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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 단계에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물론 무엇을 찍을 것인지 생각하는 것입니다. 매일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찍어서 올리는 무수한 영상이 인터넷과 각종 채널을 뒤덮는 이 시대에, 과연 나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만큼 가치있는 대상은 무엇인가라는 식으로까지 무겁게 생각할 필요는 없지만, 기왕이면 해서 즐거운 것, 내지는 중요하게 느껴지는 것이 무엇인지 염두에 두는 것이 실제로 작업을 진행할 때 동력이 됩니다. 라이브 뮤직비디오를 찍으려는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뮤지션과 작업할지가 제일 중요하겠지요. 본인이 피사체가 되어 끼를 발휘할 예정이라면 이 단계는 간단해지겠지만, 그렇지 않고 다른 누군가를 선택할 경우에는 어떤 식으로 뮤지션을 탐색할 수 있을까요?
우선 주위를 둘러보는 것에서 시작해봅시다. 엄마가 트로트로는 동네에서 한 가닥 하신다거나, 아빠가 왕년에 포크송 좀 퉁기셨다거나 하면 의외로 손쉬운 섭외가 가능할지도 모릅니다. 마치 용돈을 구걸할 때처럼 온갖 감언이설로 그들을 구워삶
[영상공작소] 당신이 프로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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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대학병원 신경외과를 무대로 한 KBS2TV의 의학드라마 <브레인>은 머리뼈를 열고 뇌를 들여다본다. 신경외과에는 응급수술을 요하는 중환자의 비중이 높은 만큼 의사들도 생과 사를 오가는 현장에서 긴장을 늦추지 않는다. 그리고 그들은 고성이 오가는 말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환자를 잃을 수도 있어!” 뇌수술신의 생경한 공포에 질려 있다가 문득 저 대사가 여러 차례 귀에 들어왔다. 환자를 잃는다? 의사가 환자를 잃는 경우는 두 가지다. 환자가 병원을 떠나거나 혹은 사망하거나. 물론 의사가 환자가 완치되는 상황을 놓고 심각한 표정으로 목청을 높일 리 없다. 저 의사가 에둘러 말하는 것은 환자의 죽음이다. 많은 의학드라마의 의사들이 위급 상황마다 “환자가 죽을 수도 있어!”라고 외치던 것을 기억해보면 <브레인>의 저 대사는 감정이 격해진 상황에서조차 죽음을 직설적으로 언급하지 않으려는, 의사의 완강한 심리 상태가 읽힌다. 행여 환자 귀에 죽음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일이
[유선주의 TVIEW] (아직은) 사랑할 수 없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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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순간에 소중한 것을 빼앗긴다. 그걸 되찾으러 가는 길, 그리고 돌아오는 길. 쉬울 리 없다. 쫓고 쫓기는 자 모두 목숨을 건다. <최종병기 활>은 그 절박과 긴장으로 팽팽하다. 박해일과 류승룡, 김무열과 문채원 모두 훌륭한데 특히 문채원과 김무열이 눈에 띈다. 사극의 여성 캐릭터가 강해지는 경향에서 문채원은 칼도 잡고 활도 쏘며 전형을 벗어나고, 김무열도 끝까지 전사다운 모습을 보인다. 그리고 영화는 마지막 순간, 바람 소리 가득한 벌판에서 절정을 향한다.
이때 돋보이는 건 사운드 디자인이다. 소리로 시작해 소리로 끝나는 <최종병기 활>은 신시사이저와 해금 등이 섞인 스코어도 적절하지만 무심히 부는 바람이나 팽팽하게 당겨진 활시위 소리를 잡아내는 것도 인상적이다. 영상만큼 사운드가 중요해지는 최근 경향대로, 이 영화는 미세한 소리를 채집하거나 새로 만들며 공감각적 텐션을 선사한다. 특히 영화든 애니메이션이든 역사극에 주로 쓰여 익숙한 신시사이저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소리가 만드는 긴장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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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의 취향’이라고 이름 붙은 이 코너에 뭘 쓸까 며칠간 망설이다가 취향이 무엇인지 그 자체에 대해 제대로 질문한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향은 무엇인가,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 내가 타인의 것이라고 느끼는 취향은 무엇인가 하는. 예컨대 이런 것이다. 나의 패션 취향은 알렉사 청이다. 맞다, 그 패셔니스타 말이다. 웃기게도, 알렉사 청이 입는 사이즈의 옷도, 그런 스타일의 옷도, 그 가격대의 옷도 내게는 해당사항이 없다. 한번 산 운동화는 떨어질 때까지 신고, 일주일에 3번은 배낭을 메고 출근하고, 마음에 든 스트라이프 티를 색깔별로 5벌 사서 돌려입는 나라고 해서 취향도 구릴쏘냐. 내가 나의 취향에서 소외당하는 셈이지만… 내가 내 취향대로 꾸밀 수 없는 현실에 적응했다고 해서, 내 현실이 취향까지 규정짓게 할 수 있나?
하지만 패션이 아니라면 문제는 달라진다. 책과 음악에 대해서라면 나의 취향은 나의 소비와 일치한다.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남는다. 내 취향은 나의 것인가
[타인의 취향] 있잖아요, 비밀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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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세계 영화제들의 주요 화두는 ‘디지털 상영문제’였다. 3대 메이저 영화제에 버금가는 위상을 가진 토론토영화제에서도 빈번한 영사사고가 있었고, 베니스나 칸도 예외는 아니었다. 심지어 9월에 열렸던 아시아의 어느 영화제는 상영 중 반 이상이 영사사고였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올해 부산영화제에서도 몇 차례 상영 중단 사례가 있었다. 그런가 하면 국내의 일반 상영관에서도 드물긴 하지만 가끔 영사사고가 일어난다. 짧은 기간 동안 매회 다른 영화를 상영하는 영화제는 그렇다 쳐도 똑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트는 일반 상영관에서도 영사사고가 나는 이유는 무엇인가? 또 과거에는 영사사고가 나도 잠시 시간을 갖고 기다리면 다시 상영을 하곤 했는데, 이제는 아예 상영이 취소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모든 원흉(?)은 ‘디지털 상영’, 그중에서도 DCP의 표준화가 문제의 핵심이다. 일반적으로 영화에서 디지털 상영은 DCI(Digital Cinema Initiative) 규격을 준수하는 전용 서버를
[김지석의 시네마나우] 쉽지만은 않은 표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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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너 헤어초크의 <악질경찰>이 나를 녹다운시킨 순간은, 로드킬당한 동족을 숨어서 바라보는 악어를 찍은 비디오 화면과 악어의 시점숏, 그리고 이구아나의 환각이 난데없이 등장한 때였다. 아벨 페라라의 동명 영화와 달리 헤어초크의 <악질경찰>은 구원에 관심이 없다. 아이러니와 미친 유머의 늪에서 자맥질할 뿐이다.
11월8일
손광주 감독의 영화 <캐릭터>는 신춘문예 출신 작가가 생계 때문에 인기 감독에게 고용되어 써내는 전형적인 시나리오와 그녀의 삭막한 현실을 병치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캐릭터>가 답해야 할 첫 번째 문제는 만인이 진부하다고 합의하는 픽션의 대표적 클리셰들을 진부하다고 재차 확언하는 일에 어떤 유익함이 있는가라는 물음이다. 이 영화의 첫 단락이 흥미롭기 위해서는 뻔하다고 여겨지지 않지만 알고 보면 뻔한 것들의 상투성을 끌어내는 쪽이 나았을 것이다. <캐릭터>의 보다 치명적인 약점은 전형적 허구와 섬세하게 대조되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오늘은 브래드 피트에 관해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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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노래 중에 나나 무스쿠리의 <에나스 뮈토스>(Enas Mythos)가 있다. 우리에게는 이 노래가 “어느 봄날 그대와 나…”로 시작하는 패티김의 번안곡으로 알려져 있다. 제목의 ‘뮈토스’라는 말에서 신들의 이야기(신화)를 연상할지 모르나, 그리스어에서 그 말은 그저 ‘이야기’라는 가벼운 의미로 사용된다. 제목의 ‘에나스’는 부정관사. 따라서 ‘에나스 뮈토스’는 그저 ‘어느 이야기’, 혹은 ‘하나의 이야기’를 뜻한다.
아직 과학이 없었다고 주위에 설명해야 할 현상마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세계의 창조, 인간의 탄생, 동식물의 기원, 종족의 역사 등. 그뿐인가? 계절의 교체, 기상의 변화, 죽음의 원인 등, 인간이 세계 속에서 살아가기 위해 알아야 할 것은 너무나 많았다. 그때 과학을 대신하여 그 일을 해준 것이 바로 ‘이야기’다. 그때 인간들은 세계에 관한 모든 설명을 ‘이야기’ 속에 담아, 그것을 입에서 입으로, 세대에서 세대로 전달했다.
허구에서 과학으로
[진중권의 아이콘] 서사를 조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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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은 정시 ‘가’군및 ‘나’군에서 선발한다. 문화예술경영학과와 현대실용음악학과는 가군, 미디어영상연기학과, 무용예술학과, 메이크업디자인학과는 나군에 속한다. 전형방법은 문화예술경영학과는 수능 100%를 반영하고, 현대실용음악학과, 무용예술학과, 메이크업디자인학과는 수능 30%, 실기고사 70%를 반영한다. 무용예술학과는 수능 대신 학생부 30%를 반영한다.
4호선 성신여대역이 아니라 미아역에서 내렸다. 성신여대 융합문화예술대학이 자리한 미아동의 운정그린캠퍼스를 찾아가기 위해서다. 조용한 주택가 사이에 들어선 캠퍼스여서인지 그만큼 깨끗하고 쾌적한 캠퍼스였다. 융합문화예술대학이 위치한 건물로 들어서니 다섯개의 사과가 그려진 그림 한점이 눈에 띄었다. 각각의 사과 위에는 아담, 스피노자, 뉴턴, 세잔, 윌리엄 텔이 그려져 있었다. 아마 사과라는 소재 하나로 종교, 철학, 과학, 예술, 문학의 경계를 뛰어넘을 수 있음을 보여주려는 그림인 듯
[성신여자대학교] 학문의 벽을 허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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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 정시전형_상명대 예술대학 영상학부 영화영상전공은 정시 ‘나’군이다. 제작 및 콘텐츠 15명, 연기 5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은 제작 및 콘텐츠 부문이 학생부 30%, 수능 30%, 면접 40%를 반영, 연기전공이 면접 대신 실기 40%를 반영한다. 면접은 기초교양 관련 5개 문항 중 하나를 골라 5분 내외로 답변하면 된다. 실기 배점은 총점 1000점 중에 400점 만점이고 이 400점은 즉흥연기 150점, 자유연기 및 구술테스트 250점으로 이루어져 있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시간이다. 서울에서 상명대학교 천안캠퍼스까지 걸리는 시간이다. KTX로 35분이면 닿을 거리라지만 학생들의 체감 거리를 알고 싶어 사당역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이용해봤다. 경기권에 사는 학생들이 서울에 있는 대학에 다니기 위해 아침마다 붐비는 지하철에 몸을 싣는 데 비하면 쾌적하고 편안한 등굣길이었다. 학교쪽은 사당 외 10곳이 넘는 서울, 경기 지역에서 셔틀버스를 이용해 통학이
[상명대학교] 학생 개개인을 위한 맞춤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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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가’, ‘나’군에서 연극학부와 영화영상학과를 분할 모집한다. ‘가’군의 연극학부 이론파트는 수능 100%, 실기파트는 수능 30% + 학생부 30% + 실기고사 40%의 비율로 전형이 나뉜다. ‘나’군의 영화영상학과는 모집인원의 50% 이내에서 수능 성적 우수자를 우선선발하고, 그외 일반전형의 학생은 수능 70% + 학생부 30%로 모집한다.
장충단공원을 끼고 서울의 중심에 자리한 동국대학교 캠퍼스에 가을이 내려앉았다. 학내 건물 사이의 좁은 골목길에 옹기종기 내려앉은 낙엽들은 실바람이 불 때마다 학생들의 다리 사이로 너울너울 춤을 추었다. 불교인의 숨결이 깃든 학교답게 학내 분위기는 진중하고 차분했다. 동국대학교 예술대학 연극학부에서 연극이론을 연구하는 연극학자들이 대거 배출된 것은 우연이 아니었으리라. 동국대학교 연극학부는 지금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이 남다르다. 국내 처음으로 극작가 유치진 선생을 교수로 모셔 문리과 대학에 연극학과가 신설된 것도, 동
[동국대학교] 뛰어난 신예 감독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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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영화전공(영화연출 및 스탭)은 정시 ‘나’군에서 일반학생 13명, 농어촌학생 2명을, 정시 ‘다’군에서는 일반학생 10명을 선발한다. 연극전공(연기, 연출 및 스탭)은 정시 ‘다’군에서 일반학생 19명, 농어촌학생 2명을 선발한다. 전형방법으로는 정시 ‘나’군에서는 수능 60%, 내신 40%를 반영하고, 정시 ‘다’군에서는 수능 20%, 내신 10%, 실기고사 70%를 반영한다. 실기고사는 영화전공은 심층면접(영화연출 및 스탭)을 연극전공은 5분 안에 지정연기와 자유연기 혹은 특기를 발표해야 한다(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 http://admission.daejin.ac.kr 참조).
듣던 것처럼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대진대학교의 캠퍼스는 정말 넓었다. 정문에서 연극영화학부까지 걸어서 가려다가 셔틀버스가 다니는 것을 뒤늦게 알고 버스에 올랐다. 인문과학대학, 사회과학대학, 자연과학대학, 공과대학, 예술대학, 대학원으로 구성된 대진대학교 캠퍼스 안을 이리저리
[대진대학교] 공간, 시설, 시스템…거침없이 투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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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정시 ‘나’군에서 27명을 선발하는데 영화연출 및 제작 전공은 18명 정원으로 수능 70% + 실기고사 30%를 반영하며, 연극 및 뮤지컬 연기 전공은 9명 정원으로 수능 40% + 실기고사 60%를 반영한다. 실기의 경우 영화연출 및 제작 전공은 주어진 조건을 토대로 세 시간 내에 열개의 장면 구성을 하는 것이 두 문제 출제된다. 연극 및 뮤지컬 연기 전공은 지정연기와 자유연기, 구두면접으로 구성된다.
청년에게는 질문과 고민이 필요하다. 경희대학교 후마니타스 칼리지에서는 질문하고 또 고민하는 청년을 키운다.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교양 교육 중심으로 이루어진 경희대학교만의 독특한 교육과정이다. “교양은 대학 졸업을 위한 한시적 절차도 수단도 아니다. 그것은 그 자체로 목적이며, 교육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높이”라는 말로 후마니타스 칼리지는 소개되어 있다. 언뜻 시대를 역행하는 뜬구름 잡는 소리가 아닌가 싶어 커리큘럼을 꼼꼼히 살펴봤다. 대학 수학능력의
[경희대학교] 인문학을 몸으로 한 전인적 예술가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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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건국대 영화과는 정시 ‘다’군에 위치한다. 연출과 제작전공은 내신 30%, 수능 70%로, 연기전공은 내신 20%, 수능 30%, 실기고사 50%로 선발한다. 정시에서는 연출 18명, 연기 8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영화과, 인문학적 소양 쌓기와 실기의 적절한 배합
건국대학교에 들어서서 영화과가 있는 예술문화대학 건물로 가다보면 낯익은 풍경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낯익은 풍경은 건국대학교 영화과 교수진에 이름이 올라와 있는 홍상수 감독의 영화 <옥희의 영화>의 한 장면이다. 건국대학교의 상징으로 종종 얘기되는 커다란 호수, 새로 지은 예술문화대학 건물의 알록달록한 외관 등을 바라보면 눈이 새하얗게 쌓인 이곳을 지나쳐가던 영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이 기억을 건드린다. 대학을 방문한 날, 영화과에서는 스크린 연기 수업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른 학교들처럼 연극과 영화를 동시에 다루는 연극영화과가 아니라 영화에만 초점을 맞춘 ‘영화과’이기 때문에 건국대
[건국대학교] '영화'라는 한 우물 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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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만난 고기는 <브레이킹 던 part1>의 테일러 로트너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전편들에 비해서 역할의 비중이 가장 크기도 하지만, 소년에서 청년이 되어가는 로트너는, 늑대무리에 갓 입성한 어린 일원에서 제 목소리를 내는 당당한 어른으로 자란 제이콥을 꼭 빼닮아 있었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단연코 <브레이킹 던 part1>이다. 이번 편은 촬영 때부터 정말 흥미진진했다. 제이콥에게 계속해서 넘어야 할 도전들이 다가오고, 제이콥의 선택에 따라 컬렌가, 늑대무리, 벨라, 아기 레네즈미와 새로운 관계를 맺는 것이 좋았다. 벨라의 임신으로 영화의 톤이 한번 변하는데, 이전 3편까지는 그런 부분이 없어서 더 좋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아직 <part 2>를 보지 못했으니, <part1>까지 중에서 고르라면 이번 영화가 제일 재미있다.
-신의와 충성에 대한 부분을 말하
[테일러 로트너] "제이콥과 나는 세상을 보는 시선을 공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