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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을 점령한 슈퍼히어로들을 보면서 <크로니클>을 떠올렸다. 코믹스가 아닌 <스캐너스>나 <아키라>와 비슷한 방식으로 초능력을 다룬 이 영화는 21세기 소년들의 성장담을 독특한 질감으로 보여준다. 정말 마음에 드는 클라이맥스의 도심 난장판은 ‘<핸콕>의 프리퀄 같다’는 농담을 하게 만들지만 혹자의 말대로 전반적으로 <파수꾼>에 더 가깝다.
인상적인 건 음악과 소리다. 삽입곡들은 오직 배경음악으로 간간이 등장하는데, 영화 속 인물의 계급과 취향 차이를 설명하는 단서로 작동한다. 파티에선 크리스털 캐슬의 <Baptism>이 흐르지만 앤드류의 집에선 데이비드 보위의 <Ziggy Stardust>가 흐르는 식이다. 깨알 같이 등장하는 이 음악들은 어쨌든 인디 록 취향도 충분히 만족시킨다. 롱컷, 캡슐, 엠83, 클래스 액트리스, 블론드 액시드 컬트, 배드 베인스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인디 음악가들의 일렉트로
[차우진의 귀를 기울이면] 음악보다 사운드 이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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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에 화장을 하고 남색질을 뽐내고 다니는 소년들에게 ‘몸에 꼭 달라붙은 짧은 상의’를 입게 하는 것은 큰 잘못이다. 이 옷은 조그만 천으로 앞뒤로 배꼽과 허리까지만 덮었기 때문에 생살을 거의 다 남색자들에게 드러낼 정도다. 그들은 천조각은 아끼고 살은 소모하고 있구나!”
이 연설의 주인공은 15세기 피렌체의 연설가 베르나르디노. 동성애의 악취로 피렌체가 고통받고 있다는 주장으로 거대한 군중을 이끌고 다니면서 시의회의 후원 아래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전설적 인물이었다. 그의 설교 덕에 적지 않은 동성애자들이 부대에 담긴 채 바다에 던져져 익사했다.
하지만 베르나르디노는 600년이 지난 지금,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그의 후예들이 청소년들을 향해 살을 소모하지 말라고 협박하리라 예상했을까? 당시 교회와 시 당국이 밤이 되면 동성애 타락의 위험이 있다며 학교 수업을 일몰 전에 끝내는 법을 제정했던 것처럼, 한국의 기독교인들이 학생들에게 순결 사탕을 나눠주고 ‘학생인권조례’
[이송희일의 디스토피아로부터] 누가 한국을 근대라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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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부터 장을 봐야 한다. 동시대 예술가 중 가장 좋아하는 커플과 함께 집에서 저녁을 먹기로 했기 때문이다. 될 수 있는 대로 대기업이 운영하는 대형 할인마트를 피하자 마음먹은 터라(난 대기업을 해체해야 이 지구가 살고 사람들의 삶이 질적으로 더 풍요로워질 거라고 믿는 사람이다!) 동네 마트에 간다. 그래도 다 있다. 간혹 없는 게 있다 해도 ‘꿩 대신 닭’식으로 선택하면 전혀 아쉬울 게 없다. 심지어 더 싸고 싱싱한 품목도 있다. 게다가 카운터에는 내 얼굴만 보고도 고객번호와 이름을 알아맞히는 아가씨가 앉아 있고, 고기 코너에는 잡채용 고기를 싸주며 “누구 생일인가보죠?” 하고 방긋 웃는 청년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생선 코너에선 금실 좋아 보이는 부부가 1만원짜리 광어회를 알뜰하게 떠주고 초장까지 챙겨준다. 그 광어회 1마리에 오징어 1마리, 보쌈용 삼겹살 1근, 가지 3개, 대형 정종 1병을 사니 4만5천원이 나온다. 자, 기대하시라. 이제부터 이걸로 한
[SO WHAT] 내 손으로 준비한 최초의 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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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진정한 ‘그루브’라는 것을 느껴본 적은 홍대 클럽에서도 록페스티벌에서도 아닌 중학생 시절 경주 수학여행에서였다. 학급별 장기자랑 때, 전교에서 좀 논다 하는 아이들 넷이 나와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 춤을 췄다. 음악이 흘러나오는 순간, 경주 어느 여관의 지하 강당은 열광의 도가니로 변신했다. 어두컴컴한 조명 아래 “천사를 찾아 샤바 샵사바 천사를 찾아 샤바 샵사바”에 맞춰 미친 듯이 엉덩이를 두드리는 수백명의 중2들이라니, 밖에서 보았다면 실로 장관이었을 것이다.
룰라, 그리고 이상민 인생의 절정이었다. 그러나 길지는 않았다. 이후 <3! 4!>를 비롯한 히트곡이 있었지만 <천상유애> 표절에 이은 이상민의 자살 시도 소동, 이혼, 스캔들, 사업 실패, 불법 도박 등 보는 사람이 지칠 정도의 사건 사고가 이어졌다. MBC <황금어장-라디오 스타>에서 “태어난 뒤 2년 동안 이름이 없이 ‘애기’라 불렸다”는 고
[최지은의 TVIEW] 98%의 허세에 2%의 비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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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동의 어느 갤러리에서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듣자 하니 벌써 우리나라에 세 번째로 다녀간단다. 거울, 만화경, 스펙트럼, 투명한 판들, 그리고 프로젝션 몇개. 그의 프로젝트가 가진 거대한 스케일을 생각하건대 조그만 갤러리에 걸린 소품 몇개로 그의 작품세계를 가늠하기란 애초에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적어도 그의 작품세계의 본질을 슬쩍 엿보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빛’과 ‘공간’의 현상학적 체험.
공간실험
올라퍼 엘리아슨 1967년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아이슬란드 부모에게서 태어났다. 덴마크 왕립예술원에 재학하던 중에 학교의 여행지원으로 뉴욕으로 건너가 그곳의 한 스튜디오에서 조수로 일했다. 1993년 독일의 쾰른으로 건너가 1년간 머문 뒤 다시 베를린으로 옮겨 그곳에 차린 스튜디오를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현재는 베를린 미술대학(UdK)의 교수로, 대학 산하에 ‘공간실험연구소’(IfREX)를 창설하여 활발한 실험과 창작을 하고 있다.
1996년 엘
[진중권의 미학 에세이] 빛의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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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형사>는 강지환의 뱃살만으로도 시선이 멈추는 영화다. 강지환 자신도 지금까지 두툼한 뱃살을 가져본 적이 없었고, 우리도 본 적이 없다. 그의 뱃살은 <미녀는 괴로워>의 김아중이나 <공공의 적>의 설경구가 가졌던 뱃살과 성격이 다르다. 매끈하고 세련되고 또렷했던 그동안의 강지환과 뱃살 사이의 이물감은 영화에서 몸을 불렸던 다른 배우들보다도 크다. 솔직히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강지환의 필모그래피는 안정적으로 쌓여갔을 것이다. 그럼에도 다소 무리해 보이는 도전을 감행한 데에는 분명 이미지 변신으로만 설명할 수 없는 목표가 있을 것이다. 연기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 강지환이 바라보는 고지에 대해 물었다.
-지금까지 살면서 차형사 같은 몸을 가져본 적이 있나.
=없다. 71, 72kg을 유지하면서 살았다. 잘 안 찌는 체질이다. 술 많이 마시면 배만 나온다.
-그런 체질인데, 어떻게 찌웠나.
=처음에는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자장면, 피
[강지환] 코미디 배우의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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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다. <만추>가 3월23일 중국 전역 2천여개 스크린에서 개봉해 나흘 만에 약 3천만위안(약 54억원)을 돌파하며 5월8일까지 약 6500만위안(약 100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이 수치는 중국에서 개봉한 역대 한국영화 중 가장 높은 흥행기록이다. 잠깐. 지난해 한국에서 개봉한 <만추>는 평단의 호평은 받았으나 많은 관객을 불러모으지는 못하지 않았던가. 대체 중국 관객은 <만추>의 어떤 점을 사랑했을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을 <만추>를 제작한 보람영화사 이주익 대표에게 들어봤다. 그리고 <만추>의 중국 개봉과 현재 중국 영화산업에 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함께 들었다.
-<만추>가 중국에서 개봉한 지 두달 가까이 지났다. 얼마나 흥행했나.
=개봉일인 3월23일부터 5월8일 현재까지 공식 집계로 약 10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지방 극장이 워낙 많다보니 집계가 많이 느리다.
-한국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
[이주익] “영화 파일의 철저한 관리가 흥행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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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J. 에이브럼스의 <슈퍼 에이트>가 1979년이 아닌 2019년을 배경으로 리메이크된다면? 아이들 손에는 슈퍼 8mm 카메라 대신에 블랙매직 시네마 카메라가 들려 있을지도 모르겠다. 블랙매직 디자인사가 지난 4월 발표한 이 제품은 DSLR 수준 가격(미국 기준 2995달러, 300만원 정도다)의 영화용 소형 카메라다. 잠시 보도자료에 기재된 내용을 옮기면 예전 레드원과 맞먹는 13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 고해상도 2.5K 센서, 높은 전송률의 내장 SSD기록기, 터치스크린 LCD, 그리고 색보정과 파형 모니터링을 위한 소프트웨어 완전판(다빈치 리졸브와 블랙매직 울트라스코프)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또한 캐논 EF와 자이스 ZF 마운트 렌즈와도 호환이 가능하다. 그러니까 이건 젊고 가난한 영화 작가들을 위한 선댄스영화제의 작은 뒷문이 하나 더 열렸다는 뜻일 수도 있다. 제조사가 특히 강조하는 건 역시 13스톱의 다이내믹 레인지다. 덕분에 명부와 암부의 극적인 표현이 가
[gadget] 영화용 카메라의 가격 파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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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
1. 크기 25.3x16.7x31.9cm, 무게 4.7kg
2. 물탱크와 우유 컨테이너 용량은 각각 0.9ℓ, 0.35ℓ
3. 실키 화이트, 아이스 실버, 패션 레드, 미드나이트 블루의 4가지 색상
특징
1. 우유 거품 기능을 본체에 탑재한 일체형 제품 가운데 최저가(59만9천원)다.
2. 그러면서도 우수한 기능은 두루 갖췄다는 것. 물온도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늘 높은 압력을 유지하며 거품내기 및 세척도 원터치로 가능.
3. 일반적인 에너지 효율등급 A급 머신보다 전력소비율이 40% 이상 적은 친환경 제품.
언제부터인가 커피를 도시 생활자의 세련된 액세서리쯤으로 들먹이는 게 좀 민망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요즘은 카페가 편의점보다 많아졌으며 아메리카노나 에스프레소는 멋들어진 기호품이라기보다 절박한 생필품에 가깝다. 게다가 카페까지 갈 것도 없이 집에서 카페인 정키가 되는 방법도 다양하고 편리해졌다. 캡슐커피 머신 이야기를 하려고 이렇게 시작이 길었다. 기존 캡슐커피 머
[gadget] 가격은 낮추고 기능은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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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다인을 보고 있으면 양지에서 잘 자란 식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길쭉하고 가느다란 팔다리 때문만은 아니다. 비와 바람을 이파리와 뿌리에 머금고 사는 식물처럼, 그녀는 내면에 에너지를 간직한 뒤 적시에 그 힘을 밖으로 표출해낼 줄 안다. 영화 <혜화,동>의 혜화와 드라마 <보통의 연애>의 윤혜가 유다인의 그런 장점을 극대화한 캐릭터일 것이다. <천국의 아이들>의 유진은 다르다. 기간제 교사로 부임해 문제학생 전담반을 맡게 된 유진은 학생들이 머금은 상처를 보듬는 인물이다. 유다인을 담고 있는 사람에서 누군가에게 담아주는 사람으로, 영화 현장의 막내 배우에서 ‘선배’ 배우로 거듭나게 한 <천국의 아이들>은 배우 유다인의 다른 면모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다.
=드라마 <맛있는 인생> 하면서 많이 빠졌다. 몸무게는 안 재봤는데 주변에서 살 빠진 것 같다고 얘기를 많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했다.
-너무
[유다인] 지금은 성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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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희/ 음악웹진 ‘백비트’ 편집인 ★★★☆
킨은 2집에선 짜릿한 일렉트로니카를, 3집에선 뉴웨이브 성향을 드러내면서 늘 변화했던 밴드다. 새 앨범은 가장 크게 성공한 1집으로 돌아간다. 건반과 드럼만으로 풍성한 소리를 내고, 평화롭게 감상하기 좋은 멜로디 모음집을 만들었다. 베이스가 합류했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등장하던 시절처럼 단조롭고 서정적인 노래, 찬란한 키보드 연주가 두드러지는 경쾌한 노래들이 차례로 오가며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정석으로 승부하는 믿음직한 앨범.
김학선/ 음악웹진 ‘보다’ 편집장 ★★★☆
이 앨범이 흡족하게 들리는 건 상대적으로 기대치가 낮아졌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점을 감안한다 해도 이 앨범의 멜로디는 무척이나 뛰어나다. ‘피아노 록’이니 뭐니 해도 지금의 킨을 만들어준 8할은 1집에서 들려준 유려한 멜로디 라인이었다. 이 앨범은 우리가 초기 킨에게 반했던 그때의 멜로디와 서정을 충실하게 재현하고 있다.
최민우/ 음악웹진 ‘웨이브’
[MUSIC] 멜로디가 살아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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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6월15일 오후 8시
장소: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문의: 02-580-1300
자주 봐도 반가운 얼굴이 있다. 하물며 전설이라 불리는 이들이라면 잦은 내한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실내악의 전설, 이무지치가 2년여에 걸친 창단 60주년 기념 월드투어의 피날레를 한국에서 장식한다.
비발디의 <사계>로 전세계에서 가장 많은 음반을 판 연주단체가 바로 이무지치다. <사계>가 곧 이무지치였으며, 이무지치 하면 <사계>였다. 이들은 가장 규범적인 연주를 들려준다. 물론 변한 세상만큼 색다른 <사계>도 존재한다. 최근에 파격적인 해석을 가하는 <사계> 연주들이 많아졌다는 말이다. 폭풍의 질주 같은 안네 소피, 록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나이젤 케네디, 정통과 파격을 오가는 줄리아노 카르미뇰라, 박력 넘치는 파비오 비온디. 이들은 같은 악보로 이만큼 다른 느낌의 연주를 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전혀 색다른 <사계>
[공연] 실내악의 전설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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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간: 6월10일까지
장소: 동숭아트센터 동숭홀
문의: 02-762-0010
웃음에도 품격이 있을까. 아무튼 나는 상황이 빚어내는 코미디를 좋아하는 편이다. 패러디보다는 그쪽이 좀더 맞는다. 말하자면 그들은 진지한데 나는 웃긴 상황이랄까. 그 순간의 묘한 쾌감을 즐긴다. 이것이 ‘백스테이지 실황극’을 표방한 연극 <노이즈 오프>에 끌린 이유이기도 하다. 여기 한 극단이 있다. 이들이 준비하고 있는 작품은 코미디 연극 <빈 집 대소동>. 공연 전날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제대로 된 리허설조차 진행되지 않은 상황이다. 배우들은 우왕좌왕, 그걸 지켜보는 연출은 속이 터져 죽기 일보 직전. 그럼에도 어떻게 극이 올라가기는 한다. 시간이 흘러 어느덧 공연 중반부, 배우들간의 얽히고설킨 애정관계 때문에 다시 한번 극이 휘청휘청 흔들리기 시작한다. 당장 공연 시간인데 배우들이 대기실에서 안 나오고 사랑 싸움을 벌이고, 그걸 지켜보는 조연출과 무대감독은 정말 똥줄이 탈 지경
[공연] 유쾌하다, 유쾌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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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라고 시작하는 얘기를 꺼냈다가 그 시점이 무려 15년쯤 전이었다는 사실에 당황할 때가 있다. 피터 러브시에 대해 설명하려다 보니 그렇다. 옛날에, 그러니까 15년쯤 전에 가장 좋아하던 미스터리 작가 중 하나가 바로 피터 러브시였다. 해외여행을 갔다가 설레는 마음으로 갓 발간된 <블러드하운드> 하드커버를 사온 기억이 선명하다. 무용한 개인적 추억담까지 꺼내가며 옛날 운운하는 까닭은 새로 출간된 <다이아몬드 원맨쇼>를 읽다가 그 올드패션드함에 웃음이 나서다. 한국에서 이제 출간되었다고 해도 1992년 책이다. 지금 와 읽으면 70년대 소설 같이 멀어 보인다. 팬암항공기니 하는 추억의 고유명사들이 등장해서만은 아니다. 572쪽인 이 책의 사건 진행속도는 더디기 짝이 없다. 그것도 이유가 있다. 허리가 50인치라는 피터 다이아몬드가 주인공이니 빨리 움직이기란 불가능하다.
<다이아몬드 원맨쇼>는 피터 러브시의 ‘피터 다이아몬드 시리즈’ 두 번째 책
[다혜리의 요즘 뭐 읽어?] 그 올드패션드함에 웃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