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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드만 스튜디오는 올해 <아더 크리스마스>와 함께 클레이메이션(찰흙애니메이션)과 거의 결별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표현력의 제약을 지니고 있을지언정 클레이메이션은 여전히 풍요로운 오락거리이자 예술의 한 형태다.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애덤 앨리엇의 <메리와 맥스>가 바로 그 증거다.
감독의 경험을 토대로 한 <메리와 맥스>는 아스퍼거 증후군(지적으로는 장애가 없는 자폐증의 일종)에 걸린 미국 남자와 오스트레일리아 소녀의 일생에 걸친 우정을 다룬다. 오스트레일리아 소녀 메리(토니 콜렛)는 알코올 중독자 엄마 아래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란다. 어느 날 그녀는 우연히 뉴욕에 사는 누군가에게 편지를 보내는데, 편지는 아스퍼거 증후군을 가진 중년의 유대인 남자 맥스(필립 세이무어 호프먼)에게 도달한다. 22년간에 걸친 세월 동안 이어지는 둘의 우정은 점점 맥스의 닫힌 마음을 열어가기 시작한다.
<메리와 맥스>는 세상의 모든 ‘증후군’ 환자들에
약자로 살아가는 불행한 존재들에게 보내는 연애편지 <메리와 맥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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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영화의 결말을 잘 알고 있다. 최동원과 선동열. 선동열과 최동원. 한국 프로야구사 최고의 두 투수가 1987년 맞붙었다. 그전까지 두 선수의 맞대결 전적은 1승1패. 1986년 4월19일 사직에서 열린 첫 대결에서 선동열은 개인 통산 첫 번째 완봉승을 따내며 최동원에게 1실점 완투패를 안겼고, 정확히 4개월 뒤인 8월19일 사직에서 최동원은 2 대 0 완봉승을 올리며 선동열에게 비자책 2실점 완투패를 선사했다. 1987년 물러설 수 없는 세 번째 대결에서 두 선수는 연장 15회까지 각각 200개가 넘는 공을 뿌리며 나란히 2실점했다. 결과는 2 대 2 무승부. <퍼펙트 게임>은 아직도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황금팔 두 투수의 명승부를 스크린에 불러들인 작품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고는 하나 <나는 갈매기> 같은 다큐멘터리는 아니고, <머니볼>처럼 사실과 픽션을 조합하는 솜씨가 깔끔한 영화는 더더욱 아니다. 그럼에도 이 영화가
두 남자가 펼치는 자신과의 뜨거운 승부 <퍼펙트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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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집스러운 제목이다. 프랭크 시내트라의 노래가 떠오를 수밖에 없는 <마이웨이>라는 제목 말이다. 강제규 감독이 이 진부한 제목을 선택한 이유는 영화를 보면 납득 가능해진다. <마이웨이>는 오로지 ‘마이 웨이’를 걷는 주인공을 다루는, 강제규의 ‘마이 웨이’가 느껴지는 영화다. 1938년의 경성의 마라톤대회에서 두 남자가 맞붙는다. 어린 시절부터 애증을 키워온 두 남자는 조선 청년 준식(장동건)과 일본 청년 타츠오(오다기리 조)다. 준식이 대회에서 타츠오에게 부당하게 1위를 빼앗기자 작은 폭동이 일어나고, 가담한 조선 청년들은 모조리 일본군에 강제 징집된다. 그로부터 1년 뒤에 준식은 일본군 대위가 된 타츠오를 다시 만난다. 둘은 소련군에게 잡혀 시베리아 수용소에 갇히고, 살아남기 위해 공산주의자로 전향해 독일군과 싸우고, 독일군이 되어 노르망디 해변에서 재회를 한다.
강제규 감독은 자신감이 넘친다. <태극기 휘날리며>로 수백억짜리 전쟁영화를 만든
한국영화가 해낼 수 있는 스펙터클의 최전선을 보여주는 전쟁 시퀀스 <마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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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츄가 돌아왔다. 극장판 시리즈의 14번째 작품인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는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새출발을 선언했다. 지난해 개봉한 <극장판 포켓몬스터 DP: 환영의 패왕 조로아크>를 끝으로 DP시리즈(‘DP’는 ‘다이아몬드 펄’을 뜻하며, 이 시리즈의 원작이 된 닌텐도DS의 포켓몬스터 게임명이다)는 막을 내렸고, 이번 시리즈부터 주인공 ‘지우’(이선호)와 ‘피카츄’를 제외한 주요 캐릭터가 모두 교체된 것이다. 또, 이번 시리즈는 <비크티니와 흑의 영웅 제크로무>와 <비크티니와 백의 영웅 레시라무> 두편으로 나뉘어 개봉한다. 영화 중반부에 등장하는 전설적인 포켓몬 캐릭터가 제크로무냐, 레시라무냐가 다를 뿐 등장인물, 줄거리 등 나머지 설정은 두편 모두 똑같다. 그러니까 어린이 관객은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보면 된다.
지우와 피카츄는 아이리스(장경희), 덴트(남도형)와 함께 여행
이야기 규모가 커졌고 대결도 박진감 넘친다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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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퀘벡의 히트작이 나왔다. 올해 토론토국제영화제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공개된 여성감독 안 에몽의 <한밤중에>(Nuit #1)다. 이 영화는 하룻밤의 사랑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다룬다. 주인공인 클라라와 니콜라이는 우연히 만나서 니콜라이의 아파트에서 함께 밤을 보낸다. 그들이 사랑을 나누는 영화의 첫 시퀀스는 에로틱하고 솔직하다. 우리는 육체적인 수수께끼라고 할 수 있는 첫 경험의 서툰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들은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 우리도 그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둘의 관계는 클라라가 작별 인사 없이 몰래 나가려다 니콜라이에게 잡히면서부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한다.
두 낯선 이는 냉랭하게 옷을 다시 입고 대화를 시작한다. 니콜라이는 클라라와 같은 현실적인 여성을 냉정하게 비판하기 시작한다. 클라라는 니콜라이가 그녀가 남아 있어야 할 이유를 납득시켜주기를 원한다. 남녀는 날이 밝을 때까지 난폭하면서도 솔직한 독백 형식의 이야기를 나눈다. 안 에몽
[몬트리올] 이렇게 솔직할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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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주인공 꼬마 형제는 “과자는 마지막 부스러기를 먹을 때 가장 맛있다”며 봉지째 입에 집어넣습니다. 정말 부스러기가 가장 맛있나요?
A. 과자 한 봉지를 뜯었습니다. 과자에서 떨어진 양념 때문인지, 입자가 작아서인지 부스러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긴 합니다만, 처음 먹는 과자나 나중에 먹는 부스러기나 맛있기로는 매한가지더군요. 참, 영화 속 꼬마 형제들처럼 한입에 넣으려고 따라하지 마세요. 조준을 잘 못하면 부스러기를 얼굴에 뒤집어쓸 수 있습니다. 과자를 만드는 농심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농심 홍보팀 언론담당의 한 직원은 “과자는 처음 입에 넣었을 때가 가장 맛있다”며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과자를 먹고 싶을 때 먹는 거니까. 한참 먹다보면 식감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면 반만 먹고 버리거나 보관하게 된다”고 말합니다. 혹시 마지막 부스러기에 과자 양념이 더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그는 “그건 과학적으로 증명할 수 없는
[Cinepedia]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의 주인공 꼬마 형제는 “과자는 마지막 부스러기를 먹을 때 가장 맛있다”며 봉지째 입에 집어넣습니다. 정말 부스러기가 가장 맛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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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언제나 사랑입니다.
=저도 이젠 알아요 기자님.
-오, 정말인가요 벨라? 사랑이 문제라는 걸 이제 깨달았어요?
=아뇨. 사랑은 어쩔 도리가 없는 거잖아요. 그건 생체학적이고 화학적인 반응이니까요. 사랑에 빠지는 걸 거부할 수는 없어요.
-거부할 순 없지만… 그래도 <짝>의 모태솔로편을 보면 다들 잘 거부하고 살던데.
=그 사람들은 사랑을 거부하는 게 아니라 앞으로 어쩌면 받을지도 모를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있는 상처를 미리 거부하는 거지요. 어쩌겠어요. 그런 사람들은 그냥 그렇게 살다 죽을 테고요.
-요즘 왜 이래요 벨라씨. 예전의 벨라가 아닌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느껴지는걸요.
=그게… 사랑이랑 결혼은 또 다른 문제더라고요.
-신혼 콩깍지가 눈에서 벗겨져 나가면 다들 그런 깨달음을 얻더라고요. 암요. 사랑과 결혼은 다른 문제일 수도 있죠. 근데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그렇던가요.
=신혼까지는 좋았어요. 근데 제가 막상 임신을 하고 나니까 모든
[김도훈의 가상인터뷰] 어장관리녀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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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실용미술디자인학부는 실기 70% + 면접 30%를 반영한다. 시각디자인·컴퓨터그래픽·프로덕션디자인 전공은 실기에서 주로 사고의 전환, 발상과 표현을 평가하고, 만화·애니메이션 전공은 발상과 표현, 상황의 표현을 평가한다. 방송·영화예술학부는 영화제작 전공, 방송제작 전공, 3D영상제작 전공의 세 분야로 나누어 모집하며 학생부 20% + 필기고사 30% + 면접 50%를 반영한다. 연기예술학부는 연극연출 전공과 연극연기 전공으로 나누어 모집하며, 자유연기 15% + 지정연기 15% + 면접 70%의 비율로 반영한다.
영화는 십시일반의 예술이다. 연출, 각본, 촬영, 음향, 조명, 그리고 미술까지 어느 것 하나 절대 빠져선 안된다. 한편의 영화가 탄생하기까지 모든 스탭이 현장에서 똑같이 힘든 과정을 거치지만 아무래도 대중은 그 어떤 분야보다 감독이나 작가의 이름을 먼저 인식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영화, 영상 관련 학과가 개설된 학교에서
[서울종합예술학교] 영화미술의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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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2012년 1월5일까지 신·편입생 모집_고등학교 졸업(예정) 이상의 학력 소지자라면 누구나 지원이 가능하다. 서울사이버대학 홈페이지(www.iscu.ac.kr)에서 직접 지원서를 작성하며, 지원서상에서 학업계획서(60%)와 학업준비도검사(적성검사, 40%)를 통해 선발한다. 신입학은 고등학교 졸업 이상이면 지원 가능하고, 편입학은 학력 자격만 충족하면 지원이 가능하다. 자세한 사항은 02-944-5000으로 문의하면 된다.
4호선 미아(서울사이버대학)역을 나와 직진해 걷다보면 한 블록도 안되는 거리에 서울사이버대학교가 자리해 있다. 최근에 지어진 듯 깨끗한 학교 건물 내부엔 조형물과 그림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갤러리를 방문한 듯한 분위기를 풍긴다. 샹들리에를 연상시키는 등과 벽면 거울과 반투명 계단까지 이용객의 시선과 동선을 따라 공들여 디자인된 건물 자체가 서울사이버대학교의 ‘사람’에 대한 관심을 대변하는 듯하다.
학생 맞춤형 교육 및 상담 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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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이버대학교] 최초·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문화예술 전문 경영인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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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시가이드: 정시전형_연기학과와 영화영상제작학과 각각 50명씩 선발한다. 두 학과 모두 실기 40%+면접 40%+학업계획서 20%를 반영한다. 연기학과는 개인이 준비한 3분 이내의 개인 연기와 시험 당일 제시되는 상황을 연기하는 지정 연기를 각각 20%로 반영한다. 영화영상제작학과는 실기 당일 준비된 영상 10분가량을 보고 지정된 양식으로 작문을 한다.
105년 역사의 학교법인 동국대학교가 운영 중인 동국대학교 전산원은 교육과학기술부에서 학점인정기관으로 인가받아 36년간 이어져 온 학사학위과정 교육기관이다. 유사한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에 비해 공신력이 높고, 우수한 수업 장비와 시스템을 갖추고 있으며, 학생들의 관리에도 책임감 있다. 일반 대학이 아닌 학점은행제 교육기관이라고 하면 대개 선입견을 갖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동국대학교 전산원으로 진학하는 것은 4년제 대학과 똑같이 학사학위 취득이 가능하고, 국내외 타 대학으로의 편입이나 취업활동이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측면에서 사
[동국대 전산원 영화영상학부] 자식 키우는 마음으로 지원하고 배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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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즈 다이어리]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뭘 어떻게 '…하세요'라는 거냐!
[헌즈 다이어리]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 뭘 어떻게 '…하세요'라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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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물결이 몰려온다. 어쩌면 부지런한 시네필들은 이미 푹 빠져 있을지도 모르겠다. 요 몇년간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곳은 한국도, 일본도 아닌 동남아시아의 영화들이었다. 우리에겐 여전히 낯설고 이국적인 면이 없지 않지만 오늘날 동남아시아 각국의 아름다운 영화들은 전세계 영화인들의 고른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다. 과연 세계는 지금 왜 동남아시아영화에 주목하는가. 최근 각종 영화제를 통해 간헐적으로 소개되며 국내 관객의 궁금증을 달래주곤 했지만 의문을 해소하기엔 여전히 부족하다.
이같은 갈증을 해소하고자 12월22일부터 25일까지 4일간 인디플러스에 영화의 단비가 내린다. 인디플러스에서 개최하는 해외특별전 ‘팔방미인 아시아영화’에서는 그동안 국내에 소개된 타이영화 4편, 말레이시아영화 3편, 필리핀영화 1편 등 총 8편의 영화가 한자리에 모인다. 새로운 영화적 활력과 영감을 머금은 영화들의 면면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이 자리를 통해 ‘요즘 대세’인 동남아시아영화의 생기어
동남아시아영화, 왜 그렇게 난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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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이런 감수성이 있었는지 처음 알았다.” <창피해>를 연출한 김수현 감독과 “잊을 만하면 술 한잔 하는 사이”라는 김영진 영화평론가가 살갑게 말문을 열었다. 오락가락 흩날리는 첫눈이 마음을 싱숭생숭하게 했던 지난 12월9일, CGV대학로에서 열린 열두 번째 시네마톡도 7년 만인 김수현 감독의 두 번째 영화를 궁금해했던 이들의 설렘으로 들뜬 분위기였다. 진행은 김영진 평론가와 함께 <씨네21>의 장영엽 기자가 맡았고, 김수현 감독과 배우 김꽃비가 함께 자리해 반가운 신작에 대한 화담을 나누었다.
2004년 <귀여워>로 데뷔했던 김수현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창피해>는 김영진 평론가의 말에서 느껴지듯 참신하고도 섬세한 영화였다. 뉘앙스를 전달하긴 어렵겠지만 뭉뚱그려 말하자면 <창피해>는 세명의 ‘지우’가 얽어내는 여자들끼리의 사랑담이다. 첫 번째 지우는 미대 교수 정지우다. 그녀는 제자 희진의 그림에서 흥미를 끄는 피사체
[시네마톡] 사랑 사랑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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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움직입니다.
그는 그대로입니다.
바람이 움직입니다.
그는 그래도 그대로입니다.
빗줄기가 움직입니다.
여전히 그는 그대로입니다.
소리가 움직입니다.
순간 움직일 듯, 하나 그는 숨을 멈춥니다.
소리를 내려놓은 시간입니다.
그가 비로소 움직입니다.
그렇게 그는 영화의 부분이 됩니다.
현장의 모든 이가 그렇듯이….
[Cineview] 그리고 영화가 된다