻이었다. 영화에 관한 글 역시 다른 감독, 다른 작품을 만날 때마다 있는 힘을 다해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휴고>와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쓰게 된 계기는.
=<휴고>
우수상 당선자 우혜경
-
1895년 12월27일, 첫 상영된 뤼미에르 형제의 <기차의 도착>은 ‘기차’를 영화의 도착에 대한 상징으로 만들어주었다. 그런데 <휴고>의 첫 장면에서 기차역으로 들어온 카메라는 도착한 기차(혹은 도착한 영화)에서 멈추지 않고 더 밀고 들어가 역 안의 시계, 그 안에서 태엽을 감으며 살고 있는 휴고라는 소년의 눈에서 멈춘다. 휴고의 눈앞에 펼쳐지는 뤼미에르 영화 속 세상.
뤼미에르의 기차역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휴고가 멜리에스를 따라 기차역 바깥으로 나서기 시작할 때부터다. 아버지가 남겨준 노트를 돌려받기 위해 멜리에스를 쫓아가던 휴고는 그가 기차역 문 밖으로 나가버리자 그 앞에서 망설인다. 하지만 뤼미에르 바깥세상의 경이를 만나기 위해 휴고는 용기를 내야 한다. 영화가 상영되는 극장, 수많은 이야기로 가득 찬 도서관, 황홀한 상상을 숨겨놓은 멜리에스의 상자, 그리고 새로운 친구 이자벨이 들려주는 꿈같은 모험의 세계. 영화사의 또 다른 가능성.
이 영화
우수상 우혜경의 작품비평 요약문
-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걸어도 걸어도>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 중 하나인 가족들의 기념촬영은 사실 오즈 야스지로의 영화에도 빈번히 등장하는 ‘사건’이다. 그런데 고레에다의 가족 사진은 이미 떠나간 가족을 찍은 반면에 오즈의 가족 사진은 이제 떠나갈 가족을 찍은 것이어서 고레에다의 가족 사진은 마치 오즈의 영화 이후를 찍은 사진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고레에다의 영화는 오즈가 멈추었던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고레에다는 1995년 <환상의 빛>을 시작으로 2011년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이하 <기적>)까지 총 8편의 장편을 만들었는데, 데뷔작 <환상의 빛>이 플래시백으로 시작한다는 점과 2004년 <아무도 모른다>를 기준으로 이후 4편의 영화에서는 플래시백이 한번도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초기작 세편에서 그의 관심의 대상은 바로 이 ‘상실 이후 살아남은 자’들이다. 이때
우수상 우혜경의 이론비평 요약문
-
-
제17회 <씨네21> 영화평론상 응모작은 총 66편이었다. 그중 11편이 본심에 올랐고, 심사를 맡은 허문영·남다은 영화평론가와 문석 <씨네21> 편집장이 고심 끝에 최우수상 없이 우수상을 결정했다. 올해는 문제작이나 쟁점이 되어왔던 작가에 관한 글보다 비평의 관심을 끌지 못했던 작품과 감독에 대한 재고의 글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마틴 스코시즈의 <휴고>, 윤종빈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을 중심으로 한 작품론, 작가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 가운데 가장 성실한 글로 평가받은 우수상 수상자 우혜경씨의 글과 남다은 영화평론가의 심사평을 싣는다.
심사평
본심에 오른 11명의 글들 중 예상했던 국내외 작가 감독들이나 문제작들에 대한 비평보다는 비평의 제재로 삼기에 다소 의아해 보이는 영화들에 관심이 갔다. 문제는 그 의아한 선택을 설득할 만큼 참신하고 도전적
고심의 흔적이 묻어나는 영화적 글쓰기
-
<스노우 화이트 앤 더 헌츠맨> <프로메테우스> <매드 맥스: 퓨리 로드> 등 그 어느 때보다도 왕성하게 활동 중인 샤를리즈 테론을 만났다. 2012년 2월28일, 리들리 스콧의 신작 <프로메테우스>를 선택한 이유와 그가 연기하는 캐릭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석달을 묵혀두었던 이야기를 전한다.
-출연작 중 SF가 꽤 된다. SF를 특별히 좋아하는지 궁금하다. 어렸을 때부터 좋아한 장르인가.
=무척 좋아한다. 과학을 좋아하고, 과학이 장르 안에 포함된 것을 좋아한다. 닐(블롬캠프 감독)이 <디스트릭트9>에서 보여준 것과 같은 것. 그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한다.
-<프로메테우스>를 선택한 이유는 장르 외에 어떤 것이 있나? 감독인가? 캐릭터인가.
=리들리 스콧이다. 캐릭터는 아니다. 캐릭터에 이끌려 영화를 선택한 적은 한번도 없다. 내 생각엔 이 말은 정말 여러 번 했던 것 같다. 내가 영화를 고르는 기준은 감독
[프로메테우스] “짧은 머리와 죽이는 탱크톱을 보라”
-
엘리자베스 쇼
배우 스웨덴판 <밀레니엄> 시리즈의 노미 라파스.
역할 프로메테우스호의 대원들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인류의 기원을 찾아나서는 과학자.
노미 라파스의 한마디 “리플리와 유사점이 많은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다른 점이 있다면 혼자였던 리플리와 달리 찰리 할러웨이라는 팀원이 있다는 거겠죠. 영화에서 그녀는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 대체 신은 어떤 존재지? 어둠과 파괴와 증오가 과연 신의 의지란 말인가?”
찰리 할러웨이
배우 TV시리즈 <The O.C>와 <24>의 로건 마셜 그린.
역할 엘리자베스 쇼와 단짝을 이루는 무모한 과학자. 어쩌면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장본인일지도.
로건 마셜 그린의 한마디 “<에이리언>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영화 중 하나고, 또 제가 처음으로 본 R등급영화예요. <프로메테우스>는 <에이리언> 첫 두 작품의 아름다운 혼합이에요. 그런데 찰리는 창조주를 만나고 싶은 게 아니에요.
[프로메테우스] 인류 기원의 비밀은 이들의 손에
-
거장은 CG를 좋아하지 않는다. 리들리 스콧은 제 크기의 세트를 지어올려야 영화를 찍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다. <프로메테우스> 역시 리들리 스콧 스스로 “실제 촬영”이라 부르는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거대한 외계 우주선의 내부도 실제 크기로 지어졌고, 외계 행성 위에서 벌어지는 장면 역시 그린 스크린을 활용한 가상 스튜디오가 아니라 아이슬란드에서 촬영됐다. 몇몇 프로덕션 사진들을 통해 <프로메테우스>의 규모를 미리 짐작해보자.
화산이 꿈틀대는 아이슬란드
현장의 노미 라파스. 도입부와 클라이맥스의 야외장면은 지구상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 중인 활화산이 위치한 아이슬란드의 헤클라 지역에서 촬영됐다. 엄청난 위험부담으로 인한 보험료가 영화의 제작비를 올려놓은 것 아니냐고? 리들리 스콧은 “영화를 업으로 둔 사람이 자연을 두려워한다면 다른 직업을 찾는 게 나을 것”이라고 말한다. 제작진은 보다 안전한 모하비 사막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지만 스콧은 결국 아이슬란
[프로메테우스] ‘실제 촬영’이 만들어낸 스펙터클
-
<에이리언> <프레데터>와 <에이리언 vs 프레데터>의 난립은 시리즈의 타임라인을 복잡하게 꼬아놨다. <프로메테우스> 혹은 에일리언 종족과 관련있는 사건들만 따로 모아서 정리했다.
기원전 2896년_에일리언과 인간의 첫 번째 접촉.
1997년_에일리언의 목이 LA에 착륙한 프레데터의 우주선 속에서 잠깐 엿보인다(<프레데터2>).
2004년_웨일랜드사의 CEO 찰스 비숍 웨일랜드가 북극에 묻힌 피라미드를 탐사하다가 에일리언을 사냥하는 프레데터들을 만난다(<에이리언 vs 프레데터>). 같은 해 프레데터의 우주선 하나가 콜로라도에 불시착하고, 프레데터와 에일리언의 변종인 프레데리언이 마을을 습격한다(<에이리언 vs 프레데터2>).
2023년_웨일랜드사의 새로운 CEO 피터 웨일랜드가 TED에서 연설. 인간에게 불을 가져다준 프로메테우스의 신화를 언급한다(<프로메테우스> 홍보 바이럴 영상).
[프로메테우스] 리플리가 에일리언과 싸우기 전 이야기
-
<프로메테우스>가 <에이리언>의 프리퀄이라는 건 거의 분명해졌다. 하지만 리들리 스콧을 30여년 만에 시리즈로 복귀하게 만든 영화라면 뭔가 더 거대하고 놀라운 것이 숨어 있게 마련이다. 이 기사를 쓰는 시점까지 <프로메테우스>의 시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대신 우리에게 필요한 건 정보다. <프로메테우스>라는 프로젝트의 발화점과 프로덕션 디자인, 캐릭터, 샤를리즈 테론의 인터뷰를 통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의 무시무시한 블록버스터를 미리 알아보자. 시사회 이후에 작성한 영화의 본격적인 리뷰는 33쪽 프리뷰 지면을 참조하시길.
스페이스 자키는 누구인가. 이 질문으로부터 <프로메테우스>의 출정은 시작됐다. 만약 당신이 스페이스 자키가 뭔지 모른다면 첫 번째 <에이리언>(1979)을 다시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주인공들이 LV-426 위성을 탐사하던 중 거대한 외계 우주선으로 들어서고, 중심에는 화석처럼 굳어버린 거대한 외계
[프로메테우스] 30년 만에 돌아온 앙코르 SF
-
스타일의 완성은 가방이다. 얼마 전 세계적인 의류 브랜드 행사에 초청을 받아서 갔다. 요즘 그런 행사에는 포토월이 설치되어 있다. 나 역시 사진에 잘 찍히기 위해 머리부터 발끝까지 공들여 빼입고 포토월에 섰다. 헤어, 메이크업, 의상, 액세서리, 신발까지 나름 완벽하게 준비를 마쳤는데, 뭔가가 허전했다. 가방, 그것이 문제였다.
동물보호 활동을 시작한 이후 가죽가방을 들지 않겠다고 내 자신과 약속을 했다. 그 탓에 공식적인 자리에 갈 때마다 그날의 의상과 어울리는 가방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내가 제일 듣기 싫은 건 “이효리, 동물보호하더니 요즘 스타일이 밋밋해졌어”라는 소리다. 동물보호 활동을 하고 채식을 하는 사람도 얼마든지 멋지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날 행사에는 드레스에 어울릴 만한 에코백을 발견하지 못한 터라 그냥 맨손으로 가야 했다.
솔직히 아쉽다. 불과 몇년 전만 해도 나 역시 20~30대 또래 여자들처럼 가죽으로 만든 가방에 열광했
[이효리의 디스토피아로부터] 엣지와 에코 사이
-
“섹스도 있고 뉴욕도 있지만, 마놀로는 없다.” <뉴욕타임스>가 <HBO>의 새 코미디 <걸스>에 내린 촌평이다.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4명의 여자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걸스>를 이야기할 때 백이면 백 언급되는 <섹스&시티>와의 비교를, 쇼의 크리에이터이자 작가이고 때론 메가폰도 잡는, 주인공 한나 역의 리나 던햄은 쿨하게 받아들인다. “<섹스&시티> 없이는 <걸스>도 없었다.” 그러니 비교로 시작하자. <섹스&시티>가 사회적으로 안정된 30대 중반의 여자들이 남자와 패션, 행복을 추구하는 일상을 그렸다면, <걸스>는 섹스를 포함한 모든 것이 불안정한 20대 초·중반을 중심에 놓았다. 배경이 맨해튼이 아니라 브루클린인 것도 다른 점. 공통점도 있다. 나쁜 남자와의 나쁜 섹스가 등장한다는 것. 하지만 나빠서 웃긴 섹스가 아니라, 가장 친밀한 행위를 통해서도 위로
[안현진의 미드 크리에이터 열전] 20대, 현실적인 그녀들의 이야기
-
얼마 전 지인에게 ‘경인운하’의 유람선 얘기를 들었다. 유람선을 타고 아무리 운하를 거슬러 올라가도 보이는 건 양옆의 콘크리트 둑. 얼마나 볼 게 없던지 유람선에서 고작 둑 위를 달리는 자전거만 구경하다 돌아왔단다. 흥미로운 것은 그다음 대목이다. 볼 게 없기는 자전거 탄 이들도 매한가지. 그들은 유람선을 구경하더란다. 구경을 하면서 구경을 당하는, ‘상보적’ 유람, ‘재귀적’ 관광. 두개의 손이 서로 상대를 그리는 에셔의 작품을 닮았다.
자연을 수정하는 고전주의
영주 내려가는 길에 다리를 건너며 내려다본 남한강 자락. 시멘트로 덮은 강변에 자전거 길이 나 있다. 물론 그 위에 사람의 그림자라곤 전혀 보이지 않았다. 왜 강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두지 못하는 걸까? 누구나 다 알다시피 이른바 ‘4대강 사업’은 삽질을 통해 경기를 부양해 고도성장을 하겠다는 각하의 미련한 집념의 결정체다. 하지만 거기에는- 비록 결정적 요인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라도- 각하 특유의 ‘삽질 미학’도 한몫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각하의 삽질 미학
-
자전거를 타면서 음악을 들으면 위험하다. 자동차의 경적이나 위험 신호를 감지할 수 없으니 사고 위험이 높다. 나도 큰 사고를 당할 뻔한 적이 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자전거를 타다가 옆에 자동차가 있는 걸 모르고 핸들을 꺾었다. 다행히 살짝 넘어진 게 전부였지만 그때만 생각하면 정신이 번쩍 난다. 정신이 번쩍 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전거 타면서 들었던 음악들이 얼마나 짜릿했던가도 생각난다. 자전거의 속도와 음악의 속도가 합해져 나를 하늘로 붕 띄워 올리던,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고 오로지 속도와 나와 음악만 남아 있던, 그 순간을 잊을 수 없다. 하긴, 친구 중 한명은 자동차 소음이 너무 심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운전을 했다더라. 불법이고, 정말 위험한 짓이지만 그게 어떤 기분이었을지 상상이 간다.
동네 공원에서 자전거를 자주 탄다. 늦은 밤에 타기 때문에 사람도 많지 않아서 음악을 들으며 타기에 아주 좋다. 음악에 맞춰 페달을 밟는다. 음악이 빨라지면 속도도 빨라지
[김중혁의 최신가요인가요] 그건 너의 탓이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