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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기가 너무 없어 인터뷰하기 어렵다는 소문과 전혀 다르게,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질문 앞에서 빨리 생각했고 짧지만 조리있게 대답했다.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모두를 반하게 할 미모도 스튜어트의 것이 분명했지만, 바스락거리는 듯 낮은 톤의 독특한 목소리 때문인지, 미모의 여배우를 앞에 두고도 눈보다 귀가 더 즐거웠다.
-이번 영화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이 있다면.
=결혼식 장면이다. 이상하게 그 장면을 찍기 전에 몹시 불안했다. 그래서 아무와도 말하지 않고 조용히 있었고, 그 불안감을 이용해 결혼식에 입장하는 장면에서 벨라의 심정을 드러내려고 했다. 그런데 그 다음부터는 정말 말도 안되게 행복해져서는, 결혼식 장면 촬영장에서 만난 모두에게 다가가 인사하고, 말을 걸고 또 기분이 좋아서 웃고 그랬다. 결혼식이 영화의 가장 마지막 촬영이었는데 그래서 그렇게 불안했었나 보다.
-웨딩드레스 디자인에 대해 기대가 특히 높았다.
=그런 기대는 정말 처음이었다. 촬영장에 헬리팻(헬리콥터파파라치)
[크리스틴 스튜어트] "결혼식 촬영 때, 말도 안되게 행복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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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패틴슨은 소문처럼 세상에서 가장 편한 차림으로 나타났다. 멋으로 뚫은 구멍이 아니라, 나달나달해질 때까지 입어 정말로 구멍이 난 흰 면티셔츠에 보풀이 인 감색 카디건에 감색 야구모자를 거꾸로 쓰고, 늦게 일어나 면도도 못한 것 같은, 전혀 배우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 모습이 조각상 같은 에드워드 컬렌의 완벽함보다도 신비로웠다.
-지금까지 <트와일라잇> 시리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영화는 어떤 편인가.
=처음에는 이렇게 큰 프로젝트가 될지 몰랐다. 지금도 잘 안다기보다는 어렴풋이 아는 정도겠지만, 처음과는 상당히 달라졌다. 그래서 <트와일라잇>을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브레이킹 던 part1>도 좋아한다. 이번 편에서 에드워드는 대상이 아니라 공포와 좌절을 느끼는 주체가 된다.
-이전 인터뷰를 보면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두고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직도 동의하는지.
=이번에도
[로버트 패틴슨] "풍기문란에 대한 완벽한 상징 맞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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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스름한 어둠이 깔리는 황혼과 초승달이 뜨는 저녁, 달이 태양을 삼키는 일식을 지나 새로운 새벽이 온다.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스테파니 메이어의 <트와일라잇> 시리즈 4부작 중 마지막 권의 전반부를 영화화한 <브레이킹 던 part1>이 2011년 11월, 전세계 1억2천만 팬들과 극장에서 만날 준비를 마쳤다. 책과 먼저 사랑에 빠진 뒤 스크린과 또 한번 사랑에 빠진 <트와일라잇>의 진지한 팬들이 목하 기다려온 바로 그 새로운 새벽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로버트 패틴슨, 테일터 로트너가 예의 벨라, 뱀파이어 에드워드, 늑대인간 제이콥으로 돌아오고 캐서린 하드윅, 크리스 웨이츠, 데이비드 슬레이드에 이어 <드림걸즈> <킨제이 보고서>를 만든 감독 빌 콘돈이 메가폰을 잡았다. <해리 포터와 죽음의 성물>이 원작의 마지막 편을 두편으로 나누어 개봉한 전철을 따라, <브레이킹 던 part1>은 2011년 11월로
[로버트 패틴슨, 크리스틴 스튜어트, 테일러 로트너] 화려한 결혼식, 달콤한 첫날밤…팬들이 원하는 모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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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열린 칸영화제 경쟁부문에서 <드라이브>가 처음 소개됐을 때 몇몇 태작으로 인해 시무룩했던 경쟁부문의 난조를 일거에 뒤집는 발견이라며 서구의 비평가들이 열광한 것은 거기서 장 피에르 멜빌의 재림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범죄 장르를 번안하는 유럽식 전통에 근접한 사색적인 스타일의 액션영화인데다, 과묵하고 금욕적인 생활 패턴을 고수하는 주인공 드라이버(라이언 고슬링) 캐릭터로부터 멜빌의 <사무라이>의 우수어린 킬러 제프(알랭 들롱) 이미지가 오버랩된 것이다. 반면 몇몇 비평가들은 ‘껍데기뿐인 영화적 허세’라며 니콜라스 윈딩 레픈의 자기과시적인 스타일을 평가절하하기도 했는데, 열광이든 냉대든 이 날렵한 범죄 스토리에 스며 있는 음울한 무드와 시각적 현란함, 특히 빈발하는 클로즈업과 기기묘묘한 카메라 앵글, 오차가 없이 계산된 완벽한 프레이밍, 빛과 그림자를 정확한 비율로 배합해낸 누아르의 비전은 경탄할 만하다.
신화의 원형에 기댄 이야기
<드라이브&
[전영객잔] 현대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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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백으로 어깨만 호강시켜줄 생각은 잠깐 접고, 귀도 호강 한번 시켜주는 건 어떨까. 이미 알 만한 사람은 알고 있었던 아토믹 플로이드(ATOMIC FLOYD) 이어폰이 정식으로 국내에 런칭됐다. 유명세가 괜히 붙는 건 아니다. 볼륨이 낮은 상태에서도 깜짝 놀랄 정도로 악기 소리가 뭉개지지 않고 면도날처럼 생생하게 들린다. 실리콘으로 만들어진 이어팁 덕분에 주위의 소음이 거의 완벽히 차단되는 것도 맘에 든다. 아무 일 없어도 어딘가로 숨고 싶어질 때가 있다. 홀로 침잠하고 싶을 때, 도움이 될 만한 제품이다.
참, <나는 꼼수다>를 이 제품으로 듣는 건 ‘비추’다.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이자 17대 국회의원인 정봉주 의원의 하이톤 웃음소리가 너무 생생해 가끔 불편해질 수도 있다. 20만원대.
[gadget] 모든 소리가 생생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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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펙:
크기 71 x 86 x 110mm (W x H x D), 본체 무게 211g
특징:
1. 아날로그 흉내만 낸 제품들은 가라. 진정한 아날로그 동영상 촬영.
2. 35mm 필름만 있으면 짧은 동영상 한편을 만들 수 있다.
3. 액세서리로도 활용 가능한 클래식한 외관.
10여년 전에 폐간된 <키노>라는 영화잡지가 있었다. <키노>는 단순히 ‘영화잡지’라고 부르기 애매할 정도로 인문학적인 텍스트를 제공하던 영화지였다. 물론 당시 고등학생이던 내 또래의 아이들에게는 일종의 허세용 잡지기도 했다(사실 그런 허세는 좀 필요하지 않나 싶을 때도 있지만). 마치 영어 원서를 읽는 것처럼 내용의 30% 정도밖에 이해할 수 없었지만, 일단 <키노>를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뭘 좀 아는 아이처럼 행세할 수 있었다. <키노>가 폐간되고 꽤 오랜 세월이 흐른 뒤, 오랜만에 키노라는 단어를 들었다. 로모키노라는 제품이다. 맞다. 바로 스냅사진의 대명
[gadget] 필름의 맛이 그립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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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사의 추적> Blow Out (1981)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상영시간 108분
화면포맷 2.40:1 아나모픽 / 음성포맷 DD 2.0 DTS-HD 5.1 영어
자막 영어 / 출시사 크라이테리언(미국)
화질 ★★★★☆ / 음질 ★★★☆ / 부록 ★★★★★
<머더 아 라 모드> Murder a La Mod (1981)
감독 브라이언 드 팔마
상영시간 81분
화면포맷 1.33:1 스탠더드 / 음성포맷 DD 1.0 영어
자막 없음 / 출시사 크라이테리언(미국)
화질 ★★★★☆ / 음질 ★★★ / 부록 없음
LD와 DVD를 거치며 미국의 ‘크라이테리언’사는 홈비디오의 명가로 자리잡았다. 우스갯소리로 요즘 예술영화감독으로 행세하려면 크라이테리언의 목록에 영화 하나쯤은 올려야 하며, 어떤 관객은 크라이테리언에서 출시됐다는 이유만으로 해당 영화를 구해 보기도 한다. 블루레이가 나오면서 그들에게도 고민이 생겼다. 훌륭한 화질과 색다른 부록이 더이상
[DVD] 크라이테리언 블루레이의 1+1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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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버틴다고, 지금 서울독립영화제가 딱 그렇다. 서울시와 영화진흥위원회로부터의 지원금이 끊긴 지도 오래인데다 상영관도 12월8일 개막을 한달 앞두고서야 겨우 확정했다. 골치 아픈 일이 한둘이 아니었을 텐데도 이 남자, 털털하게 웃어 보인다. 올해로 만 10년째 영화제를 지키고 있는 조영각 집행위원장이다. “예년보다 밤새우는 날이 많아졌지만 그래도 잘 버티고 있어요”라고 심심하게 말하는 그에게는 확실히 경직된 직함보다 낙천적인 독립영화운동가라는 호칭이 더 어울렸다. 다들 불가능하리라 예상했던 저예산 독립애니메이션 <돼지의 왕>도 끝내 완성시킨 그였다. 시장이 바뀌고 대선이 다가와도 여전히 현실의 그늘은 짙기에 입꼬리에 씁쓸함이 걸려 있었지만, 그래도 그는 소박한 웃음을 잃지 않고 있었다.
-<돼지의 왕>의 관객은 얼마나 들었나.
=오늘 화요일까지 9천명 정도 들었다. 모레면 1만명 넘기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짧지만 종석 아빠로 목소리
[조영각]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정부의 움직임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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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선 / 웹진 ‘보다’ 편집장 ★★★★☆
무엇보다 ‘거대한’ 사운드가 반갑다. 일단 사운드가 주는 쾌감이 가장 먼저 다가온다. 몸은 저절로 반응한다. 그리고 그 압도적인 소리들 속에서도 여전히 멜로디의 결은 그대로 살아 전달된다. 때로는 성스럽게 들리기까지 한다. 나에겐 올해 메이저 레이블에서 나온 앨범 가운데 (현재까지) 최고의 팝/록 앨범이다.
이민희 / 웹진 ‘백비트’ 편집인 ★★★☆
음악이 참 크다. 보컬 플로렌스는 일전에 그래미에서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제니퍼 허드슨과 함께 아레사 프랭클린의 노래로 경쟁했을 만큼 성량이 풍성하다. 다섯명의 연주자 또한 웅장하고 환각적인 사운드에 열중한다. 빈틈없는 소리의 나열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으나 알 수 없는 곳을 향하는 듯 신비로운 구석도 있다. 디바와 인디가 때때로 양립 가능하다고 일러주는 이색적인 결과물.
최민우 / 웹진 ‘웨이브’ 편집장 ★★★★
데뷔작 ≪Lungs≫가 시원시원했다면 신작은 어둡고 주술적이며 낭만적이다
[hottracks] 올해의 팝/록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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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오싹한 연애'는 귀신을 보는 남다른 '촉' 때문에 연애가 곤란한 여자 '여리'와 비실한 '깡' 때문에 연애가 힘겨운 겁 많은 호러 마술사 '조구'의 연애담을 그린 작품으로 오는 12월 1일 개봉한다.
[이민기] "손예진 안 예쁜 곳 찾을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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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마켓 & 포럼 2011
일정: 11월25일
장소: 하자센터 신관
문의: 02-3290-7194
사회적기업이 늘고 있다. 그중에서도 문화예술 분야의 사회적기업은 지난 2007년 공공 문화예술 사업을 진행하는 ‘노리단’이 첫 인증을 받은 이래 현재까지 80여개로 증가했다. 우리 주변의 소외된 이웃을 돕고 문화예술 발전에도 기여하는 이러한 사회적기업의 성장은 두손 들어 환영할 만한 일. 서울문화재단과 예술경영지원센터, 하자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마켓 & 포럼 2011’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의 현주소를 한자리에서 조망하고 그 가치를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포럼은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모의투자 마켓’과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네트워킹 포럼’으로 구성된다. 먼저 모의투자 마켓은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기업과 이를 준비하는 문화예술 단체들이 스스로 투자자와 파트너를 찾아나서는 새로운 플랫폼이다. 총 42팀이 참여하여 쇼케이스
[아트인서울] 문화예술 사회적기업, 어디까지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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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디다 회퍼 개인전>
12월25일까지 / 국제갤러리 / 02-735-8449
‘공공장소’라는 말에는 언제나 사람이 포함되어 있다. 모두가 함께 쓰는 곳이라는 뜻이니, 사람이 그곳을 찾지 않는다면 기실 ‘공공장소’라는 단어는 별다른 효용을 지니지 못한다. 독일의 현대 사진작가 칸디다 회퍼의 작업은 그래서 흥미롭다. 그녀는 지난 40여년간 서점, 카페테리아, 동물원, 오페라 극장, 공항 등 공공장소를 담은 사진으로 명성을 얻어왔다. 그러나 그녀의 작품 속 공공장소에는 응당 있어야 할 사람이 없다. 공간이 그 속에 놓인 사물, 시간의 흐름과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가 주요 관심사인 회퍼에게 인간은 공간에 대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일종의 ‘장애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을 제외한 회퍼의 ‘공공장소’ 사진은 관객으로 하여금 언젠가 그곳을 가득 채울 사람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한다. 이러한 상상력으로부터 비롯된 기묘한 활력이 회퍼 작품의 또 다른 매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전시] <칸디다 회퍼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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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 12월17일까지
장소: 유니버설아트센터
문의: 02-6391-6333
웃느냐, 우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뮤지컬 <햄릿>은 박장대소하며 눈물 콧물을 찔끔 빼놓는다. 셰익스피어의 비극에 이 무슨 연고냐고. 고전 중의 고전인 <햄릿>이 시대에 맞게 변했다고나 할까? 뮤지컬 무대에 오른 <햄릿>은 특유의 어두움을 한 꺼풀 벗어던진 경쾌함을 선사한다. 록, 발라드, 스윙재즈, 랩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과 어우러진 뮤지컬다운 진화다.
여기엔 독특한 텍스트 해석이 뒷받침되고 있다. 뮤지컬은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비극의 출발점이 다르다. 뮤지컬에서 모든 비극의 시작은 ‘치명적 사랑’이다. 햄릿의 어머니 거투르트 왕비의 솔로곡 <사랑을 원하는 나>가 이유를 들려준다. 붉은 드레스를 입고 거울 앞에 서서 노래하는 그는 왕비가 아니었다. 그저 사랑받고 싶은 한 여성이었다. 강력한 안타고니스트로 해석되던 클라우디우스마저 사랑 앞에
[공연] 비극이 이렇게 유쾌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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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을 보러 가는 길에 하는 준비는 음악 장르마다 다르다. 스탠딩으로 관람하는 록이나 일렉트로니카 계열이라면 쿠션이 좋은 신발과 데킬라를, 가요나 팝, 포크록이라면 그날 부를 가능성이 있는 거의 모든 곡의 가사를 챙긴다. 클래식의 경우, 언젠가부터 나는 그날 들을 곡을 절대 미리 듣지 않아 버릇하는데, 그 곡의 최고로 꼽히는 녹음을 듣고 가면 실황에서 되레 실망하게 되는 일이 드물지 않거니와 듣던 연주의 해석을 상기하느라 실황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경험을 한 뒤로 그런다. 그래서 음악회 가는 길에는 음악을 끊고 음악에 대한 글을 읽는다. 11월15일에 있었던 베를린필하모닉의 말러 <교향곡 9번> 연주를 들으러 가는 길에 읽은 책은 서경식의 <나의 서양음악 순례>다. 말러의 무덤을 찾았던 일과 말러의 교향곡들을 실황으로 들었던 일에 대한 회고는 딱 알맞은 독서였다. 하지만 나를 사로잡은 대목은 한국에서의 관객 목격담이었다. “유감스러웠던 것은 연주가 끝난 순간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침묵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