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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오늘만 같아라' 제작발표회 현장.
[김갑수] "막장 드라마 아니라서 출연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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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머니볼' 기자간담회 현장.
[브래드 피트] "안젤리나 졸리에게 한국 이야기 많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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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9월17일 시작된 월가 점령 시위가 격화되자, 금융가의 상징물 황소 동상을 경찰 병력이 경비하고 나섰다. 시위대의 분노가 금융 지구를 대변하는 상징물에 위해를 가할까 우려한 결과다. 어느덧 월가의 황소상은 1% 금융자본의 대표 조형물로 시위대와 경찰 모두가 인정한 꼴이 되었다. 모든 시위의 도화선은 사회 부조리지만 집회를 살찌우는 매개는 문화운동의 개입일 때가 많다. 프랑스 68혁명 당시 유행한 반사회적 낙서문화는 상황주의 인터내셔널의 전략에서 가져온 것이고, 차가운 정치 구호와 성해방의 따끈한 요구가 나란히 구호에 쓰였다. 시위대/군중의 분산된 시선을 모으는 데 시각예술처럼 적절한 구심점은 없다. 예술은 직설적인 메시지를 유연하게 다듬는 필터링 효과를 지닌다. 구약에 등장하는 금송아지는 군중을 유인하는 시각 상징물로서, 추종자의 종교적 패륜과 속물적 탐욕을 연결짓는 적절한 모티브로 쓰인다. 야훼를 뵈러 시나이 산에 오른 모세의 부재를 틈타 다른 우상을 섬긴 어리석은 대중
[반이정의 예술판독기] 월가를 점령하라 vs. 금송아지를 점령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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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문화인입니까. 당신의 문화는 혹시 반쪽짜리는 아닌지요. 소비만 하면서 문화를 만끽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영화를 꼭 한번 만들어보겠다는 꿈을 가진 적이 없어도 좋습니다. 고가의 카메라를 갖고 있지 않아도 좋습니다. 관련 학과를 졸업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누군가와 무엇이라도 주고받고 싶은 마음이면 충분합니다. 미디액트(www.mediact.org)와 <씨네21>이 함께하는 영상공작소는 영상으로 대화하고픈 독자와 관객과 시민의 마음이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도울 것입니다. 네 번째 지상강좌 주제는 ‘원테이크 라이브 음악 영상’ 만들기입니다. 안내자는 음악영상블로그 렉앤플레이의 운영진으로 활동 중인 고아침입니다. 어떤 뮤지션의 영상 작업이나, 주변 사람들이 부르는 노래를 화면에 담아두고 싶다거나, 음악이랑은 상관없지만 뭔가를 카메라로 찍어서 웹에 공유하고 싶다면 유용한 매뉴얼이 될 것입니다.
라이브 음악 영상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스페이스 공감
[영상공작소] 동시대 음악의 기록이자 공간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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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의 일치인지 모르지만 한 나라가 사회경제적 위기를 맞이할 때 그 시기를 전후해 자국영화의 ‘부활’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1990년대 후반의 한국영화가 그러했고, 최근의 그리스영화가 그러하며, 특히 아르헨티나영화는 2001년 경제위기를 전후해 파블로 트라페로의 비범한 데뷔작 <크레인 월드>(1999)를 기폭제로 (안타깝게도 두편의 장편만 남기고 요절한) 파비안 비엘린스키나 다니엘 부르만 같은 상업영화 감독은 물론이고 리산드로 알론소와 루크레시아 마르텔 등 뛰어난 독립영화 감독들을 배출해내며 국제적인 주목을 얻었다. 여기에 좀더 독립적인 방식으로 작업해온 마리아노 이나스, 알레호 모길란스키, 마티아스 피녜이로-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와 아돌포 비오이 카사레스가 시나리오를 쓴 기상천외한 정치SF <인베이전>(우고 산티아고, 1969)은 이 그룹의 영감의 원천이 된 영화로, 최근 복원되어 올해 토론토와 뉴욕영화제에서 특별상영된 바 있다- 까지 더하면 21세기
[유운성의 시네마나우] 위기에서 부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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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cogito, ergo sum) 근대철학의 초석을 놓은 이 유명한 명제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데카르트는 이른바 ‘방법적 회의’를 통해 결코 의심할 수 없는 이 명제에 도달한다. ‘세상의 모든 것을 의심하자. 심지어 내가 보고 듣고 아는 모든 것이 실은 악마가 내 두뇌에 일으킨 간교한 속임수일지 모른다고 생각하자. 그럴 때조차도 내가 생각하는 한 존재한다는 사실만은 결코 의심할 수 없다.’
코기토의 철학
건물을 지을 때 초석부터 놓는 것과 같다고 할까? 데카르트는 이 자명한 명제 위에 확실한 지식의 체계를 세우려 한다. 토대가 튼튼하면 건물이 흔들리지 않는다. 지식의 체계 역시 흔들리지 않으려면 토대가 확실해야 한다. 근대의 모든 사상은 다소간 데카르트에서 유래하는 이 정초주의(foundationism)의 경향을 갖고 있다. 오늘날에도 학술서적의 제목에 종종 ‘기초’(foundation)라는 건축의 은유가 사용되지 않던가.
이 자명한 명제
[진중권의 아이콘] 데카르트의 고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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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30일
밀린 <BBC> 영화 팟캐스트를 들으며 빨래를 개는데, 서울에 사는 청취자가 보낸 사연이 소개됐다. 주한 영국인으로 짐작되는 이 애청자는 프랭크 다라본트 감독의 <Shawshank Redemption>이 한국에서는 <쇼생크 탈출>로 개봉했다며 제목이 대놓고 스포일러라는 사실에 깊은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해왔다. 추측하건대 주변 한국인 친구들이 이 지적에도 심드렁했던 점이 고국의 팟캐스트에 호소하고픈 심정을 발동시킨 모양이었다. 진행자 사이먼 마요와 평론가 마크 커모드는 “호오, 과연 그렇군요. 영화가 얼마간 진행될 때까지는 팀 로빈스가 탈옥을 할지 안 할지 모르잖아요?”라면서 공감을 표해주었다. 흠, 나 역시 어찌된 영문인지 한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문제다. 덧붙여 <장화, 홍련>의 일본 개봉 제목인 <단스>(장롱)를 보고 뭐 이런 노골적인 힌트가 제목이냐고 내가 펄쩍 뛰자 일본 친구가 어깨만 으쓱했던 허무한 추억이
[김혜리의 영화의 일기] 싸움 대상 감별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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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장사양
OS: 윈도 7 64바이트
프로세서: QUAD-CORE CPU
메모리: 4GB
하드 드라이브: 20GB
그래픽 카드: DIRECTX 11 COMPATIBLE WITH 1024 MB RAM(NVIDIA GEFORCE GTX 560 OR ATI RADEON 6950)
흐린 듯 개어 있는 날씨, 하지만 저 멀리 커다란 화재가 났었는지 엄청난 연기가 하늘을 가득 채우고 있다. 실제로 타는 듯한 냄새가 날 것 같다. 그곳을 목표로 부지런히 뛰고 있는 분대원들이 모래 먼지를 피워올리고 있다. 입 안에 서걱하니 모래가 씹히는 듯하다. 이것은 실제의 전장일까? 이런 엄청난 그래픽은 단순히 게임이라고 하기엔 장면의 퀄리티가 지금껏 접해보지 못한 것이다. <콜오브듀티>와 밀리터리 FPS의 양대 산맥 중 하나가 된 <배틀필드>의 최신작, <배틀필드3>의 플레이 화면이다.
<배틀필드>는 멀티플레이에 집중된 게임이다. 뿐만 아니라 기존의 FPS처
[gadget] 여기가 바로 전쟁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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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낙원>의 집필 당시, 시인 존 밀턴은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었다. 평생을 헌신했던 정치적 혁명은 실패로 돌아갔고, 이미 여러 명의 자식들이 세상을 떠난 뒤였다. 양쪽 눈마저 완전히 실명한 상태에서, 그는 천지창조와 인류의 타락에 대한 장대한 서사시를 구술하기 시작한다. 태고의 신화를 통해 현실의 질곡을 넘어서고자 했던 것이다. 밀턴처럼 고통은 때로 범우주적인 시간관을 요한다. 생성과 소멸을 반복하는 영겁의 시간 속에 현재를 하나의 점으로 위치시킴으로써 비로소 비극적 현실을 마주할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트리 오브 라이프>가 담아낸 우주적 시간도 이 맥락에 닿아 있다. 아들을 잃은 오브라이언 부부의 슬픔과 중년의 잭이 느끼는 염증은 곧 우주의 빅뱅과 생명체의 탄생에 대한 숭고한 이미지들로 이어진다. 마치 영화의 서두에 쓰인 욥기의 한 구절(“내가 땅의 기초를 놓을 때에 네가 어디 있었느냐”)을 화면에 옮긴 듯, 일차적으로 이 이미지들은 신이 어디에 있으며
[영화읽기] 우주라는 휴머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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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거슬리는 결점마저 애써 눈감아버리고픈 영화가 있다. 간간이 눈에 밟히는 결점이 있더라도 미간을 찌푸리거나 냉소하기보다는, 그래도 나는 이 영화가 참 좋다, 라고 말하고 싶은 영화. <완득이>가 세계의 단면적인 묘사에 머물고 말았다 해도, 생기 가득한 인물들이 얽히고설키며 소소하게 풀어내는 흥겹고도 정겨운 이야기는 이러한 아쉬움을 상쇄하기에 충분하다. 21세기 신자유주의 시대의 <꼬방동네 사람들>로 완성되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비루한 것들의 카니발’이 발산하는 생동감은 근래 어떤 작품에서도 느끼지 못한 감흥을 준다.
조화(調和)로운 조화(造花)의 낙원
<완득이>에는 악인이 등장하지 않는다. 더구나 빈곤, 장애, 다문화 가정, 이주 노동자, 결손 가정과 교육에서의 차별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건드리는 것과 달리, 그 어떤 영역에서도 첨예한 대립과 갈등은 발생하지 않는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다. 물론 외국인 노동자를 추방하거
[전영객잔] 소통과 연대에서 비롯하는 낙관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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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캐릭터에 빠져들기 힘들 때도 있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보면 안되나, 하는 주변의 요구에 부담을 느껴 촬영을 접고 싶을 때도 있었다. 그렇게 <특수본>(특별수사본부)의 강력계 형사 ‘성범’은 쉬이 소화하기 버거운 상대였다. 하지만 성범은 그럴수록 뭐가 되건 정면으로 부딪혀 질주해야 하는 캐릭터였다. 자기를 믿고 따르는 같은 소속사 후배인 주원, 떼를 쓰고 애교를 부려도 받아주는 선배 성동일은 든든한 지원군이었다. 뭔가 잡히지 않을수록 채우지 말고 버리면서 다가가면 더욱 깊고 넓게 보인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면서 성범이 처한 고통의 악조건도, 경찰서 내부를 둘러싼 의심스런 공기도 깊이 호흡하게 됐다. 그렇게 서서히 <특수본>의 ‘특별한’ 남자가 돼갔다.
엄태웅이 ‘씨발’을 입에 달고 다니는 거친 강력계 형사로 돌아왔다. 그렇다고 <핸드폰>(2009)의 ‘승민’처럼 ‘못된’ 남자는 아니고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의 ‘병훈
[엄태웅] 두개의 근육을 사용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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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여섯시, 자명종 소리가 울리면 전업주부의 하루가 시작된다. 1970년생 임나미(유호정)씨는 남편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내려와 도톰한 슬리퍼를 신고 주방으로 나선다. 언제나 그렇듯이 가족의 조식을 준비하는 것이 그녀의 첫 임무다. 입맛을 잃은 여고생 딸을 위한 메뉴는 토스트와 에그스크램블, 술에 취해 밤늦게 귀가한 남편을 위한 메뉴는 하얀 대구탕이다. 부산하게 움직이던 그녀의 손놀림이 식탁 위에 삐딱하게 놓인 오이소박이 그릇의 위치를 바로잡으면 2인분의 식사 준비는 마무리된다. 식탁 위 접시와 그릇들의 기하학적 배치는 묘하게도 아파트의 평면 구성과 닮아 있다.
임나미씨의 아침 식사는 남편과 딸이 집을 나서고 난 뒤에야 시작된다. 발코니 확장 공사를 한 자리에 놓인 앤티크풍의 의자와 탁자, 그녀는 거기에서 아침 햇살을 맞으며, 딸이 남기고 간 토스트를 먹는다. 거실 뒤편의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턱 앤드 패티의 <타임 애프터 타임>이 그녀의 배경음악이다.
[design+] 차분한 거실에 생기를 불어넣은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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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11월14·18·21·25일 오후 3∼7시
장소: 한양대학교(백남학술정보관, 한양종합기술연구원)
문의: 02-3290-7167
대한민국은 축제 공화국이다. 일년 내내 다양한 이름의 축제들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페스티벌고어를 넘어 ‘페스티벌 제너레이션’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정도. 여름을 강타한 록페스티벌의 열기, 그리고 가평의 한 작은 섬에 바친 사람들의 열정을 떠올리다 보니 문득 궁금해진다. 축제가 대체 뭐기에?
서울문화재단과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가 공동 주최하는 ‘열린축제포럼: 축제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은 바로 이러한 축제에 대한 정의와 분류를 시도해보는 자리다. 다양한 사례와 함께 국내 축제의 방향성을 모색하며, 각각의 축제를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논의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이번 포럼은 총 4회에 걸쳐 진행되는데, 각각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축제의 마케팅과 상품화’, ‘현대 축제에서의 인문학과 전통문화의 적용 가능성’, ‘예술의 창의성과
[아트인서울] 축제 뒤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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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지난 앨범보다는 못한 인상이지만, 이는 데뷔 앨범 ≪†≫(2007)가 그만큼 끝내줬기 때문이다. ≪Audio, Video, Disco≫도 충분히 선방하고 있다. 일렉트로닉뿐 아니라 거대한 록 사운드를 입혀보려는 등 자신들의 장점을 간직하면서 이런저런 조심스런(?) 시도들을 해보는 모습은 좋아 보인다. 최소한 소포모어 징크스의 저주엔 걸리지 않을 것이다.
이민희 /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뚜껑을 열자마자 잠깐 주춤했다. 오락 같은 앨범 제목과 달리 우리랑 놀아주는 앨범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이력의 격변이 필요한 시기라고 느낀 것일까. 춤추기 전에 감상할 것을 권하는 무겁고 진지한 사운드가 쏟아진다. 하지만 막판의 <Helix>에 이르러 긴장은 해제된다. 1980년대 팝송에서 영감을 얻었을, 약간 촌스러워서 사랑스러운 노래. 사실 대부분의 클럽튠 앨범이 이런 방식이다. 오래 공부하기, 그리고 가끔 미친 듯 놀기
[hottracks] 더 대범해졌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